저출산에 따른 인구감소, 고령화 현상은 도시와 농촌에 조금은 다른 영향을 미친다고 할 수 있습니다. 도시에서는 경제적인 측면에서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게 됩니다.
노동 인구의 감소로 인해 기업들은 인력 부족에 직면하게 되어 경제적 성장에 제약을 받을 수 있습니다. 또한 소비자 수의 감소로 소매업, 서비스업 등이 영향을 받을 가능성이 있습니다. 이를 통해 도시의 경제 구조가 변경될 수 있으며, 도시 계획 및 인프라에 대한 조정이 필요할 것으로 전망됩니다.
농촌 지역에서는 주로 농업과 사회구조에 영향을 미칩니다. 농촌에서는 농업 생산성이 감소할 수 있고, 노동 인력 부족으로 일자리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습니다. 동시에 고령화로 인해 노인 인구의 증가가 예상되며, 자연스럽게 농촌 사회 구조 변화로 이어질 것으로 보입니다.
우리나라의 대부분은 크던 적던 도시라는 이름으로 사람들이 터를 잡고 대대로 살아오고 있습니다. 앞서 말씀드린 저출산, 인구감소 그리고 고령화 문제는 피할 수 없는 도시의 미래 구조를 바꿔나갈 변수가 아닌 상수로 자리잡을 것입니다.
그렇다면 서울을 포함한 우리나라의 모든 도시들은 어떤 미래가 기다리고 있을까요?
오늘 소개해 드리는 <한국 도시의 미래>에서 저자는 이야기 합니다.
"이해 관계나 편견없이 공평한 시선으로 전국의 도시를 바라보면 어떤 미래가 예측되는지를 이야기하려 했습니다. 직접 가본적 없지만 관심있는 다른 도시에 대한 기본적인 정보와 중요한 이슈를 확인하는 데 도움이 될 것입니다."
저자인 김시덕 교수는 2017년 부터 전국을 답사하며, 삶의 터전으로서, 건축적, 경제적 차원에서 땅, 집 그리고 도시에 대한 폭넓은 지식과 정보를 제공해온 도시 답사가이자 도시 문헌학자 입니다.
우선 3권의 저서를 통해 기존의 서울권역에 대한 소개 이후, '우리는 어디에 살아야 하는가(2022)'라는 책을 통해 대서울권 남쪽의 중부권의 이야기를 담아 내었으며, 마침내 3대 메가시티 가운데 동남권의 메가시티들을 모두 아우러는 본서로 이어지게 된 배경을 이해할 필요가 있어 보입니다.
크게 2부로 구성된 본서에서 첫번째로 다루고 있는 1부의 핵심은 한국 전체와 주요 지역의 미래를 예측할 수 있는 포인트로 '국제 정세', '삼대 메가시티와 소권역 소개' 그리고 '인구'와 '교통'을 뽑고 있다는 점입니다.
러시아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인한 신냉전의 시작과 중국 특수의 종료는 한국 도시의 미래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이며, 이는 남북한 간의 통일이나 평화 체제도 상당기간 불가능하다는 것을 암시합니다.
신냉전을 통해 창원과 같은 한국방산업체 도시들의 위상이 올라가겠지만, 중국의 군사적 위협에 맞서는 새만금을 비롯한 한국 서해안 도시들의 중장기적 미래가 낙관적이지 않다는 것이 저자의 주장입니다.
자연스럽게 중국과 북한에 대한 긍정적 기대와 전망을 등에 업고 통일을 명분으로 벌이고 있는 사업들에 대해 명분과 실리 그리고 실현 가능성을 잘 구분할 것을 주문하기도 합니다.
중요한 사실은...
한국이 3대 메가시티와 그 아래의 몇 개의 소권역으로 집중되고 있으며, 주로 도,시,군의 경계를 넘어 도시들까지 연결되는 방식으로 형성되어 있다는 사실이며, 이를 중심으로 본서의 전체적인 구성과 설명이 이어지고 있답니다.
- 서울시를 중심으로 강원도와 충남 일부 도시부, 공업지대를 포괄하는 대서울권
- 북한의 공격에서 안전한 컴비나트로서 구상된 포항, 울산, 부산, 창원, 거제, 사천, 진주, 하동, 여수, 순천, 광양의 동남권
-북한의 재래식 공격으로 부터 안전하며, 한반도 전체가 아닌 대한민국의 국토 중심에 자리한 대전, 세종, 청주, 계롱, 논산 등에 국가 기관을 집중시킴으로써 성립한 중부권
이상의 3대 메가시티 아래의 6가지 소권역은 아래와 같이 나누어 집니다.
1. 독립적인 산업벨트를 구성하는 대구, 구미, 김천 소권
2. 철도로 이어진 동부 내륙 소권
3. 전주, 군산, 익산 등을 아우르며 중부권과 일부 중복되는 전북 서부 소권
4. 광주에서 목포까지 아우르며 동남권과 일부 겹치는 전남 서부 소권
5. 고성부터 포항에 이르며 동남권과 일부 겹치는 동해안 소권
6. 제주 소권
3대 메가시티의 구성은 우리가 잘 아는 경북, 전북, 전남, 충북 식의 17개 지방 자치단체 중심의 칼로 반듯하게 자른 구분이라기 보다는 지역의 특색을 기반으로 서로 간의 경계를 넘어 거주권역 혹은 생활권역으로 포괄적으로 접근하고 있음이 인상적이었습니다.
특히 북한의 공격으로 부터 안전하다는 측면을 강조하고 있어, 결국 도시의 미래 또한 안보와 국제 정세에 커다란 영향을 받고 있다는 점을 이해할 수 있었습니다.
책의 메인이기도 한 2부에서는 앞서 설명한 3대 메가시티와 6개의 소권역에 대한 좀 더 디테일한 설명과 논의로 이어집니다. 각 메가시티의 본질과 특징 그리고 주요 도시들과 앞으로의 미래 비전 등이 자세히 다뤄져 있으며, 궁극적으로 작은 도시 소권으로 부터 메가 시티를 이루는 권역 전체를 포괄하는 대한민국 도시의 미래 비전이라는 청사진이 자연스럽게 그려지지 않을까 기대합니다.
책을 읽던 중 가장 기억에 남는 한 가지 사실이 있습니다. 한국의 국토가 좁다는 생각을 버려야 한다는 점입니다. 이 강박 관념으로 인해 택지를 만들고 철도, 고속도로 등의 교통망을 부설한 뒤 사용할 방법이 없이 그냥 내버려두는 상황이 전국적으로 만연하다는 겁니다.
저자는 국토가 좁다는 강박을 버리고 압축도시 건설, 대중교통 시스템 개선 같은 구체적인 정책 추진을 주문합니다. 최근 '20분 콤팩트 도시 전략'을 선언한 증평군이 그 좋은 사례라 봅니다. 또한 지방자치단체의 무분별한 SOC 사업은 수 십년 내에 지자체의 재정을 압박할 것이라는 점은 두고 두고 생각해 봐야할 듯 합니다.
기존 저자의 저서가 '부동산 업계의 교양 교과서'로 불린다고 하는데, 부동산이 되었건 삶의 터전이 되었건 강남에서 땅끝마을까지 국내 143개 지역을 탐사와 다양한 문헌을 통해 입체적으로 분석한 '한국도시의 미래비전 교과서'가 아닌가 생각합니다.
관심있는 분들의 일독을 권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