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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커밍 웨이브
무스타파 술레이만 지음, 마이클 바스카 정리, 이정미 옮김 / 한즈미디어(한스미디어) / 2024년 1월
평점 :
최근의 디지털 기술 트렌드를 비춰볼 때 가장 눈에 띄는 현상은 바로 "AI 센트릭(AI Centric)" 시대로의 전환이 아닐까 합니다. "AI 센트릭(AI Centric)"은 말 그대로 인공지능 기술이 현재와 미래에 걸쳐 인류의 삶의 전 영역에 영향을 미치는 'AI 중심 사회'로의 대전환을 이야기합니다.
실제로 인공지능(AI) 기술은 산업, 교육, 의료, 군사, 일상 생활 등 다양한 분야에서 중심적인 역할을 수행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AI 중심 사회'에서 가장 두드러진 특징 중 하나는 자동화와 생산성 향상입니다.
반복적이고 루틴적인 작업들이 AI에 의해 자동화되면서, 인간은 보다 창의적이고 가치 있는 일에 집중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이것은 경제적 효율성을 증가시키면서도 개인의 일자리와 역량의 측면에서는 새로운 도전을 제시하고 있답니다.

오늘 소개해 드리는 <더 커밍 웨이브>는 알파고로 잘 알려진 딥마인드 사의 공동 창업자 중 한 명인 '무스타파 슐레이만'의 저서로 끝간데 없이 치닫고 있는 AI의 기술 발전과 더불어 야기되는 새로운 미래 산업의 판도 변화와 인류사적 기술 발전이라는 맥락에서 AI기술을 위시한 여러 혁신 기술들이 인류에 미칠 잠재적 위협 특히 통제할 수 없는 기술을 통제해야만 한다는 아이러니를 화두로 내세우고 있습니다.
엄청난 속도와 파급력을 가진 AI 기술의 발전과 관련 산업 패러다임의 변화는 궁극적으로 AI가 가진 '범용성' 혹은 '범용목적기술'이라는 특성에 기인합니다. 우리가 일반적으로 사용하는 전기, 수도, 가스 등과 같이 일상생활에 깊이 관여해 누구라도 어디서든 사용할 수 있는 기술로 진화해 나가고 있다는 의미일겁니다.
이런 범용성을 가진 AI가 로봇 공학, 합성 생물학, 드론 등의 분야와 융복합을 통해 해당 산업을 리드하고 있으며, 데이터 분석 기술이나 양자 컴퓨팅과 같은 AI 분석 도구들의 비약적인 발전 또한 이들 생태계 도약을 위한 선순환 역할을 수행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습니다.
특히 주목할 만한 주장은...
합성생물학(synthetic biology) 즉, 기존 효소, 유전자 회로, 세포, 생물학적 시스템 등이 가지고 있던 특성을 변화시키거나, 자연에 존재하지 않던 특성을 새롭게 설계하고 제작하는 방법을 연구하는 분야가 AI의 도움으로 비약적으로 발전하면서 인간 혹은 인류에 대한 새로운 정의를 내릴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는 점입니다.
더 나아가 AI와 합성생물학의 무분별한 발전이 야기하는 지정학적 혼란과 전쟁, 국민 국가 체제의 붕괴 등 심각한 파급효과를 정면에서 다루고 있어 눈길을 끕니다. 책에서는 이러한 혼란과 전쟁 등을 포함한 인류사적 대 위기는 궁극적으로 규제 만으로는 충분치 않음을 지적하고 있습니다.
즉, 범용성을 지닌 기술이기에 특정 항목에 제약을 가하기 힘들고, 결국 규제가 약한 산업이나 국가로 이동해 다시금 기술을 개발할 것이기에 전통적 방식의 규제로는 한계가 있다는 점을 명확히 하고 있습니다.
저자는 이를 대신해 ‘억제(containment)’라는 단어를 사용하며, AI를 견제할 수 있는 안전 정책, 거버넌스, 지배구조, 나아가 억제 기술 들을 다각도로 협의하고 논의하자고 역설하며, 억제를 위한 10가지 단계를 정리하고 있습니다. 또한 이러한 단계야 말로 인류의 번영과 억제가 공존할 수 있는 세상을 만들기 위해 우리가 할 수 있는 최선의 노력임을 명확히하고 있답니다.
강력하고 빠르게 확산하는 신기술의 물결이 앞으로의 10년을 규정할 것입니다. 압도적인 정치적, 상업적 유인에 힙입어 이러한 도구들은 세계적인 문제점과 과제들을 해결하고, 막대한 부를 창출하는 도구로 사용될 것이지만, 과거에는 상상할 수 없었던 규모의 격변을 초래할 것입니다.
혁신적인 기술 발전과 더불어 인류라는 종의 역사에서 가장 중요한 변곡점이라는 위기 의식과 함께 유토피아와 디스토피아의 좁은 경계를 냉철하게 직시하고 가장 최선의 해결책을 제시하고자 하는 저자의 노력이 엿보이는 책으로 평가하고 싶습니다.
관심있는 모든 분들의 일독을 기대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