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처럼 사랑을 요리하다 - 식탁 위에 차려진 맛있는 영화 이야기
송정림 지음, 전지영 그림 / 예담 / 2003년 11월
평점 :
절판


잘 차려진 음식을 보면 입안 가득하게 침이 고여오는 것을 느껴본 적이 있을 거다. 그리고 코를 파고드는 음식에서 풍겨나오는 맛냄새는 온몸을 전율로 감싸고 돈다. 이런 경험을 누구나 한 번쯤은 해봤지 않을까 한다. 그만큼 음식은 우리와 뗄레야 뗄 수 없는 존재다. 하루도 먹지 않고는 살 수 없다. 예전에는 먹는 것을 걱정했지만 요즘은 무엇을 먹을 것인가를 걱정하는 시대가 되었다. 먹는 것에서 느끼는 희열이 세대가 바뀌면서 조금씩 변해왔지만 먹는 것에서 느끼는 행복감은 여전하지 않을까.

여기 음식에 버금가는 것이 있다. 영화다. 요즘은 영화없이는 하루도 살 수 없다는 폐인(?)들이 많다. 잘 만들어진 영화를 한 편 보면 그 날은 밥을 먹지 않아도 행복하다. 영화가 곧 밥인 것이다. 20세기 과학기술의 발전으로 제일 늦게 예술의 장르에 포함된 영화는 현대인들에게 있어 가장 친숙하고 대중적인 인기를 얻는 장르가 되었다.

맛있는 음식을 먹으면서 영화를 본다면 그보다 더 행복하고 멋진 일은 없을 거다. 이 책은 바로 그런 내용을 담고 있다. 영화와 요리가 서로 만난거다. 지은이는 우리의 심금을 울린 영화들과 그 영화에 나온 음식 얘기를 곁들이며 그 음식을 직접 만들어 보기에 좋은 간단한 조리법도 소개하고 있다. 거기다가 상큼 발랄한 전지영의 그림까지 곁들여져 있다. 그야말로 오감을 자극하는 책이 되었다.

책은 총4개의 씬으로 나누어 영화와 음식의 만남을 이어가고 있다. 로베르토 베니니의 ‘인생은 아름다워’를 시작으로 ‘마들렌’까지 29편의 영화에서 보여지는 요리와 영화의 이야기는 이제껏 영화를 보면서 스쳐지나간 것들에 대한 추억을 반추하게 만든다. 김치찌개, 닭백숙이 등장하는가 하면 커피가 등장하고. 거기에 얽힌 나만의 추억도 송글송글 맺힌다.

지은이는 이 책의 주제만큼이나 너무나 맛깔스럽게 이야기를 이끌어 가고 있다. 그래서인지 아직 보지도 않은 영화지만 지은이의 이야기를 듣다보면 무조건 봐야겠다는 생각밖에 들지 않는다. 한 편의 영화로 행복해질 수있고, 하나의 요리로 행복해질 수 있다면 그 보다 더 기쁜 일은 없지 않을까.

매일 하루 반복되는 일상생활 속에서도 상큼한 향내를 남기며 시름을 잊을 수 있는 음식과 영화 한 편으로 행복해지는 시간을 만들 수 있는 여유를 이 책을 통해 가져보고 싶다. 갑자기 입안 가득히 침이 고이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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