협상의 완성
오하시 히로마사 지음, 이경덕 옮김 / 다른세상 / 2007년 7월
평점 :
절판


협상이라고 하면 통상적으로 기업간이나 국가간에서 벌어지는 것으로 생각한다. 하지만 좁게 보면 우리는 알게 모르게 일상생활 속에서 매일 협상을 하며 살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다. 물건을 사면서 가격을 흥정하거나, 아니면 친구와 만나면서 약속장소와 시간을 정하는 것이나, 직장에서 연봉협상을 하는 것도 어떤 면에서는 모두 협상에 해당한다.

최근 한미 FTA체결과 관련하여 협상이라는 것이 많이 부각되었고, 세계화․국제화라는 시대적 흐름상으로도 협상이 중요시되고 있다. 기업이나 국가가 상대방과의 협상을 통해 어떤 경우에는 자신들이 창출한 수익보다 더 많은 수익을 보는 경우가 허다하다. 그만큼 협상이 중요한 것이다. 하지만 우리는 협상에 그리 익숙한 편은 아니다.

이 책의 지은이도 밝히고 있는 것이지만, 협상이라는 것이 정(情)을 강조하는 일본이나 한국과 같은 동양인들에게는 쉬운 것이 아니라고 한다. 지은이는 일본인으로 미국 중심부 맨하튼에서 변호사로 일하면서 자신이 겪은 협상 노하우를 실례와 함께 소개하고 있다. 지은이는 자신이 동양인이어서인지, 동서양의 협상문화를 서로 비교하고 있어, 요즘처럼 세계화․국제화되어 가는 추세에 상호의 협상문화의 차이를 이해할 수 있는 기회를 만들어 주고 있다.

책은 총 5개의 장으로 이루어져 있다. 대부분의 내용들은 지은이가 실제로 협상을 하면서 겪은 것들을 정리한 것들로, 협상에서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것들을 각 장으로 나누어서 에세이 형식으로 간단하게 소개하고 있다. 시간을 통제할 것, 주장은 언제나 돈으로 환산할 것, 거짓을 말하면 안되지만 그렇다고 진실을 모두 말할 필요가 없다는 것, 최초의 제안이나 결단은 상대방이 하게 할 것, 변호사에게 악역을 맡길 것 등 지은이가 예시하고 있는 내용들은 합리적이다 못해 냉혈한으로 보일 정도로 실리에 밝은 내용들로만 이루어져 있어 동양적인 시각에서 볼때는 상당히 수용하기 힘든 부분이 있는 것도 사실이지만, 협상이라는 자체가 실리를 얻고자 하는 당사자들간의 의사조율이라고 본다면 당연한 일인지도 모른다. 

그렇다고 이 책에서 지은이가 이야기하고자 하는 것이 협상과정에서의 테크닉은 아니다. 지은이는 ‘생각하는 방법’이 중요하다는 점을 밝히고 있다. 여기 소개되는 내용들은 아주 기초적인 협상사례들인 것이다.

협상사례가 모두 동일한 것이 아니고 여러 다양한 사례들이 존재하는 것인 만큼, 사안에 따라 자신에게 맞는 협상방법을 찾아야 할 것이고, 이는 자주 협상을 하고 실제 협상과정에서 필요한 것들을 생각하는 과정에서 얻어지는 노하우라는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지은이가 이 책에서 이야기하고자 하는 협상의 완성이란 것이 협상과정에서의 구체적이고 개별적인 테크닉에 의해서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라, 다양한 협상과정에서 터득하게 되는 생각하는 방법을 통해 협상을 완성하게 되는 것이다.

전문적인 지식을 요하는 협상론에 관한 책들과 달리, 지은이가 실제 겪은 에피소드를 중심으로 에세이 형식으로 서술해 놓아서 읽기에 편하고 피부에 와닿는 느낌이지만, 대부분의 이야기들이 비슷비슷한 수준이고 너무 간략하게 소개되고 있어, 협상론에 대해 구체적으로 알고 싶어 하는 사람들에게는 부족한 면이 있다. 하지만, 이 책을 통해 협상의 중요성을 이해고, 협상에 대해 좀 더 친숙하게 다가가게 되는 계기가 되리라고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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