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우리 동네 과학 왕 나는 과학왕 시리즈
요한나 본 호른 지음, 최정근 옮김, 요나스 부르만 그림 / 북스토리아이 / 2010년 5월
평점 :
구판절판


오늘도 대한민국은 공사중이죠? '도시 미관사업'(짚 앞 공원에 무분별하게 설치된 나무조명에 대한 문의로 시청에서 직접 해명한 말입니다)이란 취지 아래 멀쩡한 교가나 보도블럭이 매년 연말이면 교체된다는 사실은 나랏님만 빼고는 다 알고 있는 것 같습니다. 눈쌀 찌푸려져도 '전국적인 정책'(이것도 직접 들은 말입니다)이라는, 시민을 잘 달래야 하는 공무원들에게 뭘 더 따질 수 있겠습니까. 서로 괴로운 훈계나 원칙만 고집할 뿐이죠. 


하지만 이 공사현장, 아이와 저를 심심치 않게 하네요. 서영이를 업고 다닐 때부터 공사현장의(일부러는 아니지만 찾아다닐 필요도 없을만큼 어디나 공사중 입니다) 포크레인이며, 흙구덩이, 철근, 모래, 레미콘, 용접, 절단 등을 구경했습니다. 기중기가 콘크리트 더미를 가볍게 옮겨 놓고, 용접기가 불꽃을 튀고, 아저씨들 여럿이서 모래를 곱게 고른 땅에 블록 맞추기라도 하면 아얘 자리를 잡고 앉았습니다. 

그곳엔 구경거리, 이야기거리도 있었고, 땀과 노동으로 가득찼습니다. 도시의 원시와 완성품도 있었습니다. <나는 우리동네 과학왕>을 보니 과학도 있었군요. 오늘도 용접 불꽃이 튀는 걸 멀찌감치 바라보다 아이가 묻습니다.

"아저씨가 왜 모자(용접용 헬멧)를 쓰고 계시지?" 저는 모르겠다고 대답합니다. 그러자 아이가 말합니다.
"저건 집 짓느라 그런거야." 대단한 대답도 아니고 멋진 질문도 아닙니다. 하지만 제가 늘 물었던 것처럼 아이가 이제 엄마를 상대로 묻습니다. 물을 때도 대답할 때도 제가 늘 꺼렸했던 '정답'을, 저혼자 묻고 저혼자 그럴듯한 결론으로 도출합니다. 정말 공사현장, 일상, 우리동네에서 과학을 뒤적거릴 수 있을까요?

<나는 우리동네 과학왕>에 등장하는 도시의 소품들은 엘리베이터, 도로, 신호등, 맨홀뚜껑, 터널, 지하철, 현금 인출기 등등 
 입니다. 


거리와 광장에 있는 이것들이 어떻게 움직이는지, 어떻게 만들어지는지를 그림과 함께 설명합니다. 속설에 대한 진실도 언급하고 궁금했던 상식들도 가르쳐 줍니다. 물론 어른인 저도 절대! 몰랐던, 실은 궁금해 하지도 않았던 지식들이기도 합니다. 하지만 내 아이만은 호기심이 꺾이지 않게 적당한 지식공세를 해주려는 뭍 엄마들과 저도 다르지 않습니다. 

책 속의 궁금증들

엘리베이터는 어떻게 움직일까요?
아스팔트란 무엇인가요?
신호등 색깔
용도가 다른 맨홀뚜껑들
터널에서 빠져 나가기
에스컬레이터의 손잡이
가로등은 언제 켜질까요?
...

아이가 조금 더 크걸랑 저혼자 물은 질문에 대한 대답이 궁색해 질 즘, 그래서 더욱 긍금해 질 즘, 보여주려고 합니다. 이미 공사 마실을 다녀본 가락으로 말이죠. 과학이란 이름이어도 좋고 그저 호기심이어도 충분합니다. 그 다음 아이가 이런 질문도 해오길 바라고 있습니다. "엄마. 고장나지도 않은 다리는 왜 고치는 거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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