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보 피포 - 천재 건축가 필리포 브루넬레스키 이야기
트레이시 펀 지음, 포 에스트라다 그림, 이상희 옮김 / 현암사 / 2009년 11월
평점 :
절판




돔 이라는 과학적 신건축을 설계했던 실제 건축가의 이야기가 아이들을 위한 우화로 탄생했어요. 피터르 부뤼헐의 민속적인 그림을 연상시키는 동글동글한 인물표현과 명암깊은 채색이 아름답습니다. 그림만큼이나 생각 깊은 글귀도 인상적이네요.

피포는 작업을 하면서 원가 보글거리는 것이 가슴 속으로 차오르는 걸 느꼈어요. "너무 피곤해서거나 심한 소화불량 때문일 거야." 피포는 중얼거렸어요. (중략) 마침내 피포의 가슴과 마음과 영혼 전체가 온통 보글거리는 거품이 되었지요. (중략) 그 거품은 바로 기쁨이었지요. 

설계 제안서가 선택된건 혼자 살고, 거지처럼 입고, 몸에선 돼지 냄새가 나는 바보 피포에게 일어날 수 있는 극적인 사건이기도 하지만 진정한 예술가의 혼을 엿볼 수 있는 기회이기도 해야합니다. 사람들 눈에 하찮아 보이는 피포가 사실은 늘 재능을 갈고 닦는 시대를 앞선 인재였다는 숨은 사실을 확인하면서, 이 책을 읽을 아이들도 피포의 성공만이 아닌 피포의 노력을 바라보아야 하니까요. 






또 상당히 예민한 부분이면서도 잘 다루어진 감정들이 있어요. 늘 자신을 우습게 보던 친구와 돔을 쌓는 작업을 함께 해야한다는 사실에 절망감을 느끼던 피포는 이런 결정을 내립니다.

"그러면 진짜 바보가 되는 거지. 자존심 때문에 돔 만드는 일을 저버린다면 말이야."

게으르고 한심한 허풍쟁이 친구는 노력과 재주를 겸비한 피포의 적수가 될 수는 없었지만 성공담을 통해 열정과 관계에 대한 고민을 두루해 볼 수 있는 동화책이 완성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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