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속의 그림책 - 부모에게 상처받은 아이들의 호소문 에듀세이 2
이희경 지음 / 미래인(미래M&B,미래엠앤비) / 2009년 10월
평점 :
품절


<마음속의 그림책>에는 부모로부터 상처받아 피투성이가 된 아이들의 사례가 생생하게 재현된다. 아이들이 직접 써낸 생육사나 교사가 바라보는 관찰일지로 시작되는 각 케이스는 매우 자극적이기까지 하다. 하지만 꾸며낸 이야기가 아니므로 이 표현은 적절치 못하다. tv나 영화로 만날법한 이야기들의 실효성은 아이들이 심리상담을 위해 그려낸 그림으로 인해 부각된다. 



 우성이에게는 저 평범한 나무그림 속의 날카로운 기둥 끝과 같은 적대감이나 공격성이 내재되어 있다.  

진술에만 의존하던 경험담이 일종의 증거를 제시한 샘이다. 저자이자 따뜻한 마음의 교사가 가엾은 학생을 보듬듯, 그림으로 아이들의 마음을 함께 읽어보고 그들의 처지에 빠르게 동감하고 분노하게 된다. 한 아이에게 농담처럼 던진 "선생님이 대통령이 되면 부모자격증을 만들거야." 라는 말을 절실히 되새겨보는 순간을 만난다.

형의 심한 학대에 시달리는 아이, 부모의 억압으로 꿈이 좌절된 아이, 여동생과 비교하는 아이 중독증 어머니, 엄마의 친구와 바람난 아빠에게 상처받은 아이, 등등 신체적인 학대 뿐만 아니라 정신적인 학대로 인해 아이들은 꿈과 사랑대신 증오와 반항심만을 키워왔다.
  
이 은밀한 작업을 훔쳐볼 수 있게 된 건 부모로서 큰 행운이었다. 청소년의 각종 비행증상을 포함해서 품행장애, 증오, 자책, 열등감 등의 일그러진 감정들은 대부분 부모에 의해서 나타난다는 저자의 확신은 조금 두렵기도하다. 하지만 정작 이런 책이 필요한 무책임한 부모들은 책을 읽는 따위의 노력은 기대할 수 없을 것이란 점은 딜레마다.

책은 특별한 형식없이 경험을 통해 논점을 하나 둘 꺼내 놓는다. 'OOO는'이라고 시작되는 각 꼭지는 철저히 개인적인 사례들을 반영하였고 학생들의 상담자료가 그대로 차용되었다. 자아상을 반영한다는 나무그림이나 물고기의 가족화, 가족에 대한 상징적 표현쓰기 등이 꽁꽁 닫힌 아이들의 마음을 여는데 큰 몫을 해낸다. 제법 순진한 이 아이들은 "선생님, 어떻게 아셨어요?" 라며 힘든 말들을 술술 풀어놓는다. 물론 교사의 진심어린 관심이 아니었다면 예민한 아이들에게 접근조차 불가능했을 것이다.






책에 인용된 인상적인 구절이 있었다.


자녀를 때려도 되고 테러를 가해도 되고, 아이들 삶을 지옥처럼 만들어도 괜찮다. 법률은 오직 심한 육체적인 상처를 냈을 때에만 관여한다. 아이들이 입은 정신적인 피해에 대해서는 조금도 관여하지 않는다. 비극적인 것은 부모들이 자기들이 하는 짓은 무엇이건 다 아이들에게 좋다고 믿고 있다는 사실이다


더 비극적인 것은 <마음속의 그림책>에 위의 모든 경우가 실재한다는 사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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