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2021 업계지도 - 투자처가 한 눈에 보이는 비즈니스 지도 시리즈
한국비즈니스정보 지음 / 어바웃어북 / 2020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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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로 인해 주식시장이 속절없이 무너져 내리고 있습니다.

지금 상태는 패닉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입니다.
이럴수록 흔들리지 말고 기본을 다져야 합니다.

주식 투자에 관심있는 분들이라면 매년 한 권쯤은 본다는 책, 업계지도입니다.


국내외 거의 모든 상장 기업에 대한 정보를 업종별로 정리하여 깔끔하게 보여주고 있습니다.
아래는 제가 요즘 관심을 가지고 있는 물류업계에 대한 정보입니다.


보시는 것처럼 업계 정보와 업황, 비즈니스 모델까지 한 눈에 볼 수 있는 그래프와 이미지를 제공합니다.
그리고 업종의 전체적인 분위기나 핫 토픽에 대한 분석도 함께 제공하여 업종별 최신 트랜드를 이해할 수 있는 좋은 자료를 보여주고 있습니다.
깊이있는 투자 정보를 얻기는 어렵지만 업황이나 투자 분위기를 한 눈에 파악하기에는 이보다 더 좋은 자료가 없다고 생각합니다.
이 책은 특정 종목에 대한 분석을 위한 것이 아니라 책 제목처럼 업계의 전체적인 분위기를 파악하기에 최적화 되어 있습니다.
바텀업이 아니라, 톱다운 방식을 좋아하는 분들에게는 거의 필수라 생각되는 책입니다.

책을 유심히 보다보니 전에 안 보이던 업황이 보이고, 1위 기업이 바뀐 업종이 눈에 띄네요.
별도로 더 리서치를 해보고 싶은 기업들이네요.

이 책의 특징 중 하나는 투자 고수들이 알려주는 재무제표 보는 법을 제공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같은 재무제표를 보면서 누구는 주식을 팔고, 누구는 주식을 삽니다.
숫자에 담긴 의미를 어떻게 이해하느냐의 차이이겠지요.
그리고 그 이해에 따라서 투자의 방향이 달라지고, 수익의 향방이 결정됩니다.
투자에 관심이 있다면 그 무엇보다 재무제표를 보는 방법을 꼭 익히시길 권해 드립니다.

언제나 그렇듯 지금의 폭락장은 또 다른 상승을 위한 바닥일 것입니다.

지금의 이 시간을 투기가 아닌 투자를 위한 밑거름으로 삼았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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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구석 과학쇼 - 사소하고 유쾌한 생활 주변의 과학
Helen Arney.스티브 몰드 지음, 이경주 옮김 / 영진.com(영진닷컴) / 2020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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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으로 재미있는 과학책이 나왔네요.

제목만 그런 것이 아니라 정말로 우리 주변의 사소한 것들을 유쾌하게 설명해 주고 있습니다.


저자들은 자신들이 진행한 과학 코미디 라이브쇼 중에서 재미있는 내용들만 모아서 책으로 출간했습니다.
'과학'과 '코미디'의 만남이라니 낯설고 생소하게 생각됐습니다.
그런데 이 책을 보니 과학을 흥미롭게 만들기에는 최고의 방법인것 같습니다.

솔직히 책의 첫부분을 보면서 영국식 유머에 웃음보다는 어색함을 느꼈습니다.
좀 부풀리면 무엇이 유머이고, 무엇이 과학인지 조차도 고민하게 만들 정도였던 것 같습니다.
번역의 문제가 아니라, 유머 코드의 차이이겠죠.
그래도 점점 익숙해지면서 그들의 유머와 과학을 구분할 수 있게 되더군요.

7개의 큰 주제를 놓고 해당 주제에 대한 과학적인 진실이 무엇인지를 말해주고 있습니다.
이 책의 장점은 과학적인 사실만 알려주는 것이 아니라 무엇이 진실인지를 독자가 실험, 관찰을 통해 직접 확인할 수 있다는 것이죠.
물론 모든 것을 실험, 관찰하기에는 좀 버거운 것도 있습니다.
개인적으로는 커피에 대한 이야기와 물리학 실험이 재미있었습니다.
매장 커피보다 믹스를 즐기는 나에게 내가 먹는 것에 대한 지식을 얻을 수 있는 시간이였습니다.

이 책은 과학의 진지함과 어려움을 전~~~혀 느낄 수 없는, 오히려 좀 산만하다는 느낌까지 받을 수 있는 책입니다.
마치 누군가 곁에서 정신없이 떠들고 부산하게 움직이는 것 같은 느낌을 받았습니다.
가볍게 과학에 대한 재미를 느끼고 싶은 분들에게는 좋을 것 같은 책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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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일드 Wild - 송인섭 교수의 AI시대의 감성 창조 교육법
송인섭 지음 / 다산에듀 / 2020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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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의 전 대통령인 버락 오바마도 칭송할 정도로 우리나라의 교육열은 유명합니다.

그런데 그것이 모두 좋은 것일까요?
세계적 미래학자인 앨빈 토플러는 아래와 같은 말을 했습니다.

"한국의 학생들은 하루 15시간 동안 학교와 학원에서 미래에 필요하지도 않은 지식과 미래에는 있지도 않을 직업을 위해 시간을 낭비하고 있다."

참으로 부끄럽고 안타까운 현실을 현지에 살지도 않는 외국인이 정확하게 지적하고 있습니다.
그보다 더 큰 문제는 이 말을 한 시기가 2008년 9월이라는 것입니다.
10년이면 강산도 변한다는데 이 말이 아직도 유효하다는 사실이 더 아프게 하네요.
제발 명언의 반열에는 들지 않기를 바랄 뿐입니다.

이 책 '와일드'는 바로 이런 교육의 폐단을 바꾸기 위한 방법을 제시하고 있습니다.


저자인 송인섭 교수님은 이전의 '자기 주도 학습법'을 한층 업그래이드한 '감성 창조 교육법'을 제시하고 있습니다.
10여년간 연구 결과 문제 해결 능력이 뛰어난 학생들에게서 발견된 공통된 특징을 찾았습니다.
바로 '감성적 창의성'으로 이 책의 제목인 '와일드'란 개념으로 정리했습니다.


위 그림은 이 책의 주제인 '자생력'을 한 눈에 보여주고 있습니다.

자생력의 3요소, '통찰력 있는 창의성'은 '감성'과 '동기', '통찰력 있는 융합'은 '융합'과 '수정', '통찰력 있는 리더십'은 '유연성'과 '행복한 잡종으로 이끄는 내면력', 이 6가지 구성 요소로 파악할 수 있다.
이렇듯 자생력을 자세히 들여다보면 본래 인간이 소유하고 있는 가치에 초점을 맞춰 극대화한다는 점을 알 수 있다.

이 3가지 요소가 합쳐져서 4차 산업혁명 시대의 인재들에게 요구하는 통찰을 이끌어 낼 수 있습니다.
자생력은 말 그대로 스스로 생존해 나가는 능력입니다.
그렇기에 '스스로'를 충족시킬 수 있는 자발적이고 능동적인 것이 필요합니다.
저자는 그것을 '동기'라고 말하고 있습니다.

동기란 스스로 무엇인가를 하고자 하는 의욕을 말한다.
무언가를 잘하려면 노력이 뒤따라야 하고 그러기 위해서는 반드시 동기가 있어야 한다.
동기는 외적 동기와 내적 동기로 나뉘는데, 외적 동기는 외부에서 강제로 주어지는 동기다.
시험, 상벌 제도, 상여금 등이 이에 해당한다.
반면 내적 동기는 만족, 보람, 즐거움, 눈높이 등 주로 내면에서 일어나는 동기를 가르킨다.
외적 동기가 수동적 노력을 유도한다면 내적 동기는 능동적 노력을 기울이게 한다.
성공하는 사람들의 공통점은 내적 동기가 발동해 능동적인 노력을 한다는 것이다.
따라서 무언가를 잘하려면 내적 동기에 주목해야 한다.

동기, 그 중에서도 내적 동기를 부여할 수 있도록 해야 합니다.
외적 동기는 외부의 상벌이 끝남과 동시에 동기 부여가 사라지지만, 내적 동기는 자신의 감정의 만족을 위한 것이기에 쉽게 사라지지 않습니다.
지금까지 아이들에게 내적 동기 부여보다는 외적 동기 부여를 많이 한 것 같네요.
내적 동기 부여를 어떻게 하는지 몰랐기에, 눈으로 바로 확인할 수 없었기에 기피했던 것은 아닌가 생각됩니다.
조금은 시간이 걸리더라도 멀리 보고 내적 동기 부여에 힘써야 겠습니다.

창조라 하면 어렵게 생각하지만 사실 창조란 하늘에서 뚝 떨어지는 천재적 능력이 아니다.
일상의 다양한 존재와 활동을 새롭게 배열하고 통합하고 연결하는 과정이 창조다.
이는 끊임없이 시도하고 연구하는 자세에서 비롯된다.
겉보기에는 전혀 관계 없는 것들 속에서 관련성을 찾아 연결하고 새롭게 의미를 부여하다 일차원적인 생각을 뛰어넘는 비약이다.

창조라 하면 무에서 유를 만들어 내는 것만을 생각하지만 그것만은 아닙니다.
지금 있는 것을 더 편하고, 쉽게 변화시키고 만드는 것도 창조입니다.
이는 많은 경험을 바탕으로 다양한 관점으로 바라봐야 찾을 수 있습니다.

자생력은 습득이 아닌 '연구'에 집중한다.
앞으로의 사회에서는 정보를 편집하고 활용하여 연구하는 능력이 필요하다.
몰입하고 연구하는 과정을 통해 세상을 납득시킬 만한 일들을 창조해낼 수 있기 때문이다.
이는 곧 지식의 융합을 뜻한다.

미래의 인재들에게 요구하는 능력이 무엇인지, 그것을 어떻게 키울 수 있는지를 간략하게 보여주고 있습니다.
지식의 융합, 이것만이 인간이 기술을 능가하는 핵심이 될 것입니다.
그렇기에 저자는 이 책을 통해 인간만이 가지고 있는 '감성'을 강조하고 그것을 어떻게 창의성과 연결시킬 수 있는지를 보여주고 있습니다.

과거의 직업이 근육과 관계 있었다면
요즘의 직업은 두뇌와 관계가 있다.
그러나 미래의 직업은 심장과 관계 있을 것이다.

책 첫머리에 있는 글입니다.
벌써 두뇌와 관련있는 직업들이 사라지고 있는 것 같습니다.

인간다움을 보여줄 수 있는 감정에 강한 사람이 미래를 이끌어 갈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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니체와 장자는 이렇게 말했다 - 2020 세종도서 교양부문
양승권 지음 / 페이퍼로드 / 2020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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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학에 상당한 관심을 가지고 있는 분들에게도 니체와 장자는 그리 쉽지 않다고 합니다.

그런데 이 둘의 철학을 한 권의 책으로 모아 보여준다고 하니 무척 호기심이 생겼습니다.
이 두 철할자의 공통점은 무엇일까요?
저자는 '허무'라 말하고 있습니다.


많은 주제에 대해 니체와 장자의 말을 소개하고 비교하고 있습니다.
2000년이라는 시간과 동서양이라는 공간의 차이가 있지만 이 둘의 사상은 다른 듯 상당히 많이 닮아 있습니다.
장자의 무위사상과 니체의 허무주의를 함께 생각해 본 적이 없었는데 이렇게 놓고 보니 정말 많이 비슷하네요.
물론, '무위'와 '허무주의'는 다릅니다.
장자가 말한 무위는 자연의 흐름을 거스르지 말자, 순리대로 자연스럽게 살자라는 소극적인 허무를 말하고 있다면, 니체의 허무주의는 '신은 죽었다'라는 말을 통해 알 수 있듯이 누군가가 정해놓은 가치를 찾기 위해 노력할 것이 아니라 자신만의 가치를 찾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는 적극적인 허무를 뜻합니다.

세상에 영원히 머물러 있는 것은 없다.
따라서 붙잡는 것은 아무 의미가 없다.
어릴 때에 인생의 진리라고 생각한 것이 청년기까지 진리이기 어렵고, 청년기에 확신한 것이 노년기까지 유지되긴 어렵다.
매일 새로운 경험치가 쌓여 나가는 가운데에서 옳고 그름은 지속적으로 바뀐다.
변화의 영원성을 인정하는 것이야말로 이 새계를 이해하는 출발점이다.

세상의 모든 것은 변한다는 사실만 변하지 않는다.
이 말을 새삼 느끼는 요즘입니다.
'지금' 믿고 있는 것이 변할 수 있다는 유연함이야말로 이 세계를 이해하고, 함께 할 수 있는 시작점입니다.

믿어보자.
가장 위대한 풍요와 가장 큰 즐거움을 끌어낼 수 있는 비법은 바로 '위험하게 살기'다.
당신의 도시를 베수비오 화산 위에 건설하라!
당신의 배를 아직 탐험 되지 않은 바다로 출항시켜라!
당신 지산과 투쟁하라!
                            -  니체의'즐거운 학문' 중

교묘한 재주가 많은 자들은 몸이 수고롭고 지식이 많은 자들은 근심이 많다.
도리어 무능한 자가 괴로운 일도 없고 배불리 먹으면서 유유히 논다.
마치 묶어놓지 않은 배처럼 둥둥 떠다니고 마음을 텅 비워 놓는다.
                                - 장자의 '열어구' 중

대부분이 내용들이 니체와 장자가 비슷한 생각을 가지고 있음을 말하고 있는데, 이 부분은 좀 다릅니다.
니체는 '위험하게 살기'를 강조하였고, 장자는 '순응하여 살기'를 말하고 있습니다.
위험하게 산다는 것이 새로운 것에 대한 도전만을 말하고 있는 것은 아닙니다.
오히려 너무 안주하고 있는 당시의 사람들에게 도전을 일깨우기 위해 적극적인 행동을 요구한 것이라 생각합니다.
순응 또한 마찬가지 입니다.
무조건적인 '예'를 말하는 것이 아니라, 자신의 의사에 어긋나지 않은 자연스러움을 말하고 있는 것입니다.
외부에 대한 순응이 아니라 자신의 내면에 대한 순응을 뜻합니다.

흔히 장자 사상을 도교의 불로장생과 연결 짓는 경우가 많은데, 이는 장자의 본의에 배치되는 관점이다.
늙지 않고 오래 살려는 충동은 곧 삶에 대한 집착이다.
장자는 죽음에 대해 공포를 느낄 필요가 없다고 말함과 동시에, 삶에 대해서도 결코 집착해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장자와 도교는 뗄 수 없기에 당연히 불로장생과도 연관이 있다고 생각했었는데, 오해였네요.
무위는 모든 것, 삶에 대해서도 적용됩니다.
삶에 대한 집착을 버린다는 것이 아무렇게나 살자는 의미가 아니라 지금 현재에 충실하자는 의미입니다.
Carpe Diem과 비슷한 느낌이라 생각합니다.

우리가 상대하는 것의 대부분은 세상 자체가 아니라, 세상과 관련된 우리의 생각, 우리의 기대, 우리의 개인적인 이해관계다.
연애할 때 감정소모전의 대부분은 상대방이 아니라 상대에 대한 내 생각이 원인일 때가 많다.
어떤 '사실'을, 그것에 관한 '생각'이나 '판단'과 구분하긴 쉽지 않다.
우리가 삶에서 '경험'하는 것의 대부분은 '상상'한 것이다.
이에서 벗어나기 위한 좋은 처방 가운데 하나가 바로 명상, 혹은 마음 챙김이다.

명상의 장점에 대해 말하고 있습니다.
내가 지금 '경험'한 것이라 믿고 있는 대부분의 것들이 '상상'이라는 말은 조금 쇼킹하네요.
하지만 분명한 것은 어떤 '사실'에 대해 '생각'인지 '판단'인지 구분하기는 쉽지 않습니다.

모든 사람은 사적 이해관계 속에서 자신의 이론을 세운다.
하지만 전체 세계를 모두 조망하지도 못하면서 모든 현상을 아우르는 보편적 이념이 있다고 주장한다면 이는 폭력이다.
일체의 보편적 이념은 의심할 필요가 있다.
보편적 가치를 하나의 이상으로 마음속에 지니되, 실질적으로는 여러 이론을 받아들이는 폭넓은 자세를 취해야 한다.
또 때와 장소에 따라 내가 받아들인 가치를 효율적으로 실천할 줄도 알아야 한다.

니체의 글을 보면서 뜨끔한 부분입니다.
어릴적에는 이런 폭력에 저항하였는데 나이가 들어가면서 이런 폭력을 종종 행사하는 모습을 보면 깜작 놀라곤 합니다.
내가 알고 있는 것이 전부도 아닐 뿐더러 '사실'이 아닌 '상상'일수도 있는데 그것을 강요해서는 안되겠지요.
직접 실천을 통해 상상이 아닌 사실을 증명하고 더 다양한 관점에서 바라볼 수 있도록 노력해야 되겠습니다.

"하나의 대상에 대해 더 많은 감정을 기울여 표현할수록, 그것을 보기 위해 더 많은 눈을 사용할수록, 그 대상에 대한 우리의 '개념'과 '객관성'은 더욱 완벽해질 것이다."

다양한 많은 것을 보기 위해 우리는 어떤 관점만을 절대시하는 도그마에서 벗어나야 한다.
유연하게 자신의 관점을 되돌아보면서 다른 다양한 관점들을 서로 비교할 수 있는 열린 정신을 가져야 한다.
수많은 눈, 천 개의 눈으로 세상을 보기 위한 필수 조건이다.

니체의 '도덕의 계보'에 나오는 글입니다.
위에서 언급한 다양함을 받아들이기 위한 방법을 말하고 있습니다.

자연의 본성이란 누구에게나 통용되는 정해진 보편적인 규칙이 아니라 자기 자신에게 가장 걸맞은 자연스러운 성정을 의미한다.
우리는 우리 자신이 있고자 하는 방식대로 존재해야만 한다는 것, 이것이 바로 장자가 우리에게 들려주는 삶의 지혜이다.

장자의 무위를 가장 잘 설명하는 글이 아닌가 생각됩니다.
자신이 있고자 하는 방식대로 존재하는 것.
참으로 쉬운 듯 어려운 내용입니다.
누군가는 방종으로 이해할 것이고, 누군가는 엄격한 금욕으로 해석할 것이며, 누군가는 또 다른 무엇으로 받아들일 것입니다.
누가 맞고, 누가 그르다라고 할 수도 없는... 상황에 따라 달라지기도 하는...
정말 쉽지 않은 철학인 것 같습니다.

위대함이란 방향을 제시하는 것이다.
어떤 강물도 스스로 커지거나 풍부해지지 않는다.
오히려 아주 많은 지류를 받아들이며 계속 흘러가는 것, 그것이 강물을 크고 풍부하게 만든다.
모든 정신의 위대함 역시 마찬가지다.
                                - '인간적인 너무나 인간적인 1' 중에서

니체의 글을 마지막으로 마무리하려 합니다.
이 책을 보면서 몇몇 지류를 받아들였다 생각합니다.
책을 보기 전보다 조금은 더 풍부해진 것은 같은데 흙탕물이 된 것은 아닌가 염려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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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의 온도 - 얼어붙은 일상을 깨우는 매혹적인 일침
이덕무 지음, 한정주 옮김 / 다산초당(다산북스) / 2020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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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장의 온도'의 작가, 한정주님의 새 글입니다.

이전 책에서 이덕무의 산문을 칭송했다면, 이번 책에서는 시를 칭송하고 있습니다.
역시 주인공은 조선 최고의 작가인 '이덕무'입니다.
전작의 표지는 잘익은 복숭아였는데, 이번 책의 표지는 매실이네요.


모두 128편의 시를 통해 이덕무의 작품 세계와 당시의 시대상을 함께 조명하고 있습니다.
이 책의 시를 보면서 내가 알던 조선시대의 시와 조금은 다르다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이전에 보았던 시들은 문장은 멋지지만 동화될 수 없는 이질적인 느낌을 주었다면 이덕무의 시는 화려하지는 않지만 현장에 있는듯한 사실적인 분위기를 보여주고 있습니다.
친구들과 함께 어울려서 좋은 감정, 멋진 풍경을 직접 보는 듯한 기분...
왜 이덕무의 시를 극찬하는지를 알 수 있었습니다.

이덕무의 글쓰기는 다음과 같은 여덞 가지 비결로 요약해 정리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첫째, 어린아아의 마음으로 글을 써라.
둘째, 그림을 그리듯 글을 써라.
셋째, 일상 속에서 글을 찾고 일상 속에서 글을 써라.
넷째, 주변의 모든 것에 관심을 갖고 세심하게 보고 적어라.
다섯째, 다른 사람의 흉내를 내지 말고 자신만의 색깔로 글을 써라.
여섯째, 자신의 감정과 생각을 진실하고 솔직하게 표현하라.
일곱째, 무엇에도 얽매이거나 구속당하지 말고 자유롭고 활달하게 글을 써라.
여덟째, 온몸으로 글을 써라.
다시 말해 나의 삶과 나 자신을 온전히 글에 담아 써라.

저자가 말하는 이덕무의 글쓰기 비법입니다.
그런데 가만히 들여다보면 글을 잘 쓰고 싶어하는 사람들을 위한 비법인 것 같습니다.
진실된 마음을 그대로 글로 옮길 수 있다면, 그 진실은 읽는 사람에게도 잘 전달될 것입니다.
그러면 그 글이 최고의 글이겠지요.

시작(詩作)은 언어의 한계에 도전하는 최전선의 작업이다.
어떻게?
천 마디 말로도 표현하기 어려운 것을 한 마디의 시어 혹은 한 구절의 시구로 압축하여 표현한다.
압축은 동시에 생략이다.
천 마디 말을 한 마디 말로 압축하는 것은 나머지 구백구십구 마디 말을 생략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압축과 생략의 묘미, 시를 읽는 재미가 거기에 있다.

꼭 시뿐만이 아닙니다.
모든 글-심지어 일을 위한 보고서도-은 풀어쓰기는 쉬워도 줄여쓰기는 참으로 어렵습니다.
시가 매력적으로 보이는 이유 중 하나가 바로 압축의 묘미인 것 같습니다.
제대로 된 한 마디의 압축, 단어는 몇 장의 글보다도 더 정확한 의미를 전달할 수 있습니다.

나와 유득공은 서로 맹씨와 좌씨를 한없이 높여 칭찬하였네.
우리 두 사람이 일 년 내내 이 책을 읽는다고 한들 어찌 굶주림을 조금이나마 모면할 수 있겠는가?
진실로 글을 읽어 부귀영화를 얻고자 하는 것은 도대체 우연한 행운을 바라는 술책일 뿐이니, 당장에 책을 팔아서 한때나마 굶주림과 술 허기를 달래는 것이 더 솔직하고 거짓 꾸밈이 없는 행동이라는 사실을 이제야 비로소 깨달았네.
참으로 서글픈 일이지 않은가?
그대는 어찌 생각하는가?

오랜 굶주림을 참지 못하고 이덕무는 아끼던 맹자를 팔았고, 이 말을 들은 유득공은 춘추좌씨전을 팔았습니다.
책을 너무나 좋아해서 '간서치'-책만 읽는 바보-라 불리웠던 이덕무가 책을 팔 정도였다면 얼마나 굶주렸는지 알 수 있을 것 같습니다.
그리고 술 고파했던 유득공도 책을 팔았고...
이 부분을 보면서 비가 와도 마당에 널어놓은 곡식을 거두지 않고 공자왈맹자왈 하는 선비 나부랭이 보다는 훨씬 더 낫다고 생각했습니다.
최소한의 인간다운 삶에 기반한 글공부가 더 솔직하고 현실적이라 생각합니다.
이덕무도 서글픈 현실이지만 이에 동의하고 있습니다.

"더러운 가운데에도 더럽지 않은 것이 있고, 깨끗한 가운데에도 깨끗하지 않은 것이 있다."
그 사람에게 배어 있는 삶의 냄새란 그 사람이 어느 곳에 자리하고 어떤 지위에 있고 어떻게 말하느냐가 아니라 그 사람이 어떻게 살고 어떻게 행동하느냐에 따라 달라진다는 얘기다.

참으로 지당한 말씀입니다.
언제나 겉과 속이 다른 냄새를 풍기는 사람들이 있는 것 같습니다.
특히, 겉은 깨끗해 보일지언정 속은 더러운 냄새를 풍기는 사람들, 이들을 조심해야 합니다.
하지만 속 냄새를 알 수 있는 방법을 찾지 못했기에 아직 겉모습만으로 평가하는 것 같습니다.

시는 사람이 세상에 존재하는 모든 사물과 대화하고 공감하고 교감하는 방법 중의 하나이다.
시를 읽으면 사물과 공감하는 시인의 '감수성'을 읽을 수 있다.
시를 읽으면 사물과 교감하는 시인의 '사유'를 읽을 수 있다.
시를 읽으면 사물과 대화하는 시인의 '상상력'을 읽을 수 있다.
공감과 교감과 상상력은 사람이 사람일수밖에 없는 필요충분조건 중의 하나다.
시는 공감과 교감과 상상력의 최고 경지다.
왜?
가장 적은 말과 가장 짧은 글로 자신과 사물 사이의 공감과 교감과 상상력을 극대화시켜 표현하기 때문이다.

시가 왜 좋은지를 보여주는 글입니다.
지금까지 명확하게 그 이유를 설명하지 못했는데, 이 글을 보며 쉽게 공감을 하는 것을 보니 바로 이것이였던 것 같습니다.
공감, 교감, 상상력.

따뜻한 봄햇살이 집 앞 마당의 목련 봉우리를 깨우려고 합니다.

외출이 힘든 요즘, 좋은 시와 함께 하는 것도 멋진 시간을 보내는 훌륭한 방법이 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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