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이디 조커 1 블랙펜 클럽 BLACK PEN CLUB 45
다카무라 가오루 지음, 이규원 옮김 / 문학동네 / 2018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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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이디조커1 (2018년 초판)
저자 - 다카무라 가오루
역자 - 이규원
출판사 - 문학동네
정가 - 14000원
페이지 - 390p


드디어 다시 돌아온 고다 형사 시리즈!


미스터리 애호가들의 전설로 불리던 [마크스의 산], [석양에 빛나는 감]속 주인공 고다 형사가 다시 돌아왔다...
한때 구판 [마스크의 산]과 [석양에 빛나는 감]이 중고가 십만원을 호가하던 시절....어떻게던 구해보려고 백방
으로 노력해 봤지만 결국 구하지 못하고 포기했을때 신판으로 나온다는 소식을 듣고 바로 구입했었다. 그렇게
바로 구입은 해놓고 아직까지 책장에 꽂아만 놓고 있었는데...-_-;;; 어느새 개정판이 출간된지 8년만에 '고다
형사 시리즈' 신작이 문학동네 출판사에서 국내 초역되었다! 그것도 사백여 페이지 전 3권이라는 방대한 볼륨
으로 말이다...ㄷㄷㄷ 앞선 작품들도 레전드로 불리는데 이번 작품은 '이 미스터리가 대단하다!' 1위에 빛나는
고다 형사 시리즈중 최고 히트작이라니 어찌 기대하지 않을 수 있겠는가....먼저 1권만 완독했는데, 역시 엄청난
볼륨의 작품 답게 도입부 부터 범죄가 일어나는 동기와 인물들의 성격을 자세하고 소상하게 묘사해준다.


육십대 후반인 작은 약국의 주인 모노이는 손자를 교통사고로 잃는다. 모노이의 사위는 교통사고로 죽은 아들의
죽음을 납득하지 못하고 사망 전후의 행적을 알아본 결과 주류업계 1위의 히노데 맥주회사에 입사 면접을 본 뒤
차량 사고를 당했다는것을 알게 된다. 면접 과정에서 섞연지 않은 이유로 사망했다고 생각한 사위는 히노데 맥주
본사 인사부로 당시 면접에 대한 공정성 여부를 묻는 편지를 보내고, 히노데 맥주는 형식적인 답변을 준다. 이에
만족하지 못한 사위는 발신인을 지우고 협박 메시지를 히노데 맥주에 보내기에 이르고, 그 일로 맥주 회사에 고소
를 당하여 경찰 조사를 받게된다. 이후 사위도 자살...한순간에 손자와 사위를 잃은 모노이는 자신에게 내재된
불같은 성정이 깨어남을 느끼고 히노데 맥주에 돈을 뜯어내기로 마음 먹는다. 이후 경마장 친구들에게 자신의
뜻을 타진한 모노이는 본격적으로 범행을 계획하는데.....


일단 1편은 범죄에 모의하고 실행하는 단계까지 전개된다. 따라서 주인공 고다 형사의 활약은 다음편으로 미뤄야
할듯하고, 고단하고 팍팍한 생활에 찌들린 다섯 남자들이 가슴에 불덩이를 품고 일을 저지르게 되는 과정을 그린
다. 지렁이도 밟으면 꿈틀대고 잘 참는 사람이 폭발할땐 더 무서운 법이다. 육십년을 바보같이 참고 인내하며 살아
오다 칠십을 바라보는 나이에 죽기전 제대로 크게 한방 터뜨려보고 가자는 모노이의 마음은 내게도 작은 파문을
일으켰다. 노년의 약국주인, 장애인 딸을 둔 트럭 운전수, 고아 출신 선반공, 제일조선인 신용금고 직원 모두 사회적
약자로서, '을'로서 살아오다 초일류 갑을 상대로 제대로 벗겨먹으려는 시도는 웬지 통쾌하게 다가온다. 선량한 시민
VS 초일류 갑질 기업의 대결 구도를 그리기 위해서인지 갑질 기업들의 분식회계와 주가 조작질로 부당이득을 챙기는
행위가 유독 자세하게 설명되는건 그 때문인지도 모르겠다...


"우리 요구는 20억, 인질은 350만 킬로리터의 맥주다!"


경마장에서 장애인 딸 '레이디'를 돌보며 친해진 마음 착한 사람들의 범행이라 범행 방법은 유괴이지만 어쨌던
대인상해가 배제 된다는 점도 마음에 든다. (2,3권은 어떨지 모르겠지만...) 범행 동기야 어떻든 사장을 유괴하고
털끝하나 건드리지 않고 풀어준다는 기존의 유괴 방식을 벗어난 설정은 '시즈쿠이 슈스케'작가의 [립맨]이 떠오르는
설정이었다...(두 작품을 비교하면서 보는것도 좋을것 같다.) 당연히 인질은 맥주이니 사장은 경찰 몰래 20억을
건내야 할것이고, 모노이 일당은 사장을 조종하여 돈을 받으려 할것이다. 앞으로 펼쳐질 고다형사와 모노이 일당간의
두뇌 싸움이 주된 관전 포인트인 것이다. 무섭도록 치밀하고 완벽할 정도로 탄탄한 작품이다..실로 오랜만에 돌아온
고다 형사 시리즈를 격하게 반기면서 이래저래 본격적인 이야기가 펼쳐지는 2,3권이 무척 기대된다.  


덧 - 작품은 일본의 실제 미제 사건 '글리코 모리나가 사건'을 모티브로 쓰여진 작품이라고 한다.


[고다 형사시리즈 삼총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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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이와 공작새
주드 데브루 지음, 심연희 옮김 / 북폴리오 / 2018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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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이와공작새 (2018년 초판)

저자 - 주드 데브루

역자 - 심연희

출판사 - 북폴리오

정가 - 15000원

페이지 - 542p



21세기 버전으로 새롭게 쓰인 '오만과 편견'




이라는데 안타깝게도 불후의 고전 [오만과 편견]을 못봤다..ㅠ_ㅠ...분명 알고 봤다면 [오만과 편견]과 이 작품을 

비교하며 다른 부분을 찾는 재미를 추가로 느꼈을텐데...그것이 못내 아쉽다..작품을 다 읽고 나서야 이 작품이 

할리퀸 로맨스 장르라는걸 알게 됐는데 (원래 스포를 피하려고 웬만하면 책 날개의 작가 이력이나 책 표지 간략한 

플롯 소개조차 눈길조 안준다는..) 그래서 책 날개의 작가 소개를 보니 할리퀸 로맨스계 대모라 불리며 전 세계적으로 

6천만부 이상을 팔아치운 작가이더라...머...할리퀸은 DC코믹스 빌런인 조커의 애인 광녀로만 알고 있던 터라

할리퀸 로맨스가 뭘 말하는지 전혀 몰랐는데, 좀 찾아보니 영,미권 10대를 대상으로한 전형적인 신데렐라 스토리

의 로맨스 소설이라고 한다. 그래서인지 이 작품은 그야말로 아~주 전형적인 신데렐라 스토리를 기본으로 깔고

거기에 어지럽게 얽힌 가계도와 출생의 비밀...울룩불룩 근육질에 마음은 비단결인 핸섬 가이와 별다른 이유도 

없이 유난히 핸섬가이를 HATE하는 답정너가 펼치는 파란만장 러브스토리 였다. 



케이터링과 파티음식을 만드는 케이시는 작은 마을의 연극 무대에 음식을 조달하는것을 목적으로 연극 연출가

에게 고용되어 게스트 하우스에서 묵게 된다. 이른새벽 무심코 창밖을 보던 케이시는 숨이 멎을 정도로 놀란다.

웬 남성이 야외 샤워장에서 실오라기 하나 걸치지 않고 중요부위에 풍부한 거품을 내며 샤워 하던것이다. 남성의

ART한 근육질 몸매에 매료된 케이시는 넋을 놓고 지켜보게 되었고, 이를 눈치챈 남성은 다짜고짜 게스트 하우스 

문을 열고 케이시에게 화를 낸다. (물론 나체로...) 자신이 남자를 몰래 엿봤다는걸 들킨 케이시는 나체 남성의

분노에 맞 분노로 대응하고, 케이시의 분노에 벙찐 남성은 할말을 잃고 돌아간다. 정신차리고 나서야 나체 남성

이 헐리우드의 유명한 로맨스 배우 테이트 였다는걸 알게 되고, 게다가 자신이 묵고 있는 게스트 하우스의 집주인

이란걸 알게 된다. 미안한 마음에 음식을 싸들고 테이트의 집으로 찾아가지만 문 안에서 들리는 케이시를 헐뜯는

목소리에 발길을 되돌리고....잘생긴 핸섬가이 테이트는 케이시에게 악몽이 되버린다...



작품속 등장인물들의 관계는 소설 [오만과 편견]의 인물관계와 같고, 마을에서 공연하려는 연극 또한 [오만과 

편견]이다. 고전을 21세기의 감각으로 새롭게 써낸 작품이라고 생각하면 될것 같은데, 작품에서는 여주 케이시가

정자은행에서 받은 정자로 태어난 설정덕에 가족관계나 인간관계가 어지럽게 섞여 있어 다소 복잡한 느낌도 

들었다. 일단 로맨스계의 대모 답게 로맨스의 흥행공식을 전부 녹여낸 작품이라 보면 될것 같다. 원래 드라마를

잘 보진 않지만 그나마 시청했던 로맨스 드라마에서 봤음직한 장면들은 전부 들어있더라. 잘나가는 최고 헐리우드 

배우라는 이유로 오만하다는 편견에 사로잡혀 불쌍할 정도로 공격받는 남주가 자신을 철저하게 무시하고 증오하는 

여주에게 사랑을 갈구하며 '내게 안넘어온 여자는 네가 처음이야'라는 대사를 날릴 수 있는 대담함...남주는 진실

만을 말하지만 분탕종자인 라이벌의 말만 듣고 남주를 오해하는 콧대높은 여주...그렇게 갈등의 골은 깊어지고 

서로의 긴장감이 극한에 치달을때 불현듯 나타나 오해를 풀어주는 조력자...그리고 이어지는 19금 러브..러브...러브..ㅎㅎㅎ 이건 뭐...스토리가 전부 예상이 되는데도 눈을 못때게 만드는게 로맨스의 묘미인가?..여주와 남주의 

오해에 "그건 아니라고 왜 말을 못하냐!!!!!"라고 외치고 싶어지는 환장할것 같은 답답함...ㅠ_ㅠ..들어오는건 

자유지만 나가는건 마지막 페이지를 덮기 전까진 불가능한 헤어나올 수 없는 마력의 덫....



처음엔 전부 남으로 만나지만 종반으로 흘러가면 악당을 제외하곤 어느새 전부 커플이 되어있는 연애 전도사!!

아이가 있던 이혼을 했던 중년이던, 노년이던 어떤 장벽도 장애가 될 수 없다. 모두 위 아더 월드!!! 되는

모두 LOVE하게 되는 마법같은...달콤한 파이 처럼 달콤 살벌한 로맨스 작품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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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드맨 데드맨 시리즈
가와이 간지 지음, 권일영 옮김 / 작가정신 / 2013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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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드맨 (2013년)_E-Book

저자 - 가와이 간지

역자 - 권일영

출판사 - 작가정신

정가 - 13000원

페이지 - 이북



머리 + 몸통 + 팔 + 팔 + 다리 + 다리



제32회 요코미조 세이시 미스터리 대상을 수상한 '가와이 간지'의 데뷔작 [데드맨]이다. 지금까지 작가의 작품은

[데드맨]을 비롯해 꽤 출간되었는데 인연이 닿지 않아서 인지 아직 한편도 보지 못했다. 그런데 리디북스에서 또!

60일 대여 무료로 이 작품을 풀어주니...읽지 않을 이유가 없지...ㅎㅎ [앨리스 죽이기][빽넘버]등등 잊을만 

하면 이렇게 굵직한 장편을 무료 대여로 풀어주니 참 고마운 곳이아닌가.... 일단 작품은 데뷔작이라는 느낌이 

들지 않을 정도로 작품은 뛰어난 흡인력과 가독성을 보여준다. '시마다 소지'의 [점성술 살인사건](역시 읽어보지 

못했다..)을 오마주한 살인 사건의 도입부로 미스테리한 6건의 연쇄 살인으로 시선을 빼앗고 데드맨이라는 미스테리

한 인물을 내세워 [환상특급]을 보는듯한 환상적인 SF의 느낌을 살려낸다.



도심지 오피스텔 욕조에서 한구의 시체가 발견된다. 그런데 시체의 머리가 깨끗이 잘려나간 상태로 몸통만 남아

있는 상태...욕조의 물에는 시체 보존재 성분이 발견되고, 목이 잘린 단면은 예리한 메스로 잘라내 고르다. 의료

계 종사자의 범행이라는 예측외에는 어떤 단서도 찾지 못한 상태....형사 가부라기와 후배 히메노는 범인을 추론

하기 위해 피해자의 인적 관계를 추적하지만 연이어 두번째 시체가 발견된다. 역시 집안의 욕조에서 발견된 시체

지만...이번 시체는 전과 달리 머리와 양팔, 양다리가 남아있고 몸통이 없다!!!..연이은 살인사건에 수사대책반은

가부라기를 필두로 히메나, 마사키, 사와다 3명의 동료와 함께 특별조사반을 꾸리고 본격적으로 수사에 나서는데...



머리..몸통....이후로 팔 + 팔 + 다리 + 다리 가 없어진 도합 6명의 손실된 시체가 발견되고, 그 이후 죽음에서

돌아온 남자...데드맨이 짜잔~ 나타난다...-_- 시체를 이어붙여 깨어난 남자 데드맨이 살아가는 세계와 현실의

시간간극은 정확히 43년....과연...과거와 현실을 잇는 가려진 진실은 무멋인가...-_-;; 솔직히 읽으면서 타임

슬립 SF물인줄 알았다...그런데 그런 비밀이 숨겨져 있을 줄이야!!!! 읽는 내내 시체를 이어붙여 탄생한 괴물 

[프랑켄슈타인]이 떠올랐는데 슬픔을 간직한 괴물과 데드맨은 뭔가 맞아 떨어지는것 같기도 하다...[프랑켄슈타인]이 

출간된지 올해로 200주년이라 일부러 리디북스에서 무료 대여로 푼거 아닌가 하는 얼토당토 않은 생각까지 해봤다..;;;



또하나 주요한 모티브로 등장하는 광인의 치료로 쓰인 로보토미 수술...보통 영미권 슬래셔 공포호러 영화에 자주

등장하는 소재이기도 하고(보통 미친 의사가 나오면 전부 이 시술을 하더라는...) '야마모토 이치'작가의 만화 

[호문쿨루스]에서 아~주 자세히 다뤘던 소재라 익숙했는데, 일본에서도 이 미친 수술로 피해를 입은 사람이 그렇게

나 많은줄은 처음 알았다. (작품속 이야기가 팩션이라는 전제하에...) 어떻게 정신질환의 치료를 머리 뚜껑을 따고

뇌의 일부분을 절제하여 고칠 수 있다고 믿을 수 있는건지...지금의 상식으로는 도저히 이해가 안가지만...강제적

으로 수술을 당하고 정신이 나가버린 피해자들과 가족들은 정말로 미치고 팔짝뛸 일임에는 분명한것 같다...



시체 절단을 통한 강렬하고 끔찍한 살인 방식과 이를 수사하는 형사들의 고군분투를 그리는 미스터리인건 맞는데

다른 연쇄살인사건을 파헤치는 미스터리 작품들과는 묘하게 다른 분위기의 작품이었다. 여타 작품들이 형사들의 

고뇌외 비애 등 시종일관 어둡고 묵직한 분위기로 이끌어 가는 반면 이 작품은 타오르는 열혈로 가득한 밝고 경쾌한 

느낌이랄까..-_-;;; 연쇄 살인 미스터리에 이게 뭔 괴리감 느껴지는 분위기인가 싶었는데, 읽다보면 끈끈한 동료애와

열정 가득한 가부라기와 그의 동료들이 풍기는 에너제틱한 맛에 빠져드는것 같기도 하다.



죽은자의 부활, 로보토미수술, 세대를 넘나드는 피의 복수까지 흥미를 자극하는 요소들이 가득한 페이지터너 작품

이었다. 그나저나...다른 작품에서도 [점성술 살인사건]이 언급된걸 본 기억이 나는데...이 작품은 언젠간 꼭 봐야 

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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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니까 오늘의 나로 충분합니다
백두리 지음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18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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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니까오늘의나로충분합니다 (2018년 초판)
저자 - 백두리
출판사 - RHK
정가 - 13800원
페이지 - 267p


오늘의 나에 만족하자...


아무것도 모르고 뛰어가다 보니 어른이 되어 있었다.
30대 일러스트레이터 작가 백두리의 삶과 인생..그리고 덕질에 대한 단상을 독특한 그림과 글로 읽는 이를 공감시키는
에세이가 출간되었다. 그저 하라는대로 하고 살라는대로 살다보니 어느새 어른이 되어 홀로서기를 해야 한다. 먹기 
싫어도 나이를 먹고, 영원히 아이로 있고 싶어도 어른이 되버리니...훌륭한 어른이 되는법을 가르치는 곳은 없는걸까?...

정답이 없는 현실에서 정답을 찾느라 고군분투 중인 서툰 어른을 위한 찬가


그래...누구나 서툴다. 나도 모르는새 어른이 되버렸으니...정답은 없다..그저 부딪히고 깨지고 상처입고 그 상처에
딱지가 앉고 딱지가 떨어질때 쯤이면...뭔가 깨달을 수 있을까?...나이듦...어른은 어려워~ >_<;;;


 


 

아...이 그림에 공감하는거 보니 나도...늙었구나..ㅠ_ㅠ...HOT세대인거 보니 작가도 나와 비슷한 나이일것 같아 더욱 공감이 간다..ㅎ 덕질도 할 수 있을때 해두는것 -_- 지금은 체력도 안되고, 정말로 안면인식장애라도 걸린거 아닌가 싶을 정도로 점점 사람얼굴 구분을 못하는 나를 발견하면....괜스레 슬퍼진다...ㅠ_ㅠ

 


온갖 증명서에 내 이름이 쓰이고 도장이 찍히면서 내 어깨는 무거워 지고 내 등에 타고 있는 가족의 무게를 느끼게 된다. 내 손에 실린가족의 무게...때로는 나를 옭아메는 족쇄일때도 있지만 나를 지탱하는 힘이 되는 가족....오늘도 이 손으로 가족을 위해 일하고 이 손으로 아이를 앉아준다. 증명서에 쓸 이름이 많다는건 아직 내가 쓸만하다는 위안이

되기도 하니...아직은 좀 더 써다오!!


 


알고 싶지 않은 근황이 아니라 이 근황을 보려고 뒤적 거린거겠지..-_- 도대체 왜 헤어진 옛 연인이 어떻게 사는지 궁금해 지는걸까?...머...나도 SNS를 뒤져본 경험이 있으니...허허....잘 살았으면 좋겠다는 생각 반, 호기심 반인가...머...다함께 잘살자 주의에 기인한 근황 탐색이라고 해두자...개인적으로는 남의 SNS는 너무 행복하고, 좋은 때만 담겨 있어 안보는 주의다. 지금의 나는 힘들고 지치는데 다른 사람들이 그렇게 잘먹고 잘사는 모습을 보면 오장육부가 뒤틀리는 놀부 심보가 올라오니 말이다..-_-


 


덕질도 체력이 있어야 가능한일...-_- EDM 덕후라 내한이나 공연에 가곤 하는데, 정말로 한해 한해 다름을 느낀다...ㅠ_ㅠ 춤추는건 둘째고 서있기도 힘들어 지는 저질 체력....올해도 하나 예매해 놨는데...아무래도 펜스잡고 머리나 흔들어야겠.....
 



인생의 갈림길은 이렇게 나무의 가지와 같으니...언제나 선택에 따르는 대가와 책임을 생각해야 한다.

"자유의지가 있다는 일은 축복받은 일이지만, 끝없는 선택의 길은 신의 형벌처럼 느껴질때도 있다."

오늘도 내 선택이 옳은 선택이라 믿으며 나아갈뿐...



작가와 비슷한 세대라서인지 실려있는 그림과 글 모두 많은 부분 공감하며 읽었던것 같다. 지친 어깨를 감싸주는 힐링 공감 에세이...그러니까 오늘의 너로 충분하다 위로해 주는 작품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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헌등사
다와다 요코 지음, 남상욱 옮김 / 자음과모음 / 2018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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헌등사 (2018년 초판)

저자 - 다와다 요코

역자 - 남상욱

출판사 - 자음과모음

정가 - 13800원

페이지 - 304p



동일본 대지진 이후의 디스토피아 SF




1. 헌등사


2011년 발생한 동일본 대지진 이후 어느덧 7년의 시간이 지났다. 대지진으로 인한 후쿠시마 원전 사고 이후 7년의 시간이 지났지만

핵 연료봉은 여전히 멘틀을 뚫고 지구 중심으로 침하중이고, 방사능에 오염된 냉각수는 태평양 바다로 연일 쏟아지고 있다. 인간의

힘으로는 수습하지 못할 전 지구적인 방사능 재해...소리없는 살인자 방사능 피폭으로 인한 일본의 피해는 아직까지는 크게 가시화

되고 있지 않지만 세슘의 반감기가 30년인 만큼 오랫동안 노출되어 피폭된 피해는 언제 치솟을지 모를일이고, 도쿄 내 유소년들의

갑상선 암 발생율이 대지진 전후로 크게 치솟았다는 데이터만으로도 후손들의 방사능의 공포는 옆나라인 한국에서도 피부에 와닿

을 정도로 심각하게 느껴진다.



대지진 이후....원전 사고 발생 후 3 세대가 지난 뒤의 일본의 모습을 그리는 이 작품은 그래서 더욱 무섭게 다가온다. 일본이 언젠가 맞이할 모습을 그리는 청사진이 될지도 모르기 때문이다. 이웃과의 담소, 친구들과 함께 하는 학교생활...평범한 일상을 보내는 등장 인물들의 잔잔한 모습들...그러나 조금만 자세히 들여다 보면 끔찍하기 이를데 없다...작품속 방사능의 확산을 막기 위해 일본 밖으로의 여행이 금지된 쇄국정책과 함께 방사능에 대한 언급은 정부로 부터 엄격하게 통제되는 절망의 디스토피아 일본...원전 사고 이전의 생존자인 108세의 노인이 오염된 토양에서 오염된 음식을 먹고 자란 소년 보다 더 건강한 아이러니함...그저 이땅에서 태어 났다는 이유 하나만으로 이빨이 모두 뽑혀나가고, 미열을 동반한 구토증에 시달리고, 숨이 차 뜀박질 조차 하지 못하는...평범한 일상을 아예 경험해 보지 못하는 아이들....페이지를 읽는것이 너무나 고통스러울 정도로 비극적이고 참혹하다. 어찌 손써보지도 못할 대재난에 따른 재앙으로 인한 이 피해를 왜 죄 없는 아이들이 떠안아야 하는것인가... 


 

일본의 참혹한 미래를 그리고 있지만 현재의 여론만을 의식한채 보도 통제에 나서는 일본 정부를 날카롭게 비판하면서, 일본 땅에서나고 자라 삶의 터전을 버리고 떠날 수 없는...공포를 안고 살아갈 수 밖에 없는...손쓸 수 없는 절망의 공포를 담담한 어조로 묵직하게 그려내는 작품이었다. 이 작품은 작가의 상상으로 그려낸 픽션이다...(이렇게 공포스러운 디스토피아는 처음인것 같다...) 하지만 단순한 픽션으로치부할수없는 이유는 이미 체르노빌이라는 재앙적 선례가 있었고, 후쿠시마의 사고는 여전히 현재진행형이기 때문이다. 일본은 2020년 하계 올림픽을 위해 후쿠시마에서 불과 8키로 떨어진 마을과 지나는 역들을 정상화시키고 있다고 한다. 마냥 공포에 떨며 위축된채 살수는 없지만 현재의 일본정부의 행동은 '먹어서 응원하자'라는 캐치프레이즈를 걸고 후쿠시마 농산물을 먹어 치우고 내부피폭된 유명인을 보는 듯이 성급하고 위험해 보인다. 그런 답답한 짓거릴 보고 있으니 자연스레 이런 자포자기 심정의 디스토피아가 나온것 아닌가 싶기도 하고...



대지진 전 이미 이민을 통해 일본 밖에서 일본인으로서 솔직한 시각으로 바라본 진짜 일본의 미래를 목도할 수 있는 작품이다...평면으로 펼쳐 놓은 세계지도와 같이 지금이야 일본에 국한된 문제로 보이지만..지구는 둥근법...시간이 지나면 방사능은 흐르고 흘러전 세계에 퍼지게 될 것이다...젠장...서쪽엔 중국 황사....동쪽엔 방사능...재난의 샌드위치 한국이여....ㅠ_ㅠ..시간이 흘러...현실이 이 픽션대로 흘러 갈지 아닐지는 아무도 모른다. 다만 부디 이런 식으로 현실화 되지는 않기를 두 손 모아 진심으로 기도할뿐이다...


 


2. 끝도 없이 달리는


꽃꽃이 회에서 만난 이치코와 텐짱..커피숍에서 서로에 대해 알아가던중 지진이 발생한다. 웨이터는 식당 밖으로 도망치고 상황을살펴보던 이치코와 텐짱은 밖으로 사뿐 사뿐 뛰어나간다. 건물이 흔들려 금이 가고, 전신주들의 인사하는 혼돈의 상황, 서로에게 달리기 호흡법을 코치하며 가벼운 뜀박질 이후 어느 학교 운동장에 피난을 가고, 준비된 이불과 지원된 옷가지들을 바라보며 소꿉장난, 코스프레하는 기분으로 즐기는 두 커플....


 

앞선 중편 [헌등사]와 비슷한 분위기의 단편이다. 현실은 절체절명의 위기 상황인데 반해 작품속 등장 인물은 너무나 평온하고 안정적인 극명한 현실과의 괴리감....


  


3. 불사의 섬


[헌등사]의 세계관이 이어지는 단편이다. 원전사고 이후 일본은 고립되고, 먼저 이민 나왔던 작가가 작품에 등장하여 원전사고 전후의 일본정세와 세계 국가들 사이의 관계에 대해 이야기하는 사변소설이다. 


 

"젊다고 하는 형용사가 젊음이었던 시대는 끝나고, 젊다고 하면 설 수 없다. 걸을 수 없다. 눈이 보이지 않는다. 먹을 수 없다. 말할 수 없다는 의미가 되고 말았다. '영원의 청춘'이 이렇게나 고통스러운 것이라고는 앞 세기까지는 누구도 예상치 못하고 있었다."


 

"아무리 열심히 간호해도 젊은 사람들 순으로 모습이 사라진다. 미래를 생각할 여유 따위 없는 사이에 다음 대지진이 엄습해왔다. 새롭게 부서진 4개의 원자로로부터는 아무것도 세지 않았다고 정부는 발표했지만, 아무튼 민영화된 정부가 말하는 것이므로 신용해도 좋을지 어떨지는 모른다."


 


4. 피안


원전사고 이후 미련한 사람들은 다시금 원자력 발전소를 건립하고, 전투기 조종사는 하필 이 발전소로 떨어진다. 다시한번 하늘을 수놓는 버섯구름...몇 만명이 방사능에 피폭당하고, 외교부 정치가 '세대'는 배를 타고 국외로 피난을 떠난다. 정치가는 통일된 조선연방으로 무사히 이민갈 수 있을까?...


 

원전 사고는 지진이나 해일 같은 자연 재해로만 발생할 수 있는것이 아니다. 얼마든지 인재로도 사고가 발생할 가능성이 있고, 그렇기에 인류 최악의 재난을 야기 시킬 수 있는 가장 위험한 건축물인 것이다. 원전에 반대 입장을 갖고 있는 작가의 줄기찬 외침이 들리는듯 하다.


 


5. 동물들의 바벨


대홍수 이후 노아의 방주에 타지 못한 인간을 멸종되고, 살아남은 동물들이 인간의 삶을 재해석하는 연극


 


작품 전반에 원전에 대한 우려와 중단을 요구하는 작가의 메시지가 담겨 있다. 2011년 후쿠시마 원전사고 이후 멜트다운 이후 아이를 지키기 위해 교토로 피난을 간 가족의 기사 밑에 달린 "자기만 도망치는 것은 비겁"이라는 댓글에 충격을 받고 이 소설집을 쓰게 되었다고 하는데, 뭐지?..그럼 다같이 죽자는 말인가?...'먹어서 응원하자'와 다를 바 없는 우매한 대중의 비뚤어진 비겁한 생각에 할말을 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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