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나는 괴이 너는 괴물
시라이 도모유키 지음, 구수영 옮김 / 내친구의서재 / 2025년 10월
평점 :
나는 괴이 너는 괴물 (2025년 초판)
저자 - 시라이 도모유키
역자 - 구수영
출판사 - 내친구의서재
정가 - 19800원
페이지 - 511p
나와주는 것만으로도 감사하다
한계 없는 설정과 치밀한 트릭으로 사랑받는 '시라이 도모유키'의 다섯 편의 단편을 엮은 작품집이 출간됐다. 경계없는 상상력과 약빤설정으로 악명과 칭송을 동시에 받는 작가이다 보니 일단 국판으로 나오면 무조건 읽어야만 하는 최애작가로 등극한지 오래. 그의 상상력이 집약된 단편집 역시 기대를 아니할 수가 없었다.
1. 최초의 사건
명탐정에 빠져 명탐정이 되길 희망하는 초딩 소년 료타. 료타는 소풍비를 도둑맞은 동급생 '전어'의 소풍비 도난 사건을 맞아 반학생들 앞에서 자신있게 추리를 펼치면서 탐정으로서의 첫시작을 알리는데....
2. 큰 손의 악마
지구를 침략한 외계인은 소수의 인류를 붙잡아 놓고 32일의 기한동안 갖가지 테스트를 펼친다. 테스트가 끝나면 대량 학살이 확실시되는 상황. 테스트 기간 동안 외계인에게 혼란을 주어 학살을 피해야만 한다. 인류의 존망이 걸린 테스트에 노쇄한 살인마가 투입되는데...
3. 나나코 안에서 죽은 남자
동료의 함정에 휘말려 모시던 형님을 죽인 야쿠자는 그길로 도망쳐 변태들이 모이는 사창가에 흘러든다. 죽기전 마지막으로 여인을 품고자 하지만 가진 돈이라곤 동전 몇닢뿐. 어렵사리 동전 몇닢으로 품을 여인을 찾긴 했으나....
4. 모틸리언의 손목
모틸리언이 멸종한지 수천년이 흘렀다. 모틸리언의 화석을 발굴하기 위해 섬을 찾은 이들은 땅속 깊은 곳에서 잘린 손목과 더 깊은 곳에서 손목이 잘린채 화석이 된 시신, 그리고 단추 2개를 발굴하고. 이들은 머리를 맞대고 손목이 잘린 모틸리언의 당시 상황을 추리하기 시작하는데....
5. 천사와 괴물
교회에서 도망친 남매는 홀리와 월트는 당시 마을에 머무르고 있던 서커스단에 입단을 희망한다. 자신이 미래를 볼 수 있는 예지 능력이 있다고 주장하는 홀리. 하지만 서커스 단장은 미신을 믿지 않는다며 홀리의 주장을 일축한다. 홀리는 자신의 능력으로 미래에 불행한 사건과 불행을 일으키는 사람의 이름을 적은 뒤 봉투를 봉하여 동생에게 맡기고 얼마 안 있어 사고로 목숨을 잃는다. 몇 년 후. 밀실 욕조에서 소녀가 사망하는 살인사건이 발생하고. 그것이 홀리가 말한 불행한 사건임을 단원들 모두가 짐작하는데...
일단 [나나코~]를 제외하고는 수위는 정상적인 범주에 들어 놀랐다. 첫번째 작품은 학원물(초딩추리물)이다. 작가가 써내려가는 초딩물은 어떨까 궁금했는데 작품집 중 가장 평범한 축으로 꼽고싶다. [최초의 사건]이라는 제목이 갖는 진짜 의미는 마지막에야 나오는데, 결말부가 본인이 참여한 [학교괴담 도서관의 유령]에 [홀리는 옥상]을 떠올리게 하는 작품이었다. 두번째 [큰 손의 악마]는 이 작품집 중 GOAT! 이거 하나로 돈주고 책을 사도 아깝지 않을 정도랄까. 외계인의 침략이라는 특수설정에 인간만이 갖고 있는 비인간성을 무기로 잔혹하고 불쾌한 반전의 반전을 거듭한다. 참신한 설정과 치밀한 반전이 어우러지는 '시라이 도모유키'만의 매력을 듬뿍 담아낸다.
[나나코 안에서 죽은 남자]는 정상적이지 않은 인생에 패배한 변태들이 드나드는 사창가라는 배경이 독특하고 독살범을 찾기 위해 기방을 도는 나나코와 유령 야쿠자의 콤비플레이가 눈길을 끈다. [모틸리언의 손목]은 작가가 분명 [별의 계승자]에서 모티브를 얻지 않았을까 하는 강렬한 의구심이 드는 작품이다. 달에서 발견한 거인 시신을 두고 벌이는 원탁 추리가 모틸리언의 손목이 잘린 화석으로 재현되는 작품. [천사와 괴물]은 가장 많은 분량을 차지하는 중편이다. 역시 정상적인 삶을 살 수 없는 서커스 단원들을 상대로 살인범을 찾는 특수설정 추리물. 홀리의 예언을 지키려는 자와 예언을 깨려는 자의 다중추리가 숨쉴틈없이 펼쳐진다.
어느하나 정상적인 상황이 없다. 학교에서 소외당하는 왕따, 싸이코패스, 살인마, 장애인, 외계인 등등등. 이상한 나라에서 벌어지는 비상식적인 사건과 살인들. 하지만 그것을 지켜보는 독자는 분명 비상식/비정상의 희열을 느끼게 될 것이다. 그것이 '시라이 도모유키'의 매력이니까.
* 이 서평은 모도 서평단 자격으로 내친구의 서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
#나는괴이너는괴물 #시라이도모유키 #내친구의서재 #추리 #추리소설 #미스터리 #미스터리소설 #특수설정 #특수설정미스터리 #본격미스터리 #외계인 #사이코패스 #살인마 #장애인 #일본추리 #일본미스터리 #추리미스터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