규방 탐정록 르네상스 청소년 소설
유영소 지음 / 르네상스 / 2015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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규방 탐정록 (2015년 초판)
저자 - 유영소
출판사 - 르네상스
정가 - 12000원
페이지 - 223p

 


앉아서 천리를 내다보는 소녀 탐정

 

얼마전 다녀왔던 [와우북 페스티벌]에서 소규모 출판사 이벤트로 출판사 이름 5개를 외우고 받은 책이다. 아름다운
표지와 추리물이라는 제목 때문에 초이스한 책인데, 청소년 대상으로 나온 소설이라 그런지 잔혹한 살인 장면은
없고 소소한 추리로 이야기를 해결하는 SO~ SO~ 한 작품이었다. 내가 읽기엔 좀 심심했달까...일단 이야기 자체가
조선시대의 톤? 사극 대사로 이루어져 있다보니 읽는 내내 쉽사리 페이지가 넘어가지는 않았다. 생각해보니 이런
식으로 쓰인 작품을 읽은적이 없어 꽤 고생하며 읽은것 같다. 이래서 역사물을 싫어 하는걸지도...-_-;;
조선시대 남존여비 사상으로 여성의 활동폭이 방안? 혹은 집 안?으로 제한되다 보니 방안에서 추리만으로 사건을
해결하는 이런 작품까지 등장한것 아닌가 싶다. 머 자신은 집안에서만 있지만 정인과 사촌 오빠를 수족 부리듯
부리고 양갓집 규수로서 하인들을 자유자재로 부려 정황을 파악하니 완전한 고립은 아닌것 같기도 하고...

 

 

[등장인물]
설이 - 마을 현경을 아버지로 둔 외동딸, 엄마가 죽고나서 열병을 앓다가 발을 절게 됨
채운 - 설이의 사촌오빠
단우 - 채운의 절친, 설이를 짝사랑함

 

 

1. 포쇄반전
친구가 당할 뻔한 사고를 자신이 받고 화상을 입어 두문불출 하던 친구가 행방불명 되고...그를 찾아달라고 관아
로 상소를 올린 그의 노모는 이후 시체로 발견된다. 그의 동무 단우와 채운은 친구를 찾기 위해 노력하지만 헛수
고에 그치고 이야기를 듣던 설이가 나서는데....
- 머...설이가 활약한건 별로 없다...-_-;;; 그냥 이사람 저사람 부려서 사실만을 확인한것일뿐...뭔가 있을줄
알았는데 별거 없이 마무리되 아쉬웠다...

 

 

2. 구중몽혼
친구의 아내 윤씨 부인이 집안에 낯선 시체를 본뒤 사라져 단우와 채운이 설이를 찾아오고, 시집간 딸 윤씨를
만나러간 엄마는 막상 찾아간 시댁에서 다른 여성이 딸 행세를 하는것을 발견하고 윤씨 부인을 찾아달라며 설이에게
찾아오고...사라진 윤씨부인들은 어디에?...
- 조선시대 부모들의 혼인약속으로 인해 정작 정인과는 헤어져 얼굴도 못본 남자에게 시집가야 했던 여성들의 이야기...심적으로 이해는 가지만...-_- 과연 실현가능한 이야기 인지는 모르겠다...신분세탁이 걸리면 바로 노비행 아닌가...-_-;;;

 

 

3. 영소모정
설이의 정인 단우는 어머니를 잃고 상심에 젖어 없던 몽유병까지 생긴다. 그런데 몽유병으로 헤매던 우물가에서
다음날 여성의 시체가 발견되고, 우물가에 있던 단우를 본 목격자가 신고하여 단우는 살인죄를 뒤집어 쓰게 생긴다.
이제 설이가 누명을 벗겨줘야 할 차례....
- 본격 조선 오컬트 추리 작품이다. 죽어서도 아들을 굽어 살피는 엄마의 영혼과 영혼의 뜻을 간파한 설이의 기지...

 

 

느닷없이 설이와 단우, 채운이 어쩌구 저쩌구 하길래 배경설명이 없나보다 했는데, 마지막 세번째 단편에 설이에 대한
배경설명이 있어 그제서야 등장인물들의 관계에 대한 궁금증이 조금은 해소되었다...왜 마지막에 배치했는지는 모르
겠지만....개개의 이야기들은 흥미를 유발하고 좋았으나 좀더 극적이고 자극적으로 썼다면 좋을것 같은 소재인데
청소년 소설이라는 대상의 한계 때문인지 마냥 착하게 흘러가는게 아쉬웠다...-_- 머...청소년 소설을 갖고 이런
말하는게 웃기긴 하지만...;;;; MSG...MSG를 더 쳐야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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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 트라비아타의 초상 - 개정판 변호사 고진 시리즈 2
도진기 지음 / 황금가지 / 2017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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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 트라비아타의 초상 (2017년 초판)

저자 - 도진기

출판사 - 황금가지

정가 - 12000원

페이지 - 279p




다크한 매력을 뿜어내는 변호사 고진




이 작품은 2010년에 들녘에서 나왔던 동명의 작품을 산뜻하고 새로운 표지로 새롭게 재출간된 작품이다.(출판사가 바뀐걸보니 판권이 넘어온듯...) 현재까지 5편의 시리즈가 출간된 어둠의 변호사 고진 시리즈중 한권으로 국내 정통 미스터리의 명맥을 잇는 작가이자 부장판사를 거쳐 현재 변호사로 활동하고 있는 '도진기' 작가의 작품이다. 얼마전 읽었던 [조작된 시간]도 일본의 현직 변호사가 그려낸 사회파 미스터리로 실제 사견 뺨치는 현실적 사건과 수사기법을 그렸었는데, 이번 작품도 판사와 변호사를 거치면서 무수히 보고 경험했던 범죄에 대한 지식을 거침없이 담아내고 있다. 사실 '도진기'작가의 작품은 이 작품을 통해 처음 접하게 되었는데 살인 사건에 대한 치밀한 구성과 트릭을 바탕으로 강력계 형사의 눈을 통해 무수히 많은 가설과 가정을 검증하고 수사하는 일련의 과정을 보여줌으로써 독자로 하여금 함께 수사하고 직접 추리하여 범인을 특정하게 만드는 정통 추리소설로서의 재미를 충실히 갖고 있는 매력적인 작품이었다. 사실 변호사 고진 시리즈라 하길래 수사 보다는 고진이 직접 변호사로서 활약하는 법정 미스터리물로 예상 했는데,(이 시리즈의 다른 작품은 모르겠지만) 일단 이 작품은 변호사로서의 활약 보다는 미궁에 빠진 살인사건을 갖고 지치지도 않고 꾸준히 삽질만하는 강력계 형사 이유현에게 감질나게 툭~툭 수사에 결정적인 힌트를 제공하는 유능한 탐정의 역할을 보여준다..-_-;; 딱 우수하고 의지는 강하지만 능력이 부족한 경찰 레스트레이드 경감과 경감의 정황 설명만 듣고도 뚝딱 범인을 유추하는 최고의 탐정 [셜록 홈즈]가 떠올랐다.




서초동 아파트 204호에 살인사건이 발생한다. 집주인인 호스티스인 미모의 여성 정유라와 아랫집 104에 살고 있는 백수

이필호가 피해자로 서로 다른 흉기로 목을 찔려 사망한채 거실 바닥에 쓰러져 있는것을 정유라의 남자친구 김형빈의 

신고로 경찰에 의해 발견하게 된다. 복잡한 정황 증거와 용의자들의 정확한 알리바이로 사건은 미궁에 빠지고 강력계

팀장 이유현은 결정적 증거가 없지만 지푸라기라도 붙잡는 심정으로 단순한 정황 심증으로 용의자를 특정하여 법정에

세우고, 결정적 증거가 없기에 재판은 길게 이어지리라 예상하지만 용의자의 기지로 본격적인 재판에 들어가기도 전에 

석방되버린다. 황당한 이유현은 이내 용의자의 기발한 기지 속에 변호사 고진의 입김이 닿았다는것을 눈치채고 고진과

만날 약속을 잡는데......




[등장인물]


고진 - 어둠의 변호사

이유현 - 열혈 강력계 팀장, 멀쩡한 사람도 용의자로 몰아 재판에 회부하는 열열 형사

정유라 - 미모의 호스티스, 김형빈과 연인관계, 20대

이필호 - 백수, 정유라를 스토킹 함

김형빈 - 정유라의 남친, 백수, 20대

정애라 - 정유라의 배다른 언니, 고리대금업 사장, 40대

김남규 - 304호 이웃

송인혜 - 정유라가 고용했던 파출부, 사건이 있기 몇달전 짤림, 30대 미혼모

황금순 - 정유라의 현재 파출부, 노파

박청자 - 김형빈의 모

명세인 - 정유라의 술집 동료, 20대

류경아 - 정유라 술집 마담

그외 - 이유현의 부하 경찰 등등





두명의 피해자가 발생한 사망 사건과 드러난 정황 증거를 통해 경찰과 고진의 입을 통해 여러가지 추리를 내놓고 직접

수사를 통해 한가지씩 가정을 삭제하는 소거법을 통해 이야기는 진행되는데 독자에게 살인사건에 대한 정보를 오픈하고

범행 현장에 대한 도면까지 제공하여 저절로 읽는 이로 하여금 범인 찾기에 동참하게 만드는 작품이다. 물론 나도 나름

추리를 한다고 했는데 읽다보니 고진이 두번째로 추리한 내용과 같더라...물론 형편없이 틀렸다..ㅜ_ㅜ 어쨌던, 실제 사건에 대해 정확한 현장 검증과 용의자들의 탐문수사를 보는듯한 다각적인 접근은 [그것이 알고싶다]를 보는것 같은 범죄 다큐를 보는듯한 느낌마저 들게 만든다. 또한 등장인물들이 상당히 많고 그들의 진술들을 보고 있으면 범인에 대한 무수히 많은 의혹들이 생기다 보니 범인 특정하기에 쉽지 않았다..그럼에도 불구하고 고진의 작두 타는듯한 신기에 가까운 추리를 보고 있다보면 어느새 숨겨진 진실에 다가서게 되고.....전혀 생각지도 못한 충격적 진실에 소름이 돋게 된다....솔직히...전혀 생각도 못하고 있던터라 진심 멍해지더라....-_-;;;; 이 사건 범인을 추론한 사람이 있다면 진정한 추리의 왕이라고 인정할 정도로 내게는 예상을 뒤엎는 반전이었다...머...이래야 추리 소설 읽는 맛이 있는거겠지...-_- 제대로 반전을 통한 카타르시스를 느끼게 하는 정통 미스터리 작품이다. 치밀한 복선과 복잡한 구성의 사건과 매력적인 인물들이 어우러지는 재미있는 작품...다만 한가지 안타까운건 작품속 경찰이(강력계 팀장 이유현이) 너무 열정만 넘치는 멍충이로 그려지는것 같다는 것...-_-;;; 뭐라고 말하고 싶은건 많은데....스포일러가 될것 같아 이만 줄여야 겠다...딱 한가지만 말하자면...인간의 비뚤어진 욕망은 어디로 흘러갈지 한치 앞도 예상하기 어려운것 이라는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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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은 고양이의 세레나데 LL 시리즈
지넨 미키토 지음, 김아영 옮김 / 황금가지 / 2017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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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검은 고양이의 세레나데 (2017년 초판)
저자 - 지넨 미키토
역자 - 김아영
출파사 - 황금가지
정가 - 14000원
페이지 - 444p

 

 

살벌 훈훈한 오컬트 추리

 

 

황금가지의 라이트 문학 시리즈인 LL시리즈의 첫번째 라인업중 하나인 작품이다. 첫 라인업으로 SF 한권 [기룡경찰]
추리작품 2권중 [셜리 홈즈와 핏빛 우울]과 더불어 나온 책이 이 작품이다. 추리작품 2권 중에서도 [셜리~]는 정통추리를 표방하는것 같고 이 작품은 제목도 세레나데 이거니와 표지의 소녀와 고양이의 은은한 느낌이 풍기는 분위기에 플롯도 고양이 몸에 깃든 저승사자가 원혼에 쌓인 지박령들의 한을 소녀와 함께 풀어주고 성불 시킨다는 스토리 때문에 단편으로 이루어진 잔잔한 감동을 불러일으키는 코지미스터리물 이리라 생각했더랬다....그리고 1장을 다 볼때까지만 하더라도 내 예상이 확신으로 자리잡고 있었는데....2장을 펴자마자... 아뿔싸!!!! 사람이 막 죽어나가면서 미치광이 연쇄살인마가 따악!! 복선이 여기 저기 깔리고 감춰진 진실이 밝혀지면서 반전에 반전이 거듭되는...상당히 깊고 어둡게 전개되는 추리소설이었던 것이다...-_-;;;; 여타 정통 추리와 다른점은 오컬트를 절묘하게 믹스 시켰다는것. 전직 저승사자 였던 검은 괭이 까망이가 전보다는 한정되었지만 왕년의 저승사자 가닥으로 타인의 생각을 읽거나 빙의를 통해 육신을 조종하는등 오컬트 파워 능력을 통해 사건을 파헤치지만 어지럽고 복잡하게 얽힌 인간들의 이해 관계 속에선 한치 앞도 예상하기 쉽지 않은 이야기였다.

 


전직 저승사자였던 나는 상부의 오더로 어쩔 수 없이 고양이의 몸에 들어가 미련 때문에 지박령이 된 원혼들의 한을 풀어주고 성불시키라는 명을 받아 지상으로 내려온다. 지상에 오자마자 위기에 처하고 근처를 떠돌던 지박령의 도움을 받아 위기를 가까스로 모면한다. 그리고 지박령은 까망이에게 한가지 제안을 하는데, 혼수상태에 빠진 소녀의 몸에 자신을 빙의시켜 주면 까망이를 도와 지박령이 출몰하는 장소로 안내해 주겠다는것... 그렇게 딜은 성사되고 생전의 기억을 잃어버린 지박령은 마야라는 소녀의 몸에 빙의되 혼수상태에서 깨어나 까망이와 함께 마야의 집으로 돌아온다. 그리고 마야가 지박령이 출몰하는 장소로 까망이를 데리고 가는데....

 

 

초반엔 잔잔하게 흐르지만 페이지가 넘어갈수록 사건은 꼬이고 꼬여서 엉키고 비밀 신약 개발, 개발자들의 의문의 죽음, 마야의 몸에 들어간 지박령의 정체 등등 상당한 흡입력을 갖고 빠져들게 만드는 작품이었다. 또한 오컬트 능력을 발휘하는 괭이가 사건을 해결하는 주체가 되니 일반 여타의 작품과는 다른 신선한 소재와 접근방식으로 새로운 느낌을 주는것 같다. 피비린내 펄펄 나는 연쇄살인 사건 속에서도 개개인의 절절한 사연을 괭이의 눈을 통해 보여주니 등장인물들에게 감정이입이 되면서 살벌함 속에서도 훈훈해지는 야릇한 분위기를 연출하기도 하더라...-_-

 

 

우리나라와 비슷한 일본에서 생각하는 저승사자의 개념은 한국과 별반 다를바 없다는걸 이작품을 통해 느꼈다. 선한 영혼들이 하늘로 성불 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하늘의 잠입요원 괭이와 멍멍이를 보면서 우리 주변에 허공을 바라보고 짓거나 우는 동물들이 바라보는게 바로 혼령들일지도 모른다던지, 그 동물들은 하늘의 잠입요원들일지도 모른다는 웃기는 상상도 해본다. 분명 가볍지만은 않은 이야기이다. 허나 참혹한 사건 속에서도 선한 사람들과 차근차근 인간이라는 존재에 눈을 떠가는 저승괭이가 함께 하는 따뜻한 이야기 이기에 세레나데라는 제목이 어울리는것 같기도 하다.

 

 

덧 - 작품속에 식빵굽는자세가 계속 언급되길래 찾아 봤는데 왜 식빵굽는 자세인지 모르겠다..-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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히포크라테스 우울 법의학 교실 시리즈 2
나카야마 시치리 지음, 이연승 옮김 / 블루홀식스(블루홀6) / 2017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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히포크라테스 우울 (2017년 초판)

저자 - 나카야마 시치리

역자 - 이연승

출판사 - 블루홀6

정가 - 13000원

페이지 - 330p




시체는 진실만을 이야기 한다.




미드 [본즈]를 떠올리게 하는 법의학 미스터리 이자 전작 [히포크라테스 선서]의 속편이 출간되었다. 작품의 히로인

'마코토'가 법의학 교실의 학생으로 겪은 여러 사건들을 그린 전작에 이어 이번 작품은 '마코토'가 우라와 의대에

정식 조교로 부임된 뒤 벌어지는 이야기를 다루고 있다. 따라서 학생 신분에서 학생을 가르치는 입장으로 직접 검시

집도를 맡기도 하는 한단계 성장된 이야기를 담고있다. 이번 작품에서는 우라와 법의학 교실과 커렉터라는 베일에

싸인 인물과의 대결구도로 전체적인 이야기가 펼쳐지는데, 처음 출판사 소개만 봤을때는 커렉터(교정자)라고 칭하는

연쇄살인범이 자연사처럼 꾸민 피해자들의 시신을 우라와 의대 법의학 교실에서 부검을 통해 단서를 잡아 범인을 잡게

되는 이야기 일거라 생각했는데 작품을 읽고 나니 완전 엇나간 상상이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모든 죽음에 부검이 이뤄지지 않는다는 건 나에겐 잘된 일이다. 사이타마 현경은 앞으로 현에서 발생한 자연사, 사고사에 모종의 음모가 잇는지 의심하는 게 좋을 것이다. 내 이름은 커렉터, 즉 교정자다."



현경 홈페이지에 버젓이 올려놓은 커렉터의 글로 인하여 평소 사망자 대비 20프로를 차지하던 사법 부검의 비율이 치솟게되고 그로 인하여 부검 예산이 바닥나게 되어 정작 부검해야 할 시신을 부검하지 못하게 되는 일이 벌어지는... 커렉터와 검시관 사이의 두뇌 싸움 보다는 지극히 돈과 얽힌 현실적인 이야기들이 그려져 예상은 빗나났지만 각 에피소드의 숨겨진 진실을 검시를 통해 찾아가는 시신속에 숨겨진 지극히 인간적인 이야기들을 찾아가는 재미가 톡톡한 작품이었다. 





1. 떨어뜨리다

데뷔한지 3년되는날 16세의 성공한 아이돌 가수 사쿠라 아유미는 사이타마 슈퍼아레나에서 성황리에 콘서트를 개최하고

힘찬 도움닫기로 관객석으로 달려나가던중 몸의 중심을 잃고 15미터 아래로 추락하고, 즉시 즉사한다. 경찰은 사고사로

사건을 종결짓지만, 인터넷에 혜성처럼 등장하여 자신을 커렉터라 지칭하는 누군가가 이 사건에 대해 언급하고, 급히

시신을 우라와 의대 법의학 교실로 옮겨 부검을 하게 되는데......

- 그저 비지니스에 의한 돈벌이로만 여겨지는 아이돌 시장의 냉혹한 모습이 담긴 이야기였다. 그렇게 힘겹게 성공을

거둔 아유미가 그런 어이없는 이유로 사망하게 되다니....아이돌 가수의 명과 암을 조명한다.




2. 달구다

찌는듯한 더위에 열중증으로 사망하는 사례가 늘어나는 시점, 경찰 홈페이지에 다시금 글을 올린 커렉터는 열중증에 의한 사망건들중 실제로는 다른 원인에 의한 사망일수도 있다는 글을 올린다. 그리고 경찰의 유추를 통해 3살배기 여야의 열중증 사망사건에 미심쩍은 부분을 발견하여 바로 동거남을 잡아들여 취조하고 동거남과 엄마의 부주의에 의한 사고사 였다는 것을 자백받는다. 그렇게 사건을 종결되는듯 하지만....우라와 의대의 미쓰자키 교수의 한마디로 여아의 시체는 법의학 교실로 오게 되는데.....

- 얼마전 한국에서도 떠들썩 했던 아동학대에 대한 이야기다. 읽는 내내 작품속 고테가와 형사의 분노에 공분하고 있는

나를 볼 수 있었는데...정말...이 세상에서 없어져야 할 가장 잔인한 폭력이 가정내 아동학대라고 생각한다. 힘없이 가엾은 아이들이 오로지 부모만을 믿고, 바라보고, 의지하고 있는데 그 믿음을 가차없이 내던져 버리는 가장 잔인한 고통..ㅠ_ㅠ 참나...책임 못질거면 낳지를 말아야....씁쓸하고 가슴 아픈 이야기였다...




3. 태우다

사이비 종교의 교회 건물이 방화에 의해 불타 버린다. 그리고 불타버린 교회 건물 안에서 교주의 시체로 추정되는 새카맣게 타버린 시체한구가 발견된다. 방화 살인으로 추정되어 우라와 의대 미쓰자키 교수에게 부검 의뢰가 들어오지만 사이비 종교의 신도들이 교주의 부검을 극구 반대하며 경찰서를 애워싸는데.....

- 사이비 종교의 광신적 믿음에 대한 이야기이다. 유난히 사이비 종교가 많은 일본이라 익숙하면서도 인간의 나약한 부분을 파고들어 그릇된 믿음을 강요하고 사리사욕을 채우는 일련의 행위들은 사회의 암적 존재라 생각된다. 교주의 '웰던'상태의 시체를 해부하면서 밝혀지는 진실은 웃프게 다가왔다. 커렉터의 글과는 관련 없던 단편이었다.




4. 멈추다

일흔살 노인이 산책도중 심장발작으로 사망한다. 아내는 치매증상을 보인뒤 과소비로 소비행태가 변하고 급기야 남편을 학대 했다는 정황이 포착된다. 사망직전 보험금의 액수가 늘었다는 사실을 파악한 마코토는 노인의 시체를 사법 부검 하려 하는데.....

- 여러 정황이 의심되지만 역시 시체는 거짓말을 하지 않는다는 사실을 보여주는 이야기였다. 수십년을 함께 살아온 노부부의 관계에 대한 이야기.




5. 매달다

항상 바르고 정신적으로 강하다고 여긴 은행원 언니가 나무에 목을 메달고 자살한다. 동생은 도저히 그녀의 자살을 납득할 수 없지만 검시결과 자살의 징후와 비슷하다는 결과에 따라 자살자로 결정나고 수사는 종료된다. 그런데 한참 뒤...커렉터의 글로 인하여 재수사를 하려 하지만 이미 시신은 화장한 뒤....고테가와 형사는 답답한 마음에 우라와 법의학 교실을 찾는데....

- 시신 없는 부검이라는 새로운 개념을 내세운 이야기였다. 이 이야기를 통해 커렉터의 정체에 대해 결정적 단서를 잡게 된다. 커렉터의 정체와 함께 억울하게 죽은 여성들의 이야기가 펼쳐진다.


 


6. 폭로하다

고테가와 형사의 동료 여형사 히메카와가 기숙사 옥상에서 투신자살하고 검시결과 임신했던 흔적이 발견된다. 그녀가 남긴 유서에는 불륜 끝에 자살한다는 내용이 적혀있어 경찰관계자와의 불륜 관계를 우려한 경찰은 자살사로 급히 사건을 종결 짓는다. 히메카와와 동기이자 절친이던 고테가와는 사건 종결에 반감을 갖고 그녀의 검시를 우라와 대학에 맡기려 하지만 커렉터의 빈번한 인터넷 글로 인하여 이미 책정된 검시 예산은 떨어진 상태....검시를 진행하기 위해 경찰과 법의학 교실이 뭉친다....

- 비극적인 불륜에 의한 사건의 해결이자 커렉터 사건이 깔끔하게 종결되는 이야기이다. 불륜을 저지르면서 불륜녀에 대해 저지른 비인도적 행위는 불륜남이 그녀를 어떤 의미로 만났는지 충분히 예상가능케 하는 비극적인 이야기였다. 내내 젠틀한 모습을 보이던 자의 파렴치한 본모습을 보니 충격이 배가 되는 느낌이었다. 




각 6편의 단편들은 독립적인 이야기이면서도 커렉터와 연관된 옴니버스식 작품으로 연결되어 있다. 사실 예상과는 달리 커렉터의 지적으로 인하여 사고사로 처리된 시신들이 재 부검을 통해 숨겨진 진실을 찾고 진범을 잡거나 한을 풀게 되니 결과적으로는 커렉터의 행위는 한이 서리 혼령의 위령제 같은 역할을 한게 아닌가 싶긴 한데...일본이란 나라에 책정된 부검예산이 그렇게 턱없이 낮고 커렉터는 자신의 범죄를 성립하기 위해 예산을 탕진하게 만든 계략이었다는 것을 확인하니 너무나 비겁하고 파렴치한 인간이었다는 것을 깨닫게 되었다. 




미드 [CSI]처럼 짧은 사건 발생의 도입부와 함께 열혈 형사 가타가와와 법의학 교실의 새내기 조교 히로인 마코토의 티격 태격하는 합, '길그리섬'이 연상되는 카리스마 넘치는 법의학 권위자 미쓰자카 교수와 일본에서 검시를 펼치는 파란눈 조교수 캐시까지 개성 넘치는 캐릭터들이 사건에 대해 집중하고 대망의 부검을 통해 밝혀지는 사건의 진실을 지켜보는 재미는 [CSI]를 능가하는 카타르시스를 선사한다. 산 인간은 거짓말을 해도 시체는 진실만을 이야기 한다. 시체안에 숨겨진 복잡 미묘한 사연은 여느 산자들이 나오는 드라마 보다 더욱 기구하게 다가온다. 다음 작품에선 법의학자로서 더욱 성장한 마코토와 더욱 진전된 가타가와 형사와의 사이가 어떻게 진전될지 궁금해 지는 매력적인 작품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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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직 우리에겐 시간이 있으니까
듀나 외 지음 / 한겨레출판 / 2017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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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직 우리에겐 시간이 있으니까 (2017년 초판 2쇄)

저자 - 장강명, 배명훈, 김보영, 듀나

출판사 - 한겨레출판

정가 - 13000원

페이지 - 355p




태양계를 무대로 하는 SF 4편




국내 몇 안되는 SF작가들이 뭉쳐 금성, 화성, 타이탄, 트리톤 등 태양계 행성이 무대가 되는 SF 앤솔러지가

출간되었다. 그나마 협소한 국내 SF 시장에서 활동하는 네임드 작가인 '배명훈', '김보영', '듀나', '장강명'

이 각각 한작품씩 참여한 4가지 이야기가 실려있다. 태양계의 행성들을 무대로 한만큼 각 작가들의 이야기 

또한 경계를 넘어선 다양한 시도와 거대한 스케일의 장르적 재미를 주는 이야기들로 채워져 있다. 막연히 

SF라면 어려울것이라는 선입견을 깨버리는 누구나 쉽게 읽고 다가갈 수 있는 대중적 SF 앤솔러지로 추천할만 

한듯하다. 




1. 당신은 뜨거운 별에 - 장강명

먼미래...음료회사와 자동차 회사의 금전적 지원을 받아 과학자 5명이 금성탐사에 나선다. 우주여행의 지원을

받는대신 그들의 일거수 일투족은 TV쇼로 방송되는 조건으로 몇년간의 탐사를 이어간다. 로봇공학자인 유진은

딸에게 자신이 만든 로봇의 동영상을 전송하고 딸이 받은 영상엔 의문의 암호가 심어져 있다. 암호를 해독한

무용가 딸은 엄마를 위해 계획을 짜기 시작하는데.....

- 머...지금같이 우주개발에 국가의 투자보다는 테슬라 사장인 '엘론 머스크'처럼 기업의 투자가 더 활발하고

나름의 성과를 거두고 있으니 나중엔 이 작품속 처럼 코카콜라에서 우주 탐사를 기획하는 날이 올지도 모르겠다.

다만 몸뚱이 전체를 우주에 보내는것 보다 효과적이기 때문에 머리만 떼어네 우주로 보내버리는 방법이 실효성이

있는지는 갸우뚱 해진다..-_-;;; 몸뚱이나 인간의 단백질 덩어리 뇌나 리스크가 있긴 마찬가지 아닌가...굳이

뇌덩이를 금성에 가져다가 기계몸과 연결하느니 아예 '닐 블롬캠프'의 영화 [채피]처럼 기계 인공뇌로 의체화 

하는게 더 효율적이지 않나 생각해본다. 그나저나 이름은 많이 들어본 작가인데, SF도 쓴다는건 이번에서야 

처음 알게 되었다...




2. 외합절 휴가 - 배명훈

화성의 지구측 공무원 은경은 지구-태양-화성이 크로스되어 지구와 화성의 통신이 두절되는 외합절의 긴 연휴

당직을 서게 된다. 지구와의 통신 두절로 인해 당직자 은경은 얼떨결에 지구의 전권을 위임받는 위임장을 갖게

되는데 우연히 당직실에서 밤을 보낸 은경은 뉴스를 통해 화성의 지구 식민지의 의회원들과 화성의 총독이 지구와

통신이 끊긴 새벽을 틈타 독립법안을 날치기로 통과 시켰다는 소식을 듣게 된다. 바로 문 밖에서는 의회원들이

의회를 해산하기 위해 분주히 움직이고...화성에서 태어났지만 지구측에 소속된 공무원 은경은 혼란스러운 상황에서

화성의 법안 결정위임장에 자신의 이름을 서명하고 화성식민지의 독립법안을 중단시키고 의회원들을 피해 지하벙커로

몸을 숨기는데.....

- 지구와 화성간의 불평등 조약과 지구의 식민지로부터 독립하기 위한 화성의 움직임...그 사이에 얼결에 끼어 

화성 자체의 존립에 엄청난 영향을 끼치게 되는 은경의 결정까지 급박하고 긴장되게 전개된다. 지인들과 케잌이나 

먹으면서 평화롭게 지내던 은경에겐 그야말로 청천벽력같은 사건이 아닐 수 없는데....지구와 화성 사이에서 어느쪽

에 붙어야 하는지 갈팡질팡 하는 그녀의 갈등과 입밖으로 내뱉은 말로 인하여 벌어지게 되는 행성적 위기,...

각 행성의 복잡하게 얽힌 이해관계와 일개 공무원이 맡게된 행성을 좌우할 결정권이라는 아이러니가 웃프게 다가온다.

항상 거의 대부분의 작품에 등장하는 작가의 페르소나인 '은경'이 이번작품에서도 '대'활약한다. 화성에서의 정치가

새로우면서도 우주에서도 날치기 법안이 통과되는 모습을 보고 있자니 역시! 라는 생각이 들었다. 




3. 얼마나 닮았는가 - 김보영

한솥 도시락을 싫고 유로파로 가던 보급 우주선은 타이탄의 구조신호를 듣고 타이탄으로 향한다. 타이탄으로 향하는

우주선에서 바이오 증식으로 키운 인간의 몸으로 이식되어 깨어난 우주선의 전반적인 운행을 담당하던 인공지능 AI는

깨어남과 동시에 자신이 왜 인간의 몸에 전이 요청을 했는지에 대한 이유를 망각했다는것을 깨닫는다. 기존의 승무원

들은 AI가 인간의 몸을 빌려 인간 행세를 하는 모습에 대해 거부감과 공포감을 느끼고 이유없는 폭력과 적대감을 

갖는다. 인간의 사고로 타이탄에 식량을 보급하기 위해 갖가지 방법을 고려하지만 쉽지않고 그사이 타이탄에 식량을

지원하는것에 대해 반대하는 항해사와 선장의 갈등은 심화되는데....

- 그동안 인간의 눈에 비친 인공지능에 대한 이야기들이 많았던 반면 그 반대인 AI의 눈에 비친 인간의 비이성적인

모습들을 그리는 이야기가 새롭게 느껴졌다. 타이탄의 보급과 인간이 된 AI 그리고 후반에 밝혀지는 커다란 반전까지...여러 SF적 요소들이 어우러져 타이트한 짜임과 재미를 준다. 반전이 밝혀지기 전까지는 모호했던 일들이 반전이 밝지면서 부터 비로소 명확해지고 모호했던 부분들이 떡밥이었다는걸 깨닫게 된다. 인간의 몸을 빌린 AI가 점차 인간과

섞이면서 진짜 인간의 모습으로 변화해 가는 모습들이 흥미로웠다.




4. 두번째 유모 - 듀나

아버지들의 폭정을 피해 트리톤으로 도망온 아이들과 화성에서 온 의문의 두번째 유모 서린.....

- [메리 포핀스]의 SF식 변주라는데....글쎄....'듀나'의 작품은 내 취향과는 잘 안맞는 느낌이다...




팔,구십페이지의 중편 분량의 4가지 이야기들은 너무 짧지도, 너무 길지도 않은 분량으로 불필요한 사설 없이 바로 

본론으로 직행하고 강렬한 클라이막스를 거쳐 결말로 치달으니 집중해서 읽기에 딱 좋은 분량같다. 4편의 작품중 

가장 좋았던건 '김보영'작가의 작품이었고 '배명훈', '장강명', '듀나'순이었다. '김보영' 작가의 인간에 대한 통찰과 

시의 적절한 젠더 문제를 이야기에 잘 녹였고 간간이 깃든 유머가 작품을 풍성하게 해주는 것 같아 좋았다. 이 작품

에 실린 미래 어딘가의 이야기들이 실제로 실현될 지도 모르고, 지금도 대우주시대를 향해 한발 한발 나아가고 있는 

이때, 아직 우리에겐 시간이 남아 있는 만큼 미래에 대해 한번쯤 생각할 거리를 던져주는 이 네가지 이야기들을 통해

상상의 나래를 펼쳐보는 것도 좋을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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