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죽으러 갑니다
정해연 지음 / 황금가지 / 2018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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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죽으러갑니다 (2018년 초판)

저자 - 정해연

출판사 - 황금가지

정가 - 13000원

페이지 - 356p



죽어야 사는 남자



인구 십만명당 28명의 자살률로 당당히 자살 사망률 세계 1위를 차지하는 대한민국에서 독특한 자살클럽을 소재로 하는 스릴러가 출간되었다. 제목 그대로 죽으러 가는 사람들이 겪게 되는 끔찍한 사건들과 배후에 숨겨진 추악한 진실...섬찟한 반전과 돈의 논리로 돌아가는 불편하지만 그것이 순리인듯 돌아가는 세상의 룰...이 모든것들이 인과율의 법칙에 따라 숨가쁘게 전개된다. 



부모가 피운 번개탄에 일산화탄소 중독으로 병원에서 눈을 뜬 태성은 사고 이전의 기억을 전부 잃어버린다. 흐릿한 기억속에 사업에 실패한 부모가 자신을 죽이려 했다는것만 기억하는 태성은 병원에서 퇴원후 사회복지사의 도움으로 변두리 쪽방촌에 기거하며 아무런 의욕없이 최소생계지원비만으로 근근히 거지같은 생을 이어간다. 부모에게 버림받았다는 충격속에 쪽방촌에서도 이런 저런 자살을 시도하지만 모두 실패하다 우연히 동반 자살카페에 가입하고 방장 '메시아'의 도움으로 동반 자살길에오르게 된다. 고등학생 소녀와 이십대 여성, 삼십대 남성과 방장 메시아 그리고 태성....생에 의지가 꺾인 다섯 남녀는 방장이 안내하는 강원도 외딴 별장에서 그들의 생각과는 다른 끔찍한 일들을 경험하게 되는데.....



각자의 사연으로 모인 다섯 남녀...그리고 처참하게 차례로 발생되는 살인사건....지옥같은 현실을 피해 안락한 죽음으로 도피하기 위해 모인 사람들은 이제 그렇게 바라던 죽음을 피해 살아남기 위해 사투를 벌이게 된다. 이 얼마나 아이러니한 상황인가..살인마에겐 이 자살희망자들은 제발로 죽으러 걸어 들어온 셈이니 얼마나 손쉬운 사냥감이란 말인가...목숨을 버리려던 사람들이 살려달라 울부짓는 순간 목숨을 빼앗으며 희열을 느끼는 변태 살인마....한편의 슬래셔 무비를 보는듯한 설정과 잔인하고 참혹한 방법으로 살해당하는 사망자들...살인마를 피해 쫓고 쫓기는 체이싱....긴장하며 몰입하게 만드는 스릴러의 재미를 십분 발산하는 작품이었다. 



살인마의 정체는 바로 밝혀지지만 단순히 또라이 살인마와 자살자들이라는 대결구도를 넘어서 1막에 해당하는 별장에서의 피바다 살인판에 이어 주인공 태성의 사라진 기억에서 오는 숨겨진 반전이 강타하는 2막까지 평범하지 않은 독특한 구성도 좋았던것 같다. 아무런 의욕 없이 그냥 공기만 소비하던 버러지 같은 인생을 살던 태성이 여러 사건들을 거쳐 삶에 대한 의지을 불태우며 의욕 적으로 변화하는 과정을 지켜보는것도 흥미로웠다...역시 사람 바꾸는데는 충격요법이 가장 효과적이랄까..-_-;; 이 작품도 한국사회에 만연한 물질만능주의 혹은 신처럼 군림하는 재벌들과 돈 앞에서는 범죄자던 가족이던 상관없이 윤리, 양심 모두 져버리고 꼬리를 흔들며 추악한 민낯을 드러내는 세태를 꼬집는다. 요즘 시끌시끌한 땅콩항공 집안의 만행을 보는것 같은 씁쓸하고 불쾌한 감정을 이 작품에서도 느낄 수 있었다. 



지금도 어디에선가는 끔찍한 현실을 못견디고 피안을 향해 스스로 목숨을 끊는 사람들이 있을지 모르겠다. 작품속 동반 자살을 위해 모인 사람들도 각자의 끔찍한 기억을 안고 세상을 등지려 하는데, 결국 생과 사는 주변인들의 따뜻한 관심과 배려에서 갈리는것 같다. 삶의 의욕이 없던 태성이 (의도야 어찌됐던) 관심과 배려를 통해 새롭게 거듭나는것을 보면 말이다...동반하여 죽음의 길로 함께 하듯, 동반하여 생의 길로 함께 하는것도 얼마든지 가능하지 않을까....마지막줄 태성의 더없이 천진한 웃음이 오래도록 뇌리에 남는다. 



영화처럼 머리속에 장면이 그려지는 작품이었다. 스릴러로서 잔혹한 살인장면도 좋았고, 추리로서 반전도 괜찮은 잘 짜여진 작품이었다. 이정도 재미라면 작가의 차기작을 기대해도 좋을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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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장소] 2018-05-05 15:5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좋은 리뷰 감상 잘하고 갑니다~^^
 
우주아이돌 배달작전 그래비티 픽션 Gravity Fiction, GF 시리즈 2
손지상 지음 / 그래비티북스 / 2018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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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우주아이돌배달작전 (2018년 초판)_그래비티 픽션 2

저자 - 손지상

출판사 - 그래비티북스

정가 - 12000원

페이지 - 269p



그래....이것은 비빔밥 SF라고 부르자...



근래 국내 SF들이 활발하게 새로이 출간되고 있는데 이 작품도 그 추세에 힘을 더하는 한권이다. 이 작품은 기존 SF팬들은 물론이고 새롭게 SF 장르를 읽어보고자 하는 독자를 위한 시리즈라는 그래비티 픽션의 두번째 출간작이다. SF라고 하면 특히나 소설은 대중들이 일단 어렵다는 선입견을 갖고들 있는데, 이 작품은 제목에서도 알 수 있듯이 누구나 손쉽게 다가갈 수 있는 SF의 대중화에 기여할 수 있는 작품이라고 말할 수 있을것 같다. 바꿔말하면 굉장히 경쾌하고 발랄한 대중적 SF작품이라는 말인데...나쁘게 말하면 한없이 가벼운 SF라고도 할 수 있을듯...-_-;;;;



우주 배달업에 종사하는 테라인 시현과 은령은 거대 우주 종교 교단인 판타므 교단에서 5인조 아이돌 '체인'의 우주 투어를 도와 비행선 조종을 맡아줄것을 의뢰 받는다. 핸섬한 아이돌들과 함께 여러 행성들로 투어를 돌면서 나름 정분도 나고 우정도 쌓이는등 여러 에피소드를 거치면서 판타므 교단의 아이돌 착취와 전 우주를 뒤흔들 숨겨진 계략과 비리들을 눈치채고 이를 막기위해 본격적으로 판타므 교단에 반기를 든다. 아이돌을 지키기 위해...우주를 지켜내기 위해...우주의 팬들이여....팬심을 모아줘!!!~~~



첫 설정부터 인기웹툰 [덴마]가 연상되면서 작품 내내 여러 장르작품들의 오마주? 혹은 패러디?의 향연이 펼쳐진다. 작가 후기를 통해 대놓고 여러 작품들의 설정들을 짬뽕시켰음을 말하는 이 작품의 장르는 생전 처음 들어보는 와이드스크린 바로크 장르란다. 아이디어에 중점을 두고 황당무계 휘황찬란한 사건들을 비빔밥 처럼 한데 섞어버리는 기상천외한 장르....그게 바로 이 작품인 것이다. 게다가 국내 최초로 시도하는 장르라는데서 작가의 도전정신을 엿볼 수 있었다. 하여 작품을 읽는 내내 작가가 의도적으로 심어놓은 명작이자 레전드 SF의 캐릭터, 작가, 작품의 이름들이 교묘히 녹아있는데, 생각지도 못한곳에서 반가운 이름들과 맞닥뜨리는 의외성은 스토리와는 별개로 즐길거리가 된것 같다. SF덕후 일수록 더 많은 패러디를 알아차릴 것이니 그야말로 아는만큼 재미가 보이는 작품인 것이다.. 



선남 선녀들이 존트 게이트라는 워프 게이트를 통해 여기저기 워프 하며 펼치는 막장 대활극...우주를 종횡무진 누비며 전우주를 위협하는 위기에 맞서 우주를 구하는 목표의식 뚜렷한 스토리...바로 이것이 드넓은 우주에 힘차게 울려 퍼지는 스페이스 오페라 아니겠는가...좀 가벼울 지언정 가득찬 언어유희와 숨겨진 덕후들의 추억...우주택배기사 플라이 하이의 경쾌한 모험으로 가득찬 이 작품으로 새로운 SF팬들이 유입되길 바래본다.



다만 진지빤 하드SF가 취향인 내게는 덕력을 시험하는것 같은 작품이었지만 뭔가 가벼운 말장난 같고 안드로메다로 날아간 개연성으로 인해 나와는 맞지 않는 작품이었다....-_-;;; 양날의 검처럼 접근도 높은 작품이지만 그만큼 가벼운 느낌이라 호불호가 갈릴것 같다. 물론 개인적인 생각이지만, 원래가 그런 장르란건 차치하더라도 작품속 숨겨진 SF들을 많이 맞출수록 이 작품의 호감도는 낮아질것 같은 느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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팡쓰치의 첫사랑 낙원
린이한 지음, 허유영 옮김 / 비채 / 2018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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팡쓰치의첫사랑낙원 (2018년 초판)

저자 - 린이한

역자 - 허유영

출판사 - 비채

정가 - 14000원

페이지- 360p




한 소녀를 죽음으로 내몰은 폭력의 역사



더럽고 역겹고 참담하고 암담하다. 아름답고 유려한 문장들 사이로 보이는 탐욕에 젖은 중년의 욕정과 나르시즘에 빠진듯 과장된 미사여구로 둘러대는 세치혀를 뽑아버리고 싶을 만큼...더이상 페이지를 넘기기 힘들 정도로 가녀린 소녀를 뼛속부터 산산이 부숴버리는 충격적 장면들은 전신을 분노에 떨게 만들기에 충분하다. 한없이 맑은 어린 나이에 그녀가 겪어야 했을 고통과 그토록 오랜 시간동안 그녀를 모른척하고 외면한 주변 사람들에게 화가 치민다. 피해자가 세상의 손가락질을 두려워하며 움츠려 들게 만드는 이상하고 비상식적인 세상...지금 이순간에도 또다른 팡쓰치가 단 한발자국을 내밀지 못해 고통을 감내하고 있을 현실이 분노케 한다. 팡쓰치의 달달하고 낙원같은 첫사랑이 펼쳐질줄 알았는데 솔직히 이런 작품일 거라고는 상상도 못했다...벽돌로 뒷통수를 얻어 맞은...그런 기분이다.



이 작품은 13세의 어린 소녀가 50세의 학원 선생에게 5년간 집요하게 성적으로 유린 당하는 이야기가 담겨있다.

순수하고 풋풋하던 문학을 좋아하는 꿈많던 소녀 팡쓰치가 지적이고 매력 넘치던...동경하던 선생에게 강제로 성폭행 당하고 이후로 5년간 관계가 지속되면서 아슬아슬하게 이어져 오던 정신의 끈이 끊어져 버리고 결국 정신분열증으로 자신만의 세계로 숨어버린다. 팡쓰치의 단짝 친구였던 루이팅은 우연히 쓰치의 일기를 통해 사건의 전말을 알게 되고, 망할 선생 리궈화를 고발하려 하지만, 그녀의 일기만으로는 고발할수도 없고, 성적으로 폐쇄적인 사회적 통념상 선생 리궈화 보다 팡쓰치에게 비난의 시선이 꽂히게 될거란걸 깨닫게 된다. 



너무나 비극적이고 참혹하고 참담하다...아직 사랑이 뭔지도 모를 나이에 비뚤어지고 변태적인 성욕을 사랑인양 포장하여 지속적으로 세뇌하니 소녀마저 사랑과 성폭력을 동일시하기에 이른다. 비뚤어진 사랑도 사랑이라 믿으며 하루 하루를 위태롭게 버티는 소녀....겉으론 지식인의 모습으로 위장하고 뒤로는 한 인간의 인생을 송두리째 짓밟아 버리는 파렴치한 짓거리를 저지르는 인간 쓰레기도 열받지만 그런 쓰레기에게 받은 상처를 보듬어줘야 할 가족마저 평소 소녀의 행실을 운운하며 상처를 후벼파는 말도 안되는 짓거리가 더 열받게 만든다.  



뭣보다 나를 가장 숨이 막히게 만든건 마지막에 실린 역자 후기에서 이 억압과 폭력으로 점철된 고통의 시간들이 작가가 실제로 겪은 경험을 토대로 써낸 자전적 소설이었다는 점이다...팡쓰치의 이토록 생생하고 혼란스러운 심리묘사는 자신의 암담하고 암흑같은 심리를 그대로 옮겨 놓았기에 느낄 수 있는 모호함이었던 것이다. 2017년 2월 26살의 나이에 피를 토하는 심정으로 써낸 이 작품을 출간하고 불과 2개월 뒤 자살한 작가의 심정은 감히 상상할 수 조차 없을것 같다. 작품속 리궈화 선생으로 지목된 실제 강사는 작가 린이한의 지속된 성폭행 사실을 부인했고, 결국 무혐의 처분을 받았다고 한다...20년...30년전 성에 대해 쉬쉬하고 무지하던때의 이야기가 아니다...불과 1년전...21세기를 살아가는 지금 이순간에 이런 말도 안되는 일들이 벌어지고 있다는게 세삼 참담하게 느껴진다. 



자라나는 아이들을 보호하고 이런 미친놈을 격리시키는게 어른들이 할일이 아닌가...지금 이순간 어딘가에서 떨고 있을 쓰치들이 손쉽게 도움을 청하고 소녀들의 외침을 귀담아 들어줄 수 있는 사회로 만드는건 다른 누구도 아닌 우리들이 시급히 해야 할 일이다. 죽음을 향하며, 그러나 살기 위해 써낸...작가의 이승에서의 마지막 외침을 우리는 잊이 말아야 할 것이다...씻을 수 없는 상처와 고통을 안고 세상을 떠난 작가의 영면을 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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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일 헤드 철도 네트워크 제국 1
필립 리브 지음, 서현정 옮김 / 가람어린이 / 2018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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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일헤드 : 철도 네트워크 제국 1 (2018년 초판)
저자 - 필립 리브
역자 - 서현정
출판사 - 가람어린이
정가 - 15000원
페이지 - 500p

 


철덕 SF...

 

철도의 매력은 과연 무엇일까?...힘차게 뿜어내는 스팀과 역동적인 엔진 소리가 피를 들끓게 하는걸까?...스팀펑크SF인
[모털 엔진]으로 커다란 인기를 누린 작가 '필립 리브'의 또다른 철도 SF가 출간되었다. 제목부터 [레일 헤드]...철도에 중독되어 머리속에 온통 기차 생각뿐이라는 의미의 제목부터 이미 철도덕후의 분위기를 뿜어내니...그가 그리는 새로운 철도네트워크 제국의 이야기에 흠뻑 취해버렸다. 전작 [모털 엔진]이 성인용 SF인데 반해 이번 작품은 영어덜트용 작품이다. 하여 좀도둑 소년 젠 스탈링이 거대한 사건에 휘말리면서 철도제국 전체를 뒤흔들 중심인물로 급부상하게 되는 꿈과 희망이 가득한 모험이 펼쳐진다.



지구를 떠나 외계행성을 테라포밍하여 개척하고 살게되는 대 우주시대...우연히 발견한 항성간 워프 통로인 K-게이트의
발견으로 더이상 높은 비용을 들이는 장거리 우주선 시대는 막을 내리고 K-게이트를 이용한 우주 철도 시대가 도래한다. 각 행성마다 정거장을 설치하고 워프 게이트를 이용해 행성간 빠른 여행이 가능한 우주 철도 네트워크 제국이 시작되면서 인류는 철도 황제가 우주를 통치하는 왕권주의 시대가 시작된다. 당연히 황제를 중심으로 귀족사회와 계급사회가 형성되고 빈익빈 부익부는 가중된다. 다른 행성에서 도둑질을 철도로 다른 행성으로 워프하여 추적을 피해 생계를 이어가는 좀도둑 소년 젠 스탈링에게 붉은 레인코트를 입은 낯선 소녀가 찾아온다. 제국 경찰로 오해하고 소녀를 피하던 젠은 소녀 노바가 안드로이드로 레이븐이라는 정체불명의 남성의 명령으로 자신을 찾아온것이라는걸 알게된다. 마침내 레이븐과 대면한 젠에게 황제가 타고 있는 초호화 기차에서 픽시스라는 작은 고대 예술품을 훔쳐달라는 부탁을 받게되고....젠은 황제의 먼 친척 귀족으로 변장하고 안드로이드 노바와 함께 황제의 기차에 오르게 되는데.......



작가는 워프 게이트를 통해 행성을 달리는 기차 제국을 매력적으로 그려낸다. 각 행성마다 독특한 자연환경과 유전자
조작으로 만들어낸 다양한 크리쳐들...인간과 함께 공존하는 돌연변이 바퀴벌레가 군집하여 이루어진 생명체 몽크버그족...르네상스 시대의 화려하고 고딕적인 분위기에 미래의 스팀펑크가 절묘하게 조합된 과거와 미래가 공존하는 신박한 세계상....각기 다른 인격을 가진 AI가 조종하는 기차들과 개성 넘치는 안드로이드들..그리고 젠과 노바가 겪는 위험하고 아찔한 모험과 피어나는 러브~ (역시 사랑이 빠지면 안되겠지...), 인간의 마인드를 정보화 하여 네트워크에 업로드 하고 필요시 복제인간의 몸체에 다운로드 하여 사용한다는 지극히 SF적인 설정들은 말할것도 없겠고...이 모든것이 한치도 쉴틈 없이 빠르게 휘몰아치는 사건들 덕에 페이지 내내 은하철도를 타는듯한 느낌이 들게 만드는 스팀펑크 스페이스 오페라였다.



행성간 철도와 더불어 고대의 지구에서 인류가 만든 인류보호 인공지능 프로그램 '가디언'이 중앙 네트워크에서 계속
동작하면서 철도제국의 시대에 이르러서는 수호자이자 신으로 추앙 받으며 인류를 통제하는 원로위원의 역할을 하게
된다. 결국 철도 황제의 뒤에서 인류를 통제하려는 가디언과 이 통제에서 벗어나 새로운 세계를 개척하려는 인간간의
대치가 이번 작품 1편에서 펼쳐지게 되는 중심 사건인 것이다. 당연히...누구나 예상가능하게 천신만고 끝에 다른 차원의 루트를 발견하고 젠과 노바가 기차를 타고 들어가는 것으로 끝이 나는데...추후에 출간될 이어지는 2편 [블랙 라이트 익스프레스]에서는 어떤 새로운 세상을 보여줄지 너무나 기대된다.



우주선이 아닌 기차를 통해 우주여행을 하는 이야기...무조건 레일위를 달려야 한다는 제약이 있지만 어릴적 봤던 애니
[은하절도 999]의 향수도 느끼게 하면서 많이 접해보지 않았던 설정이라 좀 더 새롭게 와닿았던것 같다. 올해 말에
개봉예정인 작가의 [모털 엔진]의 영화판도 기대하면서 [레일 헤드]의 후속작도 빨리 만나 봤으면 좋겠다.



덧 - 작가이자 일러스트레이터로 작가가 직접 그린 몽크버그와 젠 스탈링의 일러스트는 작품을 이해하는데(특히

     몽크버그) 많은 도움을 준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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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추얼 스트리트 표류기
미스터 펫 지음, 강초아 옮김 / 한즈미디어(한스미디어) / 2017년 2월
평점 :
절판


버추얼스트리트표류기 (2017년 초판)
저자 - 미스터 펫
역자 - 강초아
출판사 - 한스미디어
정가 - 13800원
페이지 - 424p



난 네 엄마야....


'찬호께이'와 공저한 [스텝]으로 이름만 많이 들어본 작가인데 그의 작품을 읽는건 처음이다. 이 작품으로 제1회 시마다 소지 추리소설상을 수상했는데, SF와 추리의 절묘한 조합으로 내심 기대하던 작품이다. 일단 작품은 제목 그대로 가상현실 공간의 거리에서 벌어지는 사건을 배경으로 하고 있다. VR, 포스피드백 등등 우리가 익히 알고 있는 가상현실 체험을 위한 기술들이 소개되고 있고 충분히 근미래에 발생 가능한 일을 그리고 있어 시의성과 리얼함이 살아있는 하이테크 스릴러 작품이었다.



2020년 지진으로 유실된 대만의 시먼딩 거리를 가상현실로 구현하는 프로젝트에 천재 프로그래머 다산과 조수 루화가
참여한다. 프로젝트의 마무리를 위해 베타테스트 기간중 새로운 사용자 통계 시스템을 테스트 하던중 구 통계 프로그램과 새로운 통계 프로그램 사이에 1명의 사용자 수가 상이함을 발견하고 한 건의 오류를 찾아내기 위해 다산과 루화가 직접 가상 공간의 시먼깅 거리로 들어간다. 서로 구역을 나눠 거리를 수색하던 다산과 루화는 한 건물 아래서 붉은 모자를 쓰고 빨간 옷을 입은채 엎드려 있는 사람을 발견하고....부자연스러운 사람이 시체라는것을 깨닫게 된다. 가상공간에서 발견한 시체 한구....다산과 루화는 곧바로 경찰에 신고하고, 수사결과 사망한 사용자는 후두부에 강한 충격으로 사망하였고, 사망 시각 시먼딩 가상현실을 이용하기 위해 접속한 공간은 안에서 잠기는 밀실공간으로 다른이의 침입 흔적이 없어 외부 침입자로 인한 사망은 배재되었고, 사망시각을 추정한 결과 사망 시간대에 가상 현실에 접속한 이가 아무도 없다는것을 알게 된다. 과연...이 사용자를 죽인 범인은 누구인가?.....



이 버추얼 스트리트에는 몇가지 법칙이자 제약이 존재한다. 리얼한 체험을 위해 사용자가 입는 전신 포스피드백수트로
버추얼 스트리트에서 받게되는 모든 감각을 느낄 수 있도록 지원된다. 심지어 통각까지...그리고 현실 대비 가상
공간에서의 힘의 전달은 80%로 제약된다는것...따라서 가상현실 공간에서 시신의 후두부를 강타해 사망에 이르게 하려면 80%의 힘을 전달하는 제약을 상쇄하는 강한 힘을 가진 자여야 하는것이다. 머...이 버추얼 시스템이 잘 이해가 되지 않는다면 [레디 플레이어 원]을 보면 바로 이해가 될것이다. 밀폐되는 가상현실 접속기, 전신 포스피드백 슈트, 가상공간에서의 가상화폐를 통한 구매 시스템까지 거의 모든 설정이 흡사하다. 다만 다른 것은 [레디 플레이어 원]에서는 가상의 아바타를 사용하지만 작품에서는 카메라 3D구현을 통해 현실의 모습을 그대로 사용한다는 것이다. 시신의 붉은 모자와 붉은 옷의 비밀은 이 시스템으로 풀어 낼 수 있다.

 


작품은 두가지 여성의 시선이 교차되며 전개된다. 첫번째 시선은 18세에 기억을 잃고 불과 12살 많은 30살 여성에게 입양되 기묘한 동거를 하고 있는 루화가 버추얼 스트리트 살인 사건을 추적하는 첫번째 시선과 버추얼 스트리트를 개발한 프로그래머 다산의 어린 딸이 다산의 꼼꼼한 보살핌으로 장애를 딛고 세상을 배워가는 과정을 그리는 두번째 시선이 교차되며 전개된다. 이 서로 아무 상관 없을것 같은 두 명의 여성이 연결되면서 가슴아픈 진실과 함께 사건의 비밀이 풀리게 된다. 사실...눈치만 조금 있다면 결말까지 가지 않더라도 사건의 범인이나 전반적인 상황은 충분히 유추할 수 있을것 같다. 범인을 맞추는 추리적 요소 보다는 장애를 갖고 태어난 딸을 위해 정성껏 보살피는 아버지의 절절한 부성과 가슴아픈 집착...기술의 발전으로 신박한 가상공간을 그리고 있지만 가상현실 속에서도 빛나는 인간성을 강조하는 감동 어린 작품이었다.



<스포일러 다수 포함>
엄밀히 말하면 가상현실 보다는 인공지능이 작품의 핵심 소재라고 볼 수 있을것 같은데...결과적으론 [무지개를 기다리는 그녀]와 궤를 같이 하는 작품이라고 볼 수 있을것 같다. 기술이 발전함에 따라 인식이 변화되고 그에따라 실질적인 제도도 변화되야 하는 것이...요즘 논란이 되고 있는 자동차 자율주행 시스템을 들자면 운전자가 자율주행으로 설정하고 주행하던 도중 사람을 쳐 사망사고가 발생한다면....가해자는 운전대도 잡지 않은 운전자인가? 자율주행 시스템인가? 아니면 자율주행 개발자 인가?...-_-;;; 마찬가지로 작품속 가해자는 AI인가? 개발자인가?....스스로 학습하는 인공지능의 실수는 누구의 잘못인가?....



현실적으로 개발하고 있는 하이테크놀러지 설정과 함께 각자의 방식으로 자식에 대한 사랑이 절묘하게 녹아있는 흥미로운 작품이다. 마지막 문장의 감동이 오래도록 마음속 여운으로 남는...가상현실을 통해 인간의 진한 사랑을 말하는...인간적인 SF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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