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주아이돌배달작전 (2018년 초판)_그래비티 픽션 2
저자 - 손지상
출판사 - 그래비티북스
정가 - 12000원
페이지 - 269p
그래....이것은 비빔밥 SF라고 부르자...
근래 국내 SF들이 활발하게 새로이 출간되고 있는데 이 작품도 그 추세에 힘을 더하는 한권이다. 이 작품은 기존 SF팬들은 물론이고 새롭게 SF 장르를 읽어보고자 하는 독자를 위한 시리즈라는 그래비티 픽션의 두번째 출간작이다. SF라고 하면 특히나 소설은 대중들이 일단 어렵다는 선입견을 갖고들 있는데, 이 작품은 제목에서도 알 수 있듯이 누구나 손쉽게 다가갈 수 있는 SF의 대중화에 기여할 수 있는 작품이라고 말할 수 있을것 같다. 바꿔말하면 굉장히 경쾌하고 발랄한 대중적 SF작품이라는 말인데...나쁘게 말하면 한없이 가벼운 SF라고도 할 수 있을듯...-_-;;;;
우주 배달업에 종사하는 테라인 시현과 은령은 거대 우주 종교 교단인 판타므 교단에서 5인조 아이돌 '체인'의 우주 투어를 도와 비행선 조종을 맡아줄것을 의뢰 받는다. 핸섬한 아이돌들과 함께 여러 행성들로 투어를 돌면서 나름 정분도 나고 우정도 쌓이는등 여러 에피소드를 거치면서 판타므 교단의 아이돌 착취와 전 우주를 뒤흔들 숨겨진 계략과 비리들을 눈치채고 이를 막기위해 본격적으로 판타므 교단에 반기를 든다. 아이돌을 지키기 위해...우주를 지켜내기 위해...우주의 팬들이여....팬심을 모아줘!!!~~~
첫 설정부터 인기웹툰 [덴마]가 연상되면서 작품 내내 여러 장르작품들의 오마주? 혹은 패러디?의 향연이 펼쳐진다. 작가 후기를 통해 대놓고 여러 작품들의 설정들을 짬뽕시켰음을 말하는 이 작품의 장르는 생전 처음 들어보는 와이드스크린 바로크 장르란다. 아이디어에 중점을 두고 황당무계 휘황찬란한 사건들을 비빔밥 처럼 한데 섞어버리는 기상천외한 장르....그게 바로 이 작품인 것이다. 게다가 국내 최초로 시도하는 장르라는데서 작가의 도전정신을 엿볼 수 있었다. 하여 작품을 읽는 내내 작가가 의도적으로 심어놓은 명작이자 레전드 SF의 캐릭터, 작가, 작품의 이름들이 교묘히 녹아있는데, 생각지도 못한곳에서 반가운 이름들과 맞닥뜨리는 의외성은 스토리와는 별개로 즐길거리가 된것 같다. SF덕후 일수록 더 많은 패러디를 알아차릴 것이니 그야말로 아는만큼 재미가 보이는 작품인 것이다..
선남 선녀들이 존트 게이트라는 워프 게이트를 통해 여기저기 워프 하며 펼치는 막장 대활극...우주를 종횡무진 누비며 전우주를 위협하는 위기에 맞서 우주를 구하는 목표의식 뚜렷한 스토리...바로 이것이 드넓은 우주에 힘차게 울려 퍼지는 스페이스 오페라 아니겠는가...좀 가벼울 지언정 가득찬 언어유희와 숨겨진 덕후들의 추억...우주택배기사 플라이 하이의 경쾌한 모험으로 가득찬 이 작품으로 새로운 SF팬들이 유입되길 바래본다.
다만 진지빤 하드SF가 취향인 내게는 덕력을 시험하는것 같은 작품이었지만 뭔가 가벼운 말장난 같고 안드로메다로 날아간 개연성으로 인해 나와는 맞지 않는 작품이었다....-_-;;; 양날의 검처럼 접근도 높은 작품이지만 그만큼 가벼운 느낌이라 호불호가 갈릴것 같다. 물론 개인적인 생각이지만, 원래가 그런 장르란건 차치하더라도 작품속 숨겨진 SF들을 많이 맞출수록 이 작품의 호감도는 낮아질것 같은 느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