널 지켜보고 있어 스토리콜렉터 65
마이클 로보텀 지음, 김지선 옮김 / 북로드 / 2018년 7월
평점 :
절판


널지켜보고있어 (2018년 초판)

저자 - 마이클 로보텀

역자 - 김지선

출판사 - 북로드

정가 - 14800원

페이지 - 550p



지켜보고 있다!!!




제목에서부터 알 수 있듯이, 창밖에서 여성을 엿보는듯한 표지에서 볼 수 있듯이...이 작품은 관음증에 걸린 변태 스토커로 인하여 인생이 망가져버린 한 여성에 대한 이야기이다. 누군가 몹시도 나를 사랑하여 어릴적 부터 나의 일거수 일투족을 감시하고 몰래 지켜보는것에서 그치지 않고, 나도 모르는사이 나의 인생이 감시자의 의도대로 조작 당한다면...그것도 최악의 방향으로 말이다...심하게 뒤틀려버린 사랑은 여성을 위한 필요악적 행위였다고 자위하지만 결국 그녀를 지옥으로 빠트리는 초고속 열차에 탑승시킨 것과 다름없는 것이다. 



두 아이의 엄마 마니는 도박빚을 내고 잠적해버린 남편 대니얼 덕분에 빚더미에 빠지고, 범죄조직으로 가혹한 협박과 압박을 받는다. 팔 수 있는 살림은 다 팔아버리고 15살 난 첫째 조이 몰래 매춘부로 성매매까지 감행하지만 빚더미는 줄어들 기미가 보이지 않고, 딸래미는 엇나가기만 한다. 넉넉하진 않지만 평범하고 행복했던 일상은 갑작스러운 남편의 실종으로 말미암아 지옥에 빠져 버린것이다. 영국법상 실종은 7년이 지나야만 사망선고 처리가 되기 때문에 7년동안은 남편의 보험금을 지급받을 수도, 남편의 은행계좌에 접근 할 수도, 하다못해 이혼조차 할 수가 없다. 남편이 잠적한지 1년...이제 더 이상은 방법이 없다. 남편의 사망선고를 받기 위해선 남편의 유서나 사망이 의심될만한 증거를 찾아야 한다. 가까스로 남편이 시간강사로 일했던 대학 개인 사물함에서 남편이 마니 몰래 준비했던 서프라이즈 앨범과 DVD를 발견하고...DVD에서 과거 마니와 연관되었던 친구, 동창, 지인들의 동영상을 보게 된다. 동영상 속 마니의 지인들은 하나같이 마니에게 적의를 드러내고 저주를 퍼붓는데....마니가 모르는 사이 그들에게 무슨일이 일어났던 것인가?.마니와 마니의 심리상담을 맡았던 조 올로클린은 마니의 인생에 다른 누군가가 있었음을 알게되는데... 



전작 [미안하다고 말해]로 잔혹한 소녀 납치범과 살아남기 위해 생존의지를 불태우는 소녀의 대치, 소녀를 살리기 위해 동분서주하는 조 올로클린의 노력이 어우러져 강렬한 재미를 선사했던 조 올로클린이 다시 돌아왔다! 이번엔 매력적인 유부녀 마니의 망가진 인생을 되찾아주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조의 노력이 펼쳐진다. (당연히 조의 절친 은퇴형사 루이츠도 사건 해결을 위해 함께한다.) 이번 편에서도 냉철하고 이지적인 심리상담가로서의 조와 수시로 온몸의 힘을 앗아가는 파킨슨 병과 싸워가면서 마니를 위해 노력하는 츤데레 아저씨 조의 이중적 매력을 유감없이 발산한다.   



당사자 몰래 타인을 지켜보며 인생을 조작질한다...영화[트루먼 쇼]나 '클레어 맥킨토시'의 소설 [나는 너를 본다]등등 여러 채널에서 많이 다뤄지던 소재인 만큼 이번 작품에서는 어떤 차별점을 둘지 기대했는데, 역시...갓로보텀 답게 관음증 스토커에 전혀 예상치 못한 XXXX을 끌고 들어와 뒤섞어버리니....모든 사건이 마니의 환상인지 실존하는 범죄인지 독자를 미친듯이 헷갈리게 만들면서 결말에 강력한 카타르시스라는 폭탄을 투척해버린다. 속 시원하게 얘기하고 싶지만 언급 자체가 스포일러라서...(스릴러로서는 참으로 매력적인 소재임엔 분명한데, 스토킹 범죄에 접목시킬줄이야...) 딱 300페이지 부터 시작되는 작가의 떡밥그물에 걸려들고 나면 그 이후부터는 마지막 페이지까지 그저 작가의 능수능란한 농락에 이리저리 휘둘리는 자신을 발견하게 될것이다...



날 차버린 남친은 호수에 익사체로 발견되고, 바람난 남친과 사귄 여친은 마약 소지 혐의로 감방에 투옥되고, 날 때린 사람은 목이 잘리고, 나와 말다툼을 벌인 사람은 계단에서 굴러 떨어져 두개골이 골절되고, 날 째려본 사람은 눈알이 파이고, 내차를 긁고 지나간 사람은 온몸에 스크래치가 날지도 모른다...그리고 뒤이어 날아오는 쪽지엔 이렇게 씌어있다. '복수의 맛이 어때?'...나와 한번이라도 얼굴을 붉힌 사람은 나도 모르는 사이 지독한 응징을 당한다. 이 얼마나 잔혹한 피의 가디언이란 말인가?...다른 작품은 논외로 치더라도 이 작품속 스토커이자 가디언은 정상적으로 사랑하는 법을 배워본적 없이 자신만의 사랑의 방식 때문에 어긋나버린 케이스라서 돌이킬 수 없는 인생과 관계가 더욱 안타깝게 느껴졌다. 



이번 작품 역시 캐릭터, 스토리, 결말로 치닫는 반전의 묘미까지 3박자를 모두 충족하는 싸이코 스릴러였다. 심리학 박사 조 올로클린 시리즈답게 범죄의 이상 심리를 파고들면서 사건을 해결하는 지적 스릴러로서의 재미를 만족시키는 대박 작품이라는데 이견이 없을듯 하다. 다시한번 외친다..갓로보텀!!! 갓로클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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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룩한 게으름뱅이의 모험
모리미 토미히코 지음, 추지나 옮김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18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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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룩한게으름뱅이의모험 (2018년 초판)

저자 - 모리미 도미히코

역자 - 추지나

출판사 - RHK

정가 - 14800원

페이지 - 439p




게으름뱅이에게도 나름의 모험이 있다



작년 공포연작 단편집 [야행]으로 현실과 환상의 경계를 넘나드는 몽환적 공포를 선사했던 작가 '모리미 도미히코'의

신작이 출간되었다. 신작도 공포작품일까 생각했는데, 제목을 보니 공포와는 영~ 거리가 먼것 같고...게으름뱅이면 게으름뱅이지 거룩한 게으름뱅이는 뭘지 궁금증을 갖게 만드는 작품이었다. 하여 작품을 읽어보니...일본의 축제처럼 왁자지껄 시끌벅적한 유쾌 상쾌한 판타지더라!



식품포장제 연구소에서 근무하는 고와다는 귀차니즘의 삶을 몸소 실천하는 게이름뱅이의 표본이다. 언제 어디서든 어떤 상황에서든 누우면 잠들어 버리는 재주를 가진 그에게 마을의 괴인이자 히어로, 너구리 가면을 쓰고 선행을 베푸는 폼포코 가면이 후계자로 고와다를 점찍는다. 하지만 귀찮은 일은 딱 질색인 고와다는 폼포코 가면의 제안을 일언지하에 거절해버린다. 마을의 영웅으로 사람들에게 추앙받던 폼포코 가면은 언제부턴가 사람들의 태도가 돌변하여 폼포코 가면을 잡기위해 혈안이 되고, 갑작스런 사람들의 태세전환 뒤에 끝없이 이어진 조직의 커넥션이 있음을 알게된다. 마을사람들에게 쫓겨다니다 지쳐버린 폼포코 가면을 지켜보던 고와다는 마침내 게으름의 늪에서 빠져나올 커다란 결심을 하게 되는데.....



교토 지역을 중심으로 너구리 가면을 쓰고 도움을 청하는 사람들을 성심껏 돕는 정의의 괴인과 함께 천하제일 게으름 

뱅이 고와다, 얼렁뚱땅 탐정과 길치 조수, 고와다의 선배 온다와 여자친구 모모키가 얽히고 설켜 정신없지만 유쾌하게

만드는 해피바이러스 같은 작품이다. 눈살 찌푸려지는 자극적인 장면 없이 무자극 무MSG로 건강하게 펼쳐지는 에피소드는 마음편히 작품을 즐길 수 있게 만든다. 중요한 순간 잠에 빠져 자신만의 꿈속을 헤매는 우리의 주인공 고와다 처럼 현실과 꿈같은 환상의 세계가 교차되며 어디서 터질지 모르는 코믹하고 퐝당한 시츄에이션은 독자마저도 고와다의 독특하고 느릿한 모험에 함께 빠져들게 만든다. 



이제껏 이렇게 게으르고 나태한 주인공이 있었던가?..."아무것도 하기 싫다! 격렬하게 아무것도 하기싫다!"고 말하던 

모 CF가 생각난다. 그저 숨만쉬면서 늦은 아침에 눈떳다 그대로 누워서 잠들고 다음날 눈뜨게 되는...너무 자서 설잠이 드는데 외부 소리가 들리면서도 꿈을 꾸고 있는, 그리고 그런 꿈을 꾸고 있는걸 자각하면서도 계속 잠들어 있는...그런 경험이 있기에 고와다라는 캐릭터에 괜스레 감정이입 되고 너무나 공감하면서 작품을 읽었다. -_- 머..주인공이라고 나중에 각성? 그런거 없다...끝까지...신 앞에서도 게으름의 본성을 유지하는 천하의 게으름뱅이인거다...그런 게으름뱅이의 모험이라니...한창 사건사고중에 홀로 쏙 빠져 광속에 숨어 잠들지언정 그마저도 게으름뱅이에겐 모험인거다...-_-;; 실로 독특한 캐릭터이다 보니 이야기는 한치 앞도 예상할 수 없는 예측불허의, 정리되지 않는 매력을 선사한다. 



유난히 너구리가 많이 등장하는데, 괴인의 이름인 폼포코 가면에서 알 수 있다시피 [폼포코 너구리 대작전]의 영향을

많이 받았다는걸 작품 곳곳에서 발견할 수 있다. (교토가 너구리로 유명한가?...) 또한 읽어보진 않았지만 작가의 전작 [유정천 가족]과 이어지는 캐릭터와 에피소드가 이번 작품에 등장하여 작가의 팬이라면 반가워 할만한 '모리미 도미히코'월드의 세계관을 잇는 작품이라고 한다. (역자 후기에 그렇게 적혀있다.) 



장난끼 많지만 악의는 없는 너구리 처럼 건강한 웃음을 주는 작품이라 좋았던것 같다. 빨리 빨리를 입에 달며 시간에

휘둘려 숨가쁘게 허덕이며 사는 사람들에게 한템포의 휴식을 주는.. 게으름의 미학을 일깨우는 작품...이제 방바닥에 딱 붙어 빈둥거리며 게으르게 다음 책이나 읽어봐야 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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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의 완벽에 가까운 결혼
미셸 리치먼드 지음, 김예진 옮김 / 시공사 / 2018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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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의완벽에가까운결혼 (2018년 초판)

저자 - 미셸 리치먼드

역자 - 김예진

출판사 - 시공사

정가 - 15800원

페이지 - 607p



완벽한 결혼을 원하십니까?...



결혼이란 무어냐...이제 10년째 결혼생활을 이어가고 있지만 불타는 연애시기가 끝나고 비로소 남남이던 남자와 여자가 결혼이라는 사회적 제도를 거쳐 한 가정으로 합쳐지고 나면....그다음 기다리는건....피터지는 싸움이란걸 직접 경험을 통해 알게되었다. -_- 남들은 모르겠는게 내 경우는 연애기간이 길어서 인지 달달한 신혼 보다는 매일 매일 박터지게 싸우기만 했더랬다...여러 이혼의 위기를 거쳐내며 1년을 버티니 그나마 안정기가 찾아왔는데...건들기만 해도 폭발할 정도로 긴장감이 팽배해 있던 그 시절...누군가 다가와 결혼생활을 안전하게, 완벽에 가깝게 이어갈 수 있는 방법을 제시한다면...계약서에 싸인을 하겠는가?....


여기 계약서를 제대로 읽어보지도 않고 결혼유지계약인 '협정'에 다분히 감정적으로 싸인을 했다가 말그대로 뒈질뻔한 신혼부부 앨리스와 제이크의 이야기가 펼쳐진다.....



뮤지션이었다가 결혼과 함께 안정적 생활을 위해 음악을 포기하고 변호사로 활동중인 매력적이고 정력적인 앨리스와

차분한성격의 심리상담가 제이크는 서로의 사랑의 결실로 결혼식을 올리려한다. 우연히 앨리스 로펌의 고객으로 만났던

유명뮤지션 피니건은 앨리스의 결혼식에 참석할 의사를 전하고 부부는 흔쾌히 승낙한다. 그리고 며칠뒤...피니건으로

부터 결혼선물이 택배로 도착하고...안에는 고급스러운 선물과 함께 의문의 상자가 동봉되있다. 그리고 피니건에게

이메일이 온다.


"당신은 결혼 생활이 영원히 지속되기를 바랍니까?"

"행복할 때나 슬플 때나, 밝을 때나 어두울 때나 항상 변함없이 긴 결혼 생활을 지속시킬 수 있으리라 믿습니까?"

"두 사람은 결혼 생활을 영원히 이끌어가기 위한 노력을 아끼지 않을 의향이 있습니까?"

"두 사람은 쉽게 포기하는 성격입니까?"

"두 사람은 새로운 일에 열려있는 성격입니까? 두 사람 모두 당신들의 성공과 행복을 기원하는 친구들의 도움을 받아

들일 의향이 있습니까?"


모두 "예"라고 대답한 부부에게 며칠뒤 비비언이라는 여성이 찾아와 '협정'계약서를 내민다. 호기심반 장난반의 마음으로 계약서를 제대로 읽어보지 않고 싸인해버린다. 그리고...앨리스와 제이크에게 서서히 다가오는 협정의 압박은 불쾌함을 넘어 공포로 다가오기 시작하는데...... 



사랑이 불타오르는 신혼초기(난 아니었지만..) 상대방과 함께 있는 자리에서 저런 질문에 아니라고 대답할 사람이 몇이나 될것이며 완벽한 결혼을 위해 도와주겠다는 '협정'에 가입하지 않을 사람이 몇이나 되겠는가...-_-;; 하다못해 중요한 계약에도 계약서를 꼼꼼이 읽지 않고 싸인해 버리는데, 이런 장난같은 계약서의 세부사항을 누가 상세히 읽겠는가...그렇게 휘갈긴 이름 때문에 이렇게 감시당하고, 억압받고, 고통받으며, 괴로워하게 될줄은 누가 알았겠가.......

-_-;;;;그저 망할 피니건이 쳐놓은 함정에 빠져버린 재수없는 운명을 탓해야 할뿐....



책한권 뚜께의 '협정'메뉴얼은 한달에 한번 선물하기, 기념일은 별도로 선물하기, 배우자의 전화는 무조건 받기, 한달에 한번은 함께 여행가기 등등 정말로 관계 개선을 위한 간단히 지킬 수 있는 조약들로 채워져 있다. 하지만...이를 위반할시엔.....벌건 대낮에 총을 휴대한 건장한 남성이 검은 SUV를 타고 집안으로 들어와 발목에 사슬을 채우고 구속복에 고무재갈을 물려 차에 실고, 저 멀리 네바다주 폐쇄된 교도소로 끌고 들어가 전기고문을 가할지도 모른다....

-_-;;;;; 사랑이라는 감정에 따라 결혼을 하고...이후 감정이 식거나 불화가 생기면 이혼을 하는...자연스러운 개개인의 삶의 선택을 타인의 강요로 인해 억지로 지속하게 된다면...그걸 완벽한 결혼생활이라 말할 수 있을까?...초반만 해도 장난스러운 마음으로 협정의 메뉴얼을 따르던 부부에게 점차 가해지는 강한 압박과 가학적 벌칙들은 육체적으로나 심리적으로 엄청난 스트레스를 안겨주고, 이를 지켜보는 나까지 강한 심리적 프레셔를 가해온다. 



출간당시 출판사에서 제공하는 플롯을 봤을때부터 떠올랐던 작품이 있는데, '스티븐 킹'의 걸작 단편인 [금연 주식회사]이다. 금연을 하기위해 자신의 의사로 금연 주식회사에 가입하고 계약을 어겼을때 자신이 아닌 사랑하는 아내에게 가해지는 육체적 제제....-_- 가학적 공포라는 심리적 압박을 통해 인간의 욕구를 차단하는 공포스러운 설정은 목적은 다르지만 이 작품과 상당히 닮아있다...



말도 안되는 메뉴얼, 기상천외한 제재들, 우연히 협정 모임에서 만난 제이크의 과거 대학동창 조앤의 처참한 몰골과 그녀의 믿기지 않는 증언들, 인간으로서의 존엄을 말살하는 인격말살의 학대들...협정에서 탈퇴하기 위해 노력하지만 먹혀 들지 않고 공포에 떨어야만 하는 앨리스와 제이크...그리고 서서히 금가는 부부의 관계...읽는 내내 이어지는 충격적인 사건들에 숨통이 막힌다. ㅠ_ㅠ 억지로 이어가는 결혼생활도 끔찍하지만 타인에 의해 지속되는 완벽한 결혼생활은 더욱 끔찍했다.



가독성도 좋았고, 서서히 옥죄는 심리적 압박에 따른 감정묘사도 좋았는데, 결말부 부부가 선택에 이르게 되는 과정의 설득력이 좀 부족했던것 같다. 제이크에게 제시한 협정 대표자의 제안은 '뜬금없이 왜?' 라는 물음표를 남기게 한다. '기승전'까진 좋았는데 '결'이 아쉬웠다는...어쨌던...하찮은 건이라도 내 이름을 남기는 계약을 할때는 꼭 세부사항을 꼼꼼이 정독해야 한다는 교훈을 남기는 작품이었다.....는 뻥이고...결혼과 이혼, 부부간 사랑과 믿음, 불신에 관해 생각할 거리를 던지는 작품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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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낮의 방문객
마에카와 유타카 지음, 이선희 옮김 / 창해 / 2018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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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낮의방문객 (2018년 초판)

저자 - 마에카와 유타카

역자 - 이선희

출판사 - 창해

정가 - 13500원

페이지 - 367p



함부로 문을 열어주지 말라!



이십대때... 군제대 후 대학 복학전까지 몇달간의 백수 시절이있었다. 제대도 했겠다. 부모님이 눈치주는것도 없고하여

온몸의 귀차니즘을 마음껏 느끼며 두문불출, 방콕생활을 마음껏 즐겼었는데 방판이던 포교던 어떤 목적이든 대낮에

내가 사는 아파트 초인종을 누르는 방문자들이 그렇게 많았는지는 그때서야 처음 알았다. 그중 여러 방문자들 중에서도 포교 목적으로 방문하는 분들은 일단 문안으로 들어오면 아무리 불쾌한 내색을 비춰도 좀처럼 나가질 않아 굉장히 당황하게 만들었는데...모두들 밖으로 나가고 집안에는 연로한 노인, 혹은 가정주부가 홀로 집을 지키는 한낮...불손한 의도로 초인종을 누른 방문객에게 속아 현관문을 열어준다면...살아남을 수 있을까?....


"사시겠어요? 아니면 살해당하시겠어요?"


자극적인 문구와 함께 문밖에 서있는 사슴눈을 한 낯선 방문객의 모습이 어우러져 불쾌한 공포를 자아낸다. 제목에서

알 수 있듯이 이 작품은 한낮 선한 얼굴로 방문판매를 가장하여 집안으로 들어온 후 악마로 돌변해 잔인하게 현금을 갈취하고 노약자를 해치는 악마들에 대한 이야기이다. 



중년의 대학 시간강사이자 인문학 잡지에 기사를 쓰고 생활하는 프리랜서 작가인 다지마는 미타카 시에서 발생한 모녀

아사사건을 접하고 가난 때문에 사회적으로 보호 받지 못하고 고독사한 모녀에 대해 기사를 쓰기로 마음먹는다. 마침

인문학 잡지 '시야'에서는 다지마의 기사 의도를 수긍하고 정식 원고를 요청한다. 다지마는 모녀가 죽기전 수도세 체납

에 따라 수도를 끊은 수도국의 냉정함과 모녀의 아사를 연관지어 사회비판의 목소리를 실어 기사를 쓰고 잡지에서는

다지마의 원고를 개제한다. 


한편, 옆집에 사는 뮤지션 자매로부터 도와달라는 부탁에 모녀의 집을 찾아가니 집안에는 잘생긴 청년과 운동 꽤나 했을 법한 청년이 앉아 있다. 정수기를 방문판매한다는 꽃미남 다쿠마는 공짜로 수질검사를 해준다며 집안에 들어와 불과

몇천엔짜리 정수기를 삼십만엔에 구매하라며 덩치좋은 아사노와 함께 자매를 협박하는 중이었던것. 다지마가 논리적으로 대처하지만 다쿠마 역시 호락호락 넘어가지 않고 협박의 수위는 점차 강해진다. 결국 자매는 알고 지내던 경시청 수사과 형사에게 SOS를 치고...형사의 등장으로 상황은 일단락 되는가 싶었는데....형사는 다지마에게 생각지 못한 제안을 하는데...



송파 세모녀 자살사건이 생각나게 하는 미타카 시 모녀 아사사건과 6인조 방문판매단의 연쇄살인사건. 이 두사건에 휘말려 자신을 포함해 가족까지 위험에 빠지게 되는 쉰 여섯의 중년남 다지마의 고군분투기?...일단 주인공이 프리랜서 기고가 답게 사건을 접근하고 조사하는 방식은 논픽션 르포 뺨치게 생생하게 그려내는것 같아 몰입감을 높여 주고 아무런 관계가 없을것 같았던 두 사건에서 우연히 접점을 발견하면서 사건 전환의 급물살을 타게 되는것 또한 흥미로웠다. 뭣보다 현실과 밀접한 관계를 갖는 사건이 모티브라는 점에서 공포의 공감을 배가시키는 효과를 준다. 실제로 일본에서는 원전사고 이후 방사능을 걸러주는 정수기라며 노약자들을 타깃으로 삼는 사기성 방문판매가 급증하는듯 한데...무료 수질검사랍 시고 부엌물을 받아 시약을 타면 얼마뒤 수돗물이 시꺼멓게 변하는 검사는 이십년도 더 전에 우리집에 찾아왔던 정수기 판매업자가 했던 일인데....그걸 아직도 한단 말인가?...-_-; 게다가 방사능을 걸러준다고?!! 



일단...작품에서는 정수기는 집안에 들어갈 구실일뿐...6명의 사내들에 둘러싸여 으르렁대며 협박하면 정신을 부여잡을 이가 몇이나 되겠는가...그나마도 협박에 안넘어 가면 남은건 난도질뿐...ㄷㄷㄷ 실로 악랄하고 악질적인 범죄행위인데 이 악랄한 범죄 한가운데 서있는 남자....바로 리더 아사노의 매력이 (이런말 하긴 뭣하지만...) 작품의 빛을 발하게 한다. '혼다 테쓰야'의 [짐승의 성]에 있던 짐승을 떠올리게 하는 해맑고 순수한 악의를 숨김없이 드러내는 아사노의 만행은 새로운 짐승의 계보를 잇는듯 하다. 교묘한 언변으로 자신의 손은 더럽히지 않고 철저히 남에게 죄를 뒤집어 씌우는 비열함, 교묘하고 대담한 범죄행위들...과거와 현재를 오가며 벌이는 아사노의 만행들은 읽는 이를 치떨리게 만든다. 



타인의 방문을 경계하게 만드는...한없이 불신주의로 만드는 문제작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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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저갱
반시연 지음 / 인디페이퍼 / 2018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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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저갱 (2108년 초판)

저자 - 반시연

출판사 - 인디페이퍼

정가 - 13000원

페이지 - 407p



악마 VS 악마 = 생지옥



강렬하다!!! 국내 스릴러 작품중에 이렇게 자극적이고 송곳으로 폐부를 후벼파는듯한 충격을 주는 작품이 일찍이 있었던가?...인간 내면의 저 깊숙한 곳 잠재된 폭력의 본능을 대놓고 자극하는 작품이자 폭주기관차 처럼 쉴틈없이 극단으로 치달아 가는 액션의 서사...웬만한 멘탈은 붕괴시켜버릴 정도로 그로테스크하고 잔혹한 수위의 묘사들..그래 더이상 일본의 엽기적 잔혹 스릴러를 보면서 국내 엽기 잔혹 스릴러의 부재를 개탄할 필요가 없어졌다. 우리에겐 [무저갱]이 있으니까...-_- 라고 생각할 정도로 개취로는 최적의 작품이었다. 눈살이 찌푸려질정도로 잔학적 수위는 수위!, 복잡하게 꼬아놓은 복선은 복선!, 후두부를 후려갈기는 서술트릭의 반전의 묘미!! 와...어디있다 이제서야 나타난거냐...



[사냥꾼]

하얀 가면을 쓰고 오늘도 지하실을 찾는다. 빛 한점 없는 어두컴컴한곳 의자에 묶여 힘겹게 숨을 헐떡이는 저 남자는 연쇄강간범. 여러 여성의 인생을 파괴시켜버린 인간 쓰레기...가면속 숨겨진 얼굴에 혐오감이 드러난다. 하지만 프로는 내면의 감정을 드러내지 않는 법...쓰레기에게 얼굴을 가까이 대고 조용히 속삭인다.


"네 죄를 말해."


그리고 죽지 않을 정도의 세기로 최대한의 고통을 효율적으로 안기는 예술적 구타와 함께 면도칼을 꺼내 팔뚝살을 서서히 저민다. 쓰레기에게 최고의 공포감을 선사하면서 의뢰인의 의뢰를 충실히 이행하는것...보호대행 주식회사의 성공한 차장으로서 의뢰인의 보호를 위해 위험인자를 처단하는 청소작업에 오늘도 최선을 다한다.



[싸움꾼]

"룰을 세웠지. 첫째, 상대에게 폭력을 당할 이유가 있을 것. 

둘째, 내가 상대에게 폭력을 쓰고 싶을 것.

셋째, 폭력을 쓸 수 있는 상황이 갖추어질것.

넷째, 앞선 세 개의 조건이 충족되었을 때만 움직일 것. 이렇게."


"아마도 내 살은 폭력, 뼈는 정의, 피는 광기로 되어있을 거라고, 또한 나 같은 놈이 나타나게 된 것에는

분명 이유가 있을 거라고. 나는 그게 균현을 위해서라고 생각해. 너희 같은 버러지들의 맞은편에 서서,

기울어져 바닥을 긁고 있는 저울을 올리기 위함이라고 말이야. 일종의 좆같은 추 같은 거지."


찌질한 사회 실패자로 버러지처럼 공기만 삼키던 병신이 우연히 경험한 폭력의 쾌감에 젖어들어 마치 자신이 정의의 심판자인양 사회의 쓰레기들을 자신의 손으로 처리한다. 인생은 실패했지만 악인을 구타하고 죽여버리는데에는 천부적인 소질을 발휘하는 사내...사회의 쓰레기 들은 내손으로 처리한다.




그리고 희대의 변태 강간범이자 쾌락살인마 노남용의 출소까지 앞으로 21일....



솔직히 피해자보다 가해자의 인권을 더 걱정해주는 이상한 나라이자 법 앞의 평등을 비웃는듯 가진자의 비위를 맞춰주는 부패한 사법현실...아직까지도 유전무죄 무전유죄가 충실히 이행되고 있는 나라...가끔씩 TV를 보다보면 가슴속에서 불구덩이 같은 분노가 치밀어 올라올때가 많을 정도로 상식적으로 이해가 가지않는 사건들을 목격하게된다. 희생자 본인이나 가족은 평생을 두려움에 떨고 사회의 눈을 피해 도망자로 살아가지만 가해자는 얼마간의 콩밥을 먹고 나면 죗값을 치럿다며 떳떳이 발뻗고 자는 세상. 그러다보니 이런 작품들이 나오는거 아닌가 싶다...사법제도의 약점을 교묘히 이용해 미꾸라지 처럼 빠져나간 인간 쓰레기들을 불법적으로라도 좋으니 그저 시원하게 뒤질때까지 패죽여 버리는 장면을 보고 싶어 하는 평범한 사회원으로서의 바램을 충족시켜주는 작품 말이다.



그래...이 작품은 정말 사회의 암덩어리들을 잔인하게 고문하고 피눈물을 흘릴때까지 구타하여 인간이 겪을 수 있는 모든 고통을 숨이 끊어질때까지 질기도록 오래오래 안겨주며 처단하는 단죄의 대리만족감을 느끼게 하는 작품이다. 너무나 지독한 폭력의 수위는 머리속 사고스위치를 OFF시켜버려 인간이 인간을 심판한다는 거부감이나 악인일 지라도 비인간적 폭력 행위에 대한 거부감마저 마비 시켜버린다. 그저 때려죽일놈을 때려죽인다는 불쾌하면서도 미묘한 쾌감만 남길뿐...



작품을 보면 아무래도 여러 영화가 떠오르는데, 바로 [올드보이]와 [호스텔]이다. '최민식'이 감금되어 몇십년간 갇혀 있던 감금소와 감금되어 지독한 고문을 당하던 호스텔을 믹스하면 작품속 하얀 가면을 쓴 보호 대행 주식회사의 지하 감옥이 되지 않을까....또한 사법기관에 불만을 갖고 직접 범죄자들을 단죄하는 설정은 '제라드 버틀러' 주연의 [모범시민]이 떠오르기도 한다. 여러 영화들에서 봐왔던 설정이기에 작품이 익숙함으로 다가오기도 하는것 같다. 



후반부 서술트릭이 있다보니 자세한 스토리는 언급하기 어렵지만 작품은 희대의 변태 강간범 노남용의 출소를 두고 쓰레기 처단자와 노남용 사이의 피튀기는 대결을 그린다. 지킬것이 있는 자와 지킬것이 없는 자의 모든것을 건 대결...무려 십년간 이어지는 두 미치 광이의 싸움은 보는이를 질려버리게 만든다. 이건 뭐...둘 다 미친놈이니 누굴 응원하고 자시고 할것도 없다는....악마와 악마가 만나니 아비규환 지옥도가 펼쳐지는 것이다.



작품을 읽다보면 현실에서 범죄섹션을 관심있게 본 사람이라면 쉽게 떠오를만한 현실 사건들을 모티브로 삼았다는걸 알 수 있다. 노남용만 보더라도 여아를 강간하여 감옥에 들어가고 음주상태의 심신미약으로 낮은 형량을 받고 출소가 다가오자 시민들이 들고 일어나는 장면은 같은 사건으로 감옥에 들어가 이제 출소가 얼마 안남은 현실의 또라이 변태새끼를 떠오르게 만들어 작품속 그의 비극적 최후에 좀 더 감정이입 하게 만든다. 머...노남용 말고도 여러 쓰레기 사례들이 나오니 공분과 처단의 카타르시스를 동시에 주는 복잡한 작품이랄까...ㅠ_ㅠ



어쨌던...일단 펴들면 빠져들 수 밖에 없게 만드는 작품이다. 시종일관 계속되는 극한의 상황은 읽는 이로 하여금 피로감을 느끼게 하지만 마약처럼 폭력에 중독되어 좀 더 강한 자극을 원하게 만들기도 하는 위험한 작품이다. 무더운 여름 썩어버려 악취를 풍기는 이 사회에 시원하게 돌직구를 날리는, 무저갱 처럼 바닥 없이 깊은 구덩이속 인간의 심연을 드러내는 문제적 작품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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