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룩한 게으름뱅이의 모험
모리미 토미히코 지음, 추지나 옮김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18년 6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거룩한게으름뱅이의모험 (2018년 초판)

저자 - 모리미 도미히코

역자 - 추지나

출판사 - RHK

정가 - 14800원

페이지 - 439p




게으름뱅이에게도 나름의 모험이 있다



작년 공포연작 단편집 [야행]으로 현실과 환상의 경계를 넘나드는 몽환적 공포를 선사했던 작가 '모리미 도미히코'의

신작이 출간되었다. 신작도 공포작품일까 생각했는데, 제목을 보니 공포와는 영~ 거리가 먼것 같고...게으름뱅이면 게으름뱅이지 거룩한 게으름뱅이는 뭘지 궁금증을 갖게 만드는 작품이었다. 하여 작품을 읽어보니...일본의 축제처럼 왁자지껄 시끌벅적한 유쾌 상쾌한 판타지더라!



식품포장제 연구소에서 근무하는 고와다는 귀차니즘의 삶을 몸소 실천하는 게이름뱅이의 표본이다. 언제 어디서든 어떤 상황에서든 누우면 잠들어 버리는 재주를 가진 그에게 마을의 괴인이자 히어로, 너구리 가면을 쓰고 선행을 베푸는 폼포코 가면이 후계자로 고와다를 점찍는다. 하지만 귀찮은 일은 딱 질색인 고와다는 폼포코 가면의 제안을 일언지하에 거절해버린다. 마을의 영웅으로 사람들에게 추앙받던 폼포코 가면은 언제부턴가 사람들의 태도가 돌변하여 폼포코 가면을 잡기위해 혈안이 되고, 갑작스런 사람들의 태세전환 뒤에 끝없이 이어진 조직의 커넥션이 있음을 알게된다. 마을사람들에게 쫓겨다니다 지쳐버린 폼포코 가면을 지켜보던 고와다는 마침내 게으름의 늪에서 빠져나올 커다란 결심을 하게 되는데.....



교토 지역을 중심으로 너구리 가면을 쓰고 도움을 청하는 사람들을 성심껏 돕는 정의의 괴인과 함께 천하제일 게으름 

뱅이 고와다, 얼렁뚱땅 탐정과 길치 조수, 고와다의 선배 온다와 여자친구 모모키가 얽히고 설켜 정신없지만 유쾌하게

만드는 해피바이러스 같은 작품이다. 눈살 찌푸려지는 자극적인 장면 없이 무자극 무MSG로 건강하게 펼쳐지는 에피소드는 마음편히 작품을 즐길 수 있게 만든다. 중요한 순간 잠에 빠져 자신만의 꿈속을 헤매는 우리의 주인공 고와다 처럼 현실과 꿈같은 환상의 세계가 교차되며 어디서 터질지 모르는 코믹하고 퐝당한 시츄에이션은 독자마저도 고와다의 독특하고 느릿한 모험에 함께 빠져들게 만든다. 



이제껏 이렇게 게으르고 나태한 주인공이 있었던가?..."아무것도 하기 싫다! 격렬하게 아무것도 하기싫다!"고 말하던 

모 CF가 생각난다. 그저 숨만쉬면서 늦은 아침에 눈떳다 그대로 누워서 잠들고 다음날 눈뜨게 되는...너무 자서 설잠이 드는데 외부 소리가 들리면서도 꿈을 꾸고 있는, 그리고 그런 꿈을 꾸고 있는걸 자각하면서도 계속 잠들어 있는...그런 경험이 있기에 고와다라는 캐릭터에 괜스레 감정이입 되고 너무나 공감하면서 작품을 읽었다. -_- 머..주인공이라고 나중에 각성? 그런거 없다...끝까지...신 앞에서도 게으름의 본성을 유지하는 천하의 게으름뱅이인거다...그런 게으름뱅이의 모험이라니...한창 사건사고중에 홀로 쏙 빠져 광속에 숨어 잠들지언정 그마저도 게으름뱅이에겐 모험인거다...-_-;; 실로 독특한 캐릭터이다 보니 이야기는 한치 앞도 예상할 수 없는 예측불허의, 정리되지 않는 매력을 선사한다. 



유난히 너구리가 많이 등장하는데, 괴인의 이름인 폼포코 가면에서 알 수 있다시피 [폼포코 너구리 대작전]의 영향을

많이 받았다는걸 작품 곳곳에서 발견할 수 있다. (교토가 너구리로 유명한가?...) 또한 읽어보진 않았지만 작가의 전작 [유정천 가족]과 이어지는 캐릭터와 에피소드가 이번 작품에 등장하여 작가의 팬이라면 반가워 할만한 '모리미 도미히코'월드의 세계관을 잇는 작품이라고 한다. (역자 후기에 그렇게 적혀있다.) 



장난끼 많지만 악의는 없는 너구리 처럼 건강한 웃음을 주는 작품이라 좋았던것 같다. 빨리 빨리를 입에 달며 시간에

휘둘려 숨가쁘게 허덕이며 사는 사람들에게 한템포의 휴식을 주는.. 게으름의 미학을 일깨우는 작품...이제 방바닥에 딱 붙어 빈둥거리며 게으르게 다음 책이나 읽어봐야 겠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