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하는 기생충 - Novel Engine POP
미아키 스가루 지음, 시온 그림, 현정수 옮김 / 데이즈엔터(주) / 2018년 10월
평점 :
품절


사랑하는기생충 (2018년 초판)

저자 - 미아키 스가루

일러스트 - 시온

역자 - 현정수

출판사 - 영상출판미디어(주)

정가 - 10000원

페이지 - 342p



우리의 사랑은 인간의 사랑인가? 기생충의 사랑인가?



사랑하는 기생충이라니...내 사랑 못난이 처럼 애인의 애칭이 기생충인건가?...뭔가 톡톡튀는 신세대 연애스토리가 펼쳐지리라 예상하고 페이지를 넘겼다. 그런데...이거 진짜 기생충이자나!...-_-;;; 작품 초반만 해도 지독한 결벽증에 걸려 직장을 잃고 사랑을 잃은 실패한 인생을 살고 있는 27살의 코사카와 시선공포증으로 집밖에 나가는것 자체가 공포인 17소녀 사나기가 만나 서로의 상처를 보듬고 상실감을 채워주며 가까워 지는...초반까진 딱 얼마전 읽었던 연애 미스터리물 [나와 그녀의 왼손]과 비슷한 힐링계 연애물이었다. 그. 런. 데. 중반이 지나가자 뭔가 이상해 진다...아름다운 연애물에서 급작스런 SF로의 장르적 변화에 어안이 벙벙하고...예상치 못한 상황과 반전이 주는 충격이 멘탈을 뒤흔든다...



엄마의 교통사고 이후 상실의 상처가 결벽증으로 온듯 코사카의 결벽증세는 나날이 심각해진다. 도저히 일상생활을 영위할 수 없을 정도의 심각한증세 때문에 생필품을 사기위해 편의점에 갈때를 제외하곤 집안에만 쳐박혀 멀웨어 바이러스를 만드는 일에 몰두한다. 일명 [Silent Night]....12월 24일 이 멀웨어에 걸린 휴대폰의 통신을 먹통으로 만들어 행복한 크리스마스를 박살내 버리겠다는 혼자만의 프로젝트를 위해 코드를 짜는 것이다. (커플브레이커...악...악마...-_-;;) 코드를 완성하고 웹상에 배포한 찰나...갑자기 자신의 집 초인종을 누르는 중년의 남성....남성은 코사카의 일거수 일투족을 감시해 왔고, 그가 꾸미는 일을 모두 알고 있다고 협박한다. 체포되고 싶지 않다면 한 아이와 친구가 되어달라 제안하고...그렇게 코사카는 사나기와 만나게 된다. 금발염색, 짧은 스커트, 언제나 기생충 관련 논문을 끼고 사는 소녀...10살의 차이 아무런 접점없는 어울릴 수 없을것 같았던 둘의 관계는 서서히 좁혀지고....이것이 사랑인가?라고 느끼는 순간..


'니가 느끼는 그 감정은 기생충에 의한 감정이야....'


청천벽력 같은 말을 듣고 코사카는 멘붕에 빠지는데.....



[사랑하는 기생충]...기생충 끼리의 사랑을 의미할 수도 있고, 기생충에 집착하는 사나기를 의미하는 중의적 의미의 제목인가....서로가 느끼던 사랑이란 감정이 뇌속에 기생하는 기생충에 의해 만들어진...조종된 감정임을 알게됐을때....그것은 기생충의 사랑인가? 인간의 사랑인가? 이게 대체 뭔말인가 싶은데....정말로 중반의 급작스러운 기생충 전개는 코사카뿐만 아니라 작품을 읽는 나까지 멘탈붕괴에 이르게 만든다. 1인 1생수통을 들고 물독에 빠지게 만들었던 영화 [연가시] 혹은 외계인이 인간의 신체를 조종하던 SF 스릴러 [인베이전]이 떠오른다. 그렇다면 이 작품은 신체강탈 로맨스란 말인가?...



첫 번째, '벌레'는 숙주를 고립시킨다.

두 번째, '벌레'의 숙주는 서로 이끌린다.

세 번째, 어떠한 조건이 모이면 '벌레'의 숙주는 자살한다.



치명적 기생충에 감염된 사회부적응자들의 만남...사랑....그리고....죽음.....자의던 타의던 서로의 끌림을 거부할 수 없는 코사카와 사나기의 운명의 행방은.....SF스릴러로만 접했던 신체강탈의 소재를 이런식으로 녹여낸 작품은 처음보는것 같다. 누구도 상상못한 독특하고 기묘한 로맨스 아닌가...-_- 사회에 상처받고 관계에 지쳐버린 현대인들에게 이 기생충의 존재가 축복인지 저주인지 끊임없이 생각하고 되뇌이게 만든다. 마지막 페이지까지 결말을 예측 할 수 없게 만드는 반전의 반전도 흥미롭고 작품 전반에 깔리는 황량하고 차가운 이미지도 스산한 바람이 불어오는 이 가을에 잘 맞는것 같다. 낙엽이 떨어지고 앙상한 가지를 드러내는 계절에 딱 어울리는 애잔하고 쓸쓸한 연애소설이자 인간이 느끼는 상실감과 고독감을 정체불명의 기생충이란 새로운 방식으로 풀어낸 작품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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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의 여왕 백 번째 여왕 시리즈 2
에밀리 킹 지음, 윤동준 옮김 / 에이치 / 2018년 10월
평점 :
절판


불의여왕 (2018년 초판)_백번째여왕시리즈 2
저자 - 에밀리 킹
역자 - 윤동준
출판사 - 에이치
정가 - 14800원
페이지 - 395p


또다시 가혹한 운명의 소용돌이에 휘말리다.


가혹한 운명에 휘말린 소녀, 위험한 사랑, 목숨을 건 토너먼트, 출생의 비밀과 거대한 음모가 도사리는...[헝거게임]의 판타지 버전이었던 [백 번째 여왕]시리즈의 두번째 작품, [불의 여왕]이다. 이번 2편에서도 소녀 칼린다는 온갖 역경과 위기에 맞서면서 진정한 여왕으로서 성숙해가는 과정이 숨가쁘게 그려진다. 게다가 전작 [백 번째 여왕]에서 근위병 데븐과의 위험한 사랑이 펼쳐졌다면, 이번편에선 데븐의 라이벌인 미소년 아스윈 왕자의 등장으로 경쟁구도가 형성되면서 더욱 치열하고 아찔한 로맨스가 펼쳐진다. 물론...새로운 힘에 각성한 칼린다의 폭발하는 액션도 함께하니...러브러브 액숀 판타지로서 1편보다 훨씬 다양하고 농익은 재미를 선사한다.


[1편 스포일러 포함]
반란군 하스틴에게서 도망친 칼린다와 그의 일행들은 타라칸드의 왕 라자 타렉이 죽고 그의 유일한 후계자 아스완 왕자를 찾아 헤맨다. 우연히 아스완이 보낸 부탄 능력자와 만난 칼린다는 그를 따라 아스완 왕자가 피난해 있는 자나단으로 향한다. 그곳에서 아스완은 칼린다에게 한번더 자신의 신부감 찾기 토너먼트에 나가 1등을 하여 자신과 결혼하고, 반란군이 점거하고 있는 타라간드 제국을 함께 되찾자고 제안한다. 악몽같았던 라자 타렉이 떠오를 정도로 같은 외모를 지닌 아스완 왕자에게 불신을 품던 칼린다는 아스완의 계속되는 매너와 배려에 점점 마음을 열고 자나단에서 핍박받는 타라칸드의 피난민들을 위해 아스완 왕자 신부감 찾기 대결에 참여하게 된다. 

불의 능력자 타라칸드의 칼린다
바람의 능력자 팔조르의 틴리
물의 능력자 레스타리의 인다
땅의 능력자 자나단의 시트라  

각자의 능력으로 아스완 왕자의 아내가 되기위한 치열하고 피튀기는 대결이 시작된다....


아버지 라자 타렉의 간택으로 그의 백번째 여왕이 되었던 칼린다는 라자가 죽고 그의 아들 아스완과 또 결혼하게 될 상황에 처한것이다. -_-;;;; 뭐냐 이 상황은.....여성이 거의 물건처럼 취급되는 세계에서 오로지 백성들을 위한 마음으로 또다시 원치 않는 대결에 참가하게 되는 칼린다의 가혹한 운명과 그녀를 배제하기 위한 음모와 술수들이 난무하고, 칼린다가 갖고 있는 부탄 능력자들의 전설의 마도서 '잘레'를 빼앗기 위한 암투 등등등 메인 스토리와 함께 난무하는 떡밥들의 향연으로 일단 흥미진진하게 읽을 수 있었다.


1편에서는 100명의 아내들과 토너먼트를 벌여 국왕 라자 타렉의 넘버원 아내가 되기위한 피터지는 토너먼트가....이번 2편에서는 아스완 왕자를 차지하기 위해 4개의 나라에서 온 능력자 공주들이 더 큰 스케일로 피튀기며 싸우는 토너먼트가 펼쳐진다. 목숨을 위협하는 토너먼트에서 냉소적이고 적대적이던 공주들이 위기상황에 몰려 힘겨워 할때 칼린다의 배려와 협조로 위기를 벗어나고, 토너먼트 중임에도 점차 마음을 열어가며 동료가 되어가는 과정은 세계관이나 배경등 모든것이 다름에도 [헝거게임] 속 주인공의 행보와 비슷하다는 생각이 든다. 역시 판타지 버젼의 포스트 [헝거게임]이라 불리는 이유를 알겠다는...


평범한 소녀가 핍박받던 세계를 구할 구세주가 되어 겪게되는 소녀의 성장통을 그리는 다수의 유사 판타지와는 달리 이 작품은 아슬아슬한 로맨스가 한층 더 진하고 농후하게 펼쳐진다. 칼린다만 바라보는 울룩불룩 근육질 감성남 데븐과 아직 미숙한 왕자지만 피속에 흐르는 왕가의 혈통이 주는 카리스마를 탑재한 여리여리한 미소년 아스완이 칼린다를 두고 벌이는 대결구도와 그들에게 갈팡질팡 휘둘리는 칼린다의 마음을 보는 재미가 꽤 쏠쏠했다. 이 러브러브 시소게임은 3편에서 더욱 예상치 못한 결과로 이어질것 같으니...러브게임의 최후의 승자는 과연 누가될것인가.....


불, 물, 바람, 대지 등 개성적이고 신묘한 능력들의 향연과 함께 마도서로 대악마를 소환하는 등 판타지 본연의 재미도 풍부히 갖추고 있으니 판타지 팬들과 로맨스를 좋아하는 이들 모두 만족할만한 작품이라 생각된다. 수메르 신화를 차용하여 차별적인 새로운 판타지 세계관을 선보이면서 러브러브 액션 판타지 로맨스 다양한 장르를 충족시키는 작품이다. 강림한 악마 보이드와 칼린다의 대결이 펼쳐질 시리즈 3편 [악의 여왕]의 빠른 출간을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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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서광들
옥타브 위잔 지음, 알베르 로비다 그림, 강주헌 옮김 / 북스토리 / 2018년 10월
평점 :
구판절판


애서광들 (2018년 초판)

저자 - 옥타브 위잔

그림 - 알베르 로비다

역자 - 강주헌

출판사 - 북스토리

정가 - 15800원

페이지 - 411p



애서광인들....



애서광 : 책을 지나치게 아끼고 사랑하는 사람.


책덕후를 위한 소설이 출간되었다. 나 역시 한때 미친듯이 절판본들을 찾아 전국을 헤맨적이 있어 애서광인들의 기분을 약간이나마 알기에 작가가 이야기 하는 11가지 책덕후들의 이야기에 호기심이 일었다. 19세기 프랑스의 작가이자 애서가였던 저자 역시 절판본 덕후로서 음지에 묻혀 있던 '사드'의 작품들을 다수 발굴하여 양지로 꺼내놓은 성애문학사에 지대한 공헌을 한 작가라고 하는데, 그런 그이기에 내놓을 수 있는 작품이 아닌가 싶었다. 현재와는 멀리 동떨어진 19세기가 배경인 책덕후들의 이야기지만 역시 어느 시대이던 어느 공간이던 언제나 책은 존재해 왔고, 절판본을 향한 덕후들의 애타는 집착과 수집욕은 시대를 막론하기에 21세기의 내가 봐도 충분히 공감할 수 있는 덕후들만의 덕력을 느낄 수 있는 작품이었다.



애서광...과연 읽기 위한 집착인가? 그저 컬렉션을 채우기 위한 수집욕인가?...물론 작품에 대한 궁금증과 호기심 때문에 절판본을 구하는 애서광도 있겠지만 대부분의 경우는 후자가 목적인 절판 컬렉터라고 생각한다. 나도 내맘에 꽂힌 몇몇 작가의 중복 판본을 포함한 전체 판본을 지금도 모으고 있으니 말이다. 옆에서 지켜보는 아내는 같은 작품을 표지별로 사모으는걸 가슴을 치고 답답해 하고 있지만 말이다...ㅠ_ㅠ 결국...아무리 전국을 이잡듯이 뒤지고 정가의 수십배라는 엄청난 금액을 들여 구한 초레어 보물같은 책일지라도...관심없는 일반인이 보기엔 그냥 낡디 낡은 폐지만도 못한 종이 쓰레기로 보일 뿐이니...참 아이러니 하다. 

어쨌던...책을 사랑하는 사람이라면 흥미롭고 공감될 열한편의 이야기가 펼쳐진다...




1. 뮤즈 연감, 1789년



2. 시지스몽의 유산

두 애서광인 친구가 있다.(친구라고 할 수 있나?...) 시지스몽이 유명을 달리하고, 그의 레어들을 눈독들이던 기유미르는 당장 시지스몽의 집으로 쳐들어가려고 하지만...망할 시지스몽이 술책을 부려놨으니...죽기직전 자신의 책을 절대로 팔지 말고, 책을 보고 싶은 사람이 있다면 한달에 딱 한번 집안에서만 볼 수 있게 유언장을 남긴것이다. 절망에 빠진 기유미르에게 남은 한마디가 희소식이었으니...시지스몽과 결혼할 뻔한 여성에게 책의 보관권리를 넘긴 것이다. 순간 번뜩이는 눈으로 여성의 집으로 달려간 기유미르는 당장 그녀의 집문을 벌컥 열고....이제 58세를 넘겨 쭈그렁 할머니가된 여성에게 결혼해 달라 청혼하는데....

- 엎치락 뒤치락 반전에 반전을 거듭하는 애서광 VS 경멸서광의 한판대결... 과연 승자는?...실소가 나오는 코믹한 단편이었다.


  

3. 로테르담의 사서, 판 데르 부컨 

네덜란드 여행중 만난 로테르담의 사서 판 데르 부컨...그에겐 신비한 능력이 있었으니...자신을 초능력자라 소개한 부컨은 나를 동물원으로 데려가 동물들에게 신묘한 최면술을 선보이는데....

- 애서광 레벨이 일정 한도 이상 쌓이면 초능력이 생길 수도 있다. 



4. 프랑스계 일본인 무사의 이야기 

프랑스 대학에서 지인을 통해 만난 일본인 남성 리쓰...그의 뿌리는 상상을 초월하는 이야기를 담고 있었으니..오래전 프랑스에서 일본으로 건너간 귀족 앙게랑은 자신을 환대해준 영주를 위해 함께 전쟁에 참여했고....자신은 일본에 정착한 앙게랑의 후손이라는 것이다.....

- 딱 '톰 크루즈' 주연의 [라스트 사무라이]가 떠올랐는데, 작가가 내놓는 이야기는 한발 더 나간다. 당시 앙게랑이 입고간 철갑주로 일본의 갑주가 발명되었고, 문장학등 일본의 문화 예술계에 프랑스가 지대한 영향을 미쳤다는 썰을 펼치는데...

 


5. 알려지지 않은 낭만주의 작품들 

나에게 어느날 날아온 부고장...홀로 여행간 바다가에서 함께 수영을 하며 친구가된 베르나르 디뉘가 죽고, 그가 모아온 레어장서들을 공매에 붙인다는 부고장을 받게 된 것이다. 그토록 갖고 싶었던 디뉘의 낭만주의 초레어들을 공매로 획득한 나는 30권의 초레어들을 주변 애서광들에게 소문내고....

- 그래....그렇게 희귀도서들을 미친놈 소리 들을 정도로 모으는건 물론 나의 수집욕을 채우기 위함도 있지만 같은 광인들에게 마음껏 자랑하고 부러움을 받기 위함도 분명 한 이유일 것이다... 나도 그러니까..ㅋㅋ 그러면서 굳이 작가가 가진 30권의 진귀한 초레어들의 제목과 책상태, 표지그림을 굳이 이 책에 소개하는건....이걸 보고 한번 부러워 해보라는 자랑질인가...-_-;;;;



6. 나폴레옹 1세의 수첩 

포화가 난무하는 전장에서 한명의 병사가 오색 보자기에 쌓인 책을 소중히 지켜낸다. 그 병사가 지켜낸 것은 바로 나폴레옹이 직접 쓴 수첩 1권....역사적 가치가 엄청난 수첩의 일부가 소개되는데...

- 리얼인지 픽션인지 알 수가 없으니...-_-;;; 현재는 어느 부호의 손에 들어가 있다는 이 수첩의 내용은 어떻게 알고 있는건지도 모르겠고....



7. 책의 종말 

지구의 종말에 대한 학회에 참여한 나는 학회 후 여러 명사들과 100년뒤의 세상에 대해 담론을 나눈다. 누군가 나에게 책은 어떻게 변할지를 문의하고....

- 작가가 상상하는 100년뒤 책의 미래가 흥미롭게 펼쳐진다. 19세기에 작가가 상상한 책의 미래는....현재와 어느정도 흡사한 상당히 예리한 추론을 해내고 있었다...한가지만 말하자면...오디오북에 밀려 종이책의 종말을 예고 했는데...현재도 '오디언' 같은 오디오북이 서비스 되고 있으니...전혀 말도 안되는 상상은 아니란것...개인적으론 지금부터 100년이 지나도...종이책은 여전히 명맥을 이어갈것 같다...또 그랬으면 좋겠다..-_- 하긴...종이책 질감의 E-book이 나온다면 또 어떻게 될지는 모르겠다만.... 



8. 화약고와 도서관 



9. 케르아니 기사의 지옥 

부유한 백작 케르아니의 서재를 궁금해 하던 나는 우연한 기회에 그와 이야기를 나누고....그가 성애문학에 미쳐있는 색정광이란걸 알게 된다. 드디어 그의 집에 있는 마니아틱하고 진귀한 성애문학들과 미술작품들을 보게 되는데.....

- 애서광에 대한 이야기라면 성애문학에 미쳐있는 색정광 이야기가 한편쯤을 나오겠거니 했는데...9번째만에 드디어 나온다. 백작의 다양한 컬렉션들 속에서 도착적 성애문학의 진수 '사드'의 작품들이 줄줄이 소개되는걸 보니 나도 '사드'작품을 구하려고 백방으로 노력했던 과거가 어렴풋 떠오른다....'박찬욱' 감독의 [아가씨]에서 점잖빼는 귀족 양반들이 그토록 집중해 숨죽여 듣던 외설적 성애소설 낭독회가 떠오른다...돈많고 시간많은 귀족들이 인간 본연의 욕구를 자극하는 성애문학에 빠져드는건 당연한건지도 모르겠다...그런데 작가는 이 성애문학에 빠진 색정광에 대해 지옥과 견주는 다소 부정적인 시선을 보내 놀라웠다. -_- 왜지?...

 


10. 시인 스카롱의 새해 선물 



11. 미라 이야기

골동품 수집가 백작과 만난 나는 그의 진귀한 컬렉션중 미라가 된 사람의 머리를 보게 되고....미라를 입수하게 된 백작의 이야기를 듣게 되는데....

- 마지막 단편은 딱히 책과 관련된 이야기는 아니다. 그냥 보너스로 쓴 작품인지 모르겠지만...정말 제목 그대로 미라 이야기다...독일 30년 전쟁에 휘말렸던 기사의 머리를 미라로 만든 이야기과 함께 실제 미라의 머리 사진을 수록하니...이건 정말 레알?....ㄷㄷㄷ 미라의 저주에 대한 오컬트 단편이었다.



책에 미친 사람들의 이야기를 보며 끊임없이 나와 비교하고 있는 자신을 발견하게 된다. -_- 개인적으론 애서인들의 광적인 집착을 코믹하게 그려낸 두번째 단편 [시지스몽의 유산]이 11편중 가장 재미있던것 같다. 작가가 직접 등장하는 단편도 있고, 타인들만 등장하는 이야기도 있고, 당시 실존 인물이 등장하는 이야기도 있어 어디까지가 허구이고 어디까지가 리얼인지는 모르겠다. 하지만 픽션이던 논픽션이던 11편 모두 책과 관련된 진실과 허구를 넘나드는 환상적이고 기묘한 이야기들이었다는건 피할 수 없는 진실이기에 지금까지 애서가들을 위한 영원한 고전으로 통하는 것이라 생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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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등록자 블랙 앤 화이트 시리즈 77
히가시노 게이고 지음, 민경욱 옮김 / 비채 / 2018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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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등록자 (2018년 초판)_비채X히가시노게이고컬렉션
저자 - 히가시노 게이고
역자 - 민경욱
출판사 - 비채
정가 - 454p



과학기술 발전의 두 얼굴



하반기에도 끊이지 않고 '히가시노 게이고' 작품들의 출간이 줄줄이 이어지고 있다. 이번 작품은 2013년 일본과 국내에 개봉했던 영화 [플래티나 데이터]의 원작소설이다. 2011년 서울문화사에서 영화와 동명의 제목으로 출간되었는데, 비채에서 판권이 넘어가면서 새로운 제목으로 출간된듯 하다. 전기공학과 출신의 '게이고'가 자신의 전공을 십분 살려 SF배경의 추리소설을 꽤 써왔다는건 알고 있었지만 그동안 만나볼 기회가 없었는데, 드디어 이번 작품으로 작가의 SF추리 작품을 접하게 되었다. 가까운 미래 사회에 대한 날카로운 통찰이 돋보이는 SF추리 작품으로 역시 검증된 독보적인 가독성으로 즐겁게 읽을 수 있었던 작품이었다.



가까운 미래 국가에서 시민들의 DNA정보를 수집하여 빠른 시간안에 범죄자를 색출하는 획기적인 기술이 개발된다. 이 기술의 개발로 범죄 현장에서 발견된 체모나 각질만으로도 하루안에 범죄자의 정확한 신상정보와 몽타주, 시민들의 DNA 데이터베이스로 직계가계의 관계까지 파악할 수 있게 된 것이다. 하지만 완벽한것 같았던 시스템에 원인모를 오류가 발견되었으니, 동일범의 소행으로 보이는 3건의 권총 강간살인사건에서 발견된 정액으로 범죄자를 검색했으나 검색마다 전혀 다른 DNA특징의 몽타주를 보이는가 하면 직계가계의 정보엔 'NOT FOUND'일치자 없음이란 메시지가 뜬것이다. 일명 NF13으로 불리며 수사에 난항을 겪게되고, 초조해진 시스템 개발자 가구라는 알고리즘을 개발한 천재수학소녀를 만나기 위해 그녀가 있는 대학병원으로 향하고 그곳에서 잠시 치료를 받는사이 소녀역시 NF13이 살인에 쓴 동일한 권총으로 살해당한다. 가구라는 살해현장에서 발견된 머리카락을 DNA분석기에 돌리고, 분석결과 모니터에 표시된 몽타주를 보고 크게 놀라는데.....모니터엔 가구라 자신의 몽타주가 떠있었다...



CCTV로 스캔한 생체정보로 언제던 어느곳에서건 원하는 사람이 있는 곳을 찾아내고 그의 화장실에간 횟수까지 개인정보가 줄줄이 뜨는 세상...SF영화에서 봤던 국가가 시민을 완벽히 통제하는 사회는 더이상 영화속 세상만은 아니다. RFID를 통한 생체이식칩 기술은 이미 개발이 끝난 상태이고 스웨덴에서는 이미 칩을 이식하여 출입문 개폐, 물건의 자동 구매등 실용화되어있다. 다만 개인정보의 침해를 이유로 범용화하지 못하고 있을뿐...그런 의미에서 작품에서 등장하는 DNA를 통한 범죄자 색출기술도 단지 픽션으로 치부하기엔 꽤나 구체적이고 현실적이다. 그런 혁신적 과학기술이 야기할 문제 역시 인간의 본성을 파고드는...너무나 날카롭게 뼈때리는 통찰력이라 놀라웠다. 아무리 공익적 의도와 완전무결의 시스템이 개발된다 해도....그걸 만든 이도 인간이고...그걸 사용하는 이도 인간이다...감정 없는 로봇이 아닌 이상 사용자가 인간이라면 아무리 신의 망치를 쥐어주어도 인간의 감정이 섞일 수 밖에 없는 것. 결국 작품의 주인공 가구라의 심리적 변화가 작가가 하고 싶은 말을 대변하는 것이라 생각된다. 로봇이 만든 그릇에 밀려 상심한체 자살한 도예가 아버지를 보고 충격을 받아 DNA기술에 자신의 인생을 올인하는 가구라..하지만 살인자로 몰리고 시스템의 오류를 파헤치면서 인간의 부조리함과 이기심을 목도하고 자연인으로 돌아가는 일련의 과정은 과학기술의 발전과 인간의 성숙함은 정비례하지 않는다는걸 은연중 경고하는 것이다.



흥미로운 SF적 소재에 미스터리와 스릴러적 요소를 더해주는건 가구라가 앓고 있는 다중인격이라는 정신병이다. 솔직히 스릴러에 다중인격 하나 얹어주면 그것만으로도 재미는 보장아닌가...-_- 어릴적 아버지의 자살이 준 충격으로 자신과 다른 인격으로 분리된 가구라의 불안정한 심리와 분리된 인격이 주도권을 잡았을때의 기억은 나지 않는다는 설정...익숙하지만 이것만큼 다음 상황을 궁금하게 만드는 설정도 없으리라...다중인격 가구라와 함께 신설된 시스템에 부정적이고 비판적인 시선을 갖고 발로 뛰는 수사가 최고라고 생각하는 약간은 아날로그적인 형사 아사마가 교차되며 펼치는 이야기는 각자의 개성과 흡입력있는 진행에 힘입어 페이지터너로서의 실력을 유감없이 발휘한다. 다만 페이지가 넘어갈수록 용의자가 급격히 좁혀지면서 범인이 빨리 노출된 점은 아쉬움으로 남는다. 미스터리적 반전의 묘미 보다는 메시지에 좀 더 무게를 두는것 같다.


경솔한 과학만능주의와 함께 [1984] 빅브라더의 출현을 경고하는...이기적이고 편협한 인간의 본성을 꿰뚫는 작품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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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와 그녀의 왼손 - JM북스
츠지도 유메 지음, 손지상 옮김 / 제우미디어 / 2018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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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와그녀의왼손 (2018년 초판)

저자 - 츠치도 유메

역자 - 손지상

출판사 - 제우미디어

정가 - 12800원

페이지 - 319p



피아노 연주처럼 아름다운 러브 미스터리



제13회 '이 미스터리가 대단하다! 대상' 우수상 수상작가의 아름답고 달달한 러브 미스터리가 출간되었다. 청춘 남녀의 우연한 만남...각자의 가슴에 담긴 말못할 고민과 비밀...모든 고난은 진실한 사랑으로 치유된다?...반전의 결말과 함께 아름다운 피아노 선율과 같은 은은한 감동을 주는 작품이다. 라이트노벨(인지 아닌지는 모르겠지만)처럼 누구나 부담없이 가볍게 읽기 좋은 따뜻한 작품이었다.



의과대학 5학년에 재학중인 슈는 어릴적 당한 사고의 트라우마로 의사의 꿈을 포기하고 방황한다. 그날도 수업을 빠지고 의학부 건물 옥상에 누워있던 슈는 우연히 옥상으로 올라온 여성과 마주치게 된다. 교육학과로 가려다 옥상에 올라왔다는 그녀는 슈에게 길안내를 부탁하고, 그녀의 강한 부탁에 함께 동행한다. 21살 사야카라고 자신을 소개한 여성은 알바를 하면서 입시시험을 치고 선생님이 되는게 목표라고 말하고, 느닷없이 슈에게 입시공부를 가르쳐달라고 부탁한다. 사야카의 저돌적 요구에 무언가에 홀리듯 과외를 수락하고, 그길로 학교 도서관에서 사야카의 수학공부를 도와주게 된다. 도서관에서 사야카를 자세히 보면서 그녀가 태어날때부터 오른쪽 팔을 아예 쓰지 못하는 소아마비 환자였다는 것을 알게되고, 장애를 전혀 의식하지 않는 강인한 모습에 서서히 끌리게 되고, 결정적으로 비어있는 음악교실에서 왼손만으로 열정적으로 피아노를 연주하는 사야카의 모습에 홀딱 반해버린다. 그렇게 사야카와 슈의 만남의 횟수는 늘어가는데.....



피에 대한 트라우마로 의사가 될 수 없는 슈와 한손으로 피아노 연주를 꿈꾸는 사야카...이 완벽하지 않은 남녀가 만나 서로의 빈곳을 보완하고 채워주는 이야기가 잔잔하게 그려진다. 그중 슈와 사야카를 가깝게 만드는 매개체로 피아노가 사용되는데, 언제나 웃는 얼굴로 왼손으로 열정을 다해 피아노를 연주하는 사야카의 모습에 어느 누가 반하지 않으랴...다양한 클래식 연주곡과 그녀의 피아노 연주에 많은 부분이 할애되어 이 작품이 피아노 관련 소설이 아닌가 싶을 정도인데, 연주 장면을 보면서 '온다 리쿠'의 [꿀벌과 천둥]이 떠올랐다. 하지만 [꿀벌과 천둥]이 피아노 천재들의 정열적인 프로세계를 그리는 반면 이 작품은 장애를 딛고 끈기와 노력으로 성장하려 하는 사야카의 모습을 그리기에 좀 더 애착이 간것 같다.



어쨌던...달달하던 둘사이에 이유모를 균열이 발생되고...전전긍긍하던 슈는 마침내 그녀의 비밀을 알아차린다. 전혀 연관이 없을것 같던 둘 사이의 숨겨진 교집합은 무엇일까...남녀의 미스터리가 풀리면서 쌓였던 갈등은 말끔히 해소되고, 진실한 사랑은 더욱 굳건해 진다. 솔직히 비밀은 약간 예상하긴 했지만...미스터리가 전부는 아닌 작품이니까...



나와 그녀의 왼손이 마주쳤을때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선율의 피아노 연주가 시작된다.

잠자던 연애감성을 깨우는 달콤한 연애 미스터리...

다친 상처를 감싸 안고 희망을 노래하는 치유계 미스터리 [나와 그녀의 왼손]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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