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이 부서진 밤
정명섭 지음 / 시공사 / 2018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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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이부서진밤 (2018년 초판)

저자 - 정명섭

출판사 - 시공사

정가 - 13400원

페이지 - 303p



시대극과 좀비의 절묘한 조화



흥행여부는 모르겠지만 조선시대와 좀비를 융합한 퓨전 시대극 [창궐]이 상영중이고, 고구려 양만춘 장군과 당의 치열한 전투를 담은 영화 [안시성]이 성황리에 극장상영을 내린 이시기에...장르문학계에도 영화판의 새로운 시도에 발맞춰 참신한 발상의 좀비소설이 출간되었다. 전국의 사적을 직접 찾아가 방문하는 문화 유적 답사가이자 [붕괴]좀비 앤솔러지 [그것들]에 참여하며 자신만의 작품활동을 펼치는 전업 소설가로 활동중인 작가가 자신의 전문 분야인 역사와 좀비라는 이질적 소재를 혼용하여 새로운 괴이 시대극을 탄생시켰다. 국사시간에나 봤던 삼국시대 고구려의 역사와 웨스턴 몬스터의 대명사 좀비...이 어울리지 않을 것 같은 두 이야기를 합치니 진부함은 가고 신선함으로 다가온다.



때는 고구려 말기...거듭된 당나라의 침략에 결국 고구려는 패망하고...고구려의 수장이던 세활은 무너진 고구려를 다시 일으키기 위해 안시성 함락 후 흔적이 묘연한 양만춘 장군을 찾아 나선다. 우연히 요동성에서 점쟁이 노파에게 양만춘 장군이 망월향에 있다는 점궤를 접하고, 소수의 정예원들을 데리고 망월향으로 향한다. 갖은 우여곡절 끝에 망월향에 이르지만 근처를 지나던 말갈족에게 발각되어 안개가 자욱한 계곡으로 도주한다. 뒤에는 말갈족이, 앞에는 깊은 안개속 인간이 아닌 무언가와 마주한 세활과 부하들...진퇴양난의 상황에서 양만춘 장군은 어디에 있는지...안개속에 숨어 잔혹하게 인간을 공격하는 정체불명의 그것은 무엇인지...정체불명의 기이하고 괴이한 사건들이 숨가쁘게 이어진다....



작품은 세활이 망월향 계곡에 들어가 갖히면서 안개속 좀비들과 겪는 기괴한 일들과 어린 세활이 연씨가문에 가노로 들어가 칼을 잡고 나서부터 차츰차츰 고구려의 장수로 여러 전장을 거치게 되는 두가지 이야기가 교차되며 전개되는 구성이다. 앞선 이야기는 우리가 익히 알고 있던 좀비들과는 다른 설정의 좀비가 등장하여 유혈과 오장육부를 날리는 좀비 호러물로, 뒷 이야기는 역사속 실제 전쟁속 (다른 의미로) 유혈과 오장육부가 난무하는 전투장면을 그리며 서로 다른 개성의 재미를 선사한다. 



고구려의 실존했던 장수 세활을 주인공으로 그가 겪어온 수라장들이 소설로 옮겨져 당과 고구려의 처절했던 전장의 모습이 그대로 머리속에 그려지는데, 수적 열세에도 패기 하나로 무장했던 고구려인들의 기개와 기상이 그대로 전달되어 가슴의 두근거림이 멈추지 않았다. 얼마만큼이 리얼인지는 모르겠지만 실존했던 인물이 등장하여 치르는 역사적 사실에 기반한 전투들은 생생한 현장감을 불러일으켰을 뿐만아니라 얼마전 봤던 영화 [안시성]의 장면들이 소설의 장면으로 자동변형되어 파노라마 처럼 플레이 되는 신박한 경험도 할 수 있었다. ([안시성]을 보고 이 작품을 읽으면 재미가 두배라는 말이다.-_-) 결과적으로 역사전쟁소설에 좀비를 끼얹졌달까...전쟁이 7이라면 좀비는 3 정도의 비율로 역사소설 쪽에 약간 더 무게가 실린 구성이다. 



어쨌던 수십년간 이어져온 전쟁으로 폐허가 되버린 나라와 그로인해 고통받는 백성들의 참상과 죽어서도 눈을 감지 못하고 좀비가 되어 전쟁을 이어가는 저항정신은 전쟁으로 시작해 전쟁으로 끝난 고구려라는 나라에 대해, 중국의 침략에 정면으로 맞서 한반도를 지켜낸 그들의 투혼에 대해 숙연한 마음이 들게 만든다. 양만춘의 별로 개연성 없는 뜬금없는 

정체나 갑자기 사라져버린 망월향의 노인과 아이들, 제목에 비해 그닥 영향을 못준 달이 부서진 밤 등 줄기차게 달리다 힘이 빠져버린듯한 후반부는 아쉬웠지만 퓨전 시대극으로서 역사소설로나 좀비소설로서 모두 만족스러운 재미를 주는 작품이었다. 분명 기존의 익숙한 도시형 좀비물과는 다른 색다른 배경이 주는 신선함을 갖고 있는 역사호러소설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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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떡하죠, 마흔입니다 - 흔들리지 않는 삶을 위한 마음철학 수업
키어런 세티야 지음, 김광수 옮김 / 와이즈베리 / 2018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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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어떡하죠마흔입니다 (2018년 초판)

저자 - 키어런 세티야

역자 - 김광수

출판사 - 와이즈베리

정가 - 14800원

페이지 - 247p



어떡하죠...좀 있음 마흔입니다...



서른의 막바지에 접어든 지금...중년으로 들어가는 마흔이 되기까지 얼마 남지 않았다. 가장으로서의 부담은 점점 더해오고, 직장에서는 더 많은 능력을 요구해 오고 있는 지금 시기에 40이라는 숫자는 앞으로 남은 살날들을 걱정하게 만드는 숫자임엔 분명한듯 하다. 이 책은 철학자인 저자가 마흔을 앞둔, 혹은 이미 중년을 맨몸으로 싸우며 겪어내고 있는 사람들을 위해 써낸 자기개발서이고 싶은 철학서이다. 저자는 중년들에게 하고 싶은 조언들을 이름만 들어도 알법한 위대한 철학자, 유명 작가들의 저서와 일화들을 바탕으로 알기쉽게 풀어내어 사유의 폭을 넓혀준다. 



중년의 위기는 시간의 불가역적 성질과 같이 남녀를 불문하고 그 누구도 피해갈 수 없다. 결국 사회적, 생물학적 운명의 한 부분인 것이다. 중요한 것은 겪느냐 아니냐가 아니라 언제 겪느냐의 문제인 것이다. 결국 누구나 겪게될 중년 크라이시스를 어떻게 준비하고 대처하는지에 따라 좀 더 윤택한 중년 이후의 삶을 영위하고 기대할 수 있는 것이다. 지금 같은 100세 시대에 40살 이후로도 60년을 더 살아야 하니...위기의 중년이 인생에서 얼마나 중요한 시기를 차지 하는지는 말하지 않아도 알 수 있으리라. 저자는 생애주기의 U자형 곡선을 예로 들며 중년의 위기에 심각성을 부여한다. 경제학자가 제시한 이 곡선에서 인생의 만족도가 최하위로 떨어지는 U자의 바닥을 치는 나이가 평균 46살이라는 결과를 발표한 것이다. 영국 노동인구 조사에서 45살에 우울증과 불안증세의 발병률이 정점을 이루는 것을 보면 이 U자형 생애주기는 어느정도 근거가 있는 자료라고 볼 수 있을것 같다.



그렇다면 중년의 위기를 극복하려면 무엇을 해야 하는가? 저자가 제시하는 이 위기 극복에 대해 기억나는 몇가지를 적어본다.


첫번째, 당신 자신보다는 다른 무언가에 마음을 써야 한다. 

힘든 상황일수록 자신의 행복을 목표로 설정하게 마련이지만, 역설적이게도 그 반대로 행동해야 하는 것이다. 이기주의의 역설...행복을 추구하는 이기주의야말로 목표 달성을 방해하고 논리적으로 불가능하게 만든다. 머...짐을 내려놓고 다른 곳으로 관심을 돌린다고 할까...예를들면 내경우는 책에 관심을 두는 것일 것이고, 야구, 혹은 게임이 될 수도 있을 것이다.(내가 맞게 해석한거냐?...-_-;;;)


 

두번째, 상실감은 현실이다.

후회한 것을 후회하고, 이루지 못한 욕망이 없기를 바랄지언정 결국 나는 완벽하게 충족될 수 있는 욕망을 선택할 수는 없다. 상실감은 사라지기를 바랄게 아니라 인정해야 하는 대상이다. 상실감은 삶의 잉여에 대해 마땅히 지불해야 할 대가로서 받아들여야 한다고 말한다. 살아 보지 못한 삶을 막연히 상상하기 보다는 구체적인 부분들에 집중해야 한다. 그렇게 할 때 비로소 과거에 하지 않았던 일들에 미련을 두지 않는 자신을 발견할 수 있다. 지나간 것을 아쉬워 말고 현재를 인정하고 최선을 다하는 것이 중년 위기를 극복하는 방법인 것이다.



세번째, 죽음의 공포에 집착하지 않기.

누구나 죽음은 피할 수 없는 것이고, 중년에 접어들면서 주변 사람들의 죽음을 직접적으로 접하게 된다. 그렇게 직면하게 되는 죽음의 공포는 나와 주변을 위축시키는 불안요소로 작용하게 된다. '나는 죽고 싶지 않다'는 불멸에 집착하느니 차라리 '지금 이 순간을 살기'라는 마음으로 매순간에 최선을 다하는 삶을 사는것이 생산적이지 않을까.



외에도 중년의 위기 극복을 위한 진지한 고찰과 삶의 풍부한 조언으로 가득차 있다. 우울하다면 한없이 우울해지는 중년의 위기를 이 책으로 새로운 삶의 기회이자 도약의 발판으로 인식의 전환을 시도해 보는것도 좀더 풍성하고 건강한 삶을 영위하기 위한 한가지 방법이라 아닐까 생각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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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러드맨 모중석 스릴러 클럽 45
로버트 포비 지음, 문희경 옮김 / 비채 / 2018년 10월
평점 :
절판


블러드맨 (2018년 초판)

저자 - 로버트 포비

역자 - 문희경

출판사 - 비채

정가 - 13800원

페이지 - 499p


 

비릿한 피내음이 진동하는 악마같은 작품



뉴욕 최동단의 작은 바닷가 마을 몬탁...

두 구의 모자 시체가 발견된다.

방안을 붉게 물들인 혈흔 자국과 흥건한 피웅덩이...

두 구 모두 단 한조각도 남김 없이 피부가죽이 벗겨진 처참한 상태...

검시를 통해 두 구 모두 산채로 피부가 벗겨졌음이 확인되고,

아이의 엄마는 아들의 가죽이 벗겨지는 것을 목격한 뒤 살해된 것이 밝혀진다.


끔찍하고 잔혹한 살인마...블러드맨의 정체는....



이정면 가히 역대급 데뷔작이라 할 수 있을 정도로 강렬한 작품이 출간되었다. 이름부터 벌써 유혈이 낭자한 엽기적 살인이 떠오르는 [블러드맨]...미치광이 살인마 대 FBI 수사관의 쫓고 쫓기는 추적 스릴러가 펼쳐지리라 생각하며 정신없이 페이지를 넘기다 보면....그 모두가 감춰진 진실을 향한 치밀한 복선이었음을 깨닫게 되고...작가가 정교하게 쳐놓은 거미줄에 걸린 먹잇감처럼 한꺼번에 쏟아지는 충격적 진실에 정신없이 허우적 대다가 다시 첫 페이지로 향하게 된다.... 



우연히 치매에 걸린 아버지의 분신시도 때문에 몬탁에 내려와 있던 FBI수사관 제이크는 모녀의 끔찍한 사건 소식을 듣고 사건현장으로 달려간다. 그리고 시체와 맞닥뜨리는 순간...삼십년간 잊고 있던 끔찍한 기억이 되살아나고 정신이 아득해진다. 삼십년전....제이크의 어머니가 살가죽이 벗겨진채 살해당한 사건과 동일한 수법인 것이다. 삼십년만에 다시 나타난 끔찍한 연쇄 살인마는 서서히 제이크의 주변 인물들을 동일수법으로 살해하고...마침내 제이크가 가장 사랑하는 아내 케이와 3살난 아들에게까지 마수를 뻗친다....때마침 미국 역사상 최악의 허리케인이 상륙하여 마을은 고립되고, 제이크와 마을 보안관 하우저는 고립된 마을에서 폭풍우를 헤치며 실종된 가족을 구하기 위해 블러드맨을 찾아 헤매는데....



초/중반부만 해도 범죄 현장을 한번 본것만으로 살인마의 행동을 정확히 예측하는 온몸에 단테의 [신곡] 5천자를 문신으로 새긴 근육남 제이크의 능력이 부각되며 능력자 수사관 제이크와 블러드맨의 대결구도로 흘러가게 된다. 하여 [모든 것을 기억하는 남자]의 '에이머스 데커'류의 두뇌싸움 스릴러로 생각했는데...어째 점점 시간이 지날수록 야시꾸리하고 기묘하게 흘러가더니...마지막에 '똬악!!!!!!!!' 망치로 내려치는 듯한 반전을 선사하면서 싸이코 심리 스릴러물로 탈바꿈 해버리는 것이다...-_-;;; 결말을 봐야지만 비로소 보이는 흘러 넘치는 떡밥들과 복선들...데뷔작에 이토록 정교한 서술트릭을 구사할줄 누가 알았겠는가....놀랍도록 영리하고 치밀하며 지독하게 악랄한 작품이다.



30년만에 다시 발생한 끔찍한 살인사건

미국 역사상 최대규모의 허리케인 상륙

알츠하이머에 걸린 아버지의 이상행동

사랑하는 아내와 아들의 갑작스런 실종

허리케인 처럼 모든것을 혼돈으로 몰아 넣는 반전의 진실

역대급 데뷔작이자 누구도 예상치 못한 충격적 서술트릭


 

밖에서는 허리케인이 마을을 초토화 시키고, 안에서는 블러드맨이 모든 것을 갈기갈기 찢어 놓는다. 그야말로 혼돈의 아비규환 지옥도 그 자체. 안팎으로 휘몰아치는 혼란의 소용돌이 속에서 제이크는 어머니를 살인자에게 잃고, 아버지는 블러드맨의 공포에 미쳐버리고, 사랑하는 아내와 아들은 실종되버리는 인생 최악의 고난을 겪게 된다. 너무나 행복으로 충만해 보이던 가정이 살인마의 손에 의해 처참히 깨져버리고 두 아이의 아빠로서 어쩔 수 없이 감정이입하게 되어 사랑하는 이를 잃은 제이크의 상실감과 절망감이 지독하게 내 맘에 와닿는다. 그렇게 상실감은 절망감으로...뒤이어 터질듯한 분노로....그리고 감정이입 한 만큼 경악스러운 충격과 공포로 맺음지으면서 배신과 불쾌한 희열의 롤러코스터를 타게 만든다. 분명 작가의 농간에 아주 제대로 속아넘어 갔는데...스멀스멀 온몸을 기어오르는 카타르시스는 무엇인가...(이정도면 변태 아닌가?..-_-;;;)



인간의 힘으로는 어쩔 수 없는 대자연의 분노에 맞서는 한 인간의 내면의 투쟁이 처절하게 그려지면서 모든것을 삼켜버리는 허리케인과 미친듯이 휘몰아치는 제이크의 심리를 대칭시켜 놓는것은 인간의 의지로는 어찌 할 수 없는 불가항력적인 일들도 있다는 것을 의미하는 것일까...블러드맨이 사람의 살가죽을 모두 벗겨버리는 것은 인간의 거죽 이면에 도사리고 있는 추악한 영혼을 마주하라는 속뜻이 아닐까... 결말이 지나고나서야 칠흙같은 어둠에 가려져 있던 모호한 부분들이 비로서 명확하게 보이게 된다. 뭐든 더 말하고 싶지만...스포가 될까봐 이만 줄일란다. -_-;;;  



덧 - 같은 출판사에서 이 작품 바로전에 출간된 '히가시노 게이고'의 [미등록자]와 묘하게 매칭되는 점이 있으니...함께 보면 좋을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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퍼스트맨 - 인류 최초가 된 사람 : 닐 암스트롱의 위대한 여정
제임스 R. 핸슨 지음, 이선주 옮김 / 덴스토리(Denstory) / 2018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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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류 최초가 된 사람 : 닐 암스트롱의 위대한 여정 퍼스트맨  (2018년 초판)

저자 - 제임스 R. 핸슨

역자 - 이선주

출판사 - Denstory

정가 - 18000원

페이지 - 603p



이것은 인간에게는 작은 발걸음이지만, 인류에게는 위대한 도약이다



영화 [퍼스트맨]의 원작이자 '닐 암스트롱'이 인정한 유일한 공식 전기가 영화 개봉에 발맞춰 출간되었다. 영화는 봐야지 봐야지 마음만 먹다가 쏟아지는 악평과 이를 의식한듯 극장에서 빠르게 내려버리는 바람에 관람하지 못하고 원작으로 먼저 접하게 되었다. 영화를 보진 못했지만  원작을 읽고 보니 '무겁다', '지루하다'는 관람평이 웬지 이해가 가는건 왜일까..-_-;;; 인류 최초로 아폴로 11호를 타고 달표면에 발자국을 남긴 첫번째 퍼스트맨 '닐 암스트롱'의 일대기가 육백여 페이지에 꽉꽉 들어차 있다. 그동안 어렴풋이 알고만 있던 영웅의 인간적인 면모와 출생(심지어 암스트롱 시조부터 거슬러 올라간다)부터 죽음까지 '암스트롱'의 전 생애를 살펴볼 수 있는 작품이었다. 어릴적 축약된 위인전기 이후로 성인이 된 후 유명인사의 일대기를 다룬 전기는 처음 읽는데, 원래 전기가 그런건지, 아니면 이 작품만 유달른지는 모르겠지만 어떠한 MSG(과장과 각색)도 배제한체 오로지 객관적 사실에 입각한 사건들의 나열은 목숨을 걸고 달에 발을 디디는 감동의 크라이막스 마저도 건조함 그 자체로 만들어 버린다. 역사적 인물의 전기에 재미를 논하는건 불경한듯 싶기도 하지만...-_-;;; 머...그렇기에 평소 어떤 일에도 흥분하지 않고 냉정함을 유지하던 '암스트롱'이 공식적으로 인정한 전기인지도 모르겠다...다만 책속 가득한 인터뷰와 딱딱한 사실의 나열만으로 소설의 감정적 반향을 불러일으키기엔 상당한 어려움이 있었다는거...



6세 부터 이미 아버지와 경비행기를 타고, 7~8세에 모형비행기를 만들었으며, 10세 이후부턴 동력비행기 조종비용을 내기위해 아르바이트 용돈을 모아온 '닐 암스트롱'은 이미 조종에 관해선 될성부른 나무였다. 이후 자신의 힘으로 대학을 가기위해 해병대 교육장학생을 신청하고 그곳에서 전투비행기를 조종하며 훈련을 받아 한국전쟁에 참전하기도 한다. 북한 영공을 가르며 북한군, 소련군과 목숨을 오가는 전투를 벌이며 무사히 생존한 '닐'은 재대후 NACA(NASA의 전신)에 입사하여 초음속 비행기의 테스트 파일럿으로 일한다. 갑갑하고 불편한 여압복을 입고 마하의 속도로 비행하여 성층권 가까이 올라가 테스트 비행기의 한계 성능을 시험하고 엄청난 중력가속도를 이겨내면서 지상으로 내려오는 아찔하고 위험한 비행을 수백차례 거쳐내면서 특유의 안정적이고 수준높은 조종실력을 인정받게 된다. 이후 뇌종양으로 2살난 딸아이를 잃은 '닐'은 1962년 아폴로 프로젝트의 우주비행사 선발모집에 조종사로 신청하고 무난히 선발되어 우주비행사로서 경력을 이어 나간다. 이후 수차례의 시험비행과 시뮬레이션을 거듭하고 마침내 1967년 7월 20일...황량한 달표면에 거룩한 발자국을 남기는데....



정말로 한시도 쉴틈없이 생사의 기로를 넘나드는 위험한 비행에 몸을 내맞기고도 부상하나 없이 귀환하는 천운의 사나이이자 어떠한 위기 상황에서도 냉정함을 유지하는 마인드컨트롤의 달인...내가 느낀 '암스트롱'이다. 극한의 위기를 극복하면서 얻는 생존의 희열을 느끼는 타입도 아니고, 오로지 하늘을 가르는 비행이 좋아서, 인류 발전에 이바지하는 마음으로 자신의 임무를 수행하는 성실함이라니...-_- 항상 죽음을 곁에두고도 냉정함을 유지했기에 역사에 남을 인류 최초의 미션에 캡틴으로 선발된것이 아닌가 싶다. 그렇게 엄청난 비행실력과는 정반대로 극악의 운전실력으로 여기저기 처박았다는 주변인들의 증언은 그나마 '암스트롱'을 인간적으로 보이게 만드는 에피소드 였다. 



달 궤도에서 아폴로 11호에서 분리된 달탐사선 이글이 달에 착륙한 후 누가 처음 달을 밝을것인지에 대해 '닐 암스트롱'과 함께 탑승한 '버즈 올드린'이 갈등을 겪었다는건 이 작품을 통해 처음 알게된 흥미로운 사실이다. 역사에 기록되기 위해 NASA 직원들에게 로비를 하고 결정권자와 면담하는 '올드린'의 (심정은 충분히 이해는 가지만) 편협한 행동과 달표면 EVA 활동당시 '올드린'은 '닐'의 정면 사진을 한장도 찍어주지 않는 쪼잔함, 귀환 후 모든 스포트라이트가 '닐'에게 집중되자 우울증 증세까지 보이는등등...'올드린'의 공적을 깎아내리는건 아니지만 뭔가 캡틴의 자질은 따로 있다는걸 느낄 수 있었다. 죽음을 극복하는 용기와 캡틴으로서의 책임감, 귀환 후 죽기전까지 그가 보여준 모범적 생활은 지금까지도 그가 인류의 영웅으로 인정받는 이유라 생각된다.



어쨌던, 감정이 배제된 다큐를 방불케 하는 사실적 묘사와 벽돌두께의 압박은 읽는이에겐 고역일지 모르겠으나 달탐사 덕후에겐 최상의 자료가 될듯 싶다. 로켓 입문서 [프로젝트 로켓]과 아폴로 프로젝트의 전신 머큐리 프로젝트를 그리던 '제프리 클루거'의 [인류의 가장 위대한 모험 아폴로 8]와 함께 읽는다면 그걸로 미국의 우주탐사는 끝! 이라고 봐도 무방할것 같다. 확실히 이 작품을 보면서 먼저 봤던 [프로젝트 로켓]과 [아폴로 8] 덕분에 개념잡는게 수월했던것 같다. 내년이면 '암스트롱'이 달착륙을 한지 50주년이 된다. 이제 인류를 달을 넘어 화성을 목표로 천문학적인 돈을 쏟아 부으며 수많은 시행착오를 겪고 있는 중이다. 인류의 한계를 극복하고 새로운 미지의 세계로 향할 수 있을지, 새로운 '닐 암스트롱'이 화성 땅을 밟는 날이 오게 될지는 미지수지만, 이 영웅의 전기를 읽은 '암스트롱' 키드들이 인류의 새로운 도약을 실현하는 날이 오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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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젝트 로켓 Gravity Knowledge, GK 시리즈 1
엘랑 심창섭 지음 / 그래비티북스 / 2018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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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젝트로켓 : 쥘 베른에서 일론 머스크까지(2018년 초판)_Gravity Knowledge 시리즈 1
저자 - 엘랑 심창섭
출판사 - 그래비티북스
정가 - 16000원
페이지 - 323p


로켓. 우주를 향한 장대한 도전의 시작


우리는 흔히 순수한 덕심에서 한 분야에 전문가로 불리는 사람들을 TV에서 종종 접해왔다. 아예 덕후들을 섭외하여 출연하고 이야기를 들었던 [능력자들]이란 프로그램도 방영될 정도로 덕후의 세계는 다양하고 덕력 또한 끝이 없는것 같다. 여기 '칼 세이건'의 다큐멘터리 [코스모스]로 미지의 우주와 로켓의 세계에 호기심을 느끼고 오로지 십년간 자력으로 관련학문을 독학한 '진짜' 로켓덕후가 있다. 그의 십년간의 로켓에 대한 집념과 의지와 열정이 실체화된 덕질의 산물인 책이 출간되었다. 우주 비행을 꿈꾸던 '쥘 베른'의 SF소설 [지구에서 달 까지] 부터 테슬라 모터스의 CEO '일론 머스크'가 이끄는 스페이스 X 프로젝트를 통한 화성탐사 계획까지...하나 부터 열까지 로켓에 관한 모든것이 담겨 있는 책...[프로젝트 로켓]이다. 


로켓에 대한 전문가가 존재하고 로켓과 관련된 저서들도 국내 출간되었지만 기존 저서들이 자신이 연구하고 관련된 분야의 내용에 국한되는 경향이었다면 이 작품은 로켓에 대한 모든 이야기가 총망라되어있고 전분야에 걸쳐 깊이있는 내용을 담고 있기에 우주로켓 입문서로서의 가치를 지닌다. 중력을 벗어나 미지의 우주로 향하기 위한 인간의 끊임없는 노력의 결과물이자 우주여행 SF소설의 기초 베이스인 로켓에 대해 SF덕후로서 관심은 있었지만 검색을 해도 단편적인 내용들뿐이라 정보를 얻기 쉽지 않았는데, 그 어려움이 이 책으로 한번에 일소되었으니 참 고마운 책이 아닌가...


19세기 '쥘 베른'의 SF [지구에서 달까지]와 [달나라 탐험]으로 대중들은 지구밖의 우주에 대해 동경의 마음을 품게되고, 이 SF를 보고 자란 '쥘 베른' 키드들은 공학자로 성장해 실제 우주개척을 위한 우주공학 이론을 체계화 한다. 이후 제 2차세계대전 전쟁의 승리를 위해 독일의 수장 '히틀러'의 명령으로 '폰 브라운'의 주도하에 탄도미사일 V-2가 개발되고, 그렇게 최초의 우주로켓은 인류를 사살하는 공격무기로 사용된다. 종전 후 독일의 로켓전문가 '폰 브라운'은 미국으로 건너가 소련과의 우주개척 경쟁의 승리를 위해 로켓개발에 전면으로 착수하고 소련에게 첫 위성발사 성공, 첫 유인 우주비행 성공을 내준 미국은 약이 바짝 올라 1961년 10년내에 유인 달탐사 이른바 아폴로 프로젝트를 성공하겠다고 전세계에 선전포고 한다. '존 F 케네디'의 폭탄발언 이후 천문학적인 금액이 달탐사에 흘러들었고, 나사의 머큐리, 아폴로 프로젝트로 마침내 인류는 달 표면에 발자국을 남기게 된다. 하지만 이후로 냉전이 종료되면서 전폭적인 로켓 개발에 대한 예산은 삭감되고 그렇게 아폴로18호를 쏘지 못한체 프로젝트는 종료된다. 미친 짓으로 보이던 경쟁의 결과로 얻은 것은 몇 장의 기념사진과 우주선 잔해, 돌덩이 몇백Kg....과연 인류 역사상 최대의 뻘짓이었을까?

이후로도 로켓에서 우주왕복선으로의 변화, 시대에 따른 로켓몸체 페이로드의 발전사, 인공위성 발사, 로켓 엔진의 발전사, 각국의 연합을 통한 우주정거장 구축, 현재 활발히 진행중인 '일론 머스크'의 스페이스X 프로젝트와 아마존 CEO '제프 베조스'가 진행하는 블루 오리진 프로젝트가 궁극적 목표로 하는 화성탐사 진행현황 등등등...헉헉헉...책의 내용을 대략적으로만 적었는대도 끝이 없다...다양한 로켓이야기와 더불어 문외한도 알기쉽게 페이지마다 올컬러 사진자료가 담겨있고, 쉽게 풀어낸 우주공학과 로켓의 제원까지 기재될 정도로 체계적이고 세부적이다.  


중력을 극복하고 우주를 향한 인류의 열망이 민간인을 무차별 죽이는 공격용 미사일로, 전쟁의 전운이 흐르던 미소냉전 시대의 극한의 경쟁을 통해 이루어 졌다는 사실은 참 아이러니 하게 느껴진다. 전쟁을 통해 기술과 경제가 급격히 발전한다는 것은 익히 알고 있었는데, 로켓은 그중 가장 전쟁의 은혜를 입은 산업중 하나인 것이다. 하지만 인류는 이제 화성탐사라는 새로운 목표를 향해 한발 한발 나아가고 있다. 물론 불모의 땅 화성탐사의 효과에 대해 반신반의하는 반대의견도 있고, 화성 테라포밍의 극복해야할 어려움도 만만치 않지만...인류는 이미 온갖 역경을 극복하고 달탐사를 성공적으로 이뤄내지 않았는가...SF소설로 시작된 달탐사를 성공했듯이 언젠간 SF소설의 주무대 화성의 실제 이야기를 전해듣는 날이 오기를 기대한다.


이 책을 통해 평소에는 몰랐던 로켓에 대한 숨은 이야기들을 접할 수 있었는데,

1. 최초의 인공위성 스프트니크 1호는 누구나 위성안테나로 '삐-삐-삐'신호를 감지했다는것. (이름만 줄기차게 들었지 이게 뭐하는건지는 몰랐었다.)

2. 스푸트니크 2호를 타고 우주로 쏘아진 최초의 우주 댕댕이 라이카는 사실 발사 5시간만에 극심한 고열로 죽었다는 사실. (불쌍한 댕딩이...소련은 이 사실을 극비에 부쳤었다고 한다.) 

3. 초기 소련의 우주로켓은 귀환 시 7km 고도에서 낙하산을 피고 탈출해서 착륙했다는것. (엄청난 중력 가속도를 견뎌내야 했다고 한다..정말 목숨걸고 탈출..ㄷㄷㄷ)

4. 이후 귀환 모듈에 추진력을 달아 낙하산 탈출을 하지 않고도 착륙할 수 있도록 만들었는데, 착지 1초전에 0.7m 높이에서 하단 고체연료 로켓을 폭발하듯 분사하여 착륙하는 소프트랜딩 방법을 사용한다는것...(1초전?!!! 0.7m 높이?!!! 악!!!)

5. 아폴로 몇 호인지 기억은 안나지만 탑승하려던 크루중 한명이 결핵 판정을 받아 (그나마도 의사의 오진이었다) 함께 훈련하던 다른 크루가 탑승했는데, 그 로켓이 공중폭발하여 전부 사망....(거의 [X파일]급 소재...)

외에도 많은데 기억이 안나네...-_-;;;;


시작은 [코스모스]였으나 끝은 [프로젝트 로켓]이리라! 어찌 이 책을 개인이 단지 호기심으로 조사해 써낸 책이라 믿을 수 있겠는가...엘랑님의 진심어린 열정에 박수를 보낸다. 


덧 - SF콘에서 직접 만나뵙고 작품에 대해, SF에 대해 이야기 나눌 수 있어 값진 시간이었다. 출간예정인 차기작 우주여행 에세이도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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