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러드맨 모중석 스릴러 클럽 45
로버트 포비 지음, 문희경 옮김 / 비채 / 2018년 10월
평점 :
절판


블러드맨 (2018년 초판)

저자 - 로버트 포비

역자 - 문희경

출판사 - 비채

정가 - 13800원

페이지 - 499p


 

비릿한 피내음이 진동하는 악마같은 작품



뉴욕 최동단의 작은 바닷가 마을 몬탁...

두 구의 모자 시체가 발견된다.

방안을 붉게 물들인 혈흔 자국과 흥건한 피웅덩이...

두 구 모두 단 한조각도 남김 없이 피부가죽이 벗겨진 처참한 상태...

검시를 통해 두 구 모두 산채로 피부가 벗겨졌음이 확인되고,

아이의 엄마는 아들의 가죽이 벗겨지는 것을 목격한 뒤 살해된 것이 밝혀진다.


끔찍하고 잔혹한 살인마...블러드맨의 정체는....



이정면 가히 역대급 데뷔작이라 할 수 있을 정도로 강렬한 작품이 출간되었다. 이름부터 벌써 유혈이 낭자한 엽기적 살인이 떠오르는 [블러드맨]...미치광이 살인마 대 FBI 수사관의 쫓고 쫓기는 추적 스릴러가 펼쳐지리라 생각하며 정신없이 페이지를 넘기다 보면....그 모두가 감춰진 진실을 향한 치밀한 복선이었음을 깨닫게 되고...작가가 정교하게 쳐놓은 거미줄에 걸린 먹잇감처럼 한꺼번에 쏟아지는 충격적 진실에 정신없이 허우적 대다가 다시 첫 페이지로 향하게 된다.... 



우연히 치매에 걸린 아버지의 분신시도 때문에 몬탁에 내려와 있던 FBI수사관 제이크는 모녀의 끔찍한 사건 소식을 듣고 사건현장으로 달려간다. 그리고 시체와 맞닥뜨리는 순간...삼십년간 잊고 있던 끔찍한 기억이 되살아나고 정신이 아득해진다. 삼십년전....제이크의 어머니가 살가죽이 벗겨진채 살해당한 사건과 동일한 수법인 것이다. 삼십년만에 다시 나타난 끔찍한 연쇄 살인마는 서서히 제이크의 주변 인물들을 동일수법으로 살해하고...마침내 제이크가 가장 사랑하는 아내 케이와 3살난 아들에게까지 마수를 뻗친다....때마침 미국 역사상 최악의 허리케인이 상륙하여 마을은 고립되고, 제이크와 마을 보안관 하우저는 고립된 마을에서 폭풍우를 헤치며 실종된 가족을 구하기 위해 블러드맨을 찾아 헤매는데....



초/중반부만 해도 범죄 현장을 한번 본것만으로 살인마의 행동을 정확히 예측하는 온몸에 단테의 [신곡] 5천자를 문신으로 새긴 근육남 제이크의 능력이 부각되며 능력자 수사관 제이크와 블러드맨의 대결구도로 흘러가게 된다. 하여 [모든 것을 기억하는 남자]의 '에이머스 데커'류의 두뇌싸움 스릴러로 생각했는데...어째 점점 시간이 지날수록 야시꾸리하고 기묘하게 흘러가더니...마지막에 '똬악!!!!!!!!' 망치로 내려치는 듯한 반전을 선사하면서 싸이코 심리 스릴러물로 탈바꿈 해버리는 것이다...-_-;;; 결말을 봐야지만 비로소 보이는 흘러 넘치는 떡밥들과 복선들...데뷔작에 이토록 정교한 서술트릭을 구사할줄 누가 알았겠는가....놀랍도록 영리하고 치밀하며 지독하게 악랄한 작품이다.



30년만에 다시 발생한 끔찍한 살인사건

미국 역사상 최대규모의 허리케인 상륙

알츠하이머에 걸린 아버지의 이상행동

사랑하는 아내와 아들의 갑작스런 실종

허리케인 처럼 모든것을 혼돈으로 몰아 넣는 반전의 진실

역대급 데뷔작이자 누구도 예상치 못한 충격적 서술트릭


 

밖에서는 허리케인이 마을을 초토화 시키고, 안에서는 블러드맨이 모든 것을 갈기갈기 찢어 놓는다. 그야말로 혼돈의 아비규환 지옥도 그 자체. 안팎으로 휘몰아치는 혼란의 소용돌이 속에서 제이크는 어머니를 살인자에게 잃고, 아버지는 블러드맨의 공포에 미쳐버리고, 사랑하는 아내와 아들은 실종되버리는 인생 최악의 고난을 겪게 된다. 너무나 행복으로 충만해 보이던 가정이 살인마의 손에 의해 처참히 깨져버리고 두 아이의 아빠로서 어쩔 수 없이 감정이입하게 되어 사랑하는 이를 잃은 제이크의 상실감과 절망감이 지독하게 내 맘에 와닿는다. 그렇게 상실감은 절망감으로...뒤이어 터질듯한 분노로....그리고 감정이입 한 만큼 경악스러운 충격과 공포로 맺음지으면서 배신과 불쾌한 희열의 롤러코스터를 타게 만든다. 분명 작가의 농간에 아주 제대로 속아넘어 갔는데...스멀스멀 온몸을 기어오르는 카타르시스는 무엇인가...(이정도면 변태 아닌가?..-_-;;;)



인간의 힘으로는 어쩔 수 없는 대자연의 분노에 맞서는 한 인간의 내면의 투쟁이 처절하게 그려지면서 모든것을 삼켜버리는 허리케인과 미친듯이 휘몰아치는 제이크의 심리를 대칭시켜 놓는것은 인간의 의지로는 어찌 할 수 없는 불가항력적인 일들도 있다는 것을 의미하는 것일까...블러드맨이 사람의 살가죽을 모두 벗겨버리는 것은 인간의 거죽 이면에 도사리고 있는 추악한 영혼을 마주하라는 속뜻이 아닐까... 결말이 지나고나서야 칠흙같은 어둠에 가려져 있던 모호한 부분들이 비로서 명확하게 보이게 된다. 뭐든 더 말하고 싶지만...스포가 될까봐 이만 줄일란다. -_-;;;  



덧 - 같은 출판사에서 이 작품 바로전에 출간된 '히가시노 게이고'의 [미등록자]와 묘하게 매칭되는 점이 있으니...함께 보면 좋을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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