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퍼스트맨 - 인류 최초가 된 사람 : 닐 암스트롱의 위대한 여정
제임스 R. 핸슨 지음, 이선주 옮김 / 덴스토리(Denstory) / 2018년 10월
평점 :
인류 최초가 된 사람 : 닐 암스트롱의 위대한 여정 퍼스트맨 (2018년 초판)
저자 - 제임스 R. 핸슨
역자 - 이선주
출판사 - Denstory
정가 - 18000원
페이지 - 603p
이것은 인간에게는 작은 발걸음이지만, 인류에게는 위대한 도약이다
영화 [퍼스트맨]의 원작이자 '닐 암스트롱'이 인정한 유일한 공식 전기가 영화 개봉에 발맞춰 출간되었다. 영화는 봐야지 봐야지 마음만 먹다가 쏟아지는 악평과 이를 의식한듯 극장에서 빠르게 내려버리는 바람에 관람하지 못하고 원작으로 먼저 접하게 되었다. 영화를 보진 못했지만 원작을 읽고 보니 '무겁다', '지루하다'는 관람평이 웬지 이해가 가는건 왜일까..-_-;;; 인류 최초로 아폴로 11호를 타고 달표면에 발자국을 남긴 첫번째 퍼스트맨 '닐 암스트롱'의 일대기가 육백여 페이지에 꽉꽉 들어차 있다. 그동안 어렴풋이 알고만 있던 영웅의 인간적인 면모와 출생(심지어 암스트롱 시조부터 거슬러 올라간다)부터 죽음까지 '암스트롱'의 전 생애를 살펴볼 수 있는 작품이었다. 어릴적 축약된 위인전기 이후로 성인이 된 후 유명인사의 일대기를 다룬 전기는 처음 읽는데, 원래 전기가 그런건지, 아니면 이 작품만 유달른지는 모르겠지만 어떠한 MSG(과장과 각색)도 배제한체 오로지 객관적 사실에 입각한 사건들의 나열은 목숨을 걸고 달에 발을 디디는 감동의 크라이막스 마저도 건조함 그 자체로 만들어 버린다. 역사적 인물의 전기에 재미를 논하는건 불경한듯 싶기도 하지만...-_-;;; 머...그렇기에 평소 어떤 일에도 흥분하지 않고 냉정함을 유지하던 '암스트롱'이 공식적으로 인정한 전기인지도 모르겠다...다만 책속 가득한 인터뷰와 딱딱한 사실의 나열만으로 소설의 감정적 반향을 불러일으키기엔 상당한 어려움이 있었다는거...
6세 부터 이미 아버지와 경비행기를 타고, 7~8세에 모형비행기를 만들었으며, 10세 이후부턴 동력비행기 조종비용을 내기위해 아르바이트 용돈을 모아온 '닐 암스트롱'은 이미 조종에 관해선 될성부른 나무였다. 이후 자신의 힘으로 대학을 가기위해 해병대 교육장학생을 신청하고 그곳에서 전투비행기를 조종하며 훈련을 받아 한국전쟁에 참전하기도 한다. 북한 영공을 가르며 북한군, 소련군과 목숨을 오가는 전투를 벌이며 무사히 생존한 '닐'은 재대후 NACA(NASA의 전신)에 입사하여 초음속 비행기의 테스트 파일럿으로 일한다. 갑갑하고 불편한 여압복을 입고 마하의 속도로 비행하여 성층권 가까이 올라가 테스트 비행기의 한계 성능을 시험하고 엄청난 중력가속도를 이겨내면서 지상으로 내려오는 아찔하고 위험한 비행을 수백차례 거쳐내면서 특유의 안정적이고 수준높은 조종실력을 인정받게 된다. 이후 뇌종양으로 2살난 딸아이를 잃은 '닐'은 1962년 아폴로 프로젝트의 우주비행사 선발모집에 조종사로 신청하고 무난히 선발되어 우주비행사로서 경력을 이어 나간다. 이후 수차례의 시험비행과 시뮬레이션을 거듭하고 마침내 1967년 7월 20일...황량한 달표면에 거룩한 발자국을 남기는데....
정말로 한시도 쉴틈없이 생사의 기로를 넘나드는 위험한 비행에 몸을 내맞기고도 부상하나 없이 귀환하는 천운의 사나이이자 어떠한 위기 상황에서도 냉정함을 유지하는 마인드컨트롤의 달인...내가 느낀 '암스트롱'이다. 극한의 위기를 극복하면서 얻는 생존의 희열을 느끼는 타입도 아니고, 오로지 하늘을 가르는 비행이 좋아서, 인류 발전에 이바지하는 마음으로 자신의 임무를 수행하는 성실함이라니...-_- 항상 죽음을 곁에두고도 냉정함을 유지했기에 역사에 남을 인류 최초의 미션에 캡틴으로 선발된것이 아닌가 싶다. 그렇게 엄청난 비행실력과는 정반대로 극악의 운전실력으로 여기저기 처박았다는 주변인들의 증언은 그나마 '암스트롱'을 인간적으로 보이게 만드는 에피소드 였다.
달 궤도에서 아폴로 11호에서 분리된 달탐사선 이글이 달에 착륙한 후 누가 처음 달을 밝을것인지에 대해 '닐 암스트롱'과 함께 탑승한 '버즈 올드린'이 갈등을 겪었다는건 이 작품을 통해 처음 알게된 흥미로운 사실이다. 역사에 기록되기 위해 NASA 직원들에게 로비를 하고 결정권자와 면담하는 '올드린'의 (심정은 충분히 이해는 가지만) 편협한 행동과 달표면 EVA 활동당시 '올드린'은 '닐'의 정면 사진을 한장도 찍어주지 않는 쪼잔함, 귀환 후 모든 스포트라이트가 '닐'에게 집중되자 우울증 증세까지 보이는등등...'올드린'의 공적을 깎아내리는건 아니지만 뭔가 캡틴의 자질은 따로 있다는걸 느낄 수 있었다. 죽음을 극복하는 용기와 캡틴으로서의 책임감, 귀환 후 죽기전까지 그가 보여준 모범적 생활은 지금까지도 그가 인류의 영웅으로 인정받는 이유라 생각된다.
어쨌던, 감정이 배제된 다큐를 방불케 하는 사실적 묘사와 벽돌두께의 압박은 읽는이에겐 고역일지 모르겠으나 달탐사 덕후에겐 최상의 자료가 될듯 싶다. 로켓 입문서 [프로젝트 로켓]과 아폴로 프로젝트의 전신 머큐리 프로젝트를 그리던 '제프리 클루거'의 [인류의 가장 위대한 모험 아폴로 8]와 함께 읽는다면 그걸로 미국의 우주탐사는 끝! 이라고 봐도 무방할것 같다. 확실히 이 작품을 보면서 먼저 봤던 [프로젝트 로켓]과 [아폴로 8] 덕분에 개념잡는게 수월했던것 같다. 내년이면 '암스트롱'이 달착륙을 한지 50주년이 된다. 이제 인류를 달을 넘어 화성을 목표로 천문학적인 돈을 쏟아 부으며 수많은 시행착오를 겪고 있는 중이다. 인류의 한계를 극복하고 새로운 미지의 세계로 향할 수 있을지, 새로운 '닐 암스트롱'이 화성 땅을 밟는 날이 오게 될지는 미지수지만, 이 영웅의 전기를 읽은 '암스트롱' 키드들이 인류의 새로운 도약을 실현하는 날이 오길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