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괴 배틀왕 미스터리 과학 도감 1
무라카미 겐지 지음 / 서울문화사 / 2018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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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괴배틀왕 (2018년 초판)_미스터리 과학 도감 1
저자 - 서울문화사 편집부
감수 - 무라카미 겐지
출판사 - 서울문화사
정가 - 12000원
페이지 - 144p


신개념 요괴 도감


어릴적부터 내성적이었던 본인은 뭔가 음침하고 혼자 책보는걸 좋아했더랬다. 굳이 비교 하자면 '이토준지'속 캐릭터 [소이치]의 얌전한 버전이라고 할까...당연히 [소이치]류 답게 초딩시절 부터 오컬트나 요괴류들의 이야기를 좋아했고, 특히 요괴물에 심취 했었다. 그러다 보니 지금은 유물이 되버린 콩콩코믹스 요괴 대백과 같은 요괴도감류들의 책도 다수 소장하고(아무래도 초딩시절 만화방을 운영하신 부모님의 영향도 적지 않게 받은것 같다.) 펴보곤 했었는데, 아쉽게도 이사다니면서 부모님이 전부 폐기해버려 지금 생각하면 너무나 가슴이 쓰리다...ㅠ_ㅠ (지금은 구할래야 구할 수도 없는 그 보물들을....OTL..) 그나마 성인이 되고 나서 어렵게 어렵게 모으고 있긴 한데, 오랜만에 어린시절을 떠올리게 하는 요괴 도감류가 새롭게 출간되었더라. 이름 하야 [요괴 배틀왕]....기존의 요괴들에 대한 삽화와 설명을 담고 있는 도감에서 한발 더 나아가 이제는 요괴들 끼리 싸움을 붙여 최강 배틀왕을 가리는 액션 카드의 요소가 추가된 새로운 형식의 도감으로 진화한 것이다. 어른들에겐 추억의 향수를 떠올리게 하고, 아이들에겐 흥미로운 요괴들에 대한 이야기와 개별 능력치를 기반으로 싸움 짱을 뽑는 게임적 요소가 흥미를 자극할 것 같다.


사실 80년대 출간되었던 여러 요괴 도감류들은 일본에서 출간된 요괴도감들과 일본 만화가들의 삽화를 그대로 배껴와 해적판으로 출간했었던 야생의 시절이었다. 하여 내 기억속 요괴들은 '이시하라 고진'이나 '미즈키 시게루'등 일본 유명 작가의 손에서 나온 그림으로 각인되있는데, 21세기형 요괴도감인 [요괴 배틀왕]속 요괴들은 기존 구시대적 2D를 벗어나 전부 3D 그래픽으로 그려져 있어 적잖이 놀랐다. (그래도 본인은 2D 그림에 더 애착이 가지만..) 날로 발전하는 디지털 시대에도 구시대적 유산인 요괴 도감이 출간되지만...내용 만큼은 디지털 3D로 구현하겠다는 의지인가?....


어쨌던...한없이 목이 늘어나는 로쿠로쿠 요괴와 함께 [요괴소년 호야]에서 호야를 돕던 낫족제비, [나루토]에 나오던 아마타노 오로치, 일본의 국민 요괴 갓파, 설산의 설녀 등등등...어릴적 추억속에 남아있던, 만화와 소설, 게임으로 보던 요괴들을 다시 만나니 반갑기 그지없다. 거기에 각 요괴들의 흥미진진한 배틀이 이어지니!!! 이 어찌 재미있지 않을소냐...


[배틀 규칙]
1. 요괴들 가운데 배틀에 적합한 능력을 갖춘 요괴를 우선으로 선발한다.
2. 흥미로운 배틀을 우해서 신체 능력, 요력, 체격 등 다양한 대결이 될 수 있는 요괴를 선발한다.
3. 배틀의 규칙을 준수할 수 있는 요괴를 선발한다.


어차피 가상의 대결임에도 쓰잘데기 없이 진지하고 상당히 설득력있으며 구체적이다!....-_- 더불어 일본 요괴와 바다건너 해외 요괴(크라켄, 늑대인간 등)들간의 국가별 배틀까지 확인할 수 있고, 부록으로 한국의 요괴, 인터넷 요괴, 오싹한 괴담까지 실려있는 요괴 종합백과였다. 서른 넘은 나도 무척 재미있고 흥미롭게 읽을 수 있었던 요괴 도서였다...'미스터리 과학 도감 1탄'이라니 소재를 달리하여 여러 시리즈로 나올것 같은데... 다음은 어떤 기상천외한 배틀을 선보일지 기대된다. ㅎ

과연 요괴들 중의 왕중의 왕은 누가 되었을까?!!!!....


[낫족제비 VS 마귀할멈!!!! 두둥~]



[버르장머리 없는 낫족제비가 할멈의 목을 따고 승리...ㄷㄷ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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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 아워스 비채 모던 앤 클래식 문학 Modern & Classic
마이클 커닝햄 지음, 정명진 옮김 / 비채 / 2018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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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아워스 (2018년 개정판 1쇄)

저자 - 마이클 커닝햄

역자 - 정명진

출판사 - 비채

정가 - 13800원

페이지 - 335p



하나의 시간, 그러고 나면 또 그런 시간. 

그 시간들은 당신이 다 견뎌낸다고 해도 또 그런 시간이 있어.

세상에...또 그런 시간이라니. 지긋지긋해....



2003년 개봉한 영화의 원작이자 2012년 국내 출간되었던 [세월]이 [디 아워스]로 이름을 바꾸면서 개정판으로 새롭게 출간되었다. 시대를 달리한 3명의 부인이 [댈라웨어 부인]이라는 공통된 작품? 사람?으로 묶이면서 70년이란 세월의 간극을 뛰어넘어 영향을 주게 되는 이 이야기는 하루동안 벌어지는 세 부인의 일상을 그리면서 그녀들의 어지러운 삶과 내면의 고통을 날카롭게 파고든다. 일단 작품을 이끌어 가는 3명의 부인을 보자면, 1923년을 살아가는 실존작가 버지니아 울프와 1949년 버지니아 울프가 쓴 작품 [댈라웨어 부인]을 읽고 영향을 받는 한 아이의 엄마인 임산부 로라 브라운, 마지막으로 1999년 에이즈 판정으로 투병중인 친구 리처드가 댈라웨어 부인이라 부르는 클러리서 본 까지 3명이다. 울프가 써낸 [댈라웨어 부인]....그 작품을 읽는 임산부....그리고 댈라웨어로 불리는 한 여인....70년이란 시간 사이에 이 [댈라웨어 부인]은 세 여성에게 어떤 영향을 미치는 것일까.....



우선 작품에 등장하는 실존인물이자 [댈라웨어 부인]을 써낸 작가 버지니아 울프의 생애에 대해 언급해야 작품 전반에 노출되는 동성애와 자살에 코드에 대한 이해가 좀 더 용이할 것 같다.

 

1882년~1941년 영국 전후 문학사에 많은 영향을 끼친 작가 울프는 말못할 비극적 생애를 살아간 여성이다. 어린시절 부모님이 이혼하고 아버지가 재혼함에 따라 의붓 오빠들을 비롯한 새로운 가족과 함께 하게된 울프는 의붓오빠들에게 성폭행을 당하게 된다. 그로 인한 충격으로 정신분열증에 시달리게 되고, 남성 혐오증을 갖게 된다. 그런 그녀에게 반해 청혼한 남자가 그녀의 남편 레너드인데, 울프는 결혼을 위한 조건을 내건다. 첫째로 작가인 자신의 일을 방해하지 말것, 둘째로 절대로 잠자리를 요구하지 말 것....그렇게 1912년 둘은 결혼하지만, 안타깝게도 울프의 병세는 날로 악화되어만 간다. 이 작품의 배경이 되는 1923년은 그녀가 요양하기 위해 런던을 떠나 교외로 이사한 곳에서 시작되며, 그녀는 교외에서 우연히 목격한 새의 죽음을 통해 일상이라는 속박에서 벗어나 일탈하고자 하는 충동을 느끼게 된다. 어찌됐건...그녀는 주머니에 돌덩이를 넣고 차디찬 강속에 걸어들어가 스스로 생을 마감한다....



결국 울프의 작품 [댈라웨어 부인]의 영향을 직간접적으로 받게되는 두 여성에게서도 역시 울프의 불안한 심리와 동성애 성향, 죽음에 대한 동경이 은연중 묻어나게 된다. 그저 책읽기를 좋아하던 평범한 여성 로라 브라운은 2차세계대전에서 살아 돌아온 핸섬가이 댄의 느닷없는 청혼을 받고 미처 생각할 겨를 없이 결혼하여 가정을 꾸린다. 귀엽고 총명한 3살난 아들 리치를 낳고 뱃속에는 둘째를 임신중인 로라에게 남편 댄의 생일날은 더 없이 행복하고 충만한 하루였어야 할터인데....정작 그녀가 맞이하는 생일날 아침은 혼란스럽기 그지 없다. 남편의 생일 케잌을 아들과 함께 만들면서도...우연히 들른 그녀의 친구와 만나는 중에도...그녀의 마음속에 서서히 고개를 드는 댈러웨어 부인의 그림자는 때마침 그녀가 읽고 있던 책이 [댈러웨어 부인]이기 때문은 아닐 것이다. 더없이 행복한듯 보이는 주부로서의 반복되는 일상의 염증...우연히 스친 동성 친구와의 입맞춤에 감전되듯 동요되는 감정...그렇게 감정의 혼란을 겪던 로라는 리치를 이웃집에 맡겨두고 가출이라는 일탈을 감행한다. 


하나의 시간, 그러고 나면 또 그런 시간. 아무리 견뎌내도 다시 돌아올 그 지긋지긋한 시간...시시각각 로라를 유혹하는 모든 굴레를 벗어버릴 죽음이란 달콤한 속삭임...



아....OTL..제발 이러지마...ㅠ_ㅠ...행복한 남편 생일날 이 무슨 사달날 짓이란 말이냐...작품을 읽는 내가 이리도 조마조마하니...엄마의 소용돌이 치는 감정을 바로 옆에서 지켜보는 아들 리치는 오죽하겠는가....엄마의 혼란한 내면을 바라보고 자란 아들의 이야기는 1999년도 이야기로 이어진다....온 사방에 포진된 동성애 코드와 자살, 죽음의 조각들이 즐비하다. 비극적 인생을 살다간 버지니아 울프의 짙게 드리운 암울의 그림자를 로라와 클러리스는 걷어 낼 수 있을까?...미치도록 반복되는 지옥같은 일상조차도 삶의 일부분이자 삶 그 자체이다. 울프의 죽음에 앞서 빛나는 문학 작품을 써낼 수 있었던 창조적 힘 역시 그녀의 삶과 옆에서 물씬양면으로 힘써준 남편 레너드의 노력에서 나온것이라 믿고싶다. 작품 전반을 채우는 메타포들과 문학성 풍부한 유려한 문장, 부인들의 섬세하고 깊이 있는 내면묘사들로 솔직히 그녀들의 감정선을 전부 이해했다고 말하기는 힘들것 같다. 하지만 작가가 이야기 하는 [디 아워스] 삶을 채우고 있는 그 시간들의 진정한 의미에 대해 생각해보게 만드는 작품이었던것 같다. 기회가 닿는다면 영화버전으로도 감상해보고 싶다.



덧 - 원작에서 클러리사가 영화촬영장을 지나며 '메릴 스트립', '줄리안 무어'를 본것 같다고 언급하는 장면이 있는데...영화판 클러리사 역이 '메릴 스트립'이네..ㅎㅎ 이 장면을 어떻게 위트있게 처리할지 무척 궁금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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존 블레이크의 모험 - 유령선의 미스터리 Wow 그래픽노블
필립 풀먼 지음, 프레드 포드햄 그림, 원지인 옮김 / 보물창고 / 2019년 1월
평점 :
절판


존블레이크의모험 : 유령선의 미스터리 (2018년 초판)
저자 - 필립 풀먼
그림 - 프레드 포드햄
역자 - 원지인
출판사 - 보물창고
정가 - 18000원
페이지 - 160p


시공간을 뛰어넘는 유령선의 비밀


탄탄한 각본, 뛰어난 그림이 절묘한 조화를 이루는 그래픽 노블이 출간되었다. 어른과 아이 가릴것 없이 세대를 뛰어넘는 명작 판타지 [황금 나침반]의 저자 '필립 풀먼'이 써내는 시간을 뛰어넘는 신비한 바다위 유령선의 비밀은 [황금 나침반]과는 또다른 매력의 SF와 액션 어드벤쳐가 어우러진 최고의 재미를 선사한다. [왓치맨]이 지금도 히어로 그래픽 노블의 명작으로 손꼽히는 이유는 암울하고 레트로적인 그림도 한몫하겠지만 역시 저자 '앨런 무어'의 세기말적이고 진한 여운을 남기는 뛰어난 각본이 있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아무리 그래픽 + 노블이라고 하지만 역시 명작의 조건을 결정짓는건 '노블'의 탄탄함이 우선 되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작화가 아무리 좋아야 내용이 개초딩 수준이라면 그건 그거대로 똥망 아니겠는가...그런 의미에서 판타지 문학의 거장이 써낸 첫번째 그래픽 노블인 이 작품은 일단 90점 이상은 먹고 들어간다는 말이다. 그런데 그와중에 일러스트레이터 '프레드 포드햄'의 수준높은 세밀하고 역동적인 작화까지 더해지니...금상첨화 100점짜리 그래픽 노블의 탄생이 아닌가...(하지만 청소년용 작품이니 [왓치맨]같은 심오한 작품은 아니라는....)


1929년...아인슈타인 박사와 함께 극비리에 신기술을 이용한 무기실험이 바다위에서 진행된다. 박사의 실험을 돕던 영민한 소년 존은 불의의 사고로 폭발하는 플라즈마와 함께 실종되버리고...그렇게 존은 사망으로 처리되버린다...그리고 수십년이 지나...안개가 짙은 날이면 어김없이 목격되는 낡은 유령선....그리고 그 유령선을 타고 있는 붉은 셔츠의 소년....1700년, 1900년...2000년대까지 시간과 장소를 가리지 않고 목격되는 이 유령선의 목격담에 관심을 갖는 IT업계 초부호가 있었으니...휴대용 IT기기의 혁신을 가져온 CEO 달버그는 왜 이 유령선에 집착하고 애타게 찾아 헤메는 것일까...


시공간을 초월하며 목격되는 유령선 메리 앨리스호와 이 유령선에 타고 있는 사람의 눈과 마주치면 한달안에 죽음을 맞는다는 괴담을 보고 있자니 전국민의 일요일 오컬트 프로그램 [신비한 TV 서프라이즈]에 나오던 저주받은 유령선 '메리 셀레스트'호가 떠올랐다. 선장들이 연이어 의문사하고, 1872년 배에탄 승선원들이 전부 실종되 버린 최악의 해양 미스터리 사건으로 남은 '메리 셀레스트'호 사건...실제 '메리 셀레스트'호와 작품속 메리 엘리스호의 외관이 상당히 비슷한걸 보면 저자 '필립 풀먼'이 애초에 작품속 메리 앨리스호의 모델로 '메리 셀레스트'호를 생각하고 있었는지도 모르겠다. 그러나 공포의 대상이었던 저주받은 오컬트 미스터리 유령선에 '아인슈타인'과 초과학 무기실험을 끼얹으니....미스터리한 비밀을 간직한채 시공간을 넘나들며 모험을 펼치는 환상적인 SF 타임머신으로 새롭게 태어난 것이다. 저주받은 유령선을 이런식으로 변주할줄이야....ㅎ


당연히 시간여행물 답게 로마시대부터 현재에 이르기까지 각기 다른 사연을 가진 메리 앨리스의 선원들이 다양한 매력을 풍기고, 할머니 패러독스를 비롯한 시간여행 패러독스가 시간여행물로서의 재미를 선사한다. 복잡하게 꼬인 시간선과 얽혀 있는 사건들이 존과 선원들의 활약으로 톱니바퀴 돌듯 하나씩 풀려나갈때 모든 비밀이 풀리는 해결의 카타르시스를 느낄 수 있을 것이다. 이 작품이 이번 단권으로 끝나는지 아니면 후속작품이 더 있는지는 모르겠지만....불완전 했던 타임머신이 결말부에서 완전해 지니...다음에 펼쳐질 존의 모험이 더욱 기대되는건 어쩔 수가 없구나...어른이나 청소년이나 누구나 즐길 수 있는 [황금 나침반]과 견주어도 손색없는, 기존의 정통 판타지와는 다른 현대적 재미를 추구하는 대중적 그래픽 노블이라고 말할 수 있는 작품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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악의 여왕 백 번째 여왕 시리즈 3
에밀리 킹 지음, 윤동준 옮김 / 에이치 / 2018년 12월
평점 :
절판


악의여왕 (2018년 초판)_E-book

저자 - 에밀리 킹

역자 - 윤동준

출판사 - 에이치(H)

정가 - 14800원

페이지 - 416p




악의 여왕으로 돌아온 칼린다....



[백 번째 여왕]으로 시작된 '에밀리 킹'의 세번째 여왕 시리즈 [악의 여왕]이 출간되었다. 타라칸드의 왕 라자 타렉에게 뽑혀 100번째 여왕으로 서열 토너먼트를 거치고([백 번째 여왕]), 왕이 죽고 나니 갑자기 나타난 아들놈 아스윈 왕자가 튀어나와 아스윈 왕자와 결혼할 여성을 선정하기 위한 토너먼트를 거치더니([불의 여왕]), 이번엔 전설의 악마와 전쟁을 치뤄야 하는...그야말로 파란만장한 운명을 타고난 비련의 여인이자 타라칸드의 여왕 칼리의 험난한 여정은 이번에야 막을 내릴 것인가.....-_-



[아무래도 3편이니 어쩔 수 없이 스포일러가 될 수도 있음을 미리 알린다.]


악마 우둑이 라자 타렉의 모습으로 현신하여 피난와있던 백성들을 이끌고 부타 반란군이 점거한 타라칸드로 진격하고...칼리와 아스윈은 악마를 무찌를 준비를 하기 위해 남쪽 섬나라 레스타리로 피신한다. 악마 우둑이 칼린다에게 불어넣은 차가운 불길은 칼리의 몸을 얼려버릴듯 한기를 뿜어내고, 아스윈의 따뜻한 손길만이 그녀의 한기를 따스히 덥혀준다. 어쩔 수 없이 아스윈에게 마음이 향하는 칼린다와 그런 칼린다의 마음을 바라볼 수 밖에 없는 대장군 데븐...한편...반란군 부타에게서 함께 악마를 물리치자는 화친 제의가 들어오고 아스윈과 칼리는 함께 반란군을 만나기 위해 칼리가 자라온 타라칸드 외곽의 수도원으로 향한다. 데븐은 나테사와 동료와 함께 헤어져 있던 어머니와 동생을 찾아 나서는데.....



일단 이번편의 관전 포인트는 데븐을 사랑하면서도 악마의 한기 때문에 아스윈의 손길을 기다리는 칼리의 복잡 미묘한 감정과 애증의 삼각관계이다...-_- 머...이 책이 밀고 있는게 로맨스 판타지니까...로맨스에 비중이 많은건 당연한것이려니...하면서도 읽다보면 판타지 부분보다 로맨스쪽이 더 감질나게 재미나단 사실.....-_-;;; '이...이럼 안돼...내겐 데븐이 있어...' 라면서 아스윈과 꽁냥 꽁냥....바라보는 데븐은 분노폭발....유치한데 참....끌린단 말이지...ㅋㅋ



그런데 로맨스쪽에 치중해서인지 판타지쪽 메인 스토리는 지지부진하다. 별다른 이벤트 없이 대규모 전투씬에 이어 악마와의 최후의 결전이 펼쳐지고 엄청난 대악마였던 우둑이 이렇다할 임팩트 없이 쫓겨 나는데...껍데기가 쓸모없어졌다고 거대하고 추악한 본래 모습으로 변하여 꽁무니 빼는 모습이...뭔가 허무하달까...공주들이 펼치는 1대1 토너먼트 대결은 그럭저럭 괜찮았었는데, 아무래도 다수의 인원이 펼치는 대규모 전쟁씬이나 거대한 몬스터와 싸우는 최종보스씬은 RPG 게임의 공성전이나 [반지의 제왕]의 대규모 전투씬을 기대했던 내겐 2%부족한 느낌이 들었다. 아무래도 제목이 [악의 여왕]이다보니 악화에 빠져 피아식별 못하고 대폭주하는 장면을 기대했는데 그게 없던게 제일 아쉽더라..



어쨌던...우둑과의 일전으로 타라칸드는 잠시 잠깐의 평화가 찾아온다. 물론 커다란 희생위에 이뤄진 평화이니...절망에 빠진 칼리는 과연 언제쯤 행복해 질 수 있을까?...아무래도 이어지는 다음편은 저승에 갇힌 사람을 되찾기 위한 영계탐험이 펼쳐질것 같은데...그렇담 제목은 [저승의 여왕?]쯤 되려나?..ㅎㅎ 아무래도 심각한 정통 판타지라기 보다는 로맨스적 요소가 강한 가벼운 시리즈이다 보니 판타지장르를 처음 시작하는 입문자용으로 좋은 작품이라 생각된다. 사실 나도 판타지장르는 쌩초보라서...뭔가 욕하면서 본다고 해야 하나...재미나게 보고 있다는 것...4편의 빠른 출간을 기다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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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상의 여자들 그래비티 픽션 Gravity Fiction, GF 시리즈 5
박문영 지음 / 그래비티북스 / 2018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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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지상의여자들 (2018년 초판)_그래비티 픽션-5

저자 - 박문영

출판사 - 그래비티북스

정가 - 14500원

페이지 - 327p



한국 페미니즘 SF



몇 안되는 SF 전문 출판사인 그래비티북스에서 내놓고 있는 국내 작가의 SF시리즈 그래비티 픽션의 다섯번째 작품이 출간되었다. 요즘 같은 시기에 딱 맞는 페미니즘 SF....얼마전부터 페미니즘 운동이 사회적 관심을 가지면서 서점가에도 페미니즘 작품들이 폭발적으로 늘고 있는데, SF시장에도 페미니즘 바람이 불고 있는것 같다. 내가 읽은 페미니즘 SF라야 근래에 나온 작품은 없었고, 아~주 오래전...1994년에 출간했었던 [세계여성소설걸작선] 1,2권과 아작에서 나온 [내 플란넬 속옷]정도 뿐이었다. 3권 모두 영미쪽 페미니즘 작가의 작품들이었으니 국내 작가의 페미니즘 SF는 이 작품으로 처음 접하는 것이다.



대도시의 현대적 문명이 들어오지 않은...아직은 낙후된 소도시 구주시에서 이상한 일들이 벌어진다. 마을의 남자들이 한명, 한명 사라지는 것이다....중국에서 시집온 아내를 때리려던 그 순간....베트남에서 시집온 아내를 학대하려던 그 순간...노년의 아내를 괴롭히려던 그 순간.....누군가의 아버지, 누군가의 남편, 누군가의 아들이 이상한 빛에 빨려들어가 다시는 나타나지 않는 것이다...처음에는 한 두건이던 실종신고가 걷잡을 수 없이 치솟고, 정부는 국가적으로 대책을 마련하려고 하지만, 집계된 실종자만 160명이 넘어서는 시점에서 정부는 구주시를 폐쇄조치 해버린다. 얼마전 구주시에 떨어진 운석과 연관시키면서 남자들의 실종이 외계인의 소행이라는 소문과 함께 고립된 마을사람들과 구주시 밖의 네티즌들은 사라진 이들이 모두 사회에서 쓸모없이 가족들에게 학대만을 일삼던 쓰레기들이었던 사실을 강조하면서 오히려 잘된 일이라는 옹호여론이 형성된다. 이제 남성들은 여성의 눈치를 보면서 분노하지 않도록 마인드컨트롤을 해야하고, 사회에 불만을 가졌던 여성들은 구주시로 몰려드는 현상이 발생한다. 집회를 벌이고 여성의 인권신장을 소리 높여 외치는 구주시의 여성들...사라진 남자들을 돌아올 수 있을까?....



영미권의 페미니즘 작품들과는 사뭇 다른 분위기의 작품이었다. 분노하는 남자들이 연기처럼 사라지는 구주시...이 작품이 그리는 세계는 디스토피아인가 유토피아인가...작품은 현재 벌어지고 있는 페미니즘 운동처럼 상당히 급진적이고 주도적이다. 작품을 보는 남성들에겐 (목숨을 부지하고 싶다면) 지금까지의 기득권을 누리던 남녀 권력계통이 송두리째 뒤바뀌는 디스토피아일 것이요, 여성들에겐 여성의 주체성을 강조하며 가슴속 감춰두고 있던 목소리를 목청껏 소리치게 만드는 계몽적 작품일 것이다. 



여성을 학대하는 죽어 마땅한 '남자'들만 사라지는 세계가 지금껏 억눌려온 여성의 인권신장을 가져올 수 있을까?...또다른 형태의 차별사회가 시작 되는건 아닌지...여성들의 공화국에서는 지금의 차별이 없어지게 되는건지는 모르겠다. 다만 지금까지 세기를 거듭해오면서 응축되어온 여성들의 분노가 이렇게 폭발하고 있다는건 알 수 있을것 같았다. 한국 사회에서 여성과 남성이 동등한 대등관계여야 한다는 의견에는 전적으로 동의하는데, 이렇게 남녀 서로를 향한 날선 대립각은 한편으로 씁쓸하게 느껴지면서도 지금 벌어지는 여성들의 투쟁이 진정한 평등사회로 넘어가는 필수불가결한 과도기적 단계라는 생각도 든다.  



어쨌던...젠더 감수성을 일깨우는 페미니즘 소설로서는 의미가 있을지 모르겠지만 장르적 SF소설로는 많은 부분이 아쉬웠다...SF이면서도 SF적 설명이 실종된 개연성을 찾아 볼 수 없는 전개와 한국SF에서 유독 많은 부분을 차지하는 지나치게 감정적이고 정서적인 치우침...하드SF가 취향인 내겐 이런 순문학 같은 SF는 영 안맞는듯...ㅠ_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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