풍선인간
찬호께이 지음, 강초아 옮김 / 한즈미디어(한스미디어) / 2018년 8월
평점 :
절판


풍선인간 (2018년 초판)
저자 - 찬호께이
역자 - 강초아
출판사 - 한스미디어
정가 - 13500원
페이지 - 271p



손대면 토~옥 하고 터질것만 같은 그대...


[망내인]으로 현실적인 하이테크 스릴러의 진수를 보여줬던 떠오르는 중화권 사회파 추리소설의 대가 찬호께이의 보물같은 초기 단편집이 출간되었다. [기억나지 않음, 형사]로 '시마다 소지'상을 받기전, 출판사에서 주제를 주고 작품을 의뢰하여 집필활동을 하던 초기작가시절에 쓰인 이 단편은 호러물을 의뢰한 출판사의 요청에 따르는척 하면서 교묘하게 초능력 호러를 표방한 추리작품을 썼다고 하는... 작가 말로는 '호러의 탈을 쓴 추리작품'이라고 한다. 특이한 초능력으로 타겟을 제거하는 하드고어한 묘사는 등골을 서늘하게할 정도로 호러틱하고 촘촘히 짜인 추리적 복선과 반전은 역시 '찬호께이'라는 탄성이 절로 나오는 탁월한 작품성을 선보인다. 어느날 갑자기 신체접촉을 통해 타인의 몸을 풍선처럼 부풀어 오르게 할 수 있는 초능력을 갖게 된 남자가 킬러로 사는 이야기...설정만으로도 호기심을 자극한다..



1. 살아 있는 생물이면 피부 접촉으로 명령어를 입력할 수 있다. 목표물의 신체나 내장기관에 공기를 불어넣거나 팽창하게 하거나 비트는 것이 가능하다.
2. 명령 발동 시점을 늦추도록 지정할 수 있다.
3. 명령어를 입력한 뒤에는 목표 대상이 명령 발동 전에 사망하더라도 능력이 시체에서 똑같이 작용한다.
4. 명령 입력이 끝나면 그 내용을 바꾸거나 새로운 명령으로 덮어씌울 수 없다.


 

 


신체 접촉으로 명령을 부여하고 신체의 어느 부위던 풍선처럼 부풀어 터뜨려 버리는 신박한 기술....그래서 살인 현장에서 가지 않고도 타겟을 제거 할 수 있고, 용의자 선상에 오를 일이 없는 안전한 기술로 최고의 킬러로 자리매김한다.



1. 이런 귀찮은 일
킬러로 전직하면서 신분을 숨기기 위해 한적한 외곽 연로한 노인이 주인으로 있는 주택가에 세들어 사는 아청 인근에 새로 이사온 의사라는 남성은 주인 노인과 아청에게 살뜰히 인사하며 친절한 인상을 남긴다. 몇 일뒤 남성은 이사온 인사겸 아청과 함께 노인의 집에서 남성이 가져온 고급술을 함께 마시고 술기운이 오른 노인은 에어컨을 틀기 위해 스위치를 올리는데......
- 첫 단편부터 확 끌어당기는 힘을 느꼈고, 풍선인간의 매력에 흠뻑 빠져든다. 아청의 기묘한 행동뒤에 밝혀지는 전말은 놀랍기만 하고, 풍선이 발현되는 입력 시간을 바꿀 수 없는 설정은 약점으로 작용할 수도 있음을 깨달았다.



2. 십면매복
제약회사의 연구박사로 있는 스미스 박사는 연구발표회가 열리기 몇일전 풍선인간으로 부터 살인예고장을 받는다. 하지만 스미스 박사는 자신 때문에 회사가 불이익을 받는걸 원치 않는다는 이유로 발표회를 강행하고, 당연히 수많은 경찰과 경호원들의 집중보호를 받게된다. 그리고 시작되는 스미스 박사의 발표회....스미스 박사를 둘러 싸고 있던 경호원들이 팔이 꺽이는 기괴한 모습으로 쓰러지기 시작하는데....
- 이 단편은 풍선인간이 아닌 유능한 형사 거싱이의 시선으로 이야기가 전개된다. 타겟의 살인을 위해 걸림돌이 되는 타인들을 거리낌 없이 죽여버리는 풍선인간의 잔혹성과 함께 스미스 박사의 최후는 [엑소시스트]의 영화장면이 생각나면서 기괴하면서도 끔찍한 공포를 자아낸다.



3. 사랑에 목숨을 걸다
재벌 부호의 세번째 아내로 들어간 왕년의 다이나마이트 섹시스타 궈부인은 풍선인간에게 자신이 결혼하기 전 첫번째 아내가 낳은 딸 궈치란을 납치 후 죽여줄것을 의뢰한다. 남편이 암말기라는 소식을 입수하고 남편이 애지중지하는 딸을 죽여 막대한 재산을 상속받는것이 목적이었던것...풍선인간은 의뢰를 수락하는 대신 한가지 조건을 제시한다. 거액의 성공보수 대신 궈부인과의 한번의 섹스를 요구하는데....
- 엎치락 뒤치락 반전에 반전이 거듭되며 한치앞도 예상할 수 없는 재미를 선사한다. 결국 너무나 치밀하지만...상도덕도 없는 냉혈한...풍선인간....



4. 마지막 파티
방학을 맞아 노인의 집에 2주간 머무르게 된 손녀 전전과 손자 샤오바오는 마당에서 숨바꼭질을 하던중 우연히 두 남자가 하는 대화를 엿듣게 된다. 브로커라 불리는 남자와 킬러생활을 은퇴하겠다는 남자가 벌이는 말다툼을 엿들은 남매는 그들이 말하는 범행을 듣고 남성이 그 유명한 풍선인간임을 깨닫는다. 잔혹한 킬러와 함께 2주를 버텨야 하는 남매는 남자가 풍선인간이라는 증거를 찾아 경찰에 신고하기로 마음먹고 남자의 집주변을 배회하는데.....
- 정말...대박 단편!!!! 꼭 읽어야 하는....두번봐야 하는 작품...이것이 반전이다! 풍선인간의 대미를 장식하는 끝내주는 작품이었다.



만화속 한장면을 보는듯한 분할된 컷과 뻥 터지는 그림의 표지가 이 작품이 지니고 있는 한방을 설명하는것 같다. 실로 작품 전반에 흐르는 충만한 B급 정서를 대변하듯 말초신경을 자극하는 흘러넘치는 낭자한 유혈들과 터져 날아다니는 살점들, 비틀어 끊어지는 근육들로 정신을 혼미하게 만든뒤 눈알이 튀어나올 정도로 뒤통수를 후려갈기는 놀라운 반전들로 카운터 펀치를 날린다. 지금의 무거운 사회파 추리 작품들과는 전혀 다른 상반된 분위기의 초기 단편이지만 될성부른 나무는 떡잎부터 알아본다고...각 단편이 오십여 페이지의 짧은 분량임에도 작가의 내공이 가득 들어차있다.



한국팬들을 위한 작가의 서문에서 자신의 작품을 길티 플레져로 즐겨달라는 말이 크게 와닿는다. 인정사정없이 잔인하게 죽여버리는 냉혹함과 정체를 들키지 않기 위한 치밀함, 살인이 난무하는 범죄의 거부감 보단 정말 시원하게 죽여버리고 시원하게 속여주는 쿨함이 즐거움을 주는 최고의 길티 플레져였다. 배경설명 없이 직선적으로 묘사되는 풍선인간의 행동에 궁금증을 불러일으키고 막판 사소한 행동들 하나 마저도 반전을 위한 복선이었다는걸 알게 되었을때의 '뻥' 터지는 시원한 기분 마치 바람을 계속 불어넣는 풍선처럼 언제 터질지 몰라 조마조마하게 만들다가도 '빵' 터져버렸을때의 뭔가 가슴을 훑어내리는 시원함을 주는 작품이었달까? ...-_- [초능력자]라는 잡지에 실린 저작권 때문에 싣지 못한 풍선인간의 첫번째 단편이 못내 아쉽지만, 현재 풍선인간의 새로운 단편을 집필한다고 하니...흐흐흐...이거 또 기대되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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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의 계승자 2 - 가니메데의 친절한 거인 별의 계승자 2
제임스 P. 호건 지음, 최세진 옮김 / 아작 / 2017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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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의계승자2 : 가니메데의 친절한 거인 (2017년 초판)
저자 - 제임스 P. 호건
역자 - 최세진
출판사 - 아작
정가 - 14800원
페이지 - 356p



거듭 밝혀지는 인류 기원의 충격적 비밀



학회SF, 학술SF라는 새로운 장르를 만들며 인류와 외계종족의 수만년의 세월을 아우르며 인류 기원의 비밀을 풀어나가면서 생각지도 못한 가설을 내세워 충격에 빠트렸던 작품 [별의 계승자]의 속편 [가니메데의 친절한 거인]이다. 오멜라스 시절인 2009년도에 1편을 읽고나서 2편을 읽으려니 대강의 줄거리는 파악되나 등장인물 이름은 전혀 기억안나 1편에 나온 캐릭터가 2편에 이어 나오는지 어떤지는 전혀 모르겠다. -_-;;;; 어쨌던, 1편을 읽었을땐 환희의 희열을 느낄 정도로 너무나 만족스러웠기에 애타게 후속작을 그다렸으나 얼마뒤 야심차게 런칭했던 오멜라스는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지고 그렇게 작품을 망각하고 있을때즈음....국내 가장활발히 SF작품을 출간하는 출판사 아작에서 2016년 [별의 계승자]를 재간하였고, 그로부터 1년뒤 드디어 기다리고 고대하고 기다리던 속편이 출간되었다!!!! 두둥...근데 1년 묵혔다 이제서야 읽었다는...-_-;; 무려 9년만에 다시 느껴보는 학회SF의 진수!!



달에서 발견된 월인 찰리를 통해 인류 기원의 비밀을 밝힌 연구단은 이제 목성의 위성 가니메데에서 발견한 거인종족의 시체에 눈길을 돌린다. 추락한 우주선과 그 안에 실려있던 여러 생물 샘플들, 그리고 가니메데인들등 여러 증거들을 통해 당시의 상황을 유추하던 연구진은 우주선 안에 있던 의문의 물체를 조사하기 위해 동력을 인가하고, 그곳에서 의문의 주파수가 우주를 가른다. 그리고 몇일뒤...가니메데에서 보낸 의문의 신호를 받고 외계의 우주선이 찾아오니...인류와 외계지성체와의 퍼스트 컨택트였다....



정리하자면
1. 지구 -> 인류 : 월인의 후손들

2. 달 -> 월인(가칭 찰리)시체 발견 : 미네르바 행성이 대폭발로 인하여 우주를 떠돌다 지구의 인력에 사로잡혀 달이됨, 미네르바 부터 살아남은 월인이 달까지 와서 생존하다 죽음

3. 가니메데 -> 가니메데인 : 지구에서 동식물을 싣고 미네르바로 가던중 우주선 이상으로 가니메데에 추락, 모두 사망

4. 미네르바 -> 미네르바인 : 행성의 환경 변화로 멸종한것으로 추론됨, 이후 미네르바인 대신 월인들이 행성을 지배



2편에서는 가니메데인과 인류의 만남을 통해 미네르바 종족의 멸망에 대해 유추하고 월인과 미네르바인과의 관계, 가니메데인이 우주를 떠돌게 된 이유, 미네르바에서 월인이 달까지 오게된 이유, 월인의 기원등등이 숨가쁘게 펼쳐진다. 역시 학회 SF답게 오로지 토론과 대화를 통해 펼쳐치는데, 인물들의 행동을 통해 스토리가 진행되는 여타 작품들과는 달리 펍(PUB) 혹은 회의탁자, 세미나나 인터뷰속 오고가는 가설과 대화를 통해 이야기가 진행되는 기묘한 작품으로 난무하는 추론들이 지루하다기 보다는 단편적 증거들을 토대로 사고의 확장을 거듭시켜 거대한 이미지를 그려나는 과정이 지적 카타르시스를 충족하는 작품이다. 특히나 1편과 마찬가지로 사소한 사실들을 조금씩 잽을 날리듯 밝혀내다 종반부 월인과 인류 그리고 미네르바인이 얽힌 인류 기원의 엄청난 진실이 드러나며 크게 어퍼컷 한방을 날려 그로기 상태로 만들어 버리는데 이 마지막 사실이 앞서 깔렸던 복선들을 전부 아우르면서 커다란 전율을 느끼게 만든다. 



추진장치의 고장으로 우주를 표류하던 친절한 가니메데인은 친절한 인간들을 만나 서로의 정보를 교류하고, 추락한 가니메데의 우주선을 이용하여 우주선을 수리하고 고마움의 표시로 자신들의 수천년 앞서있던 고도의 기술을 전수해준다. 결과적으로 3편에서는 외계인의 기술을 토대로 인류는 본격적인 우주개척에 나설것이고, 드디어 인간이 거인의 별에 방문하여 초고도 문명을 접하게 되는 이야기가 펼쳐질것 같아 무척 기대된다. 3편 장바구니에 너야겠다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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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의 망치
아서 C. 클라크 지음, 고호관 옮김 / 아작 / 2018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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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의망치 (2018년 초판)
저자 - 아서 클라크
역자 - 고호관
출판사 - 아작
정가 - 14800원
페이지 - 292p



파괴의 신, 신의 망치가 지구를 내려친다.


영화 [딥 임팩트]의 원작 소설이자 SF 빅3 중 한명으로 손꼽히는 '아서 C. 클라크'가 그의 나이 70이 넘어 발표한 마지막 장편소설 [신의 망치]이다. 사실 영화의 원작이라고 하지만 운석 충돌로 지구종말을 맞이하는 인물들의 주변과 최후를 인간적인 시선에 초점을 맞춰 그리던 영화와는 달리 이 작품은 소행성 충돌로 지구가 멸망할 위험에 처하는 공통된 모티브는 같지만 이야기가 진행되는 배경이나 종말을 피하기 위해 인류가 보이는 대처 방식은 상당한 차이를 보인다. 한마디로 영화와 원작은 모티브만 같을뿐 전혀 다른 작품이라 봐도 무방할듯하다.



목성의 트로이 소행성군에서 소행성 연구를 하던 골리앗호의 선장 로버트 싱은 화성 천체관측을 통해 우연히 발견된 소행성 칼리가 1년뒤 지구를 강타하게 될거란 사실을 전해 듣게 된다.  달과 화성의 정착지는 한정된 자원으로 지구의 피난민을 받을 여력이 되지 않고, 일부를 제외한 수억의 지구민들은 전멸할 위기에 처하고 지구는 그야말로 공황상태에 빠진다. 한편 새롭게 교세를 확장하던 크리슬람교는 휴거를 선언하고 종말에 긴밀히 대비하고, 지구의 과학자 역시 소행성 충돌을 막기위해 소행성 칼리와 근접한 골리앗호를 이용하여 수소 추진제를 통해 칼리의 궤도를 변경하는 아틀라스 프로젝트의 시동을 건다. 과연 지구는 신의 망치를 피해낼 수 있을것인가....



대부분의 소행성 충돌로 인한 지구 종말물...대표적으로 [딥 임팩트]와 [아마겟돈]을 보자면 지구에 가중되는 위험, 카오스에 빠지는 시민들, 이를 막기위한 정예 우주비행사의 노력, 그리고 어김없이 위험에 빠지고 누군가는 남아서 마지막 스위치를 눌러야 하는 절체절명의 상황 AND 신파...-_-;; 공식처럼 익숙한 이야기가 전개되는 반면, 이 작품은 좀 다르다. 공황상태에 빠진 인류의 모습? 목숨을 버려야 하는 상황에서 짜내는 눈물쇼? 이런거 단 1도 없다. -_-;; 분명 뭉클한 감동을 자아낼 수 있는 모든 요건을 갖춘 상황이지만 모두 외면해 버리고 극건성 피부상태 처럼 무덤덤, 건조
함을 처음부터 끝까지 유지한다. 하긴...작가의 다른 장편들도 대부분 깊은 감정의 굴곡 없이 드라이한 분위기이니 이해는 가지만서도...



어쨌던, 중심 이야기인 소행성 충돌 보다는 작가가 그리는 2100년대의 미래 사회상을 중점적으로 묘사하는 느낌이다. 모든 전쟁은 종식되고 살상무기는 모두 폐기된 위아더월드. 기존의 종교는 쇄락하고 기독교와 이슬람교가 믹스된 크리슬람교가 유행하고, 뇌와 직접 연결되 생생한 가상현실을 보여주는 브래인맨이라는 헬멧의 유행 등등 기술, 사회, 문화 심지어 종교까지 구체적이고 다양한 미래상들을 많은 지면을 할애하여 그려낸다. 그중 일부는 소행성 충돌에 직간접적 영향을 주는 요소도 있지만, 대부분은 지구멸망과는 무관한 이야기라는것..-_- 어쨌던 작가가 그리는 미래상과 우리의 주인공 골리앗호의 캡틴 로버트 싱의 인생을 짧막하게 조명하고 나면 드디어 기다리던 신의 망치, 파괴의 신 소행성 칼리와 골리앗호의 본격적인 대결이 펼쳐진다.



현존 과학에 기반한 하드SF로서 근미래인 2100년을 설정한 만큼 아인슈타인의 상대성이론을 극복하지 못한체 광속 비행같은 꿈같은 기술은 배제하고실적 우주과학에 의거하여 칼리와의 대결을 현실감 있게 그려낸다. 앞서도 말했지만 칼리와의 대결중 작동 불능의 손상을 입은 골리앗호와 그안에서 죽음만을 기다려야 하는 절체절명의 상황이 펼쳐지는데, 작가는 이 심각한 위기의 상황을 단 몇장만에 쿨하게 넘겨버리니...이토록 쿨한 우주 재난물이 또 있던가?!...ㅋㅋ 달과 화성 식민지, 목성과 신비로운 목성 위성들의 모습들 그리고 광석과 얼음으로 구성된 파괴의 신 칼리...우주SF로나 재난SF로서의 재미를 주는 작품이었다.



아..갑자기 생각났는데, 작품에서 그리는 화성정착지의 화성랜드는 상당히 흥미로웠다. 얼마전 여름 휴가로 홍콩 디즈니랜드에 가서 생생하게 구현해낸 디즈니 동화속 세계를 목격했기에 더 관심이 갔었는지는 모르겠지만, 가상현실로 구현해낸 [화성의 프린세스]의 바숨과 아리따운 공주, '브래드버리'의 [화성 연대기] 속 화성의 모습들, '웰즈'의 [우주전쟁] 속 괴이한 화성외계인들 등등 SF를 통해 그려오던 상상속 화성의 모습들을 실제 화성에 구현하고 관광한다는 신박한 상상은 언젠가 정말로 실현되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총평하자면 이 작품은 작가의 장편들중엔 SO SO한 수준이었다. 개인적으로 [도시와 별] , [낙원의 샘]보다는 좋았고, [오디세이 시리즈] , [유년기의 끝] 에는 미치지 못하는... [2300년 지구제국]과 비슷한 재미를 주는 작품이었다. 정말 오랜만에 좋아하는 작가의 재탕, 삼탕이 아닌 첫 초역을 읽을 수 있어 너무나 반갑고 좋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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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백 블랙 앤 화이트 시리즈 18
미나토 가나에 지음, 김선영 옮김 / 비채 / 2018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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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백 (2018년 재판)
저자 - 미나토 가나에
역자 - 김선영
출판사 - 비채
정가 - 12800원
페이지 - 296p



악의는 악의를 낳고 복수는 복수를 낳는다.


2008년 출간 후 10년만의 재간...이 작품을 읽고 한없이 심연으로 빠져드는 벅찬 감정과 함께 어둠의 오오라가 온몸을 휘감는 불쾌한 느낌...강렬하고 자극적이며 마음 어딘가 공허함을 남기는 참혹한 작품...평생 모르고 지나쳤을지도 모를 이 작품을 10년만에 재출간하여 읽을 수 있게해준 출판사에 절이라도 하고 싶은 심정이다. 정말 읽고 나서 제대로 기분 나쁘게 만드는 '이야미스'의 정석같은 작품...그녀, 그들이 들려주는 마음속 은밀한 외침...[고백]이다.



중학교 1학년의 마지막날 마지막 종례시간...담임선생 유코는 반 학생들에게 몇일전 유치원생인 자신의 딸 마나미가 학교 수영장에 익사한체로 발견된 사고에 대하여 고백한다. 실족에 의한 사고사로 종결난 사건이지만...자신이 조사한결과 학급내 두 명의 소년이 얽혀있는 살인 사건이었다는것...자신의 살인 발명품 전기충격 지갑을 실험하기 위해 딸을 이용한 우등생 슈야와 자신에게 악감정을 품고 딸 마나미를 수영장에 던져버린 나오키...그 둘을 찢어 죽여도 모자란 심정이나 사건을 덮어두겠다고 선언하는 유코...그리고 두 아이와 반 학생들이 모여있는 자리에서 두 아이에게 불치의
질병을 천벌로 내린다고 선언한다.... 



예전에도 언급했지만 청소년기중 가장 위험한, 내일 없이 오늘만 사는듯한 질풍노도의 시기...몸은 성인 수준으로 폭풍성장하지만 정신연령은 아직 초딩의 티를 벗어나지 못한 충동적 감정에 휘둘리는 시기...바로 중딩이다. 오죽하면 중2병이라는 대명사가 생겨났겠는가...결국 성숙하지 못한 악의로 똘똘 뭉친 두 명의 얼뜨기 중딩이 아집과 고집 끝에 저지른 충동적 악의로 인하여 악의의 연쇄반응을 통해 자신을 포함한 주변인들을 어떻게 파국의 소용돌이로 끌어들이는지를 보여주는 작품이다. 그것도 소름끼치도록 냉정하고 담담하게 말이다. 예전이나 지금이나 양아치는 같은 양아치지만...요즘의 아이들은 소년법을 자각하고 범죄의 강약을 조절할 정도로 영악하고 더욱 잔혹하며 폭력적이다. (물론 일부의 경우겠지만...) 체벌조차 금지되어 고삐풀린 망아지들에게 브레이크를 걸 수 있는 방법은 전무한 실정...그래서 몇십년전에 제정된 소년법의 하향 개정은 필수불가결하다고 생각한다. 죄를 지으면 벌을 받는것은 당연한것 아니겠는가...살짝 옆길로 샜지만 작품속에서 그려지는 학교폭력, 이지메, 히키코모리, 존속살인 등등 심각한 청소년 범죄문제는 옆나라나 우리나라나 심각한 사회적 문제이고 내 아이들도 곧 학교라는 정글에 보내야 하기에 좀 더 피부에 와닿았던것 같다.
 


6개의 장으로 구성되 챕터마다 등장인물의 마음속 이야기를 독백으로 풀어내는 이야기는 타인은 전혀 알 수 없는 속마음, 곧 가식을 벗겨낸 진심의 진실을 이야기 하기에 인물들간의 겉으로 드러나는 관계의 예상들을 한번에 무너뜨리는 반전의 카타르시스를 제공한다. 딸을 잃은 담임, 같은반 반장, 나오키의 누나, 나오키, 슈야....그리고 다시 담임 유코의 시선으로....각자가 말하는 내밀한 고백...각자 엇갈리는 이해관계 속에서 어디로 향할지 모르는 악의의 화살은 또다른 악의를 낳고, 인간 내면의 심연을 가감없이 드러낸다.



딸을 잃은 엄마의 한맺힌 복수, 믿었던 아들이 사실은 살인자 였다는 하늘이 무너지는 실망감, 자신을 버리고 떠난 엄마에게 인정받기 위해 벌이는 어긋난 집착...지극히 자연스러운 사랑의 감정들이 최악의 방향으로 어긋나버려 숭고한 감정이 왜곡되고 짖이겨졌을때 얼마나 참혹한 살의로 재탄생되는지를 여실히 보여준다. 참...세상이 이런 이상심리로 가득차 있다면 그야말로 지옥이리라..-_-    



확실히 이야미스는 이야미스다..읽으면 읽을수록 꿀꿀해지는 기분...ㅠ_ㅠ 하지만 죄를 저지르고도 죄책감 없이 살아가는 천하의 망할놈들에게 더욱 잔혹한 방법으로 남은 생을 공포에 벌벌 떨면서 극악의 심리적 고통을 안기는 단죄의 한방을 날리는 통쾌함도 담겨 있는...불편함과 통렬함이 공존하는 독특한 작품이다. 죄를 지으면 당연히 그에 상응하는 벌을 받는다는 것을 이토록 강렬하게 보여준다. 다만 단죄의 방법 또한 소년들과 맞먹는 악의로 가득차 있어 결과적으로 꿀꿀해지긴 마찬가지지만 말이다...-_-;;;; 고백이 이어질수록 상황은 급반전되고 더욱 경악할만한 진실이 펼쳐진다. 세월이 지나도 여전히 충격적인 작품으로 남을...'미나토 가나에'라는 보석같은 작가를 알려준 작품이기에 오래도록 기억에 남을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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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래 내 것이었던
앨리스 피니 지음, 권도희 옮김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18년 8월
평점 :
절판


원래내것이었던 (2018년 초판)

저자 - 앨리스 피니

역자 - 권도희

출판사 - RHK

정가 - 15000원

페이지 - 419p



1. 나는 코마 상태다.

2. 남편은 더 이상 나를 사랑하지 않는다.

3. 나는 가끔 거짓말을 한다. 



작품을 읽으며 뒷통수를 후려갈기듯 명쾌하고 예상치 못한 반전에 놀라는 작품이 있다. 반면 마지막 장을 덮고 나서 다시 한번 작품 전체의 스토리를 되짚어 복기하면서 결말의 숨겨진 의미를 헤아려야 하는 작품도 있다. 굳이 따지자면 이 작품은 후자의 형식을 띄고 있는 작품이라 말할 수 있을것 같다. 시작과 마지막 장이 대구하듯 쓰여진 주인공 엠버의 3가지 고백...헐...이 마지막 고백 때문에 내 머리는 지금 완전 복잡하다...ㅠ_ㅠ



1. 난 코마 환자였다.

2. 내 동생은 비극적인 사고로 죽었다.

3. 가끔 나는 거짓말을 한다.



엠버는 교통사로 이후 코마상태에서 가까스로 정신을 차린다. 하지만 신체는 여전히 식물인간 상태...감각, 청각, 후각은 살아있지만 병원 사람들은 엠버의 상태를 알아차리지 못하고, 엠버는 누워있는 상태로 자신을 찾아오는 여러 사람들의 말들을 듣고 자신이 겪었던 기억이 흐릿한 사건들을 되짚어 나간다. 사고 일주일전...인기 라디오 프로그램의 보조진행자인 엠버는 MC인 메들린과의 불화로 직장을 잃을 위기에 처한다. 자신의 직장을 지키기 위해, 그리고 친동생 클레어의 부탁을 들어주기 위해 작은 음모를 꾸미고, 엠버의 주도면밀한 작전으로 성공직전의 단계에 이른다. 직장문제를 한시름 놓은 엠버에게 다가온 새로운 문제는 남편 폴과 처제인 클레어와의 관계이다. 너무나 친밀하고 가까워 보이는 남편과 처제의 관계가 불편하게 느껴진 뒤로는 남편의 모든 말들이 의심스러운 엠버...어릴적부터 부모님의 기대를 한몸에 받고 자라난 엠버와 동생의 그늘에 가려 모든것을 빼앗긴채 살아온 엠버...남편마저 동생에게 빼앗길지도 모른다는 불안은 그녀를 흔들어 놓고...안개처럼 흐려진 기억의 그늘속에 폴, 클레어, 엠버의 진실게임은 시작된다....



이야기는 엠버가 코마상태에서 의식을 찾은 '현재', 그리고 사고가 나기 일주일전의 '그때', 그리고 클레어가 10살이던 때 쓴 일기의 내용인 '이전' 3가지 시점으로 전개된다. 그때와 현재가 번갈 진행되면서 엠버의 교통사고의 이유와 그녀가 일주일 동안 겪었던 사건들이 정리되면서 기억을 잃었던 엠버가 자신의 원래 목적을 되찾아 가는 이야기가 전개된다. 더불어 클레어의 일기를 통해 엠버와 클레어 사이에 있었던 비극적이고 참혹했던 악연이 밝혀지는 구조이다. 



그런데 이 작품이 독특한건 작가가 처음부터 진실과 거짓이 교묘하게 섞어내 독자들을 대놓고 농락할거라고 당당히 선언하는 듯한 세번째 고백...'나는 가끔 거짓말을 한다'는 항목때문이다. 작품을 조금만 읽어봐도 엠버가 현재, 그때의 시점을 구술하면서 끊임없이 진실과 거짓 망상을 섞어 말하고 있음을 어렵지 않게 발견할 수 있다. 결국 그녀가 말하는 사건들의 전부를 믿을 수는 없다는 얘기인데...그럼으로써 전/후반의 이야기들을 비교하고 사실여부의 관계를 끊임없이 고려하면서 작품을 읽게 만든다는 말이다. 이 진실과 거짓 때문에 꽤나 머리아프고 신경쓰면서 작품을 읽게 만든것 같다..ㅠ_ㅠ



어찌됐던...그렇게 꼼꼼이 읽었건만...마지막 페이지의 3가지 고백이 주는 충격...'뭐지?'라는 의문과 함께 앞선 스토리를 다시 곱씹게 만드는 모호함 아...ㅠ_ㅠ...해석에 따라 결말이 갈리던 영화 [곡성] 처럼처럼 이 작품도 전혀 다른 상반된 결말을 주는 작품인듯 하다...이럴거면 작품해설이라도 실어주소!!~~~







자...지금부터는 스포일러 주의!!





그래...잔악무도한 클레어의 악행을 전부 떠올리고 제목 그대로 [원래 내 것이었던] 엠버 자신의 자리를 찾아가기 위해 동생 클레어가 빼앗아간 모든것을 되찾아오는 스토리 그대로의 결말...음...정말 유약하고 나약하기만 했던 엠버가 한순간에 정신 차리고 싸이코패스급의 범죄를 저질렀다는 말인가? -_-;;; 영...어딘가 부자연스러운 느낌이 떠나지 않는다...-_-;;; 뭔가 부자연스러워...여기서 이 작품의 원제가 [Sometimes I Lie]이면서 마지막 페이지 마지막 문장 '가끔 나는 거짓말을 한다.'이 눈에 들어온다. 



내 이름은 엠버 테일러 레이놀즈다.  -416p



지금까지 엠버는 자신이 악녀이자 동생인 클레어에게 평생 당하고 살아왔던 테일러라고 이야기한다. 그런데 왜 테일러라는 이름을 삭제한것일까? 문제의 일기장의 주인이자 싸이코패스 악녀는 사실 엠버였던것 아닐까?...결국 이야기 전체를 농락하는...독자를 우롱하는 엠버의 거짓말은 이것이 아니었을까?...흠....그런데 이 추론도 썩 개운하지는 않다...크게 헛다리 짚은거 아닌지 모르겠고...-_-;; 아...딱 떨어지는게 좋은데...이런거 싫어...ㅠ_ㅠ




엠버의 섬세한 심리묘사와 진실, 거짓, 망상이 뒤섞인 복잡한 구성 그리고 충격이고 모호한 결말...코마 상태에서 정신병이 걸릴듯한 답답함과 정신적 압박으로 끝내주는 몰입감을 선사하고 서술트릭과는 또다른 방식으로 재독하게 만드는 독특한 작품이었다. 부디 많은 사람들이 읽고 분석해서 명쾌하고 속시원하게 진실을 알려줬음 좋겠다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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