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풍선인간
찬호께이 지음, 강초아 옮김 / 한즈미디어(한스미디어) / 2018년 8월
평점 :
절판
풍선인간 (2018년 초판)
저자 - 찬호께이
역자 - 강초아
출판사 - 한스미디어
정가 - 13500원
페이지 - 271p
손대면 토~옥 하고 터질것만 같은 그대...
[망내인]으로 현실적인 하이테크 스릴러의 진수를 보여줬던 떠오르는 중화권 사회파 추리소설의 대가 찬호께이의 보물같은 초기 단편집이 출간되었다. [기억나지 않음, 형사]로 '시마다 소지'상을 받기전, 출판사에서 주제를 주고 작품을 의뢰하여 집필활동을 하던 초기작가시절에 쓰인 이 단편은 호러물을 의뢰한 출판사의 요청에 따르는척 하면서 교묘하게 초능력 호러를 표방한 추리작품을 썼다고 하는... 작가 말로는 '호러의 탈을 쓴 추리작품'이라고 한다. 특이한 초능력으로 타겟을 제거하는 하드고어한 묘사는 등골을 서늘하게할 정도로 호러틱하고 촘촘히 짜인 추리적 복선과 반전은 역시 '찬호께이'라는 탄성이 절로 나오는 탁월한 작품성을 선보인다. 어느날 갑자기 신체접촉을 통해 타인의 몸을 풍선처럼 부풀어 오르게 할 수 있는 초능력을 갖게 된 남자가 킬러로 사는 이야기...설정만으로도 호기심을 자극한다..
1. 살아 있는 생물이면 피부 접촉으로 명령어를 입력할 수 있다. 목표물의 신체나 내장기관에 공기를 불어넣거나 팽창하게 하거나 비트는 것이 가능하다.
2. 명령 발동 시점을 늦추도록 지정할 수 있다.
3. 명령어를 입력한 뒤에는 목표 대상이 명령 발동 전에 사망하더라도 능력이 시체에서 똑같이 작용한다.
4. 명령 입력이 끝나면 그 내용을 바꾸거나 새로운 명령으로 덮어씌울 수 없다.
신체 접촉으로 명령을 부여하고 신체의 어느 부위던 풍선처럼 부풀어 터뜨려 버리는 신박한 기술....그래서 살인 현장에서 가지 않고도 타겟을 제거 할 수 있고, 용의자 선상에 오를 일이 없는 안전한 기술로 최고의 킬러로 자리매김한다.
1. 이런 귀찮은 일
킬러로 전직하면서 신분을 숨기기 위해 한적한 외곽 연로한 노인이 주인으로 있는 주택가에 세들어 사는 아청 인근에 새로 이사온 의사라는 남성은 주인 노인과 아청에게 살뜰히 인사하며 친절한 인상을 남긴다. 몇 일뒤 남성은 이사온 인사겸 아청과 함께 노인의 집에서 남성이 가져온 고급술을 함께 마시고 술기운이 오른 노인은 에어컨을 틀기 위해 스위치를 올리는데......
- 첫 단편부터 확 끌어당기는 힘을 느꼈고, 풍선인간의 매력에 흠뻑 빠져든다. 아청의 기묘한 행동뒤에 밝혀지는 전말은 놀랍기만 하고, 풍선이 발현되는 입력 시간을 바꿀 수 없는 설정은 약점으로 작용할 수도 있음을 깨달았다.
2. 십면매복
제약회사의 연구박사로 있는 스미스 박사는 연구발표회가 열리기 몇일전 풍선인간으로 부터 살인예고장을 받는다. 하지만 스미스 박사는 자신 때문에 회사가 불이익을 받는걸 원치 않는다는 이유로 발표회를 강행하고, 당연히 수많은 경찰과 경호원들의 집중보호를 받게된다. 그리고 시작되는 스미스 박사의 발표회....스미스 박사를 둘러 싸고 있던 경호원들이 팔이 꺽이는 기괴한 모습으로 쓰러지기 시작하는데....
- 이 단편은 풍선인간이 아닌 유능한 형사 거싱이의 시선으로 이야기가 전개된다. 타겟의 살인을 위해 걸림돌이 되는 타인들을 거리낌 없이 죽여버리는 풍선인간의 잔혹성과 함께 스미스 박사의 최후는 [엑소시스트]의 영화장면이 생각나면서 기괴하면서도 끔찍한 공포를 자아낸다.
3. 사랑에 목숨을 걸다
재벌 부호의 세번째 아내로 들어간 왕년의 다이나마이트 섹시스타 궈부인은 풍선인간에게 자신이 결혼하기 전 첫번째 아내가 낳은 딸 궈치란을 납치 후 죽여줄것을 의뢰한다. 남편이 암말기라는 소식을 입수하고 남편이 애지중지하는 딸을 죽여 막대한 재산을 상속받는것이 목적이었던것...풍선인간은 의뢰를 수락하는 대신 한가지 조건을 제시한다. 거액의 성공보수 대신 궈부인과의 한번의 섹스를 요구하는데....
- 엎치락 뒤치락 반전에 반전이 거듭되며 한치앞도 예상할 수 없는 재미를 선사한다. 결국 너무나 치밀하지만...상도덕도 없는 냉혈한...풍선인간....
4. 마지막 파티
방학을 맞아 노인의 집에 2주간 머무르게 된 손녀 전전과 손자 샤오바오는 마당에서 숨바꼭질을 하던중 우연히 두 남자가 하는 대화를 엿듣게 된다. 브로커라 불리는 남자와 킬러생활을 은퇴하겠다는 남자가 벌이는 말다툼을 엿들은 남매는 그들이 말하는 범행을 듣고 남성이 그 유명한 풍선인간임을 깨닫는다. 잔혹한 킬러와 함께 2주를 버텨야 하는 남매는 남자가 풍선인간이라는 증거를 찾아 경찰에 신고하기로 마음먹고 남자의 집주변을 배회하는데.....
- 정말...대박 단편!!!! 꼭 읽어야 하는....두번봐야 하는 작품...이것이 반전이다! 풍선인간의 대미를 장식하는 끝내주는 작품이었다.
만화속 한장면을 보는듯한 분할된 컷과 뻥 터지는 그림의 표지가 이 작품이 지니고 있는 한방을 설명하는것 같다. 실로 작품 전반에 흐르는 충만한 B급 정서를 대변하듯 말초신경을 자극하는 흘러넘치는 낭자한 유혈들과 터져 날아다니는 살점들, 비틀어 끊어지는 근육들로 정신을 혼미하게 만든뒤 눈알이 튀어나올 정도로 뒤통수를 후려갈기는 놀라운 반전들로 카운터 펀치를 날린다. 지금의 무거운 사회파 추리 작품들과는 전혀 다른 상반된 분위기의 초기 단편이지만 될성부른 나무는 떡잎부터 알아본다고...각 단편이 오십여 페이지의 짧은 분량임에도 작가의 내공이 가득 들어차있다.
한국팬들을 위한 작가의 서문에서 자신의 작품을 길티 플레져로 즐겨달라는 말이 크게 와닿는다. 인정사정없이 잔인하게 죽여버리는 냉혹함과 정체를 들키지 않기 위한 치밀함, 살인이 난무하는 범죄의 거부감 보단 정말 시원하게 죽여버리고 시원하게 속여주는 쿨함이 즐거움을 주는 최고의 길티 플레져였다. 배경설명 없이 직선적으로 묘사되는 풍선인간의 행동에 궁금증을 불러일으키고 막판 사소한 행동들 하나 마저도 반전을 위한 복선이었다는걸 알게 되었을때의 '뻥' 터지는 시원한 기분 마치 바람을 계속 불어넣는 풍선처럼 언제 터질지 몰라 조마조마하게 만들다가도 '빵' 터져버렸을때의 뭔가 가슴을 훑어내리는 시원함을 주는 작품이었달까? ...-_- [초능력자]라는 잡지에 실린 저작권 때문에 싣지 못한 풍선인간의 첫번째 단편이 못내 아쉽지만, 현재 풍선인간의 새로운 단편을 집필한다고 하니...흐흐흐...이거 또 기대되는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