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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래 내 것이었던
앨리스 피니 지음, 권도희 옮김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18년 8월
평점 :
절판
원래내것이었던 (2018년 초판)
저자 - 앨리스 피니
역자 - 권도희
출판사 - RHK
정가 - 15000원
페이지 - 419p
1. 나는 코마 상태다.
2. 남편은 더 이상 나를 사랑하지 않는다.
3. 나는 가끔 거짓말을 한다.
작품을 읽으며 뒷통수를 후려갈기듯 명쾌하고 예상치 못한 반전에 놀라는 작품이 있다. 반면 마지막 장을 덮고 나서 다시 한번 작품 전체의 스토리를 되짚어 복기하면서 결말의 숨겨진 의미를 헤아려야 하는 작품도 있다. 굳이 따지자면 이 작품은 후자의 형식을 띄고 있는 작품이라 말할 수 있을것 같다. 시작과 마지막 장이 대구하듯 쓰여진 주인공 엠버의 3가지 고백...헐...이 마지막 고백 때문에 내 머리는 지금 완전 복잡하다...ㅠ_ㅠ
1. 난 코마 환자였다.
2. 내 동생은 비극적인 사고로 죽었다.
3. 가끔 나는 거짓말을 한다.
엠버는 교통사로 이후 코마상태에서 가까스로 정신을 차린다. 하지만 신체는 여전히 식물인간 상태...감각, 청각, 후각은 살아있지만 병원 사람들은 엠버의 상태를 알아차리지 못하고, 엠버는 누워있는 상태로 자신을 찾아오는 여러 사람들의 말들을 듣고 자신이 겪었던 기억이 흐릿한 사건들을 되짚어 나간다. 사고 일주일전...인기 라디오 프로그램의 보조진행자인 엠버는 MC인 메들린과의 불화로 직장을 잃을 위기에 처한다. 자신의 직장을 지키기 위해, 그리고 친동생 클레어의 부탁을 들어주기 위해 작은 음모를 꾸미고, 엠버의 주도면밀한 작전으로 성공직전의 단계에 이른다. 직장문제를 한시름 놓은 엠버에게 다가온 새로운 문제는 남편 폴과 처제인 클레어와의 관계이다. 너무나 친밀하고 가까워 보이는 남편과 처제의 관계가 불편하게 느껴진 뒤로는 남편의 모든 말들이 의심스러운 엠버...어릴적부터 부모님의 기대를 한몸에 받고 자라난 엠버와 동생의 그늘에 가려 모든것을 빼앗긴채 살아온 엠버...남편마저 동생에게 빼앗길지도 모른다는 불안은 그녀를 흔들어 놓고...안개처럼 흐려진 기억의 그늘속에 폴, 클레어, 엠버의 진실게임은 시작된다....
이야기는 엠버가 코마상태에서 의식을 찾은 '현재', 그리고 사고가 나기 일주일전의 '그때', 그리고 클레어가 10살이던 때 쓴 일기의 내용인 '이전' 3가지 시점으로 전개된다. 그때와 현재가 번갈 진행되면서 엠버의 교통사고의 이유와 그녀가 일주일 동안 겪었던 사건들이 정리되면서 기억을 잃었던 엠버가 자신의 원래 목적을 되찾아 가는 이야기가 전개된다. 더불어 클레어의 일기를 통해 엠버와 클레어 사이에 있었던 비극적이고 참혹했던 악연이 밝혀지는 구조이다.
그런데 이 작품이 독특한건 작가가 처음부터 진실과 거짓이 교묘하게 섞어내 독자들을 대놓고 농락할거라고 당당히 선언하는 듯한 세번째 고백...'나는 가끔 거짓말을 한다'는 항목때문이다. 작품을 조금만 읽어봐도 엠버가 현재, 그때의 시점을 구술하면서 끊임없이 진실과 거짓 망상을 섞어 말하고 있음을 어렵지 않게 발견할 수 있다. 결국 그녀가 말하는 사건들의 전부를 믿을 수는 없다는 얘기인데...그럼으로써 전/후반의 이야기들을 비교하고 사실여부의 관계를 끊임없이 고려하면서 작품을 읽게 만든다는 말이다. 이 진실과 거짓 때문에 꽤나 머리아프고 신경쓰면서 작품을 읽게 만든것 같다..ㅠ_ㅠ
어찌됐던...그렇게 꼼꼼이 읽었건만...마지막 페이지의 3가지 고백이 주는 충격...'뭐지?'라는 의문과 함께 앞선 스토리를 다시 곱씹게 만드는 모호함 아...ㅠ_ㅠ...해석에 따라 결말이 갈리던 영화 [곡성] 처럼처럼 이 작품도 전혀 다른 상반된 결말을 주는 작품인듯 하다...이럴거면 작품해설이라도 실어주소!!~~~
자...지금부터는 스포일러 주의!!
그래...잔악무도한 클레어의 악행을 전부 떠올리고 제목 그대로 [원래 내 것이었던] 엠버 자신의 자리를 찾아가기 위해 동생 클레어가 빼앗아간 모든것을 되찾아오는 스토리 그대로의 결말...음...정말 유약하고 나약하기만 했던 엠버가 한순간에 정신 차리고 싸이코패스급의 범죄를 저질렀다는 말인가? -_-;;; 영...어딘가 부자연스러운 느낌이 떠나지 않는다...-_-;;; 뭔가 부자연스러워...여기서 이 작품의 원제가 [Sometimes I Lie]이면서 마지막 페이지 마지막 문장 '가끔 나는 거짓말을 한다.'이 눈에 들어온다.
내 이름은 엠버 테일러 레이놀즈다. -416p
지금까지 엠버는 자신이 악녀이자 동생인 클레어에게 평생 당하고 살아왔던 테일러라고 이야기한다. 그런데 왜 테일러라는 이름을 삭제한것일까? 문제의 일기장의 주인이자 싸이코패스 악녀는 사실 엠버였던것 아닐까?...결국 이야기 전체를 농락하는...독자를 우롱하는 엠버의 거짓말은 이것이 아니었을까?...흠....그런데 이 추론도 썩 개운하지는 않다...크게 헛다리 짚은거 아닌지 모르겠고...-_-;; 아...딱 떨어지는게 좋은데...이런거 싫어...ㅠ_ㅠ
엠버의 섬세한 심리묘사와 진실, 거짓, 망상이 뒤섞인 복잡한 구성 그리고 충격이고 모호한 결말...코마 상태에서 정신병이 걸릴듯한 답답함과 정신적 압박으로 끝내주는 몰입감을 선사하고 서술트릭과는 또다른 방식으로 재독하게 만드는 독특한 작품이었다. 부디 많은 사람들이 읽고 분석해서 명쾌하고 속시원하게 진실을 알려줬음 좋겠다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