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음 사람을 죽여라
페데리코 아사트 지음, 한정아 옮김 / 비채 / 2017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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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 사람을 죽여라 (2017년 초판)

저자 - 페데리코 아사트

역자 - 한정아

출판사 - 비채

정가 - 15000원

페이지 - 527p




끝내주는 정신착란 스릴러




SNS를 통해 표지선정 설문도 참여했었고 사전 가제본 이벤트에도 참여 하려고 했지만 사정이 여의치 

않아 신청하지 못했던 작품이었는데, 이웃블로거인 '캐미'님의 책 주기 이벤트에 당첨되 읽게된 작품이다. 

(감사합니다. ^^) 출판사에서 대박이라고 호언장담 할 정도로 자신감을 내비친 작품답게 기발하고 파격적

설정이 두드러진 작품이었다. 초반의 황당할 정도의 혼란스러운 떡밥들을 아주 깔끔하게 회수하면서 용두

사미로 끝내는 것이 아니라 탄탄한 구성의 완벽한 이야기로 마무리 하게 되어 얼마나 다행스러운지 가슴을

쓸어 내렸다는...-_- 어쨌던 책을 펴들고 바로 본론이 시작되는 이 몇 페이지의 도입부는 근래에 본 작품중

손에 꼽을 정도로 이야기에 빠져들게 만든 역대급 도입부를 보여 주는것 같다. 





뇌종양과 아내와의 불화로 서재에서 권총 자살을 시도하려던 테드는 방아쇠를 당기려는 순간 문을 두드리는

낯선 자...무시하고 하던 일을 계속 하려고 하지만 문밖의 남자는 그가 하려던 일을 알고 있었다는 듯이

말하고, 권총을 숨긴 테드는 낯선 남자를 집안으로 들인다. 자신을 린치라고 소개한 남자는 테드의 자살

시도를 알고 있으며 두딸에게 권총 자살로 뇌수가 흩뿌려진 끔찍한 장면을 보여 주는것 보다는 자신의 제안

을 들어주면 깔끔하게 살해 당한것으로 보이게 죽여 주겠다는 제안을 하게된다. 린치의 제안에 구미가 당긴

테드는 제안이 무엇인지 묻고, 린치는 한 여성을 살해 했으나 증거 불충분으로 석방된 블레인이라는 양아치

를 죽여 줄것을 부탁 받는다. 린치의 제안에 매료된 테드는 블레인을 죽이기 위해 자살에 쓰려던 권총을 

들고 블레인의 집으로 향하는데.......




솔직히 초반 스토리만 봤을땐 린치의 자살클럽이라는 참신한 발상으로 끌어가는 킬러 소설일줄 알았다...

근데....페이지가 넘어갈수록 '어라....이게 뭐지?;;;;;'라는 의구심이 드는 장면들이 이어지면서 이 작품을

왜 정신착란 스릴러라고 부르는지 이해가 가더라...뇌종양으로 비롯된 테드의 환각? 아니면 SF에사 나올법한

평행우주?... 그것도 아니면 정신병에 걸린 테드의 환상? 아니면 단순한 꿈??....현실과 환상의 경계가 무너

지고 뒤죽박죽 혼재 되면서 읽고 있는 나도 함께 미쳐버리는 느낌이 들게 만드는 참으로 골때리는 경험이었다.

두서없이 난무하는 정신착란 떡밥들이 하나 둘 수거되는 중반 이후나 되야 이야기의 윤곽이 잡히게되니...그전

까진 온갖 떡밥의 향연에 대한 나름의 추측과 상상을 하며 읽는 수 밖에...근데...이런 일련의 과정이 나름 또

신선하고 예측할 수 없는 방향에 대한 무한한 상상력을 자극하니 즐기며 읽을 수 있게 만든다. '필립 K 딕'의

SF에서 느낄 수 있었던 텍스트를 통한 뽕에 취한 몽환적 쾌감을 이 스릴러에서 느낄 줄이야!!! 




미로를 풀어가는 듯한 스릴러라는 설명이 딱 맞는듯한, 작품속 언급되는 테드의 의식의 편린들이 종반부 한데

모여 의미가 부여되고 미친듯 보였던 테드의 행동들이 설명될때 얻게되는 카타르시스는 전율이 일게 만들었다.

참신한 발상의 전환이나 신박한 서사방식도 좋았지만, 이렇게 완벽한듯 깔끔하게 마무리하는 결말이 무엇보다

마음에 들었고, 현실과 환상의 경계를 구분짓는 테드의 환상속 공포의 대상이었던 주머니쥐가 실제로는 존재

했을지도 모른다는 여운을 남기는 마지막 대화도 꽤 인상 깊었다. 한 인간의 깊숙한 정신을 파헤치며 혼란과

공포를 불러 일으키는 심리 스릴러로 오래도록 기억에 남을 작품이었다.    



덧 - '데니스 루헤인'의 [살인자들의 섬]과 함께 읽으면 좋을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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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드 오브 왓치 빌 호지스 3부작
스티븐 킹 지음, 이은선 옮김 / 황금가지 / 2017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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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드 오프 왓치 (2017년 초판)

저자 - 스티븐 킹
역자 - 이은선
출판사 - 황금가지
정가 - 15000원
페이지 - 541p
 

킹옹 추리의 마침표
 


2015년 공포호러의 제왕 킹옹께서 느닷없는 추리장르로 외도를 하시어 [미스터 메르세데스]로 바로 
에드거 상을 수상하는 기염을 토하더니 어느덧 2년이 흘러 메르세데스 3부작의 완결편이 출간되었다
...ㅠ_ㅠ 이전작인 [파인더스 키퍼스]의 끝맺음에서 메르세데스 킬러인 브래디의 귀환(염력 +1 )을 
암시하며 3부의 기대감을 증폭시켰는데, 이번 완결편에서는 킹옹의 주특기인 슈퍼내추럴과 추리를 
적절히 믹스시켜 킹옹만의 색체를 뿜어내는 판타스틱 사이코 탐정물이라는 새장르를 개척시켜 버렸다...
메르세데스 킬러와의 악연을 시작으로 호지스 탐정 사무소인 파인더스 키퍼스의 창설과 부활한 메르
세데스 킬러와의 마지막 정면 대결까지 실로 3부작의 장대한 서사시의 마지막을 화려하게 장식하는 
노년탐정 빌 호지스의 대망의 임무종료(엔드 오브 왓치) 작품이었다.
 

전작에서도 예고 했지만 홀리에게 뇌가 무참히 깨바셔지고 식물인간으로 누워 있다가 가까스로 혼수
상태에서 깨어난 브래디가 얻게된 초능력으로 어떻게 이야기를 풀어갈지가 관건이었는데, 킹옹은 
세계적으로 급속히 늘고 있는 자살이라는 사회적 이슈와 개개인에게 깊숙이 침투한 휴대용 단말기를 
초능력과 결합시켜 전혀 새로운 식의 이야기를 창조해 내버렸다. 추리 탐정 소설로 봤을때 다소 황당
할지도 모르겠지만, 킹옹의 팬이라면 이런 킹의 수퍼내추럴식 작품을 마다할 이유는 없을것 같다. 
그가 수십년간 항상 썼던 이야기이자 가장 잘쓰는 이야기일테니 말이다.
 

수년간 혼수상태에 빠져있던 브래디는 뇌과학 전문의 배비노 박사가 허가받지 않은 약물로 불법임상
실험을 벌이는 와중에 의식을 찾는다. 처음 의식을 찾은뒤 생각만으로 작은 사물을 움직이는 염동력
을 자각하고 그 능력으로 간호사들에게 겁을 주거나 희롱하는데 사용한다. 염력만으로 아무것도 할
수 없는것을 깨달은 브래디는 어느날 병원의 잡역부가 가져온 휴대용 게임기에서 블루홀이라는 물고기
게임의 데모화면을 함께 보게 되고, 데모 화면을 통해 우연히 잡역부에게로 빙의하게 된다.
한편...건강에 이상신호가 오는것을 자각한 호지스에게 퇴임을 앞둔 동료형사 피트가 모녀 자살사건에
호지스를 불러들이는데......
 

휴대용 게임기의 화면을 통해 정신을  빙의 한다는 설정은 비디오 테잎을 통해 저주가 번진다는 공포
소설 [링]에서 시작되 근래에 인터넷 소셜 네트워크의 동영상을 통해 저주가 전파되는 설정의 [언프렌디드:
친구삭제]등의 헐리우드 영화들까지 저주나 빙의라는 고전 공포 소재를 발전하는 기술 트렌드에 맞춰
새로운 공포로 창조해내는 하이테크 호러와 잘 부합한다고 생각된다. 이 작품에서는 이런 정신감응 혹은
원격 빙의라는 마인드 파워에서 비롯된 초자연적 현상을 와이파이 휴대용 게임 기기라는 유행 트렌드에 
맞춰 컨버전스 한것으로 보이는데, 어찌보면 마인드 스틸러라는 초자연적 현상으로 볼 수도 있지만 브래디
라는 좀비 바이러스가 와이파이를 통해 휴대용기기를 타고 (마치 PC처럼)인간을 감염시켜 숙주가 되버리는
PC 바이러스의 특징으로 볼 수도 있을것 같았다. 이번 작품은 휴대용 게임기를 마인드 스틸 혹은 바이러스의
전파 매개체로 설정 하는데, 비슷한 예로 킹옹의 좀비 소설인 [셀]은 휴대폰을 매게체로 설정한다. 이처럼 
킹옹은 우리에게 가깝고 쉽게 접할 수 있는 익숙한 물건을 느닷없이 공포의 대상으로 둔갑시키는걸 꽤나 
즐기시는것 같다는....뭣보다 이제 일흔이 되는 킹옹이(빌 호지스와 동갑인...) 이처럼 뒤쳐지지 않고
최신 트렌드에 맞춰 꾸준히 작품을 써내는 오픈 마인드가 아직도 킹옹이 주류 상업 문학의 제왕으로 군림
하게 만든 이유가 아닌가 싶다.
 

어찌됐던, [미스터 메르세데스]에 이어 에스퍼 능력으로 갈곳을 잃고 방황하는 청소년들에게 자살의 길로 
인도하는 자살의 설계자, 자살의 황태자 브래디와 이를 막으려는 호지스 탐정단의 대결이 긴박하게 펼쳐
지는데, 1편에서는 뚱땡이 호지스의 고도비만 때문에 헐떡이느라 맥을 못추는 호지스를 그리더니, 이번
편에서는 중병 때문에 빼빼말려버려 비실비실 힘을 못쓰는 말년의 호지스를 그리고 있으니...이거원...
눈물이 앞을 가려 글자를 읽을 수가 없자나...ㅜ_ㅜ(그저 건강하게 오래 살아주세요..킹옹님....)  
어쨌던 이번편을 마지막으로 호지스 시리즈는 대단원의 막을 내리지만, 이렇게 끝내버리기엔 개성있는
캐릭터들이 아쉽게 느껴진다...강박장애 과격 여성 홀리도 아직 건재하고 호지스의 바통을 이어받는 노년
탐정도 있으니...또다른 탐정 이야기를 보고싶은 바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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립맨 미스터리, 더 Mystery The 13
시즈쿠이 슈스케 지음, 추지나 옮김 / 레드박스 / 2017년 8월
평점 :
절판


립맨_범인에게 고한다 2 (2017년 초판)

저자 - 시즈쿠이 슈스케

역자 - 추지나

출판사 - 레드박스

정가 - 15500원

페이지 - 595p




Rest In Peace




범죄 크라임을 예술적 아트의 경지로 승화시킨 범죄의 설계자이자 컨설턴트가 등장하는 극한

리미트 리얼리즘 실제 범죄소설이 출간되었다. 처음 제목만 보고 나서 립서비스하는 남자?

(Lip Man)인줄 알고 뭔가 말로서 벌이는 범죄...사기에 대한 이야기인가? 라고 생각했고 

초반 보이스 피싱에 대한 소재로 이야기가 전개되자 '역시 내 예상이 맞군'이라고 내심 좋아

했건만...얼래?...제목을 다시 들여다 보니 스펠링이 다르다...-_-;;;; RIP MAN이라고라...

RIP는 Rest In Peace의 약자로 '잘 뒤져라', '명복을 빈다'....라는 뜻이었고....자신이 

설계한 범죄자의 범죄자가 범행이 경찰에 발각되어 체포되기 직전에 그가 'Rest In Peace'

라고 입버릇 처럼 말하는 것을 두고 붙여진 닉네임 이었다. 어찌됐던 이 작품은 이전에 

[범인에게 고한다]라는 유괴사건에 대한 범죄 소설의 속편으로 출간된 작품으로 전작의

수사관이 이번 작품에서도 이어서 등장하여 희대의 유괴 사건을 파헤치게 된다. 전작은 읽지

못했지만, 독특한 제목과 범죄의 비즈니스화라는 특이한 시각에 끌려 서평카페에 신청하였고

운좋게 작품을 읽어볼 수 있는 기회가 주어졌다. 




보이스 피싱 사기단에 가담했던 형제가 범죄 컨설턴트 아와노를 만나 영리 유괴라는 사업 아이템

에 매료되고 '대일본유괴단'이라는 조직을 결성 후 유괴사업을 벌인다는 스토리로 전개되는데,

작가는 보이스 피싱에 대해 오랜 취재와 여러 참고문헌들을 참고하여 보이스 피싱이라는 범죄에

대하여 하나 부터 열까지 낱낱이 파헤친 뒤 현실적인 범행 수법을 이야기에 적용하여 리얼리즘을

극대화 하였고 이 보이스 피싱 사기 방법에 작가의 아이디어를 첨가해 유괴범죄를 접목하여 새로운 

방식의 유괴 사업을 고안해 낸다. 이게 얼마나 현실적이고 참신하던지 아와노의 설계 대로 유괴 

사업을 벌이면 정말로 한탕 크게 벌수 있을것 같다는 생각이 절로 들 정도였다....그리고 작품

내내 범인을 수사하는 수사관 보다는 범죄를 저지르는 범인의 비중이 더 높았고, 범행을 저지르게

되는 동기나 그들의 인간적인 면들을 그려내다 보니 읽으면서 범인들의 범행 성공을 응원하게 되는

기묘한 심리적 경험을 선사했다. 





졸업 후 대기업 입사가 예정된 시점에서 입사 예정이던 과자 회사의 비리가 터져 강압적으로 예비

합격이 취소된 뒤 이렇다 할 직장 없이 소일거리를 전전하던 도모키는 학창시절부터 폭력단 등에

가담했던 불량한 동생 다케하루의 권유에 따라 보이스 피싱 범죄에 함께 가담한다. 나날이 좋은

실적으로 거금을 벌어 들이던 도모키는 어느날 보이스 피싱의 구체적인 범행을 제안한 아와노와

보이스 피싱 사무소의 관리자 샤모토와의 전화 통화중 아와노가 전화를 끊기전 말한 '레스틴피스'

라는 말을 듣고 불길한 느낌에 휩싸여 동생 다케하루와 함께 급하게 사무실을 나오고 그 직후

경찰이 사무소를 급습하여 도모키와 다케하루를 제외한 나머지 일당이 체포된다. 특유의 감으로

운좋게 체포를 피한 도모키는 보이스 피싱에 가담하기 전처럼 바에서 바텐더 알바를 다시 시작하고

얼마 후 도모키가 일하는 바로 아와노가 찾아온다. 도모키에게 유괴라는 신종 범죄 사업 아이템을

제안하는 아와노의 말에 솔깃해지는데...... 





'올해는 대일본유괴단을 계기로 일본의 유괴 사업에 원년이 될거야'라는 자신감 섞인 아와노의 

말처럼 기존의 납치된 인질이 살해되는 끔찍한 결과를 야기했던 충동적 유괴라는 범죄와는 달리

철저히 유괴에 비즈니스 마인드를 적용하여 인질은 절대적 안전을 보장하고 인질과 유괴범과의

심리적 유대를 형성하여 경찰을 속이고 몸값을 받는다는 작가의 설정은 신선하다 못해 충격을 주기

에 충분할 정도였다. 이 얼마나 기발한 발상의 전환이란 말인가...-_- 또한 평범하고 머리 좋은 청년

도모키를 앞세워 대기업에 입사하여 탄탄대로를 달릴것 같던 그의 인생이 한번의 브레이크로 철저히

망가져 가는 모습을 보며 인간적으로 측은지심과 함께 감정을 이입하게 만든다. 




현실적으로 실현가능해 보일 정도의 리얼한 범죄 소재를 바탕으로 인간의 감정이 결여된 듯한 범죄 

아티스트 아와노와 범인을 잡기 위해선 유괴당한 피해자 가족까지 속여버리는 수단방법을 가리지 않는

열혈 수사관 마키시마와의 빈틈없는 숨막히는 대결... 그리고 유괴계획을 플랜A와 B까지 준비하는  

치밀한 설정, 경찰과 범인 그리고 몸값을 거래하는 피해자 가족까지 서로 속고 속이는 복잡한 관계

들과 카타르시스를 느끼게 만드는 반전의 묘미까지.....정말 오랜만에 절로 엄지 손가락이 올라가는

대박 범죄 미스터리 작품을 만난것 같다. 게다가 이번 작품은 마키시마 수사관과 범죄 설계자 아와노

와의 첫 대면을 그린 작품이라는 것.....이런 대박 긴장감을 느끼게 한 작품이 겨우 두 미친 인간들의

대결의 서막이라니!!! 본격적인 대결을 예고하는 다음 작품이 어느정도일지 상상도 못할 정도이다....

육백 페이지의 분량이 순식간에 사라져 버리는 마법 같은 책....돼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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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ill Boy - of the still boy, by the still boy, for the still boy
SE OK 지음 / MY(흐름출판) / 2017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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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ILL BOY (2017년 초판)
저자 - SE OK (세옥)
출판사 - 흐름출판
정가 - 14800원
페이지 - 239p



아빠의 육아전쟁을 담은 한컷의 일러스트
애아빠여도 여전히 소년의 동심을 간직한 애어른이다!



5살, 3살 두 딸아이의 아빠로서, 마누라의 남편으로서, 가장으로서 살아오고 있는 딸바보 아빠
엽기부족....-_-, 엄마가 훈육을 아빠는 친구를 담당하다보니 아이들은 엄마보다 아빠를 더 좋아
하고 퇴근하면 달려와 매미처럼 매달리기 일쑤다. 땀이 죽죽 흐르는 한여름에도..-_-;;; 그렇게
퇴근과 동시에 애보기는 전업주부인 엄마와 바통터치를 하고 함께 저녁을 먹고, 육체적 놀이 후
목욕 시키고 재우는 매일매일의 로테이션....머...결혼 전에는 쬐메난 애들 너무 극성스럽고 싫어
했는데, 핏줄은 당긴다고....내 자식들은 한없이 예뻐보이고 봐도봐도 좋으니 아빠는 아빠인가 보다.
어찌됐건....퇴근 후나 주말엔 아내와 함께 많은 부분 육아를 함께 해왔고, 아내가 둘째를 출산한
직후 3살난 첫째딸과 단둘이서 2박3일로 제주도 여행도 다녀올 정도로 아이와 함께 하는걸 좋아하고
애착관계도 잘 형성됐다고 자부하는 가정적 아빠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어쨌던 나보단 엄마와 좀 더
오랜 시간동안 함께 있고 퇴근하고 보는 몇시간으론 육아의 애환을 전부 안다고 하기에는 무리가 
있다는것도 알고 있다.



그리하여 이번에 읽은 만화 [스틸 보이]가 남다르게 다가왔다....이 작품은 일러스트레이터인 두
아이의 아빠 '세옥'작가가 전업 주부로서 육아를 전담한 경험을 바탕으로 그려낸 만화 육아일기인데,
이 작품을 통해 이제는 말도 알아들을 정도로 훌쩍 자란 두 딸래미의 전쟁같았던 육아 시절을 회상
하고자 서평카페에 신청하였고, 운좋게도 서평의 기회를 얻을 수 있었다..작품 소개만 봤을땐 육아의
애환을 에피소드로 그린 4컷 혹은 다수 컷의 만화일거라 생각했는데 막상 작품을 접해보니 각 육아
에피소드를 단 한컷의 일러스트에 주제를 관통하는 몇 글자의 태그 만으로 구성되어 있는 아주 심플
한 육아 일러스트레이트 였다. 마치 육아를 하며 찍은 사진을 몇 마디의 태그와 함께 소셜 네트워크
(육아 전담 소셜인 카카오 스토리 같은..)에 업로드 한것을 보는듯한 느낌이랄까....



이 작품속 작가는 아내가 먼저 출산휴가를 마치고 회사에 복귀하고 작가 홀로 남아 가사와 육아를
전담한 진정한 육아대디의 초고수적 내공을 지니고 있었다....나같은 파트타임 대디는 명함도 못내밀
최강고수 였다는.....그렇게 가사와 육아를 소화해 내면서 때로는 아빠로서, 때로는 정신연령이 같은
아이로서 함께 한 에피소드를 심플한 일러스트에 녹여내 시종일관 유쾌하고 아이를 키운 사람이라면
백퍼 공감할 만한 지옥같지만 웃으며 감내해야만 하는 이야기들을 보여준다. 그러면서 이제는 잊고
있던 치열하고 장엄했던 전투 육아에 대한 기억들을 새록새록 끄집어 내게 해준, 다시금 두 딸래미
들의 힘들었지만 소중하고 감사한 추억들을 되살려 내게 만든 고마운 작품이었.  



머...나도 두 아이를 키워봤고 친척 사촌들이 아이를 키우는것도 지켜보고, 이 작품을 통해 작가가
아이를 키우는것도 잠시 엿봤지만, 역시나 애 키우는건 어느 집이나 다 똑같다고 생각한다. 나는
아이들이 둘 다 딸이고, 작가는 아들, 딸이라 아들과의 에피소드는 약간 다르지만, 그외의 나머지
육아로 인한 에피소드들은 다들 한번씩은 경험 했을법한, 그래서 쉽사리 공감될만한 이야기들이라 
좋았다. 그리고 엄마는 모를 아빠들 만의 장난기 랄까...아빠에게 애들을 맡기지 말라는 말처럼
아이에게 아이처럼 거는 장난들을 보면서 역시 남자도 다 똑같구나 라는 동질감을 느끼게 하는 
작품이었다. 밖에서는 치열하게 싸우는 직장인이지만, 아이들이겐 동심을 간직한 친구같은 철부지
아빠로서 말이다..이제 사랑스러운 두 딸래미들은 말길도 알아듣고 심부름도 하는 말이 통하는 나이가
되었다. 지옥같은 전투육아는 무사히 지나고 이제는 건강하게 올바른 아이들로 자라게 하기 위해
불철주야 노력하는 아빠가 되야 겠다고 생각한다.



[요즘들어 첫째가 그렇게 틈만나면 숨바꼭질을 하자고 졸라대는 통에 좁은 구석탱이에 숨어서 숨죽이고 있다는...]


[이것이 진정한 가장의 무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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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하인드 도어
B. A. 패리스 지음, 이수영 옮김 / arte(아르테) / 2017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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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판절판


비하인드 도어 (2017년 초판 3쇄)

저자 - B. A. 패리스

역자 - 이수영

출판사 - arte

정가 - 14000원

페이지 - 323p

 


완벽함 뒤에 숨겨진 추악한 진실


 

근래에 고구마 삼킨듯 가슴 퍽퍽하게 만드는 이해안가는 답답스런 캐릭터들이 등장하는 스릴러 작품들을 

보며 그들이 결정적인 순간에 나사 빠진듯이 어이없이 벌이는 행동들을 보며 황당함을 느꼈었는데, 오랜만에 

처음으로 주인공의 절박한 상황이 거의 100% 공감되는 숨막히도록 폐쇄적인 치밀한 구성의 작품을 만났다.

부부관계가 어느정도는 쇼윈도 부부 행세를 하는 부분은 있게 마련이고 잦은 부부싸움을 하는 가정불화

속에서도 대외적으로는 행복한 부부를 연기하는 가정도 있기에 밖에선 완벽한 젠틀맨 이나 집에선 와이프를 

학대하는 진성 사이코패스라는 문구의 이 작품이 어느 정도의 수위를 보여줄지 내심 궁금했었다. 그리고

첫 페이지를 넘긴 순간....어느새 내 의식은 심오의 세계를 거쳐 초집중의 사이코 파워를 헤엄치다 주화

입마 단계를 거치고 영겁의 심연에 빠져 우주의 신비를 경허하던 찰나 정신을 차려보니 시간은 몇시간 

뒤로 워프된 상태로 마지막 장을 덮고 있는 나를 발견할 수 있었다...-_-;;; 굉장히 재미있게 읽었단 얘기다. 

종종 이해 안가는 부분도 있긴 했지만 아내 그레이스를 보며 내가 폐쇄 공포증에 빠질것 같을 정도의 압박감을 

느끼게 할 정도로 작품속 심리 묘사는 끝내줬고 초집중 하게 만드는 작품이었다.

 


가정폭력 전문 변호사인 잭은 다운 증후군의 동생 밀리를 돌보는 그레이스에게 접근해 달콤한 말과

선물공세 그리고 끝까지 동생을 함께 돌보겠다는 다짐을 통해 만난지 6개월만에 결혼에 골인한다.

결혼식으 마치고 첫날 밤부터 호텔방에 그레이스를 혼자 두고 모습을 감춘 잭은 아무 연락없이 다음

날 나타나 강압적으로 그레이스를 끌고 태국으로 신혼여행을 간다. 혼인신고서 잉크가 마르기도 전에

급작스럽게 태도가 돌변한 잭을 보며 갈피를 못잡던 그레이스는 태국의 허름한 호텔에서 학대에 가까운

대우를 받고 잭의 진정한 모습에 눈을 뜨게 된다. 이후 겉으로는 최고의 아내를 연기하고, 집안에서는

잭의 규율에 맞춰 살며 학대를 감내하며 살게 된다. 그리고 잭의 미래에 대한 계획을 듣고 쇼크에 

빠지는데....... 

  

 

 

타인의 고통(와이프)을 보며 진정한 쾌락을 느끼는 남편의 모습은 사이코패스라기 보단 진성 사디스트에 

가깝게 보이는것 같았는데, 여기서 단순히 육체적 고통을 통한 쾌락이었다면 하수 사디스트 였겠지만

작품속 남편은 통제와 비통제를 교묘히 오가며 극한의 심리적 압박과 고통을 유발해 내는 초고수의

면모를 유감없이 발휘한다. 아내를 피말리게 하기위해 벌이는 일련의 계략들이 놀랍기 그지 없다.

창의적 음모와 음모를 실행하기 위한 초인적인 인내와 끈기, 그리고 유발될 수 있는 모든 변수를 통제

하는 용의주도함 등등....이 재능을 다른데 썼다면 대통령도 됐을 법한 지성미 넘치는 심리의 마법사 

사디스트 잭은 그 캐릭터 자체만으로도 매력적이고 유니크 했다.(스릴러 악당으로서 말이다...)

 


잭의 순수한 타인의 고통에 대한 탐욕을 보면서 어릴적 아무 생각없이 잔인하게 행했던 행동들.....

잠자리의 똥구멍에 강아지풀을 끼우고 날린다던가, 파리 날개를 떼고 문구용 화이트 늪에 담궈 서서히 

굳는 모습을 지켜 본다던가 하는 식의 상대의 아픔을 공감하지 못하고 호기심에서 기인한 무지의 원초적 

잔인함을 성인이 되서까지 그대로 가져 간다면 이렇게 해맑은 사이코패스가 될 수도 있겠구나 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정도로 작품속 잭의 모습은 아내의 고통에찬 비명과 좌절을 보기 위해 재미난 게임을 즐기는 

듯한 순수한 악당 그 자체로 그려진다. 더군다나 부부 개인간의 문제는 민감한 프라이버시에 해당되는

문제이기에 남들은 대체적으로 알려고 하지도 않고, 뭔가를 봤다고 해도 애써 무시하려고 하는 심리가

기저에 깔려있어 완벽을 연기하는 부부의 문제를 알아 채기엔 역부족이지 않았나 싶다. 그나마 잭의 눈을

피해 그레이스가 주변에 실상을 알리려 해도 잭의 완벽한 블로킹에 번번이 좌절의 쓴맛을 보고 그런 

실패들로 인해 좌절이 거듭 되면서 참혹한 현실에 적응하고 무기력해지는 그레이스의 모습은 굉장히 설득력

있게 비춰졌다. 너무나 완벽한 인간은 인간미가 없다...그런 인간을 볼땐 어떻게든 흠결을 찾으려고 하는게 

평범한 사람들의 기본 심리이듯...정말로 완벽하게 행복한 부부는 기혼자인 나로선 없다고 본다...-_-;;; 

혹여나 그런 부부를 본다면....아주 자세히 살펴봐야 할 것이다...또다른 잭일지도 모르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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