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류가 발생했습니다 그래비티 픽션 Gravity Fiction, GF 시리즈 3
이산화 지음 / 그래비티북스 / 2018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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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판절판


오류가발생했습니다 (2018년 초판)_그래비티 픽션 3

저자 - 이산화

출판사 - 그래비티북스

정가 - 13500원

페이지 - 330p



달콤살벌 사이버펑크



국내 SF작품들을 출간해오는 그래비티북스 출판사의 그래비티픽션 시리즈 세번째 작품이 출간되었다. 이번 작품은 SF 하위장르인 사이버펑크 장르라는데 국내 SF작품중 사이버펑크 장르는 그다지 접한적이 없어서 더욱 기대하면서 책을 펴들었다. 일단 나와 사이버펑크는 그다지 궁합이 잘 맞는 장르는 아니다. 사펑장르를 몇권 읽어보지도 않았지만 그나마 읽었던 작품들중 만족스러웠던 작품은 거의 없었기 때문이다. 뭐니뭐니해도 사펑 장르의 대명사로 손꼽히는 '윌리엄 깁슨'의 [뉴로맨서]는 그중에서도 가장 악연인데 3번이나 읽어보려고 도전했지만 (극악의 번역 때문인지) 암호문에 가까운 글자들을 해석할 수가 없어 3번 모두 집어던져야 했던....사이버펑크 단편집 [선글라스를 쓴 모차르트] 역시 (번역 때문인건지) 정말 고역으로 읽어내야만 했던..비운의 책이자 비운의 장르였다...그렇다면...이 작품은 번역할 필요가 없는 국산 작품이니 최소한 번역의 질 때문에 어려움을 겪지는 않겠구나!!



레드 벨벳, 블랙 포레스트 두개의 세상으로 구분된 세계...하늘위의 세상 레드 벨벳을 직접 목격한 사람은 아무도 없다. 그저 어마어마한 부호들이 살고 있다는 소문뿐...두 세계 모두 디비니티라는 기계에게 지배당하고 모든 블랙 포레스트의 모든 거주자들은 디비니티에게 감시당하는 세계...오늘도 고기로 구성된 다리를 최신식 합금 의체로 바꾸기 위해 쁘띠-4 조사원으로 활동중인 도나우벨레는 쁘띠-4로 들어오는 수많은 의뢰들을 해결하기 위해 안드로이드 오토마톤 동료들과 고군분투한다. 하나하나 의뢰를 해결할 수록 베일에 쌓여있던 레드벨벳과 세계를 지배하는 인공지능 디비니티, 도나우벨레와 함께 사는 의문의 동거인 할루할로가 복잡하게 얽혀있다는걸 깨닫게 되는데.....



사이버 펑크 답게 인격이 저장된 칩으로 자유롭게 의체를 갈아치우고 뇌속으로 직접 여러 어플리케이션을 다운로드 하고 로딩하는 하이테크 미래상이 그려지기도 하고, 그와 동시에 모든 서비스는 사용료를 지불해야 한다는 작품의 중요한 설정 탓에 전자계산기만도 못한 굉장히 비효율적이고 낙후된 세계가 공존하는 독특한 세상을 그린다. 대재앙 이후 인간과 의체, 오토마톤이 함께 하는 어두운 세계라는 설정은 매력적이지만 이야기를 이끌어 가는 다섯개의 에피소드들은 기대에 비해 가볍지 않았나 싶다. 이 작품이 특색으로 밀고 있는 암울한 디스토피아 세계에서 벌어지는 가볍고 경쾌한 스토리들은 어울리지 않는 옷을 입은듯 이질적이고 어색함으로 다가온다. 매력적인 중심 세계관에 비해 개개의 이야기의 세밀한 디테일이 모자라지 않았나 싶은데..(어디까지나 개인적 취향에서 비롯된 아쉬움이다.) 몇가지 아쉬움중 가장 고역은 작명이었다...세계의 디저트를 등장인물과 각 지명의 이름으로 사용했는데 도나우벨레, 사타안다기, 자허토르테, 무스탈레브리아..등등등..OTL...이건 이름들이 전혀 머리에 안들어오고 붕 떠있는 듯한...러시아 작품을 읽는듯 난해한 등장인물 이름이 작품 몰입에 방해요소로 작용하다니...



몇가지 아쉬움이 보이지만 그래도 국내, 국외를 통틀어 사이버 펑크 장르로서 가장 무난하게 읽은 작품이라 생각된다. 각 오류를 주제로 벌어지는 다섯개의 챕터들과 각 챕터들이 모여 전체적 스토리로 이어지는 장편적 구성은 단편으로나 장편으로 즐기기에 무난했고, 첫번째 챕터였던 [번역상의 오류]의 엽기적 연쇄 살인마 '고기살인자' 이야기는 특유의 시크한 그로테스크함이 돋보여 개취로는 가장 좋았던 단편이었다. 달콤을 접어두고 살벌을 강조하니 오히려 더 좋았달까. 디스토피아에서 탐정으로 의뢰인들의 사건을 해결해주던 하드보일드 사이버펑크 소설 [다이디타운]과 흡사한 느낌도 주는것 같다. 



난해했던 이름만 빼면 작품 자체는 SF치고는 어려움 없이 읽히고 챕터별 오류라는 제목에서 오는 소소한 반전과 지하세계의 무시무시한 외모와는 달리 의리로 똘똘뭉친 순진한 캐릭터들도 정감이 간다. 허나 장점인지 단점인지 모르겠지만 이 작품도 역시 감성적으로 흘러가는 감성SF의 면모를 보이면서...세밀한 설정의 부제, 감정적 호소에 따른 얼렁뚱땅 '위 아 더 월드'로 흘러가는 뻔한 스토리는 못내 아쉬움으로 남는다. 머..아무리 그래도 [뉴로맨서]보다는 재미있게 읽었다. -_- 처음 접한 국내 사이버펑크 작품으로 만족과 아쉬움을 동시에 주는 작품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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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 패리시 부인 미드나잇 스릴러
리브 콘스탄틴 지음, 박지선 옮김 / 나무의철학 / 2017년 11월
평점 :
절판


마지막패리시부인 (2018년)_E-BOOK

저자 - 리브 콘스탄틴

역자 - 박지선

출판사 - 나무의철학

정가 - 14800원

페이지 - 이북




뛰는 女 위에 나는 女



E-book계의 혜자 온라인서점...리디북스에서 이번에 무료 대여로 푼 작품은 바로 이 작품 [마지막 패리시 부인]이다. 등을 훤히 노출한체 드레스를 입은 매혹적인 여성의 뒷모습이 보이는 자극적인 표지부터 뭔가 사연을 품은것 같은 제목까지...뭔가 부유한 재벌을 둘러싸고 금기된 불륜과 여성의 비밀스러운 음모가 얽혀있는...미드 [위기의 주부들] 같은 분위기를 팍팍 풍기더니....읽어보니 역시 어느정도 예상과 맞아 떨어지는 작품이었다. 죄를 짓고 도주중인 파렴치한 여성의 일그러진 파국의 신데렐라 스토리랄까...-_- 



불미스러운 일로 고향을 등지고 부유촌 근처에서 새로운 가짜 신분을 도용해 거짓된 삶을 살고있는 엠버는 아주 마음먹고 신분상승을 위한 계략을 짜낸다. 그녀의 목표는 바로 매력적인 부동산 재벌 잭슨 패리시를 미인계로 꾀어내 새로운 아내가 되는것이다. 이를위해 잭슨의 현재 아내 대프니에게 접근하여 만들어진 이미지로 서서히 친분을 쌓고 오랜 노력 끝에 마침내 대프니와 엠버는 절친관계로 발전한다. 대프의 마음을 얻은 엠버는 그녀의 도움으로 잭슨의 비서로 채용되고, 드디어 벼르고 벼르던 잭슨을 꼬시려 하는데.....



이건 뭐...딱 경악할만한 불륜과 김치 싸대기가 난무하는 막장 오브 더 막장 드라마를 관전하는 기분의 작품이랄까....-_-; 정말로초중반까지는 대체 내가 왜 이런 유치하고 눈에 뻔히 보이는 초딩수준의 계략들이 난무하고 그 계략에 속수무책으로 속아 넘어가는 부자 멍충이들이 등장하는 막장 드라마를 보고 있어야 하나 라는 자괴감이 들정도로 특색없는 그저 그런 불륜물로 보였다. 그런데 1부가 끝나고 2부가 시작되니 '어라? 이거 뭐지?'라는 생각이 들면서 감춰진 진실이 양파 껍질 벗겨지듯 벗겨지니 저 지하 깊숙히 1000미터 암반 밑바닥에 깔려있던 '서스펜스'라는 놈이 스물스물 기어올라와 온몸을 휘감아 재끼더라...그리고 대망의 3부에서 마음속 응어리가 시원하게 날아가는 반전의 쾌감을 선사하니...'아..이 작품...서스펜스 스릴러였지..' 1부를 보며 까맣게 잊고 있던 사실을 새롭게 상기 시켜준다.




[스포일러]

참....후반부의 반전을 위해 그리도 상투적인 1부를 준비해 뒀구나...하면서도 'B.A. 패리스'의 [비하인드 도어]나 이 작품이나 영미권의 부호들, 특히 아내를 극진히 사랑으로 대접하고 완벽한 매너에 잘생기고 사업수완도 좋고 지적이고 매력을 풀풀 흘리고 다니는 중년남들에 대한 고정관념이랄까? 클리셰를 엿볼 수 있는것 같다. 겉으로는 완벽하지만 이건 뭐 하나같이 미친 싸이코패스 아니면 개또라이 소시오패스로 그려 놓으니...이제는 없던 고정관념이 생길 정도로 스릴러에 등장하는 부자들의 이미지가 굳어 가는듯...-_-;;;



일단 1부를 참고 읽으면 2, 3부에서는 꽤 괜찮은 몰입감을 가져다주는것 같다. 뛰는 女 위에 나는 女라고 두 여성들의 이 악물고 살기위해 엎어치고 매치는 개싸움은 꽤나 재미나게 즐길 수 있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강렬한 한방이 아쉬웠는데...그렇게 산전수전 다 겪고 맘먹고 사기치려던 엠버가 후반부 그렇게 힘없이 잭슨에게 영혼이 탈탈 털리는 모습은 잘 이해가 되지 않았다..-_- [그것이 알고 싶다] 레전드 '엄여인'이었다면 벌써 자고있는 잭슨 눈알을 터뜨리고도 남았을 텐데 말이다. 비슷한 맥락으로 대프니의 한방도 못내 아쉬웠다...내가 너무 엽기 그로테스크한 자극적인 소설에 물들어서 인지는 모르겠지만 망할 연놈들에게 내리는 회심의 복수 치고는 약하게 느껴졌다. 어쨌던...적당히 야하고, 적당히 막장에다 욕망에 가득찬 부자들의 이면을 그리는 다크한 신데렐라 스토리였다. 이런 쪽의 불륜 막장 드라마가 취향이라면 충분히 즐길만한 작품인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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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류의 가장 위대한 모험 아폴로 8
제프리 클루거 지음, 제효영 옮김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18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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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류의가장위대한모험아폴로8 (2018년 초판)

저자 - 제프리 클루거

역자 - 제효영

출판사 - RHK

정가 - 18000원

페이지 - 490p



최초로 달을 눈으로 담은 세 영웅들의 이야기



우리가 기억하는 달탐사는 언제나 아폴로 11호의 '닐 암스트롱'을 떠올린다. 직접 달에 착륙하여 달표면을 밟고 성조기를 꽂은 역사적 순간이 뇌리에 박혀있기 때문이다. 그런데 당연히 이런 역사적 순간 뒤에는 무수히 많은 로켓발사실험과 무수히 많은 우주비행사들의 위험을 무릎쓴 비행과 초일류 엘리트 과학자들의 피와 땀이 서린 노고가 있기에 가능했던 성공인것을 모르는 사람은 없으리라...이 작품은 아폴로 11호가 달에 착륙할 수 있도록 지대한 영향을 끼친 최초의 유인 달탐사를 성공시킨 숨겨진 세 명의 영웅들에 대한 이야기이다. 월드컵도 개막 했으니 비유하자면 아폴로 11호가 월드컵 결승전 승리를 결정지은 골잡이라면 아폴로 8은 골잡이에게 결정적 찬스를 내어준 어시스트라고 볼 수 있을듯하다. 아폴로 8의 성공이 없었다면 분명 아폴로 11의 성공은 좀 더 늦어졌으리라 생각된다....



수억년전 지구를 빗겨 충돌한 운석을 통해 지구의 일부가 조각나 먼지구름이 지구 궤도를 띠처럼 두르고, 그 돌조각들은 서로 부딪치고 뭉쳐져 지금의 달이 되었다. 언제나 지구의 중력권에서 지구만을 바라보는 지구바라기...-_-;;; 그렇기에 지구 밖을 떠나지 않는 이상 달의 뒷면은 볼 수 없었고 그렇기에 달은 인간의 상상력을 자극하는 위성이었다. 달 뒤편엔 명계와 이어지는 통로가 있을거라는 수많은 오컬트적 상상들도 달이 주는 신비함에서 비롯된 것이리라...그렇게 옥토끼가 있을거라 상상만하던 인류에게 신비롭던 달의 실제 모습을 전세계에 생중계한 사람들이 있었으니...바로 아폴로 8의 보먼, 러벨, 엔더스이다.



때는 1960년대...미소냉전은 점차 심화되고 앞선 과학기술을 바탕으로 시작된 우주산업은 어느새 치열한 경쟁구도에서 경쟁국 보다 앞서 나가기 위해 눈치싸움이 첨예하다. 그런 와중에 스푸트니크 호의 발사 성공으로 미국보다 먼저 앞서나간 소련의 도발에 발끈한 케네디 대통령은 1970년 내로 달탐사를 성공하겠다는 다짐을 선언하고, NACA에서 NASA로 거듭나면서 우주탐사 프로젝트에 천문학적인 금액과 전세계의 이목이 쏠린다. 공군 조종사였던 보먼은 한쪽귀의 고막이 찢어지면서 비행사의 생명이 끝나는듯 하지만 천신만고 끝에 세겹의 고막중 한겹의 고막이 자연치유되어 다시 비행을 할 수 있게 된다. 제트기 테스트 파일럿에서 나사의 우주비행사 모집 공고를 보고 지원하여 우주 비행사로 발탁된 보먼은 유인우주비행 프로젝트인 머큐리 프로젝트와 재미니 프로젝트에 참여하며 우수한 성과를 거두고 마침내 아폴로 프로젝트의 조종 기회를 잡게 되는데......



작가는 방대한 기록과 프로젝트를 담당했던 실존자들의 심층 인터뷰를 통해 실제 사건을 바탕으로 소설로 성공적으로 재구성하였다. 아폴로 8의 캡틴 보먼의 성장과정부터 시간의 흐름에 따라 벌어지는 사건들과 그에 따른 국제정세, 소련의 반응 등등 NASA의 프로젝트와 함께 복합적인 사건들의 조명은 사실성을 극대화 하면서 긴박감과 긴장감을 조성하고 마침내 아폴로 8의 무사 귀환에 커다란 감동을 안겨준다. 약 오백여 페이지중 절반은 보먼의 인생과 머큐리, 재미니 프로젝트에 할애하고, 나머지 절반은 아폴로 8의 발사부터 귀환까지 긴박했던 유인 달탐사를 보여준다. 역사적 사실이고 무사 귀환을 알면서도 적막한 우주공간에서 3명의 조종사가 겪게 되는 크고 작은 사건과 사고들은 손에 땀을 쥐게하는 긴장을 선사한다. 



그전까지는 그저 지구 궤도만을 돌거나 무인 우주선을 쏘아 올리기만 했는데, 갑자기 달 탐사 프로젝트가 가동되고 그나마 아폴로 프로젝트의 첫 시작인 아폴로 1호는 시험도중 화재로 조종사가 전부 사망하는 사고가 발생해버리니...

아폴로 8의 세 명의 조종사가 느꼈을 프레셔는 상상을 초월했을것 같다. 사실 지구와 달의 거리는 가까울것 같지만 태양계 7개 행성을 전부 나열할 수 있을정도로 먼거리에 위치한다. 그러니 아폴로 8에 얼마나 정교한 우주 물리학이 적용되었을 것이며 얼마나 많은 로켓 기술들이 탑재되 있으며 얼마나 많은 기대를 받았겠는가...그렇기에 달궤도에 진입하여 10번의 선회와 함께 다시 지구로 무사귀환한 그들의 성공이 더욱 뜻깊고 위대하게 다가온다. 


 

[지구와 달의 거리는 상상이상으로 멀다...]



인류의 우주에 대한 염원을 안고 목숨 걸고 앞으로 한발을 내디딘 세 영웅들의 뭉클하고 감동적인 작품이었다. 현재 '일론 머스크'가 진행하고 있는 로켓 재사용 프로젝트인 스페이스X의 성공과 나아가 화성을 향한 우주비행에서 새로운 영웅이 탄생하길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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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오나 : 모든 것에는 가치가 있다 레오나 시리즈 The Leona Series
제니 롱느뷔 지음, 박여명 옮김 / 한즈미디어(한스미디어) / 2018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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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오나 3 : 모든 것에는 가치가 있다 (2018년 초판)
저자 - 제니 롱느뷔
역자 - 박여명
출판사 - 한스미디어
정가 - 14800원
페이지 - 497p


정의감에 불타는 불법 여형사의 대망의 결말

 
한 아이의 엄마이자 촉망받는 강력반 여형사로 정의감에 불타면서도 불법과 적법을 오가는 아슬아슬한 외줄타기를 하는 우리의 안티 히로인 레오나가 돌아왔다! 아쉽게도 시리즈의 마지막인 3편으로 돌아온 레오나는 전작들과 마찬가지로 여전히 다중적이고 위태로운 모습이지만, 아무래도 이야기의 결말로 치달아가기 때문일까...안팎으로 그녀를 짓누르는 프레셔는 더욱 강해져만가고 어떻게든 행복한 삶을 살아가고자 고군분투하는 그녀의 피나는 노력은 애처롭기 그지 없어 보인다. ㅠ_ㅠ 목표를 위해 서슴없이 법을 어기면서도 약자를 보호하고 악당들에 공분하는 다혈질 여형사...3부에 걸친 그녀의 대장정은 해피엔딩? 혹은 배드엔딩?...과연 어떻게 매듭지어질 것인가...


현금수송차량 탈취사건이 발생한지 어느덧 1년이 지나고...어둠의 브로커 아르망에게 무참히 폭행당했던 몸의 상처도 어느정도 회복되었고, 레오나는 여전히 강력반 형사로서 일하고 있다. 현금수송차량의 돈으로 먼 타국에서 편안한 나날을 보내려던 계획은 무참히 깨졌지만 아직 포기하지 않은 레오나는 범죄자들을 이용해 한탕을 벌이려던 기존 계획에서 위험이 되지 않는 선에서 레오나 홀로 차곡차곡 도피자금을 모으는 것으로 노선을 변경한다. 그렇게 범죄자들의 마약판매 대금이나 절도범들의 훔친돈을 가로채던 레오나에게 새로운 엽기적 사건이 떨어진다. 노숙자 혹은 정신이상 환자등 사회적 약자들을 대상으로 장기를 적출하고 길거리에 내버리는 사건을 할당받은 레오나는 장기밀매범들의 치밀하고 비인간적 처사에 공분하고...본격적으로 수사를 펼치는데.....


2편과 마찬가지로 장기를 적출당한 사회적 약자들을 걱정하고 보호하면서 장기 밀매범들에게 격분하는 정의로운 열혈형사의 모습과 아무렇지 않게 범죄자들의 검은 돈을 쓱싹 하고 불법 포커판에서 도피자금을 뻥튀기 하는 웬만한 범죄자 뺨치는 어둠의 모습이 상반되게 그려지면서 지극히 충동적이면서도 냉철하고 냉정하며 현실적인 상반된 매력을 가진 레오나에게 인간적으로 빠져들게 만든다. 이 교차되는 두 사건 만으로도 정신없는데, 여기에 레오나의 행동에 의혹을 품고 독자적으로 미행하며 레오나의 비밀을 파헤치는 경찰 내부자의 등장까지 더해지니 도무지 예측할 수 없는 긴장과 재미의 도가니탕으로 끌고 들어가 버린다.


3부의 메인 스토리인 불법장기밀매는 자신도 모르게 신장 혹은 각막이 적출되어 버려지지만 피해자들이 사회적 약자라는 이유만으로 대중의 외면을 받게되는 설정이 충격적으로 다가온다. 보안업체 직원들이 대낮에 그것도 보행자가 많은 거리에서 노숙자를 끌고 차에 태운다. 노숙자는 저항을 하고 사람들에게 도움을 청하지만 거리의 사람들의 시선은 지극히 무신경하고 심지어 반기는 기색의 시선까지 느껴진다. 그렇게 끌려간 노숙자는 마취되어 수술대에 오르고...각막이 적출된 남자는 마취에 깨어나 두 눈이 있어야 할 빈자리에서 흘러내리는 피눈물을 느끼며 아무것도 보이지 않는 칠흑같은 어둠속에 갇혀 길거리를 헤메인다...이렇게 연쇄적으로 벌어지는 장기밀매 사건은 상당히 치밀하고 조직적으로 그려져 공포로 다가온다. 개봉한지는 꽤 됐지만 임창정 주연의 영화 [공모자들]도 생각나면서, 질병에 걸려 살고자 하는 사람들의 의지를, 생명을 사고 파는 돈벌이로 이용하려는 냉혹한 비인간성에 치가 떨리게 만든다.


어쨌던, 정의의 형사 모드의 레오나가 끈질긴 수사로 밀매조직을 색출해내고 이유야 어찌됐던 직접적으로 그들에게 복수? 단죄하기 위해 적들의 소굴로 쳐들어 가는 시원시원한 장면은 하드보일드로서의 카타르시스를 충분히 제공해 준다. 물론 그 개인적 복수심으로 야기되는 결말의 행방은 미쳐 생각하지 못했겠지만 말이다...-_-;; 범죄자는 죄를 받아야 한다는 권선징악적 대전제만 아니라면 신경증에 걸릴정도로 극한의 스트레스를 주는 이중생활에서 한탕 크게 저지르고 머나먼 남국에서 연인과 함께 행복하게 보내기를 개인적으로 바랬건만....열린결말 임에도 충분히 예상 가능한 그녀의 상황을 봤을때 다소 아쉽게 느껴지는것 같으면서도...그녀의 임기응변이라면 충분히 위기를 타개 할 수 있을것도 같아서...흠....3부가 완결이라고 못박았지만 작가가 의지만 있다면 충분히 이후의 이야기도 나올 수 있을만한 시점에서 끝난것 같다. 솔직히 그녀의 아슬아슬 똥줄태우는 위법행위를 좀 더 지켜보고 싶은 심정인데....참 기묘한 매력을 풍기는 히로인이랄까....


그녀의 이야기는 이제 끝이 났지만 적지 않은 3부라는 분량을 끝까지 집중시키며 신선하면서도 치밀한 설정의 하드보일드의 매력과 반전의 묘미를 안겨준 작가의 새로운 이야기를 기대해 보는것도 좋을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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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을 멈추는 법
매트 헤이그 지음, 최필원 옮김 / 북폴리오 / 2018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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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을멈추는법 (2018년 초판)
저자 - 매트 헤이그
역자 - 최필원
출판사 - 북폴리오
정가 - 15800원
페이지 - 502p



영생...신의 선물인가...저주인가...



영생...죽음의 공포를 벗어나기 위해 불로장생을 꿈꾸던 진시황은 일생을 불로초를 찾아 헤맸지만 결국 시간의 속박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죽음을 맞는다. 누구도 피해갈 수 없는 죽음의 공포...그 공포를 벗어나고자 유독 영생을 주제로 하는 작품들이 많은건가?...얼마전 무한 윤회를 통해 영생을 살아가는 소년의 이야기를 그린 SF 판타지 [변신]을 읽었었는데, 천년을 사는 남자를 그리는 비슷한 소재의 작품이 출간되었다. 마녀사냥이 벌어지던 1500년대 부터 세상의 무수한 일들을 직접 겪으며 현재를 살아가는 남자 톰 해저드의 기구하면서도 신비로운 이야기가 펼쳐진다.



런던의 고등학교 역사선생인 톰 해저드는 현재를 살면서도 시시때때로 폭풍처럼 몰려드는 과거의 기억 때문에 머리가 깨질듯한 두통을 안고산다. 1581년에 태어난 톰은 십대부터 시간의 흐름을 빗겨가면서 일반인들에 비해 엄청나게 느린 성장의 시간을 갖게 된다. 모두가 무지하던 시절...톰 홀로 정체된 시간속에서의 삶은 때마침 일던 마녀사냥 붐과 맞아 떨어지면서 마녀의 자식으로 몰려 엄마를 참혹하게 잃게 만든다. 이후 떠돌이로 생활하며 긴긴 인생에서 단 한번 여인과 사랑에 빠지고 자녀를 갖지만 점차 늙어가는 아내와는 달리 십대의 외모를 간직한 톰으로 인해 역시 주변인들의 의혹을 받고 결국 결혼생활 역시 불행한 결말을 맞게 된다. 상실감에 방황하다 우연히 실종된 그의 딸 메리언 역시 자신과 같은 영생의 능력을 이어받았다는것을 알게되고...그 이후 현재까지 약 오백년간을 메리언을 찾기 위해 살아가는데....



오백년 이상을 살면서도 잔병치레 없이 건강을 유지하고, 자신이 겪어온 인생을 거의 대부분 기억해낼 뿐만아니라 치명적 육체의 손상이 없는 한 천년 이상을 살 수 있는 기나긴 삶...죽음의 공포에서 벗어나 끝없는 삶을 사는 톰의 인생은 영생의 댓가라기엔 너무나 가혹한 고통과 영겁의 고독을 안겨준다. 사랑하는 사람이 늙어 죽는 모습을 지켜봐야 하는 그런 저주의 삶은 너무나 가혹하다. 톰의 독백으로 현재와 과거를 오가며 진행되는 이야기에 짙게 드리운 나른함과 고독감은 톰이 오래도록 살아오며 느꼈던 세월의 권태감...그때문인것도 같다. 하지만 암울한 분위기로만 가득차 있는것은 아니다. 현재의 일상속에서 사소한 일들에서 문득 떠오르는 과거의 생생한 기억들...'셰익스 피어'를 만나 그와 함께 연극을 공연하고, '스콧 피츠제럴드'와 만나 그의 책에 관해 이야기를 나누는 꿈같은 장면들은 영생의 삶을 사는 톰이기에 가능한 이야기들이 아니겠는가...오백년이란 시간속 역사의 목격자로 그가 들려주는 흥미로운 이야기들은 아이들을 모아놓고 이야기 보따리를 풀어놓는 할아버지 처럼 흥미롭고 신비로웠다.



이야기는 크게 두가지 갈레로 전개되는데, 첫번째는 반세기 동안 절대 사랑에 빠지지 않겠다고 다짐한 그의 마음을 흔들리게 만든 매력적인 학교 불어선생 카미유와의 만남이고, 두번째로는 영생자들의 비밀 소사이어티(앨버트로스 소사이어티)와 그들이 수행하는 비밀임무에 대한 이야기다. 사실 앞서도 말했지만 영속의 시간을 사는 이가 고독감에 휩싸이는 소재는 여타 작품들...[아델라인 멈춰진 시간]이나 하다못해 X-MAN 스핀오프 [울버린]에서도 다뤄지던 장면들이라 그다지 새로울게 없는데, 신비한 분위기를 풍기는 매력적인 여성에게 빠져드는 오백살 먹은 남자의 달달한 감성과 함께 뒤가 많이 구려보이는 영생 네트크의 위험하고 긴박한 임무와 실종된 딸의 행방이 한데 섞이면서 재미의 시너지 효과를 내는것 같다. 영생이라는 소재는 익숙할지언정 작품에 담겨있는 복합적 감성과 감춰진 음모는 새롭게 다가왔다.



일반인들을 하루살이로 부르며 오랜 세월을 살아가는 늙지 않는 병에 걸린 영생족들의 개개의 모습을 보면서 길다면 길고, 짧다면 짧은 인생을 어떻게 살아가야 하는가에 대해 생각해 보게 한다. 공포와 우려에 휩싸여 영생을 사느니 하루를 살더라도 자신의 신념에 따라 자유로운 삶을 택하는 그의 용기있는 결정을 응원하게 된다. 띠지에 쓰인 '베네딕트 컴버배치' 주연 영화제작 확정이라는 말때문인지...읽는 내내 톰 해저드를 '베네딕트 컴버배치'로 상상하며 읽었더니 정말로 딱 맞는 캐스팅이 아닌가 싶다. -_- (세뇌효과인가....) 소설도 재미있는데, 영화로 나와도 딱 좋을 작품인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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