칙센트미하이의 몰입과 진로 - 청소년의 행복한 미래를 위한 진로 교육의 핵심
미하이 칙센트미하이 외 지음, 이희재 옮김 / 해냄 / 2018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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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칙센트미하이의 몰입과 진로 (2018년 재판)
저자 - 미하이 칙센트미하이, 바버라 슈나이더
역자 - 이희재
출판사 - 해냄
정가 - 15800원
페이지 - 366p



넌 커서 뭐가 될래?



아이들에게 묻는 이 말 속엔 어른이 되어 사회의 훌륭한 구성원으로 높은 지위와 높은 연봉을 받으며 걱정없이 살았으면 하는 어른들의 바램이 담겨있는 질문이라 생각한다. 그럼 훌륭한 사람이 되는 길의 가장 중요한 시기는 언제일까? 바로 생활의 모든 자극을 흡수하여 진로의 밑거름으로 쓸 수 있는 청소년기이다. 이 책은 진로 결정에 가장 많은 영향을 미치는 청소년기에 올바르고 생산적인 진로 결정으로 나아가 행복한 사회를 이루기 위한 진로 교육지침서이다.



작가인 심리/교육학 박사 '미하이 칙센트미하이'는 1992년 부터 1997년 5년간 다양한 지역, 학교, 인종, 소득격차 등 다양한 군에서 대상을 선정하여 경험 추출법(ESM)과 청소년 생활 설문지, 직업인식척도(COS)등의 조사를 통해 자료를 수집하고 이 결과를 비교 분석하여 책으로 엮어낸다. 청소년 들은 어떤 미래를 꿈꾸고 살고 있을까?...조사 결과는 평균적으로 꿈꾸고 있는 미래는 상당히 긍정적이라는 것이다. 순식간에 변화하는 과학기술의 발전과 불안한 경기침체 속에서도 하고자 하는 직업을 갖고 많은 돈을 벌면서 안정적으로 살것이라 생각하는 십대가 많은 것은 긍적적 영향을 가져올 수도 있지만 기대와 현실의 갭이 발생하면 곧바로 좌절과 환멸을 가져올 수 있기 때문에 주의해야 한다. 그렇다면
어떤 직업을 갖길 원하는가?...예전만 해도 초딩들은 대통령, 경찰, 과학자 등의 높은 학식과 지위의 직업을 선호했었는데, 요즘 초딩들의 워너비는 1인방송 크리에이터란다. -_- 선호하는 직업군도 점점 세분화되고 구체적으로 변하고 있다. 작품속 조사결과도 비슷한 양상을 띈다. 의사, 기업인, 법률가 등 고수익과 높은 사회적 지위를 가질 수 있는 직업군을 선호하는것으로 조사되었다. 저자는 청소년들이 원하는 직업을 실제로 이루기 위해선 그들이 원하는 직업을 실제로 접하고 그에 따른 직업의식을 확립하는것이 중요하다고 말한다. 예를들어 간호사가 희망인 아이가 체육시간에 응급처치법을 배우고, 생물학을 선택해 공부하고, 간호 보조사 자격증을 준비하는 것이다. 자신이 원하는 직업을 갖기 위해 끊임없이 관련내용을 배우고 익힘으로써 목표에 한발 더 다가서는것은 당연한 이치라 여겨진다.



진로를 이루기 위해 책에서 중요시 말하는 요소...바로 몰입이다. 청소년은 취업을 통해 책임감과 사회적 경험을 배우고 높은 집중력과 자부심을 경험한다고 말한다. 사실 학교에만 파묻혀 수능을 위한 공부만 하는 국내 수험생들을 이 통계에 비교하긴 다소 어려울것도 같지만 어쨌던 남의 돈 벌기가 정말 힘들다는걸 몸소 깨닫는것만으로도 돈주고 살 수 없는 경험이라는건 어른들은 대부분 동의할 것이라 생각된다. 학생때부터 알바를하며 용돈을 버는 미국이라 이런 통계가 나올 수 있다고 생각되지만.... 어쨌던...자신의 능력과 주어진 일이 엇비슷할때 가장 즐거운 마음으로 일한다고 한다. 이런 즐거운 경험을 통해 자신감은 증가하고 자연스럽게 일에 대해 몰입하게 된다. 완전한 몰입을 통해 성취감과 쾌감을 느끼고 더 나아가 목표한 진로를 직접 성취할 수 있는 능력을 갖게 되는 것이다. 외부활동 자극을 통해 몰입의 기쁨을 찾는다면 내부활동은 더욱 중요하다. 바로 학교생활이다. 당연하지만 과목에 따라, 학생에 따라 개개의 만족도와 몰입의 차이는 날 수 밖에 없다. 하지만 여러 학생을 모아서 수업하는 기존의 방식으로서는 학생모두를 만족시키는 수업은 불가능하다는 한계를 지닌다. 결국 짜임새 있는 수업과 그런 수업이 장래 목표와도 이어진다는 사실을 꾸준히 인식 시키는것은 학교의 몫으로 남는다.



정리하자면 가정에서는 아이가 진로를 결정할때 전폭적인 지원과 아낌없는 격려를, 지역사회는 보유한 다양한 자원으로 직업체험의 기회를 제공하고, 학교는 딱딱한 주입식 교육방식에서 벗어나 개인별 수준에 맞춘 차등 교육과 새로운 수업방식을 개발해야 할 것이고, 학생 개인의 역량을 배려한 진로상담이 수반되어야 한다. 머...표지만 봤을땐 뭔가 어려운 책이라 생각했지만 가만히 책을 읽다보면 우리가 이미 알고 있고, 아이를 위해 실행하고 있는 개념들을 알기쉽게 체계적으로 설명한다는 느낌이 든다. 그래...아는것과 실제로 행동하는건 다르니까...-_- 이 책내용에 맞춰 교육하면 내 아이도 훌륭한 사람이 될 수 있는건가?...ㅋ 조사대상군이 미국학교이기 때문에 국내의 상황과는 다소 차이가 있을지 모르겠지만 맞지 않는 부분은 버리고 취할 부분만 골라서 취하면 되니까...뭐니뭐니해도 자신이 원하고 잘하는 일을 직업으로 삼고 일할때가 가장 행복하다는걸 알고 있기에 직업이 돈을 벌기위한 수단이 되지 않도록 꾸준한 관심과 적절한 자극을 주어야 겠다고 생각했다.



* 출판사로부터 제공받은 도서로 작성한 서평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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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부살인, 하고 있습니다 모노클 시리즈
이시모치 아사미 지음, 민경욱 옮김 / 노블마인 / 2018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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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청부살인하고있습니다 (2018년 초판)

저자 - 이시모치 아사미

역자 - 민경욱

출판사 - 노블마인

정가 - 13000원

페이지 - 259p



비용 360만엔, 조사기간 4일, 2주안에 죽여드립니다.



유독 일본 미스터리에서 킬러물이 많이 나오는걸 보면 일본은 고독한 킬러에 대한 이상? 같은게 있는걸까?...'이사카 코타로'의 킬러물 [악스] 이후로 읽는 일본 킬러물 [청부살인, 하고 있습니다]이다. 일정 금액을 받고 타인을 살해한다. 악의를 가진 의뢰자를 대신해 타겟을 살인하는 청부살인은 굉장히 살벌하고 비인간적 행위 임에도 [악스]나 이 작품에서 그려지는 청부살인은 굉장히 가볍고 하나의 어엿한 JOB으로 그려지는걸 보면 픽션이라지만 참 신기한 정서이기도 하다. 어쨌던...여타의 킬러물이 킬러와 타겟의 숨막히고 은밀한 살인행위 자체에 초점을 맞추는것과는 달리 이 작품은 살인보다는 다른곳에 초점을 맞추는 실로 독특한 킬러물이다. 



도미자와 미쓰루 - 직업 : 경영 컨설턴트 그리고 청부살인업자

쓰카하라 - 직업 : 공무원, 도미자와의 친구이자 의뢰자의 타겟정보를 제공하는 연락책

이세도노 - 직업 : 치과의사, 의뢰인과 접촉하고 타겟 정보를 쓰카하라에게 전달하는 연락책



도미자와는 이세도노와 만난적이 없고 이세도노 또한 도미자와를 모른다. 서로의 정보의 출처를 알 수 없는 안전책을 마련하고 킬러를 겸업하는 도미자와는 의뢰를 받고 4일간 타겟의 신변조사를 통해 사는곳과 의뢰자가 내미는 사진의 인상착의, 신상정보를 대조하여 일치할 경우 의뢰를 수락, 300만엔의 착수금을 받는다. 착수금 입금 완료시점부터 2주내에 타겟을 살해하고 성공보수로 350만엔을 추가로 받게되는 안전하고 효율적인 시스템...



1. 검은 물통의 여자

성실한 어린이집 교사로 인정받고 있는 여성을 살해해 달라는 의뢰를 받고 도미자와는 여성을 밀착 조사한다. 주변의 명망대로 별다를것 없는 평범한 하루하루를 보내지만 단 한가지 이상한점이 있었으니....모두가 자고 있을 야심한 밤중에 공원에서 검은 물통을 씻는것이다...그것도 매일 매일....물론 의뢰에 지장이 가는것은 아니지만...왜 그녀는 매일 검은 물통을 씻는 것일까?....



2. 종이기저귀를 사는 남자

분양주택을 취급하는 회사에 다니는 남성을 살해해 달라는 의뢰를 받고 도미자와는 남성을 밀착 조사한다. 회사 입사전 폭력단에 몸담았다는 정보를 받았지만 조사중에는 이렇다할 폭력단과의 접촉은 없었다. 다만 한가지 이상한점이 있었으니...퇴근길 아기용품점에서 종이기저귀를 구매하는 남자의 행위 때문이다. 애인과 만나는것을 보지 못했고, 그가 사는 집엔 남성 외에는 다른이가 살고 있는 흔적은 없다. 물론 의뢰에 지장이 가는것은 아니지만...왜 남성은 필요도 없는 종이기저귀를 사는 것일까?....



3. 동반자

치과의사 이세도노에게 치료외의 목적으로 모자관계의 두 남녀가 찾아온다. 어머니로 보이는 중년 여성은 이세도노에게 한장의 사진을 건네며 이 여성이 아들을 꾀어내 사기약혼으로 돈을 뜯어내고 집안에 먹칠을 했다며 여성을 죽여줄것을 의뢰한다. 이세도노는 의뢰자의 정보는 비밀로 지키고 타겟의 정보만 연락책 쓰카하라에게 넘긴다. 하지만 이 모자의 의뢰에서 이상한 점을 깨닫는데....



4. 우유부단한 의뢰인  

신흥 IT기업의 사장을 죽여달라는 의뢰를 받고 도미자와는 사장을 밀착조사한다. 신상정보가 일치하는것을 확인하고 의뢰를 수락하고 실행일을 결정하려던중 느닷없이 의뢰인이 착수금 300만엔을 날리며 의뢰를 취소시킨다. 도미자와는 의아하지만 의로인의 뜻을 수용한다. 그리고 며칠뒤..다시 사장의 살인청부가 들어오는데...-_-;;; 



5. 흡혈귀가 노리고 있다.

낮에는 직장인, 저녁엔 동인지 만화를 그리는 평범한 여성을 죽여달라는 의뢰를 받고 도미자와는 여성을 밀착조사한다. 신상정보가 일치하여 의뢰를 받아들이는데, 의뢰자는 추가금을 들여 살해 옵션을 붙이니...여성을 흡혈귀에 물린 모습으로 죽여달라는 것....이 살해 옵션의 의미는 무엇일까?.....



6. 표적은 어느 쪽?

평범한 직장인 여성을 죽여달라는 의뢰를 받고 도미자와는 여성을 밀착조사한다. 하지만 도미자와는 이례적으로 의뢰를 거절하는데...타겟인 사도 유아가 한집에 두 명이 살고 있었던 것이다...의뢰인의 타겟은 어느쪽인가?....



7. 표적이 된 살인청부업자

쓰카하라가 가져온 타겟 정보를 본 도미자와는 깜짝 놀란다. 그가 가져온 타겟의 사진에 도미자와 자신이 찍혀있던것이다....아무리 생각해도 자신을 죽이려는 자는 생각나지 않고....의뢰자를 찾아내기 위해 자신을 죽여달라는 의뢰를 받아들이는데.....2주안에 의뢰인을 찾아야만 한다!



기존의 킬러물과는 다른 새로운 시도랄까?...타겟의 생사여부와는 상관없이 단 몇일간의 조사를 통해 타겟의 행동의 진위를 추리해 나가는 명탐정 청부살인업자랄까?...-_- 궁금증을 자극하는 7개의 단편을 보면서 단편적인 증거들을 통해 타겟의 이상행동을 간파하고 추리하지만....그 추리가 참인지 거짓인지는 알 수 없다. 타겟은 벌써 요단강을 건너가셨으니 말이다. 죽은자에게 물어볼 순 없는것 아닌가...ㅋ 7개의 단편들은 갖가지 상황 속에서 냉정을 잃지않고 기계적으로 살인을 수행해 나가는 도미자와의 신박한 추리가 담겨있다. 물론 도미자와의 변을 듣고 '아! 이런 의미였구나!'라고 생각되는 이야기도 있었지만, 뭔가 비약적이고 허술해보이는 이야기도 없진 않다...-_-;;; 첫번째와 여섯번째 단편은 '잉?'스러운 의문부호가 남는 단편이라 아쉬움으로 남는다.



상대를 냉절하게 살해하는 킬러물인 동시에 일거수 일투족을 지켜보며 아무도 몰랐던 그들의 비밀을 캐치해내는, 우리에게 은근히 내재된 관음욕구도 자극하면서, 제한된 증거를 통해 진실을 추리해내는 쾌감을 선사하는 복합적인 작품이다. 누군가 큰돈을 들여 살인을 청부했을땐 뭔가 그만한 이유가 있게 마련이다. 아무리 봐도 평범해 보이는 타겟의 은밀한 진실을 가려운 곳을 긁어주듯 명쾌하게 알려주는...그 한가운데 감정 변화없이 오로지 JOB으로 청부살인을 처리하는 프로킬러 도미자와의 날개달린 추리가 빛을 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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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지인 - 여기는 복지과 보호계
센자키 소이치 지음, 이수영 옮김 / 출판미디어 율 / 2018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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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지인 : 여기는 복지과 보호계 (2018년 초판)
저자 - 아큐죠 테츠야(원안), 센자키 소이치
그림 - 히라사와 게코
역자 - 이수영
출판사 - 율
정가 - 9800원
페이지 - 300p



새내기 복지공무원의 파란만장 적응기


복지는 모든 국민의 권리이다. 모든 국민은 인간다운 생활을 할 권리를 가진다.
모든 국민이 인간다운 삶을 영위하기 위해 벌이는 투쟁의 최전선에서 피땀 흘리며 그들을 돕는 복지투사들...사회복지사들의 이야기를 그리는 작품이 출간되었다. 일본이 배경인 작품이기에 한국의 상황과 얼마나 갭이 있는지는 모르겠다. 다만 그동안 막연하게나마 알고 있었던 복지사들이 어떤 일을하는지, 명백한 법적한계 속에서 복지사로서의 고민과 회의, 때로는 보람과 희망등 복지를 통한 여러 감정들을 함께 느낄 수 있었던 작품이었다. 한때 수능점수에 맞춰 별생각 없이 사회복지사를 지원했던 내 자신이 부끄러워지게 만드는...복지사들의 고뇌와 애환이 담긴 작품이었다. 한없이 암울하고 어두운 분위기라 생각할지도 모르겠지만 전체적인 분위기는 새내기 공무원이 첫 복지과 보호계로 발령받아 겪게되는, 여러 사건들을 거치면서 진짜 복지사로서 성장하며 일에대한 책임감과 보람을 느끼게 되는 과정이 밝고 희망차게 그려진다. (물론 현실의 참혹하고 냉정한 현실이 반영된 안타까운 사례들도 더러 있지만 말이다...)



어려운 공무원 시험에 합격하고, 처음으로 발령받은 곳은 복지과 보호계...아직 복지에 대해 아무것도 모르는 사카이는 쓰레기 더미에 파묻힌 집안에서 몇달째 씻지않고 온갖 악취를 풍기며 발버둥치는 알콜중독 노인을 병원에 강제이송하는 일을 시작으로 보호계의 업무가 얼마나 신체적으로나 정신적으로 고된지, 얼마나 열악한 환경인지 깨닫게 된다. 하지만 언제나 격려와 관심을 가져주는 선배들을 통해 서투르지만 천천히 적응하게 되고, 도움이 필요한 최하위 계층의 현실에 눈돌리지 않고 도움을 주기 위해 온힘을 다해 뛰어다니는 진짜 복지사로 거듭나게된다.



새내기 복지사 사카이의 시선으로 전개되는 이야기라서 그가 맡은 지역의 대상자들간의 여러 사건들을 중심으로 사카이의 개인적인 신상변화들, 이를테면 여친과의 이별, 새로운 달달한 사랑의 시작 등을 보여주면서 인간적 휴머니즘을 담는 동시에 달달한 연애스토리로서의 재미적인 요소도 놓치지 않는다. 국내 복지가 필요한 사람들은 넘쳐나는 반면 절박한 이들을 도와줄 사회복지사들은 너무나 적어 복지사들의 업무량이 상상을 초월하고 그에 따른 스트레스도 엄청나게 심하다는 말을 어디선가 주워 들은것 같다. 작품에서도 신입 사카이는 80여명의 케이스(대상자)워커로서 일일이 케이스의 집을 방문하여 상태를 살펴보고, 필요 시 직접 병원으로 입원시키고 관리하는 현장 작업과 보호대상을 신청하는 수많은 사람들의 서류를 검토하고 조사하는 페이퍼 작업등 정신없는 하루 하루를 보낸다. 하지만 고달픈 몸보다도 더 그들을 힘들게 하는건 절실한 도움을 필요로 하는 노인, 노숙자, 장애인등 사회적 소외자들이 사회의 냉대와 복지시스템의 미비로 복지의 사각지대에 놓였을때 아무것도 하지 못하고 그저 바라만보고 있어야 하는 경우이다. 사카이가 담당하던 노인이 권역 밖에서 급작스럽게 쓰러지고 긴급하게 실려간 병원에서는 자세한 검사도 없이 중증 노인성 치매로 진단하고 담당구역의 병원으로 이송할것을 종용한다. 일주일전만 해도 멀쩡하던 노인이 중증치매판정을 받은데 의아하여 이송병원을 찾기전까지 자세한 검사를 요청하지만 돈이 안되는 치매환자라는 이유로 검사를 거부하고...치매노인을 맡아줄 병원을 찾아 일일이 수십통의 전화를 돌리지만, 역시 돈이안되는 환자를 맡아줄 병원은 없다...자세한 검사를 받아 치매의 원인을 찾아야 하지만 연고 없는 보호대상 노인의 검사조차 쉽게 할 수 없는 상황...사카이의 마음은 타들어간다....작품속 하나의 에피이지만 어디 이 일뿐이랴...분초를 다투는 다급한 상황 속에서 자신의 일처럼 마음쓰고 활로를 찾기위한 복지사의 고군분투는 단지 자신의 JOB이기 때문에 관성으로 일하는 것이 아니라 정말로 힘들고 어려운 상황에 처한 사람들을 위해 사회의 마지막 안전망으로서 책임감을 갖고 온힘을 쏟고있음을 깨닫게 한다.



"우리들은 감동에 굶주려 있다. 곧잘 눈물을 흘리고, 권선징악 역시 아주 좋아한다. 강자가 약자를 위해 싸워 나가는 히트 영화가 무수히 많다. 권력에 핍박당해 끔찍한 지경에 처한 사람을 구하기 위해 싸우는 엘리트, 히어로, 그것을 우리들은 열망하는 것이리라. 하지만 약자를 위한 안쓰러움은 오로지 가상의 것으로 귀결된다. 현실에서 그런 사람을 보면 그저 눈에 거슬린다거나 귀찮다거나 게을러 빠졌다거나, 고작해야 불쌍하다는 생각을 하는 게 전부다. 마치 '타인'에 대한 상상력이 결여된 게 아닐까 싶을 만큼. 어쩌면 현실의 사회적 약자는 우리들에게 있어 '사람'이 아닌 무언가일지도 모른다." 



작품속 이 구절을 읽고 큰 충격과 함께 내게 하는말 같은 낯뜨거움을 느꼈다. 한달에 약간의 금액을 어려운 사람을 위해 자동이체걸어 놓고 나는 불우한 사람도 돌아볼줄 아는 사람이라며 자위하고 있었던게 아닌가 하는 생각...소외된 불우한 이웃을 돕는 TV프로그램 [동행]을 보면서 함께 걱정하고 눈물흘리며 그들을 위해 기부하지만, 역시 나만을 위한 알량한 행동은 아니었는지...어려운 그들을 보며 상대적으로 위안을 얻기위한 비겁한 생각은 없었던건지 되세겨 보게 만든다. 그런의미에서 기존의 편협한 사고에서 도움을 필요로하는 '약자', 다함께 살아가는 '사람'의 의미에 대해 다시한번 생각해 보게 만드는 좋은 작품이라 생각된다. 꼭 복지를 업으로 하는 복지사가 아니더라도 조금만 주위를 돌아보면 우리의 손길을 필요로 하는 사람들이 의식하지 못했던 곳곳에서 우리를 기다리고 있으니 말이다. 


*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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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울 속 외딴 성
츠지무라 미즈키 지음, 서혜영 옮김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18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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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울속외딴성 (2018년 초판)
저자 - 츠지무라 미즈키
역자 - 서혜영
출판사 - RHK
정가 - 16500원
페이지 - 638p



네 잘못이 아냐



'2018 서점대상 수상작 1위'를 수상한 화제의 작품이 발빠르게 국내 출간되었다. 나날이 늘어가는 심각한 사회문제인 학교폭력문제를 동화속세계와 연결지어 감수성 풍부한 신비의 판타지세계로 초대한다. 아이의 인격을 말살시켜 버리는 무언의 살인자 이지메...그저 감정을 쏟아내기 위한 목적으로 학급내 약자가 왕따로 지목되고, 어제의 친구가 오늘은 왕따의 가담자로 바껴버리니 따돌림의 당사자는 인격적으로 철저히 말살당하는 것이다. 사회에 나가기 전 학교를 통해 모의사회를 경험하고 세상에 나설 준비를 하는 예민하고 감수성 풍부한 시기에 따돌림을 통해 겪게되는 엄청난 정신적 압박과 스트레스는 어른으로서는 상상하기 힘들 정도의 프레셔이리라. 손대기만 해도 깨져버릴것 같은 연약하고 여린 중학생 소녀가 이지메의 상처를 딛고 일어서는 희망의 이야기가 펼쳐진다....



중학교에 입학한 고코로는 같은반이자 학생회장 미우라의 주도로 따돌림을 당한다. 믿었던 친구마저 고코로를 배신하고, 급기야 안전하다고 여겼던 집까지 패거리로 몰려와 행패를 부린 일에 커다란 충격을 받은 고코로는 마음의 문을 닫고 다음날부터 등교를 거부한다. 복통을 호소하며 학교를 쉬는날이 하루, 이틀, 일주, 이주...이어지면서 점차 엄마의 태도도 싸늘해져만가고 엄마의 눈치까지 보게되는 상황...엄마에게 등교거부의 이유를 설명할 수도 없고, 공포심 때문에 집밖에 나가는것 조차 불가능한 하루 하루....어느덧 5월...엄마, 아빠가 직장에 나가고 홀로 집을 지키는 사이 자신의 방에 걸린 전신거울에서 빛이 나기 시작한다. 기묘한 빛에 이끌려 거울을 만진 고코로는 거울 저편의 세계로 빨려들어가고....거울속 외딴 성엔 자신과 비슷한 처지의 소년과 소녀 6명...그리고 늑대의 얼굴을 하고 있는 소녀 '늑대님'을 만난다.


'내년 3월까지 10개월동안 성안에서 소원의 열쇠와 소원방을 찾는 사람에게 자신이 원하는 소원 한가지를 들어준다'

'성에 올 수 있는 시간은 매일 오전 10시부터 오후 5시까지...오후 5시를 넘어서까지 성안에 있게되면 늑대에게 통째로 잡아먹힌다.'

'늑대에게 잡아 먹힌 그날 성에 방문했던 다른 이들도 함께 잡아먹혀 죽을것이다. 이는 규칙을 어긴 연대책임이다.'



학교에 있을 시간임에도 집안의 거울을 통해 성에서 시간을 보내는 일곱명의 아이들...그들은 각자 어떤 사연을 안고 어떤 고통속에서 도망쳐 숨어든것일까...고코로의 시선으로 흘러가는 10개월의 이야기는 고통을 받은 당사자의 시선으로 바라보는 세상이 얼마나 무섭고 공포스러운지, 사회의 편견과 억측속에서 상처를 극복하기가 얼마나 힘든지를 여실히 보여준다. 왕따의 가해자와 피해자를 동일선상에 놓고 어떻게든 화해시키려는 담임선생의 무신경함 속에서...절친이라 여겼던 옆집 친구의 냉담한 시선에서...대안학교조차 가지 못하는 딸에게 실망하는 엄마의 시선 속에서....고코로는 하루하루를 홀로 힘겹게 싸우고 또 싸워내는 것이다.



외딴 성 아이들...처음엔 더이상 상처받지 않으려는듯 가시돋친 말로 서로를 밀어내지만 고코로와 6명의 아이들이 각자가 안고 있는 상처를 공감하고 이애하면서 진정한 친구로 거듭나고, 모두의 협동을 통해 상처를 이겨내는 과정이 꽤나 감동적으로 그려진다. 조금씩 힌트를 흘리고 종반에 힌트들이 하나로 합쳐져 복잡하게 얽혀있던 관계들 속에서 숨겨진 진실이 드러났을때 느끼게 되는 강한 감동은 기나긴 여운으로 오래도록 남는다. 아무런 접점이 없을것 같았던 일곱 아이들의 인연이란 끈으로 이어진 관계의 실체는 반전인 동시에 마음을 울리는 한방으로도 작용하는 것이다. 반전의 진실은 작품속 여러곳에서 힌트를 주니 결말까지 가기전에 쉽게 알아차릴 수 있을것 같은데, 난 초반부터 이미 짐작하고 있었음에도 종장에선 울컥하게 되더라는...ㅠ_ㅠ 흔들리는 촛불처럼 위태로운 소녀의 감성을 이렇게 현실적으로 그려내는건 오로지 '츠지무라 미즈키'라는 작가의 고유한 감수성이 그 나이대의 감성을 완벽히 이해하고 있기에 가능한것이 아닌가 싶다. 읽어본 작품이야 공포 단편집 [동그라미]뿐이지만 [동그라미]와 [거울속 외딴 성] 단 두작품 만으로도 작가가 바라보는 사람에 대한 시선을 충분히 느낄 수 있을것 같다.



육백여페이지의 분량이지만 이렇다할 이벤트는 거의 없다. 오로지 집과 성 단 두곳을 오가는 고코로의 섬세하고 세밀한 심리묘사만 있을 뿐. 하지만 소녀의 섬세한 내러티브를 따라가는것 만으로도 꽉찬 감정의 홀러코스터를 경험할 수 있을것이다. 자극적인 장면없이 읽는이 모두의 마음을 무장해제시키는 참 좋은 작품이라 생각된다. 지금도 씻을 수 없는 상처속에서 자신안의 외딴 성에 갇혀 세상을 향한 한발을 내디디길 망설이는 아이들에게...이 작품을 통해 작은 위로와 구원이 되길 바래본다. 결고 네 잘못이 아니라고...넌 혼자가 아니라고....그렇게 끊임없이 용기를 북돋워주는 작품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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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 생각 없이 마음 편히 살고 싶어 - 마음속 때를 벗기는 마음 클리닝 에세이
가오리.유카리 지음, 박선형 옮김, 하라다 스스무 감수 / 북폴리오 / 2018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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걱정없이 사는 방법



머리속에 잡생각이 가득차 있다면....마음이 심란한거다. 공부걱정, 돈걱정, 자식걱정, 노후걱정...-_-;; 뭔가 보험광고 같지만...세상을 살면서 고민 하나 없이 사는 사람이 얼마나 있으랴...하루에도 수십가지 걱정속에서 전전긍긍하며 사는 우리네 인생살이...ㅠ_ㅠ 뭐하나 답이라도 시원하게 나오는 걱정이라면 바랄게 없지만, 이놈에 걱정은 답도없이 가슴을 꽉 막아놓고서 고구마 먹다 언친듯 답답하게 만든다...



자...그렇다면 그렇게 머리가 새하얗도록 머리 싸메고 걱정만 하다 이세상 바이바이 할것인가...그건 아니자나...마음이 심란할땐 나름의 마음 처방전을 처방받아야 하지 않겠는가..'마음속 때를 벗기는 마음 클리닝 에세이'란 부제에 [아~~무 생각 없이 마음 편히 살고 싶어]라는 대놓고 힐링을 표방하는 제목하니...이시대를 살아가는 걱정인들이 읽어야할 작품되시겠다.



이 책은 인지감정행동요법중 ABC이론을 창조한 임상심리학의 대가 '앨버트 엘리스'박사의 이론을 바탕으로 고민과 걱정을 날려버리는 방법을 귀여운 그림과 함께 여러 사례들을 바탕으로 알기쉽게 설명한다. 자...그렇담 ABC이론은 무어냐?...A는 자극(사건)이고 C는 반응(감정,증상,행위)이다. B는 자극과 반응 사이의 사고나 받아들임(인지)로 대부분의 좋지 않은 사건 A는 B의 받아들이는 방법에 따라 크게 좌우된다는 이론이다. 갑자기 알파벳이 튀어나오니 어려워 보이는데...-_- 전혀 어렵지 않다....



B를 마음안경이라고 해보자...윗층 층간소음이 들리고 나는 윗층의 소음에 화딱지가 나기 시작한다. A는 층간소음, C는 화딱지...그렇담 B는 마음안경이다. 


화딱지가 나는 경우(마음 안경에 얼룩이 생긴 경우) -> 함께 사는 아파트에서 층간소음은 용납할 수 없다는 마음

이해한다(마음 안경이 맑다) -> 함께 사는 아파트이므로 다소 소음이 나는건 어쩔 수 없다는 마음



결국 '감정'은 사건이 직접적으로 감정을 결정짓는 것이 아니라 마음 안경이 정보를 처리하는 결과로 만들어진다는 말이다. 우리는 살면서 얼마나 마음 안경을 깨끗이 닦고 살까...물론 개개인의 성향차이나 사건의 케바케에 따라 마음 안경의 탁도는 달라지겠지만 우리는 학습이 가능한 인간이기에 마인드 컨트롤과 부단한 마음 안경을 통한 연습으로 여러 케이스의 사건을 편안하고 안정적으로 대처 할 수 있다고 말한다...



"마음에 때가 껴서 그래요"



마음에 때하나 없이 사는 사람이 어디있을까. 때 없이 사는 사람이 이상해 보이는 세상 아닌가...다만 자기안의 화 때문에 불행한 인생을 사는건 자기가 자신을 망가뜨리는 일이니까...어떤 상황에 처했을때 마음 안경을 꼼꼼이 닦으면서 다시한번 생각해보라. 그 시간동안 처음의 분노도는 내려갈 것이고, 비난의 감정은 어느정도 사그라들것이며 충분히 이성적이고 합리적인 사람이 될것이다. 결과적으로 마음의 집착을 벗어버리고 스스로 감정적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합리적 인간이 될 것이다.



동양의 '참을 인 자 세번이면 살인을 피한다'를 좀 더 심리학적으로 체계화 시킨것이 ABC이론이 아닐까? ㅎ 아니면 말고...-_-;;; 모두가 행복하고 편안하게 사는 세상을 위해 자신 안에 마음 안경을 부단히 닦고 관리하자...딱딱한 이론서가 아니라 부드러운 문체와 긴장을 풀어주는 따뜻한 예시들 덕분에 그저 책을 읽는것 만으로도 마음의 짐이 덜어지는 느낌이 드는 힐링 에세이였다.



이 책으로 마음속 묵은때를 벗기고 반짝 반짝 광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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