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N 온 - 잔혹범죄 수사관 도도 히나코
나이토 료 지음, 현정수 옮김 / 에이치 / 2019년 9월
평점 :
절판


온 : 잔혹범죄 수사관 도도 히나코, ON (2019년 초판)_가제본

저자 - 나이토 료

역자 - 현정수

출판사 - 에이치(h)

정가 - 비매품

페이지 - ?



딸깍!....살인 스위치가 켜졌다.



택배업에 종사하던 청년이 방안에서 시체로 발견된다.

목에 뚜렷한 손자국에서 교살되어 목졸라 죽은 것으로 확인된 사체에 남아있는 엽기적 흔적.

벗겨진 하복부에 피범벅이된 콜라병이 남성의 하복부에 주둥이 부터 꽂혀 있던 것이다.

검시결과 음부를 칼로 찢고 그 틈에 콜라병을 쑤셔 넣는 행위를 수차례 반복했으며,

행위 당시 신체반응으로 미루어 유추했을때 사망자의 의식은 또렸했을 거라는 결과에 

수사관들은 경악을 금치 못한다. 강제외설 혐의 등으로 세 번 검거된 사망자의 경력으로

사망자에게 성적으로 피해를 입거나 주변 관계자의 원한에 의한 살인사건으로 조사를

시작하지만, 조사과정중 과거 사망자가 자신이 죽은것과 똑같은 방법으로 여고생을 살해했던

사실을 찾아낸다. 


그리고 하나 둘 씩 드러나는 충격적 정황들.....

사망자는 누군가에 의해 살해당한 것이 아니라 스스로 '자살'했다는 것?!!



자신의 죗값을 치르듯 자신이 저지른 범죄와 같은 방식으로 자살하는 기묘한 사망사건. 이 범죄자를 죽음에 이르게 만든건 원한에 사뭇친 피해자들의 저주인가? 아니면 자신의 죄를 뉘우치기 위한 가해자의 마지막 속죄인가?! 기괴하고 미스터리한 사건을 24살 새내기 초보형사 '도도 히나코'가 풀어나간다. 



'일본 호러소설 대상 독자상'에 빛나는 말 그대로 몸서리처질 정도로 끔찍한 호러 미스터리가 출간되었다. 인간의 이상심리에서 비롯된 살의와 반인륜적인 끔찍한 살인들, 범죄심리학, 뇌과학 지식 등을 짬뽕하여 이토록 강렬하고 매력적인 미스터리를 창조해내다니!!! 일본 특유의 똘끼 넘치는 잔혹성과 독특한 소재에서 오는 참신함 더불어 놀랍도록 치밀하게 짜여진 미스터리는 가히 2019년 최고의 잔혹엽기 미스터리라 해도 과언이 아닐듯 하다. 비슷한 류의 [연쇄 살인마 개구리 남자의 귀환]과 비교해도 손색없을, 오히려 [개구리 남자의 귀환]의 미진했던 아쉬움을 날려버리는 독창적 재미를 선사하는 작품이었다. 물론 본인의 취향을 100% 저격하는건 말할 것도 없으리라. ㅎㅎㅎ 



살인자들이 살인을 저지르게 되는 심리는 무엇일까? 심리적 경계를 넘어서는 살의? 혹은 살인에 이르게 만드는 충동? 한때의 감정을 주체하지 못하고 저지르는 우발적 살인은 차치하고 살인 그 자체를 위한 살인 즉 쾌락살인에 이르게 되는 살인자의 심리는 무엇인가? 얼마전 읽었던 '나카야마 시치리'의 [악덕의 윤무곡]에서 살인을 일으키게 만드는 유전자 'MAO-A'의 모계전달로 인하여 살인이 되물림된다는 흥미로운 학설을 접했었다. 그와는 별개로 유명한 사이코패스 살인범들의 뇌를 정밀검사 한 결과 일반인과는 다른 고등사고를 관장하는 잔두엽의 이상 결함을 발견했다는 학설도 떠오른다. 정말로 살인자들의 뇌속엔 살인을 일으키는 특수한 스위치가 있는것 아닐까? 평상시에는 평범하게 살아가던 이들이 어떠한 계기를 통해 OFF되있던 살인스위치가 ON으로 바뀌고, 잔혹한 살인범으로 만드는 살인 스위치 말이다....비단 우리의 뇌속에 살인 스위치만 존재하겠냐만은 다른 스위치와는 달리 살인의 스위치는 일반인과는 전혀 다른 매커니즘으로 작동한다는것 만은 분명한듯 하다. 작품은 이 뇌속에 숨겨진 여러 스위치에 관해 파고들면서 쾌락살인의 충동에 이유있는 근거를 제시한다.    



"엄마를 용서주지 않았어?"

"용서해주지 않았어요.....엄마도, 나를 용서한 적이 없으니까."

"도망치려, 고, 해서, 더 때렸어요. 손가락이 부러진 것을 알고서, 흥분, 해서, 더 때렸어요. 몇 번이고, 몇 번이고, 몇 번이고, 몇 번이고, 몇 번이고...." 

"왜 그런 짓을 했어? 왜 그랬다고 생각하니?"

소년의 말 사이에 섞이던 말더듬는 소리가, 갑자기 뚝 끊어졌다. 소년은 천천히 움직임을 멈추고, 감별관의 얼굴을 올려다보았다. 그 표정은 보이지 않았지만, 히나코는 왠지 상상이 디어서 머리꼭대기부터 핏기가 사리지는 기분이 들었다.

"........기분 좋았으니까."



유치원 소녀의 차마 언급할 수 없는 끔찍하고 엽기적인 살인사건을 시작으로 이 작품에서는 상상할 수 없는 최악의 방법으로 저질러진 엽기적 살인들이 줄줄이 비엔나 처럼 쏟아져 나온다. 높은 수위의 가학적 살인들을 통해 살인범들의 살의를 심리학적인 측면으로 접근하고 살인에 이르게 만드는 이상심리를 뇌과학적으로 풀어내는 과정이 상당히 보편적이고 객관적이라 어느새 작가에게 설득당하고 미스터리한 사건에 흠뻑 빠져들게 만드는 마력을 지닌다. 



잔혹한 범죄의 반사효과 때문일까? 공감요정 '도도 히나코'의 순수함은 어둠을 비추는 밝은 광명처럼 작품에서 빛을 발한다. 도저히 날카로운 강력반 경찰로 보이지 않는 어리숙한 모습과 피해자의 고통에 통감하며 눈물을 흘리고 가해자의 살의에 공포를 느끼는 때묻지 않은 인간적인 모습에서 그녀에게 호감을 느끼고 응원하게 만들며 그녀의 날카로운 통찰로 미궁에 빠진 사건의 핵심을 짚어 나가는 모습에서는 그녀의 경찰로서의 성장에 아빠미소를 짓게 만드는...-_-;;; 실로 매력적인 '도도 히나코'의 존재가 굳어버린 시체에 생기를 불어넣는 산소같은 역할을 톡톡히 해낸다. 



더불어 '히나코'의 매력을 완성시켜주는 특별한 능력이 있으니, 바로 초인적인 기억력이다. 과잉기억 증후군으로 사건을 해결하는 [모든 것을 기억하는 남자] '에이머스 데커'와 같은 능력으로 극중 모두가 놓치는 중요한 단서들을 캐치하는데, [모기남]과 다른점은 '데커'는 이 능력을 상요하여 수사의 구심점이자 주체로서 사건을 해결하지만 '히나코'는 수사의 보조적인 역할로 소극적으로 사용하는 것이 다른 점이다. 코스요리에서 메인 요리가 아닌 요리에 풍미를 더하는 향신료같은 역할이랄까...아직 쌩초보 실수투성이에 정신적으로 한없이 흔들리고 갈등하는 '히나코'의 고뇌가 그려지는 만큼 후속작에서는 좀 더 성숙한 경찰의 모습으로 특수 기억능력이 한층 중요한 역할을 해낼지도 모르겠다.  



특히 근래에 보기 드문 (오랫동안 기다려온) 순도 높은 하드고어틱한 작품이다. 끔찍하고 잔혹한 표현이 난무하는 와중에 가학적 폭력이 주는 극한의 카타르시스를 한없이 방출하는... 하지만 오로지 잔혹성'만' 있는 작품은 아니라는 것. 존재자체로 빛을 발하는 '도도 히나코'와 선과 악을 구분할 수 없는 입체적인 캐릭터들 그리고 끔찍한 6건의 미해결 사건들이 던지는 복잡한 문제는 끊임없이 독자들의 머리속을 헤집고 차츰 차츰 드러나는 충격적 결말을 향해 멱살을 부여잡고 끌고 갈 것이다. 진심으로 미친작품! 완전 대박!!! 무조건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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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인폭스 갬빗 - 나인폭스 갬빗 3부작
이윤하 지음, 조호근 옮김 / 허블 / 2019년 7월
평점 :
절판


나인폭스갬빗 (2019년 초판)_제국의 기계 1부

저자 - 이윤하

역자 - 조호근

출판사 - 허블

정가 - 17000원

페이지 - 495p



각성



중국의 SF주자 '류츠신'의 [삼체] 이어 휴고상의 문을 3번이나 두드렸지만 수상까지는 이루지 못한, 하지만 한국식 밀리터리 스페이스 오페라. 김치 SF를 외국에 선보이며 나름의 반응을 얻어낸 기념비적인 작품 [구미호의 책략]이다. 사실 띠지에서 '한국인 최초 휴고상 3년 연속 최종 노미네이트'라고 선전하고 있지만 실은 작가님은 미국에서 태어난 검머외이니...한국인 최초라는 타이틀은 다음으로 기약하기로 하고... ㅠ_ㅠ 작가님은 어릴적 한국에서 살았던 9년간의 한국생활에을 바탕으로 한국 고유의 문화가 믹스된 독특한 세계관을 창조해냈고 그런 독창적인 동방의 분위기가 서구권에 신선한 요소로 주효하게 먹혀든것 같다.  



그래서일까 작품속 군인들이 죽음이 난무하는 전장에서 생사의 고비를 무사히 넘기고 돌아와 다 함께 식탁에 앉아 밥 한숟가락에 양념에 절인 양배추(김치)와 깻잎무침에 생선구이를 잡수시는 광경은 굉장히 생경하면서도 동시에 익숙하게 다가오는데 -_-;;; 스테이크를 써는 외국인들이 봤을땐 컬쳐쇼크로 다가왔을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든다. 단지 음식뿐만 아니라 제목에서도 알 수 있듯이 작품 자체가 한국의 구미호 설화를 모티브로 했다고 하니 이정도면 명예 한국인으로 봐도 무방할듯...



SF에도 여러 하위장르가 있는데, 사실 본인의 개인적인 취향은 하드SF쪽이다. 딱히 스페이스 오페라를 배척하는건 아니지만 복잡한 세계관과 정치질이 난무하는 판타지 장르를 싫어하는 나로선  배경만 중세에서 우주로 바꾸고 마법(포스?)을 난무하는 스페이스 오페라는 썩 즐겨보는 장르는 아니다. 하여 밀리터리 스페이스 오페라로 유명한 '아너 해링턴 시리즈'나 '마일즈 보로코시건 시리즈'는 (물론 책은 전부 소장하고 있지만) 단 한권도 보지 않았고 그나마 최근에 읽은 거라곤 [사소한 정의]편이니 이쪽 장르로는 아는것도 별로 없는 초짜라고 말할 수 있을것 같다. 하여 초짜의 입장에서 이야기 해보자면 역시 초반부터 복잡한 세계관으로 말미암아 생전 처음보는 지명, 이름, 호칭등이 쏟아져나와 정신을 쏙 빼놓는다. 게다가 이 작품에서는 역법이라 하여 정치, 전쟁 등등 세계의 질서가 모두 이 역법에 따른 진형 계산으로 다뤄지는 만큼 처음 눈에 익지 않은 상태에서는 더욱 어렵게 다가온다. 육두정, 칠두관, 역법, 서비터, 수오스, 안단, 니라이, 라할, 비도나, 리오즈.....등등등....-_-;;;;;



꾸역 꾸역 읽다보니 98페이지는 되어서야 어느정도 개념이 잡히고 스토리가 눈에 들어오더라. 사실 이정도면 초입에 이해를 돕기위한 국가별 개념도나 도식도가 있게 마련인데 그런게 없어 조금 아쉬웠다. 하여 본인같이 쏟아지는 설정들에 어려워할 예비 독자들을 위해 살짝 정리해봤다. 두둥~


[나인폭스 갬빗 세계관 정리]

1. 육두정 : 작품의 무대가 되는 연합국가(?). 6개의 행성/가문의 대표자인 육두관이 다스리는 나라.

2. 칠두정 : 본래는 칠두관이 다스리는 나라였는데, 리오즈 가문(?)의 반역으로 현재는 육두정이 됨.

3. 칠두정 상세

1) 켈 분파 - 전투보병, 충성, 상징(잿불매)

2) 슈오스 분파 - 암살, 책략, 수학자, 상징(구미호)

3) 안단 분파 - 문화

4) 니라이 분파 - 기술,과학자

5) 라할 분파 - 치안

6) 비도나 분파 - 교리전파, 반체제 분자 재교육

7) 리오즈 분파 - 철학, 윤리(이단으로 소멸)


이정도만 알고 봐도 훨씬 수월 것이라 확신한다...ㅠ_ㅠ



켈 체리스 대위는 육두정의 중심인 산개하는 바늘요새를 이단자들에게 빼앗기고 육두정을 지탱하는 역법을 파괴시키는 역법부식으로 세계의 위협을 느끼는 육두관의 추천으로 산개하는 바늘요새 탈환 작전에 투입된다. 다만 켈 체리스 대위 혼자가 아니라 400년 묵은 구미호와 함께 말이다. 슈오스 제다오 사령관은 400년전 작전중 동료와 부하들을 일거에 학살한 반역죄로 칠두관에 의해 육신은 소멸되고 혼령만 봉인되어 있었는데, 금번 이단자들의 위기 때문에 반역전까지의 능력을 인정받아 체리스의 의식에 덧 씌워진채 작전에 투입된 것이다.(빙의?) 400년 묶은 죽음의 여우귀신과 분기탱천한 젊은 여전사 체리스의 불안하고 기묘한 공조가 시작되고 둘은 산개하는 바늘요새 탈환을 위한 피튀기는 전투에 돌입하는데.........



읽은 작품은 몇 안되지만 확실히 이색적인 작품이라는건 문외한인 나도 알 수 있겠더라. 스토리부터 소품까지 전에는 볼 수 없었던 새로움의 연속에다 치밀한 구성과 탄탄한 세계관이 뒷받침되니 초반의 난해함은 온데간데 없고 어느새 작품에 흠뻑 몰입하게 된다. 복잡한 정치관계에서 육두관과 그들의 장기말로 소비되는 병사간의 배신과 계략이 난무하는 정치질 그리고 역법계산에 따른 진형배치로 벌이는 치열한 이능력 전투, 미치광이 살육마 번제의 여우 귀신에게 전술을 배우며 차츰 리얼 사령관으로 성장해가는 주인공. 그리고 서서히 드러나는 여우의 비밀.....포스로 광선검을 만들어 레이저를 튕기고, '내가 니 애비다'를 외치는 악당의 반전의 묘미 같은, 스페이스 오페라의 재미를 느낄 수 있는 작품이었다. 



쏟아지는 설정들에 매몰된다면 그냥 난해하기만한 작품이 될지도 모르겠다. 1부를 다 읽은 본인은 아직도 역법 전투가 쉬이 머리속에 그려지지 않으니 말이다. 하지만 그런 새로움 속에서 익숙함을 발견하게 만드는 깨알재미를 지닌 작품이기도 하다. 이번 1부는 여우 귀신을 통해 새롭게 눈뜬 켈 체리스의 각성의 장이었다. 이어지는 2부에서는 이 두 콤비가 어떤 반격을 펼칠지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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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이널 라운드
김성수 지음 / 밥북 / 2019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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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이널라운드 : 조직범죄 수사실화 소설 (2019년 초판)

저자 - 김성수

출판사 - 밥북

정가 - 15000원

페이지 - 333p



가짜 휘발유 유통 조직망을 일망타진 하라!



크라임 픽션을 논할때 그 이야기가 실제사건을 바탕으로 리얼 크라임인지 100% 허구의 사건인지에 따라 소설을 접하게되는 느낌도 상당히 달라지는 것을 느낀다. 어떠한 사건이건 실제 사건이 주는 무게감과 현장감은 크라임 픽션에서 무시할 수 없는 중요한 요소중 하나인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이 작품은 꽤나 강렬하고 매력적인 작품으로 볼 수 있을것 같다. 은퇴한 전직 경찰인 작가가 수사반장시절 직접 특별수사팀에 차출되어 조직범죄 소탕에 참여했던 생생한 경험을 되살려 그려낸 범죄소설이기 때문이다. 익숙한 지명, 우리 곁에서 불철주야 시민의 치안을 지키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경찰들의 노고, 냉혹한 조직폭력배들의 잔인한 범죄들...그렇다 언제든 내가 피해자가 될 수도 있는, 이 대한민국 땅에서 벌어졌던 실제 사건이기에 더욱 남다르게 다가오는 것이다. 



몇 년전만 해도 운전을 하다보면 오래된 주유소나 으슥한 길가에서 '세녹스 주유 가능' 라는 플랜카드가 걸려있는 것을 본적이 있을지 모르겠다. LPG 차량을 운전했던 나는 사실 별다른 의미를 두지 않았는데, 휘발유를 대체할 신 에너지 혹은 대체 에너지로 높은 효율로 연비를 늘리고 차량에도 부담을 줄인다고 선전하던 새로운 연료가 사실은 휘발유에 시너를 다량 섞어 만든 불법 가짜 휘발유였다는건 이 소설을 읽고서야 알게 되었다. -_-;;; 그렇게 여러곳에 내걸려 있던 플랜카드가 전부 불법 판매업소였다니....그만큼 생활속에 깊숙이 파고들었으니 세녹스 유통 조직망은 얼마나 깊이 뿌리박혀 있었겠는가...어쨌던, 이 작품은 전국에 퍼져있는 세녹스(작품에서는 뉴 제녹스로 말한다) 유통 조직망을 일망타진하기 위해 은퇴를 얼마 앞둔 김성호 팀장이 특별수사대를 조직하고 집요한 추적끝에 조직망을 일망타진하는 스릴넘치는 짜릿한 이야기가 펼쳐진다. 서두부터 극화를 위한 허구를 극대화 했다고 설명하는데, 과연 실제 사실에 얼만큼의 허구를 가미했는지는 판단하기 힘들지만 어쨌던 실체마저 희미했던 범죄조직의 단서를 찾아내려는 수사팀의 끈질긴 노력은 거짓없는 리얼이었으리라....



충남 시골등지에서 이유를 알 수 없이 졸도하는 노인들이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난다. 병원에서 정밀검사를 해도 별다른 이유를 찾아낼 수 없고, 가볍게는 두통과 구토에서 심하게는 신경마비와 사망에까지 이르게 하는 의문의 질병 때문에 어느덧 피해자는 150명을 넘기는 사태발생한다. 한편, 비슷한 시기에 평택의 한 주유소 건물에서 화재로 인한 폭발사고가 발생하고 화재 근처에 있던 사람들이 시골 노인들과 비슷한 증상을 호소하며 정신을 잃고 쓰러진다. 피해자들은 한결같이 화재로 타는 냄새외에 지독한 화합물의 냄새를 맡았다고 증언하고, 경찰은 일련의 사건에 불법합성연료 제녹스가 연류되있음을 깨닫는다. 청장은 비밀리에 과거 제녹스 소탕작전에 참여했던 김성호 팀장을 다시 불러들여 뉴 제녹스 유통조직의 일망타진을 지시하고, 김성호 팀장은 특별수사반을 꾸리는데......



무조건 발로 뛰고 전국을 이잡듯이 뒤지고 잠복에 잠복을 거치는 그런 수사를 펼칠줄 알았는데, 작품은 생각보다 정보화시대에 걸맞는 하이테크 기술들로 고도의 수사를 펼치고 있어 놀라웠다. -_-;; (다시한번 어디까지가 허구인건지 의문이....) 수사기술이 고도화되었어도 역시 변함 없는건 욕망에 눈이 멀어버린 조직폭력배들의 잔혹성이니...잘나갈때는 똘똘 뭉처있다가도 어느순간 삐끗하면 서로 뒷통수를 때리며 공멸하는 모습을 보는 통쾌함도 있었다. 실제 사건을 지휘했던 당사자의 작품이라서인지 특별수사원 한명 한명의 뚜렷한 개성과 성격 그리고 그들의 캐미는 작품을 한층 입체적으로 보이게 만드는 요소로 작용했다.



한편의 영화를 본듯 특별수사팀 '블랙'의 활약은 박진감 넘치고 한편으론 든든했다. '조직범죄 수사실화 소설'이라는 문구가, 그 문구가 주는 무게와 몰입감이 소설의 단점들을 전부 덮어버린것 같다. 매사건, 매순간, 매시간마다 마지막 라운드의 각오로 임하는 그들의 땀방울을 느낄 수 있었던 작품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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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체 3부 : 사신의 영생 (반양장) - 완결
류츠신 지음, 허유영 옮김 / 단숨 / 2019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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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판절판


삼체 3 : 사신의 영생 (2019년 초판)

저자 - 류츠신

역자 - 허유영

출판사 - 단숨

정가 - 17500원

페이지 - 803p



레전드에 걸맞는 더할나위 없는 최고의 마무리

보아라, 이것이 중국의 SF다! 



중국 SF의 신화! 아시아 최초로 휴고상을 중국에게 안겨준 바로 그 작품. [삼체]의 마지막 3부가 드디어 번역출간되었다. ㅠ_ㅠ 작년말경부터 출간될거란 소식만 줄기차게 들어왔는데, 드디어 실물로 영접하게 된 것이다. 2013년 [삼체 1부], 2016년 [삼체 2부] 그리고 2019년이되서야 [삼체 3부]가 나왔으니...3년 간격의 출간은 정녕 의도된바였던 것인가!!???...어찌됐던...사실상 2부에서 시리즈를 완결짓는 깔끔한 결말로 인하여 더이상 어떤 이야기를 펼칠것인지에 대해 상당히 궁금하고 호기심을 자극했었는데 이렇게 무려 800페이지의 볼륨으로 만나게 되니 작가가 생각하는 시공간을 초월하여 우주의 시작과 끝이라는 거시적 우주관에 대해 접하고 그가 그리는 우주를 함께 꿈꿔볼 수 있어 너무나 환상적이고 감격스러운 시간이었던것 같다. ㅠ_ㅠ 



유구한 역사를 자랑하는 대륙의 깊이있는 철학과 실존하는 과학이론과 기술이 접목되어 인류의 지성으로는 도저히 다다를 수 없는 우주의 본질을 말하니 이것이 진정한 동양의 하드SF의 정수라고 말할 수 있을 것이다. 기존 서양의 SF에서는 느껴볼 수 없었던 동양적 사고의 이야기가 그들에게도 새로움으로 다가왔기에 아시아 최초로 휴고상을 수여했으리라 생각한다. 얼마전 허블에서 출간된 [나인폭스 겜빗] 역시 구미호 설화를 바탕으로 한 SF가 안타깝게도 수상에는 실패했지만 휴고상의 문을 두드렸던만큼 동양의 문화를 효과적으로 SF에 녹여낸다면 그 자체만으로도 유니크한 SF가 될 수 있다는걸 [삼체]를 통해 여실히 깨닫게 된다.  


* 3부의 이야기를 위해선 앞선 1,2부의 스포성 이야기를 할 수 밖에 없음을 주의 하시길. 



[1]

모든것은 지구에서 우주로 쏘아진 단 하나의 전파에서 시작되었다. 


격랑에 휘말린 문화 대혁명시대 끝없는 광기에 인간 본성의 끝을 목도한 예원제는 인간존재에 회의를 느끼고 인류의 종말을 고하는 삼체 행성으로의 교신 전송 버튼을 누른다.


'이곳에 오십시오. 나는 당신들이 이 세계를 얻는 것을 돕겠습니다.
우리 문명은 이미 자신의 문제를 해결할 능력을 잃었습니다.
당신들의 힘이 필요합니다.'


지구와 삼체 성계까지의 거리는 1광년. 인류보다 앞선 과학문명을 갖고 있지만 슈퍼컴퓨터로도 예측할 수 없는 삼체 행성문제로 야기되는삼체행성의 타는듯한 고온과 극저온의 극한환경은 삼체인들의 눈을 지구로 향하게 하기에 충분했다. 그렇게 삼체인들은 지구침공을 위해 1차 공격선단을 출격한다. 


삼체 성계에서 지구도착까지 남은 시간 400년......



[2]

삼체 침공까지 남은 400년동안 인류는 여러 생존방안을 모색하지만 삼체에서 보낸 감시위성 지자의 교묘한 방해로 지구의 기초과학은 정지상태로 과학의 진보는 기대할 수 없는 상황에 놓인다. 지자를 통해 모든 상황을 감시당하지만 인간의 마음만은 꿰뚫어 볼 수 없다는 것을 발견한 인류는 면벽자 프로젝트를 실행한다. 인류의 대표로서 4인을 선발하여 지자의 감시속에서도 400년 후 삼체인에 대항할 수 있는 전략을 짜는 것이 그들 면벽자의 임무...


그렇게 뽑힌 면벽자 뤄지는 삼체인이 보낸 파벽자의 위협을 각고의 노력끝에 물리치고 마침내 암흑의 숲이론을 깨닫는다.


암흑의 숲 이론의 역설을 통하여 지구와 삼체 성계를 동시에 멸망시킬 수 있는 방법을 놓고 삼체인과 최후의 협상을 벌이는 뤄지는 결국 삼체인의 지구침공 포기선언을 받아내고, 지구를 향하던 1차 선단은 태양계 밖에 머물면서 인류 문명과 공존하는 불편한 동거를 맞이한다. 


그렇게 인류는 무사히 존속하게 되는듯 싶었는데.......



[3]   

삼체인과의 문명교류는 박차를 가하고...그들의 도움으로 인류는 약간의 과학적 도약을 실현한다. 세월은 흘러 인류와 삼체성계를 멸망시킬 최후의 단추(검)를 움켜쥐고 있던 검잡이 뤄지는 백살을 훌쩍 넘어 다음 검잡이에게 인류의 단추를 넘기는 시점이 다가오고 2대 검잡이로 인류의 만장일치로 파벽자 프로젝트가 진행되기전 삼체 1차 공격선단을 감시하기 위해 감시 우주선을 띄워보내는 계단 프로젝트를 맡았던 과학자 청신이 선정된다. 평화의 시대 그녀의 공적과 동면을 통한 젊은 나이와 외모, 기품있는 자애로운 분위기가 인류의 마음을 매료시켰던 것이다. 그렇게 뤄지에게서 청신으로 인류 생존의 검이 전달된 순간.....


삼체 선단이 조종하는 물방울 우주선이 지구를 향해 급가속 하고.....

영원할 것 같았던 삼체인과의 우호적 관계는 종말을 맞이한다.........

풍전등화 같은 인류의 운명은?...

삼체인의 운명은?.....

우주의 운명은 어떻게 될 것인가?......




1960페이지라는 무지막지한 볼륨을 자랑하는 3부작. 그중에서도 804페이지의 3부 [사신의 영생]을 단 몇 글자, 몇 문장으로 온전히 표현하기란 불가능하다고 생각한다. 고로 지금 써내리는 몇 글자로 내가 느꼈던 작품의 흥분과 감동을 전할 수 없는것이 너무나 아쉽고 안타깝다. 앞서도 언급했지만 2부 [암흑의 숲]으로도 나름의 완결성을 갖는 끝맺음이었기에 3부가 어떻게 흘러갈지는 전혀 예측할 수 없었다. 그런데 암흑의 숲 이론의 양날의 검같은 리스크가...위기를 잊고 거짓된 평화에 찌들어버린 인간의 타성에 젖은 나약함이 결국 멸망의 위기를 초래하게 될줄이야....



"한심한 벌레들. 호주로 갈 준비나 해!" _232p

"인류가 제멋대로 타락하는 시대는 끝났다. 여기서 살아남고 싶다면 전체주의를 다시 배우고 인간의 존엄을 되찾아!" _252p



삼체인과 인류의 명운을 건 2차전이랄까. 3부에서는 지금껏 볼 수 없었던 삼체인의 고도문명의 지성체가 개미같이 미개한 종자를 압살해버리는 강자의 흉폭함을 엿볼 수 있는 작품이다. 1,2부에서 보였던 고도의 문명을 가진 고차원의 지성체 같은 이미지는 완전히 역전되어 냉철한 계산아래 최고 효율에 입각한 인류멸종의 프로젝트가 가동되는것. 폭정의 공포속에서 급격히 문명을 잃고 짐승으로 퇴화해가는 인류의 모습은 여느 우주전쟁을 다루는 SF와 비슷한 고도외계문명의 말초적 공포를 자극한다. 



2부에서도 핵심이었지만 3부에서도 암흑의 숲 이론이 인류의 목숨을 부지할 중요한 키로 거론된다.   


지름으로만 16억광년....그나마도 우주는 지속적으로 팽창되고 있다.

정말로 이 거대한 우주에 인간외의 지성체는 존재하지 않을까?....

작가는 그 이유를 암흑의 숲 이론으로 설명한다.



우주 역시 약육강식의 법칙에 따르고 있다면 자신이 속해있는 행성을 노출 시키는 것은

마치 사냥꾼에게 자신의 위치를 노출하는 것과 같은 것. 

더 진보한 문명이 약한 문명을 압도적 힘으로 파괴하는 것은 

인간을 넘어 우주에 통용되는 공통법칙인 것이다.

우주의 수많은 문명체들이 우주의 암흑같은 어둠속에 조용히 숨을 고르고 있는것. 

그것이 암흑의 숲 이론이다.


그런 의미에서 현재 지구에서 우주를 향해 쏘아대는 인류의 메시지를 담은 시그널들은 외계인들에게 목숨을 내놓는 짓이겠지만....그나마 현재 인류의 낙후된 과학기술은 고도의 외계인들에겐 신경쓸 가치도 없는 미개한 행성으로 보여 그냥 두는것일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을 해보는데.... -_-



중반부 삼체 우주선에 끌려간 인간이 인류의 존속을 위해 메시지를 숨긴채 전하는 3편의 동화는 진정 이 3부의 백미로 꼽을 수 있을것 같다. 동화 자체로도 중국 설화와 같은 흥미로운 이야기인데, 여기에 이중, 삼중으로 숨겨진 메시지가 하나씩 풀릴때마다 전신을 휘감는 전율은 진정한 카타르시스를 선사한다. 현실 과학을 기반으로 하는 SF지만 이렇게 은유와 함축적 기법으로 이야기를 풀어내는 전개방식은 독자에게 수수께끼를 내고 풀게 만드는 듯 호기심을 자극하고 수수께끼의 답이 풀릴때 강렬한 반전의 쾌감을 안기며 작품 자체에 몰입하고 집중하게 만드는 효과를 준다. 


 

인류의 생존을 향한 장대하고 기나긴 여정과 함께 인류의 존속과 인간다움의 기로에 놓인 여인 청신의 고뇌와 선택과 책임이 팔백여 페이지에 가득 차있다. 후반부 우주의 비밀이 풀리고 인식의 한계를 넘어서는 결말부는 물리적 한계를 초월하여 관념적이고 창조적인 우주를 제시하는 '류츠신'이 만들어낸 우주 신화라 해도 과언이 아닐정도로 우주의 시작과 끝을 담아 낸다. 작품에서 나눠놓은 연대 대조표만 봐도 알 수 있을 정도로 수많은 위기와 클라이막스가 한치의 쉴틈도 주지 않을 정도로 타이트하게 담겨있다. 실존하는 과학이론을 바탕으로 작가가 그려내는 가공의 세계와 사건들을 따라가는것 만으로도 하드SF가 주는 사고실험을 통한 지적유희를 끊임없이 충족시켜주는 최고의 SF작품이었다. 주저리 주저리 적어놨지만 정말로 10점 만점에 만점을 줘도 아깝지 않은 경이로운 SF의 극치를 보여준다. 역대급 스케일의 하드SF의 레전드! 벌써부터 더이상 삼체 시리즈의 새로운 이야기를 볼 수 없음이 너무나 아쉬워진다....ㅠ_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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퍼펙트 마더
에이미 몰로이 지음, 심연희 옮김 / 다산책방 / 2019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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퍼펙트마더 (2019년 초판)

저자 - 에이미 몰로이

역자 - 심연희

출판사 - 다산책방

정가 - 15800원

페이지 - 502p



Welcome to the Hell



두 남녀의 사랑의 결실. 부부를 진정한 가족으로 엮어주는 신의 선물. 눈에 넣어도 아프지 않을 축복. 출산은 더 없이 은혜로운 일이다만 오랜 산고의 고통 끝에 느끼는 그 벅찬 감동이 채 가시기도전에 지옥같은 육아전쟁에 돌입하게 되는건 자식을 얻는 행복에 대한 신이 내린 시련인가?..-_- 단 한시간도 누워있지 않고 시든때도 없이 울어재끼는 아기를 달래고 어르고 젖을 먹이고 기저귀를 가는 100일의 시간이 지나면 어느정도 정신을 차릴 여유를 가질 수 있지만 실로 100일전까지는 진심 육아지옥과 다름없다는건 나 역시 두번의 육아지옥을 아내 곁에서 생생히 지켜봤기에 말할 수 있을것 같다. 그래서 이 작품에서 그려지는 완벽해지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퍼펙트 마더들의 고난과 애환 그리고 아픔이 더욱 강렬하게 와닿는건 비록 출산을 경험한 여성은 아니지만 함께 육아전쟁을 치룬 전우이기 때문이리라.



갓 출산을 치르고 (외국이라 몸조리의 개념은 아예 없는듯) 핏덩이 같은 아이를 집에 두고 곧바로 직장에 복귀하여 좁디 좁은 화장실에 갖혀 땀을 뻘뻘 흘리며 휴대용 유축기로 젖을 짜내고, 젖몸살의 열기와 고통이 온몸을 찌르는 와중에도 프로페셔널하게 자신의 일을 수행하는 오피스맘의 모습은 너무나 처절하고 치열하여 경외감마저 들게 한다. 


모든걸 망쳐버린 그녀들의 하룻밤의 일탈을 도저히 욕할 수 없는건 바로 그때문인지도 모르겠다....



같은 시기에 출산한 엄마들이 맘까페를 개설하고 육아정보를 공유하며 친밀하게 지낸다. 이른바 5월맘 모임. 무사히 출산하여 소중한 아이를 낳고 잠시 숨을 고르는 생후 6주차 무렵...특히 마음이 맞는 엄마들은 딱 하루, 단 몇시간의 자유를 느끼기로 모의한다. 그렇게 초보엄마 넬, 위니, 콜레트, 프랜시는 아이를 남편과 보모에게 맡기고 술집에서 즐거운 시간을 보낸다. 오랜만의 자유시간에 들뜬 맘들은 과음하지 않고 가볍게 즐기기위해 와인을 주문하여 마신다. 그러나 임신기간중의 절주 탓이었을까...와인 몇잔에 필름이 끊겨버린 맘.....그리고 그날밤 위니의 생후 6주 된 아기가 사라져 버렸다.........


넬, 콜레트, 프랜시는 그날의 상황을 돌이키면서 각자 충격적인 아기 유괴사건에 죄책감을 느끼면서 자신들의 방법으로 아기 찾기에 나서데.....



아내도 실제로 출산이후 맘카페에 가입하여 활동하고 있고 또 그중 마음에 맞는 카페원들과 따로 정기적으로 모임을 갖고 있고 종종 곁에서 지켜본만큼 소설속의 맘카페 모임속 그녀들의 복잡한 관계, 수준 격차에 따라 묘하게 나뉘는 계급, 시기와 질투, 협력과 애정이 공존하는 기묘한 소사회가 뭔가 현실적으로 와닿았다. 직장에서는 오피스 맘으로, 가정에서는 육아맘으로 어느 하나 빵꾸내지 않으려 노력하면서 위니의 아이 마이더스를 찾기위해 추적하는 슈퍼맘들의 고되고 지난한 애환이 그려지는 가운데 맘카페를 통해 만난 그녀들의 끈끈한 우정과 그런 맘카페 회원들을 유괴범으로 의심하는 복잡미묘한 심리. 그리고 유괴사건으로 반쯤 넋이 나간 상태에서 육아와 일을 병행하는 맘들의 히스테릭한 멘탈 자체가 어떤 스릴러보다 더욱 독자들을 혼란스럽게 만들고 숨통을 조여오니 이보다 더한 마더 스릴러, 육아 스릴러가 어디있으랴....



열흘이 넘어가도록 실종된 아기의 정체는 묘연하기만 한데, 술에취해 술집 의자위에 올라가 정신없이 몸을 흘들어대는 엄마들의 대환장파티를 몰래찍은 사진이 유출되어 엄마들은 매스컴의 지탄과 주변의 따가운 눈총에 시달리고, 그로인하여 숨기려 했던 과거의 치부들이 낱낱이 밝혀지는 진퇴양난의 상황.....모든것을 던져버리고 도망치고 싶지만 그녀들은 꿋꿋이 자리를 지켜낸다...한 남편의 아내이자 한 아이의 엄마니까...



그녀들의 수난 하나하나가 지극히 현실적이고 이시대의 육아맘들이 겪는 고충의 현주소이기에 현실의 문제를 작품을 통해 문제제기 하는 작가의 의도나 그녀들의 고난을 스릴러로 치환하는 영리함을 높이 사고 싶다. 다만 육아맘의 지독한 현실을 차치하고 유괴사건으로만 봤을때의 완성도는 결말의 진부함이나 긴장감 유지를 따져봤을때 조금은 아쉽게 생각된다. 물론 육아맘 스릴러라는 새로운 요소를 차치하고 따지는게 맞는지는 모르겠지만 말이다. -_- 어쨌던, 육아맘들, 오피스맘들, 육아대디라면 충분히 공감할만한 소재의 스릴러라는 점에선 모두가 동의할 수 있으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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