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인폭스 갬빗 - 나인폭스 갬빗 3부작
이윤하 지음, 조호근 옮김 / 허블 / 2019년 7월
평점 :
절판


나인폭스갬빗 (2019년 초판)_제국의 기계 1부

저자 - 이윤하

역자 - 조호근

출판사 - 허블

정가 - 17000원

페이지 - 495p



각성



중국의 SF주자 '류츠신'의 [삼체] 이어 휴고상의 문을 3번이나 두드렸지만 수상까지는 이루지 못한, 하지만 한국식 밀리터리 스페이스 오페라. 김치 SF를 외국에 선보이며 나름의 반응을 얻어낸 기념비적인 작품 [구미호의 책략]이다. 사실 띠지에서 '한국인 최초 휴고상 3년 연속 최종 노미네이트'라고 선전하고 있지만 실은 작가님은 미국에서 태어난 검머외이니...한국인 최초라는 타이틀은 다음으로 기약하기로 하고... ㅠ_ㅠ 작가님은 어릴적 한국에서 살았던 9년간의 한국생활에을 바탕으로 한국 고유의 문화가 믹스된 독특한 세계관을 창조해냈고 그런 독창적인 동방의 분위기가 서구권에 신선한 요소로 주효하게 먹혀든것 같다.  



그래서일까 작품속 군인들이 죽음이 난무하는 전장에서 생사의 고비를 무사히 넘기고 돌아와 다 함께 식탁에 앉아 밥 한숟가락에 양념에 절인 양배추(김치)와 깻잎무침에 생선구이를 잡수시는 광경은 굉장히 생경하면서도 동시에 익숙하게 다가오는데 -_-;;; 스테이크를 써는 외국인들이 봤을땐 컬쳐쇼크로 다가왔을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든다. 단지 음식뿐만 아니라 제목에서도 알 수 있듯이 작품 자체가 한국의 구미호 설화를 모티브로 했다고 하니 이정도면 명예 한국인으로 봐도 무방할듯...



SF에도 여러 하위장르가 있는데, 사실 본인의 개인적인 취향은 하드SF쪽이다. 딱히 스페이스 오페라를 배척하는건 아니지만 복잡한 세계관과 정치질이 난무하는 판타지 장르를 싫어하는 나로선  배경만 중세에서 우주로 바꾸고 마법(포스?)을 난무하는 스페이스 오페라는 썩 즐겨보는 장르는 아니다. 하여 밀리터리 스페이스 오페라로 유명한 '아너 해링턴 시리즈'나 '마일즈 보로코시건 시리즈'는 (물론 책은 전부 소장하고 있지만) 단 한권도 보지 않았고 그나마 최근에 읽은 거라곤 [사소한 정의]편이니 이쪽 장르로는 아는것도 별로 없는 초짜라고 말할 수 있을것 같다. 하여 초짜의 입장에서 이야기 해보자면 역시 초반부터 복잡한 세계관으로 말미암아 생전 처음보는 지명, 이름, 호칭등이 쏟아져나와 정신을 쏙 빼놓는다. 게다가 이 작품에서는 역법이라 하여 정치, 전쟁 등등 세계의 질서가 모두 이 역법에 따른 진형 계산으로 다뤄지는 만큼 처음 눈에 익지 않은 상태에서는 더욱 어렵게 다가온다. 육두정, 칠두관, 역법, 서비터, 수오스, 안단, 니라이, 라할, 비도나, 리오즈.....등등등....-_-;;;;;



꾸역 꾸역 읽다보니 98페이지는 되어서야 어느정도 개념이 잡히고 스토리가 눈에 들어오더라. 사실 이정도면 초입에 이해를 돕기위한 국가별 개념도나 도식도가 있게 마련인데 그런게 없어 조금 아쉬웠다. 하여 본인같이 쏟아지는 설정들에 어려워할 예비 독자들을 위해 살짝 정리해봤다. 두둥~


[나인폭스 갬빗 세계관 정리]

1. 육두정 : 작품의 무대가 되는 연합국가(?). 6개의 행성/가문의 대표자인 육두관이 다스리는 나라.

2. 칠두정 : 본래는 칠두관이 다스리는 나라였는데, 리오즈 가문(?)의 반역으로 현재는 육두정이 됨.

3. 칠두정 상세

1) 켈 분파 - 전투보병, 충성, 상징(잿불매)

2) 슈오스 분파 - 암살, 책략, 수학자, 상징(구미호)

3) 안단 분파 - 문화

4) 니라이 분파 - 기술,과학자

5) 라할 분파 - 치안

6) 비도나 분파 - 교리전파, 반체제 분자 재교육

7) 리오즈 분파 - 철학, 윤리(이단으로 소멸)


이정도만 알고 봐도 훨씬 수월 것이라 확신한다...ㅠ_ㅠ



켈 체리스 대위는 육두정의 중심인 산개하는 바늘요새를 이단자들에게 빼앗기고 육두정을 지탱하는 역법을 파괴시키는 역법부식으로 세계의 위협을 느끼는 육두관의 추천으로 산개하는 바늘요새 탈환 작전에 투입된다. 다만 켈 체리스 대위 혼자가 아니라 400년 묵은 구미호와 함께 말이다. 슈오스 제다오 사령관은 400년전 작전중 동료와 부하들을 일거에 학살한 반역죄로 칠두관에 의해 육신은 소멸되고 혼령만 봉인되어 있었는데, 금번 이단자들의 위기 때문에 반역전까지의 능력을 인정받아 체리스의 의식에 덧 씌워진채 작전에 투입된 것이다.(빙의?) 400년 묶은 죽음의 여우귀신과 분기탱천한 젊은 여전사 체리스의 불안하고 기묘한 공조가 시작되고 둘은 산개하는 바늘요새 탈환을 위한 피튀기는 전투에 돌입하는데.........



읽은 작품은 몇 안되지만 확실히 이색적인 작품이라는건 문외한인 나도 알 수 있겠더라. 스토리부터 소품까지 전에는 볼 수 없었던 새로움의 연속에다 치밀한 구성과 탄탄한 세계관이 뒷받침되니 초반의 난해함은 온데간데 없고 어느새 작품에 흠뻑 몰입하게 된다. 복잡한 정치관계에서 육두관과 그들의 장기말로 소비되는 병사간의 배신과 계략이 난무하는 정치질 그리고 역법계산에 따른 진형배치로 벌이는 치열한 이능력 전투, 미치광이 살육마 번제의 여우 귀신에게 전술을 배우며 차츰 리얼 사령관으로 성장해가는 주인공. 그리고 서서히 드러나는 여우의 비밀.....포스로 광선검을 만들어 레이저를 튕기고, '내가 니 애비다'를 외치는 악당의 반전의 묘미 같은, 스페이스 오페라의 재미를 느낄 수 있는 작품이었다. 



쏟아지는 설정들에 매몰된다면 그냥 난해하기만한 작품이 될지도 모르겠다. 1부를 다 읽은 본인은 아직도 역법 전투가 쉬이 머리속에 그려지지 않으니 말이다. 하지만 그런 새로움 속에서 익숙함을 발견하게 만드는 깨알재미를 지닌 작품이기도 하다. 이번 1부는 여우 귀신을 통해 새롭게 눈뜬 켈 체리스의 각성의 장이었다. 이어지는 2부에서는 이 두 콤비가 어떤 반격을 펼칠지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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