퍼펙트 마더
에이미 몰로이 지음, 심연희 옮김 / 다산책방 / 2019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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퍼펙트마더 (2019년 초판)

저자 - 에이미 몰로이

역자 - 심연희

출판사 - 다산책방

정가 - 15800원

페이지 - 502p



Welcome to the Hell



두 남녀의 사랑의 결실. 부부를 진정한 가족으로 엮어주는 신의 선물. 눈에 넣어도 아프지 않을 축복. 출산은 더 없이 은혜로운 일이다만 오랜 산고의 고통 끝에 느끼는 그 벅찬 감동이 채 가시기도전에 지옥같은 육아전쟁에 돌입하게 되는건 자식을 얻는 행복에 대한 신이 내린 시련인가?..-_- 단 한시간도 누워있지 않고 시든때도 없이 울어재끼는 아기를 달래고 어르고 젖을 먹이고 기저귀를 가는 100일의 시간이 지나면 어느정도 정신을 차릴 여유를 가질 수 있지만 실로 100일전까지는 진심 육아지옥과 다름없다는건 나 역시 두번의 육아지옥을 아내 곁에서 생생히 지켜봤기에 말할 수 있을것 같다. 그래서 이 작품에서 그려지는 완벽해지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퍼펙트 마더들의 고난과 애환 그리고 아픔이 더욱 강렬하게 와닿는건 비록 출산을 경험한 여성은 아니지만 함께 육아전쟁을 치룬 전우이기 때문이리라.



갓 출산을 치르고 (외국이라 몸조리의 개념은 아예 없는듯) 핏덩이 같은 아이를 집에 두고 곧바로 직장에 복귀하여 좁디 좁은 화장실에 갖혀 땀을 뻘뻘 흘리며 휴대용 유축기로 젖을 짜내고, 젖몸살의 열기와 고통이 온몸을 찌르는 와중에도 프로페셔널하게 자신의 일을 수행하는 오피스맘의 모습은 너무나 처절하고 치열하여 경외감마저 들게 한다. 


모든걸 망쳐버린 그녀들의 하룻밤의 일탈을 도저히 욕할 수 없는건 바로 그때문인지도 모르겠다....



같은 시기에 출산한 엄마들이 맘까페를 개설하고 육아정보를 공유하며 친밀하게 지낸다. 이른바 5월맘 모임. 무사히 출산하여 소중한 아이를 낳고 잠시 숨을 고르는 생후 6주차 무렵...특히 마음이 맞는 엄마들은 딱 하루, 단 몇시간의 자유를 느끼기로 모의한다. 그렇게 초보엄마 넬, 위니, 콜레트, 프랜시는 아이를 남편과 보모에게 맡기고 술집에서 즐거운 시간을 보낸다. 오랜만의 자유시간에 들뜬 맘들은 과음하지 않고 가볍게 즐기기위해 와인을 주문하여 마신다. 그러나 임신기간중의 절주 탓이었을까...와인 몇잔에 필름이 끊겨버린 맘.....그리고 그날밤 위니의 생후 6주 된 아기가 사라져 버렸다.........


넬, 콜레트, 프랜시는 그날의 상황을 돌이키면서 각자 충격적인 아기 유괴사건에 죄책감을 느끼면서 자신들의 방법으로 아기 찾기에 나서데.....



아내도 실제로 출산이후 맘카페에 가입하여 활동하고 있고 또 그중 마음에 맞는 카페원들과 따로 정기적으로 모임을 갖고 있고 종종 곁에서 지켜본만큼 소설속의 맘카페 모임속 그녀들의 복잡한 관계, 수준 격차에 따라 묘하게 나뉘는 계급, 시기와 질투, 협력과 애정이 공존하는 기묘한 소사회가 뭔가 현실적으로 와닿았다. 직장에서는 오피스 맘으로, 가정에서는 육아맘으로 어느 하나 빵꾸내지 않으려 노력하면서 위니의 아이 마이더스를 찾기위해 추적하는 슈퍼맘들의 고되고 지난한 애환이 그려지는 가운데 맘카페를 통해 만난 그녀들의 끈끈한 우정과 그런 맘카페 회원들을 유괴범으로 의심하는 복잡미묘한 심리. 그리고 유괴사건으로 반쯤 넋이 나간 상태에서 육아와 일을 병행하는 맘들의 히스테릭한 멘탈 자체가 어떤 스릴러보다 더욱 독자들을 혼란스럽게 만들고 숨통을 조여오니 이보다 더한 마더 스릴러, 육아 스릴러가 어디있으랴....



열흘이 넘어가도록 실종된 아기의 정체는 묘연하기만 한데, 술에취해 술집 의자위에 올라가 정신없이 몸을 흘들어대는 엄마들의 대환장파티를 몰래찍은 사진이 유출되어 엄마들은 매스컴의 지탄과 주변의 따가운 눈총에 시달리고, 그로인하여 숨기려 했던 과거의 치부들이 낱낱이 밝혀지는 진퇴양난의 상황.....모든것을 던져버리고 도망치고 싶지만 그녀들은 꿋꿋이 자리를 지켜낸다...한 남편의 아내이자 한 아이의 엄마니까...



그녀들의 수난 하나하나가 지극히 현실적이고 이시대의 육아맘들이 겪는 고충의 현주소이기에 현실의 문제를 작품을 통해 문제제기 하는 작가의 의도나 그녀들의 고난을 스릴러로 치환하는 영리함을 높이 사고 싶다. 다만 육아맘의 지독한 현실을 차치하고 유괴사건으로만 봤을때의 완성도는 결말의 진부함이나 긴장감 유지를 따져봤을때 조금은 아쉽게 생각된다. 물론 육아맘 스릴러라는 새로운 요소를 차치하고 따지는게 맞는지는 모르겠지만 말이다. -_- 어쨌던, 육아맘들, 오피스맘들, 육아대디라면 충분히 공감할만한 소재의 스릴러라는 점에선 모두가 동의할 수 있으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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