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의 망치
아서 C. 클라크 지음, 고호관 옮김 / 아작 / 2018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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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의망치 (2018년 초판)
저자 - 아서 클라크
역자 - 고호관
출판사 - 아작
정가 - 14800원
페이지 - 292p



파괴의 신, 신의 망치가 지구를 내려친다.


영화 [딥 임팩트]의 원작 소설이자 SF 빅3 중 한명으로 손꼽히는 '아서 C. 클라크'가 그의 나이 70이 넘어 발표한 마지막 장편소설 [신의 망치]이다. 사실 영화의 원작이라고 하지만 운석 충돌로 지구종말을 맞이하는 인물들의 주변과 최후를 인간적인 시선에 초점을 맞춰 그리던 영화와는 달리 이 작품은 소행성 충돌로 지구가 멸망할 위험에 처하는 공통된 모티브는 같지만 이야기가 진행되는 배경이나 종말을 피하기 위해 인류가 보이는 대처 방식은 상당한 차이를 보인다. 한마디로 영화와 원작은 모티브만 같을뿐 전혀 다른 작품이라 봐도 무방할듯하다.



목성의 트로이 소행성군에서 소행성 연구를 하던 골리앗호의 선장 로버트 싱은 화성 천체관측을 통해 우연히 발견된 소행성 칼리가 1년뒤 지구를 강타하게 될거란 사실을 전해 듣게 된다.  달과 화성의 정착지는 한정된 자원으로 지구의 피난민을 받을 여력이 되지 않고, 일부를 제외한 수억의 지구민들은 전멸할 위기에 처하고 지구는 그야말로 공황상태에 빠진다. 한편 새롭게 교세를 확장하던 크리슬람교는 휴거를 선언하고 종말에 긴밀히 대비하고, 지구의 과학자 역시 소행성 충돌을 막기위해 소행성 칼리와 근접한 골리앗호를 이용하여 수소 추진제를 통해 칼리의 궤도를 변경하는 아틀라스 프로젝트의 시동을 건다. 과연 지구는 신의 망치를 피해낼 수 있을것인가....



대부분의 소행성 충돌로 인한 지구 종말물...대표적으로 [딥 임팩트]와 [아마겟돈]을 보자면 지구에 가중되는 위험, 카오스에 빠지는 시민들, 이를 막기위한 정예 우주비행사의 노력, 그리고 어김없이 위험에 빠지고 누군가는 남아서 마지막 스위치를 눌러야 하는 절체절명의 상황 AND 신파...-_-;; 공식처럼 익숙한 이야기가 전개되는 반면, 이 작품은 좀 다르다. 공황상태에 빠진 인류의 모습? 목숨을 버려야 하는 상황에서 짜내는 눈물쇼? 이런거 단 1도 없다. -_-;; 분명 뭉클한 감동을 자아낼 수 있는 모든 요건을 갖춘 상황이지만 모두 외면해 버리고 극건성 피부상태 처럼 무덤덤, 건조
함을 처음부터 끝까지 유지한다. 하긴...작가의 다른 장편들도 대부분 깊은 감정의 굴곡 없이 드라이한 분위기이니 이해는 가지만서도...



어쨌던, 중심 이야기인 소행성 충돌 보다는 작가가 그리는 2100년대의 미래 사회상을 중점적으로 묘사하는 느낌이다. 모든 전쟁은 종식되고 살상무기는 모두 폐기된 위아더월드. 기존의 종교는 쇄락하고 기독교와 이슬람교가 믹스된 크리슬람교가 유행하고, 뇌와 직접 연결되 생생한 가상현실을 보여주는 브래인맨이라는 헬멧의 유행 등등 기술, 사회, 문화 심지어 종교까지 구체적이고 다양한 미래상들을 많은 지면을 할애하여 그려낸다. 그중 일부는 소행성 충돌에 직간접적 영향을 주는 요소도 있지만, 대부분은 지구멸망과는 무관한 이야기라는것..-_- 어쨌던 작가가 그리는 미래상과 우리의 주인공 골리앗호의 캡틴 로버트 싱의 인생을 짧막하게 조명하고 나면 드디어 기다리던 신의 망치, 파괴의 신 소행성 칼리와 골리앗호의 본격적인 대결이 펼쳐진다.



현존 과학에 기반한 하드SF로서 근미래인 2100년을 설정한 만큼 아인슈타인의 상대성이론을 극복하지 못한체 광속 비행같은 꿈같은 기술은 배제하고실적 우주과학에 의거하여 칼리와의 대결을 현실감 있게 그려낸다. 앞서도 말했지만 칼리와의 대결중 작동 불능의 손상을 입은 골리앗호와 그안에서 죽음만을 기다려야 하는 절체절명의 상황이 펼쳐지는데, 작가는 이 심각한 위기의 상황을 단 몇장만에 쿨하게 넘겨버리니...이토록 쿨한 우주 재난물이 또 있던가?!...ㅋㅋ 달과 화성 식민지, 목성과 신비로운 목성 위성들의 모습들 그리고 광석과 얼음으로 구성된 파괴의 신 칼리...우주SF로나 재난SF로서의 재미를 주는 작품이었다.



아..갑자기 생각났는데, 작품에서 그리는 화성정착지의 화성랜드는 상당히 흥미로웠다. 얼마전 여름 휴가로 홍콩 디즈니랜드에 가서 생생하게 구현해낸 디즈니 동화속 세계를 목격했기에 더 관심이 갔었는지는 모르겠지만, 가상현실로 구현해낸 [화성의 프린세스]의 바숨과 아리따운 공주, '브래드버리'의 [화성 연대기] 속 화성의 모습들, '웰즈'의 [우주전쟁] 속 괴이한 화성외계인들 등등 SF를 통해 그려오던 상상속 화성의 모습들을 실제 화성에 구현하고 관광한다는 신박한 상상은 언젠가 정말로 실현되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총평하자면 이 작품은 작가의 장편들중엔 SO SO한 수준이었다. 개인적으로 [도시와 별] , [낙원의 샘]보다는 좋았고, [오디세이 시리즈] , [유년기의 끝] 에는 미치지 못하는... [2300년 지구제국]과 비슷한 재미를 주는 작품이었다. 정말 오랜만에 좋아하는 작가의 재탕, 삼탕이 아닌 첫 초역을 읽을 수 있어 너무나 반갑고 좋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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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백 블랙 앤 화이트 시리즈 18
미나토 가나에 지음, 김선영 옮김 / 비채 / 2018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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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백 (2018년 재판)
저자 - 미나토 가나에
역자 - 김선영
출판사 - 비채
정가 - 12800원
페이지 - 296p



악의는 악의를 낳고 복수는 복수를 낳는다.


2008년 출간 후 10년만의 재간...이 작품을 읽고 한없이 심연으로 빠져드는 벅찬 감정과 함께 어둠의 오오라가 온몸을 휘감는 불쾌한 느낌...강렬하고 자극적이며 마음 어딘가 공허함을 남기는 참혹한 작품...평생 모르고 지나쳤을지도 모를 이 작품을 10년만에 재출간하여 읽을 수 있게해준 출판사에 절이라도 하고 싶은 심정이다. 정말 읽고 나서 제대로 기분 나쁘게 만드는 '이야미스'의 정석같은 작품...그녀, 그들이 들려주는 마음속 은밀한 외침...[고백]이다.



중학교 1학년의 마지막날 마지막 종례시간...담임선생 유코는 반 학생들에게 몇일전 유치원생인 자신의 딸 마나미가 학교 수영장에 익사한체로 발견된 사고에 대하여 고백한다. 실족에 의한 사고사로 종결난 사건이지만...자신이 조사한결과 학급내 두 명의 소년이 얽혀있는 살인 사건이었다는것...자신의 살인 발명품 전기충격 지갑을 실험하기 위해 딸을 이용한 우등생 슈야와 자신에게 악감정을 품고 딸 마나미를 수영장에 던져버린 나오키...그 둘을 찢어 죽여도 모자란 심정이나 사건을 덮어두겠다고 선언하는 유코...그리고 두 아이와 반 학생들이 모여있는 자리에서 두 아이에게 불치의
질병을 천벌로 내린다고 선언한다.... 



예전에도 언급했지만 청소년기중 가장 위험한, 내일 없이 오늘만 사는듯한 질풍노도의 시기...몸은 성인 수준으로 폭풍성장하지만 정신연령은 아직 초딩의 티를 벗어나지 못한 충동적 감정에 휘둘리는 시기...바로 중딩이다. 오죽하면 중2병이라는 대명사가 생겨났겠는가...결국 성숙하지 못한 악의로 똘똘 뭉친 두 명의 얼뜨기 중딩이 아집과 고집 끝에 저지른 충동적 악의로 인하여 악의의 연쇄반응을 통해 자신을 포함한 주변인들을 어떻게 파국의 소용돌이로 끌어들이는지를 보여주는 작품이다. 그것도 소름끼치도록 냉정하고 담담하게 말이다. 예전이나 지금이나 양아치는 같은 양아치지만...요즘의 아이들은 소년법을 자각하고 범죄의 강약을 조절할 정도로 영악하고 더욱 잔혹하며 폭력적이다. (물론 일부의 경우겠지만...) 체벌조차 금지되어 고삐풀린 망아지들에게 브레이크를 걸 수 있는 방법은 전무한 실정...그래서 몇십년전에 제정된 소년법의 하향 개정은 필수불가결하다고 생각한다. 죄를 지으면 벌을 받는것은 당연한것 아니겠는가...살짝 옆길로 샜지만 작품속에서 그려지는 학교폭력, 이지메, 히키코모리, 존속살인 등등 심각한 청소년 범죄문제는 옆나라나 우리나라나 심각한 사회적 문제이고 내 아이들도 곧 학교라는 정글에 보내야 하기에 좀 더 피부에 와닿았던것 같다.
 


6개의 장으로 구성되 챕터마다 등장인물의 마음속 이야기를 독백으로 풀어내는 이야기는 타인은 전혀 알 수 없는 속마음, 곧 가식을 벗겨낸 진심의 진실을 이야기 하기에 인물들간의 겉으로 드러나는 관계의 예상들을 한번에 무너뜨리는 반전의 카타르시스를 제공한다. 딸을 잃은 담임, 같은반 반장, 나오키의 누나, 나오키, 슈야....그리고 다시 담임 유코의 시선으로....각자가 말하는 내밀한 고백...각자 엇갈리는 이해관계 속에서 어디로 향할지 모르는 악의의 화살은 또다른 악의를 낳고, 인간 내면의 심연을 가감없이 드러낸다.



딸을 잃은 엄마의 한맺힌 복수, 믿었던 아들이 사실은 살인자 였다는 하늘이 무너지는 실망감, 자신을 버리고 떠난 엄마에게 인정받기 위해 벌이는 어긋난 집착...지극히 자연스러운 사랑의 감정들이 최악의 방향으로 어긋나버려 숭고한 감정이 왜곡되고 짖이겨졌을때 얼마나 참혹한 살의로 재탄생되는지를 여실히 보여준다. 참...세상이 이런 이상심리로 가득차 있다면 그야말로 지옥이리라..-_-    



확실히 이야미스는 이야미스다..읽으면 읽을수록 꿀꿀해지는 기분...ㅠ_ㅠ 하지만 죄를 저지르고도 죄책감 없이 살아가는 천하의 망할놈들에게 더욱 잔혹한 방법으로 남은 생을 공포에 벌벌 떨면서 극악의 심리적 고통을 안기는 단죄의 한방을 날리는 통쾌함도 담겨 있는...불편함과 통렬함이 공존하는 독특한 작품이다. 죄를 지으면 당연히 그에 상응하는 벌을 받는다는 것을 이토록 강렬하게 보여준다. 다만 단죄의 방법 또한 소년들과 맞먹는 악의로 가득차 있어 결과적으로 꿀꿀해지긴 마찬가지지만 말이다...-_-;;;; 고백이 이어질수록 상황은 급반전되고 더욱 경악할만한 진실이 펼쳐진다. 세월이 지나도 여전히 충격적인 작품으로 남을...'미나토 가나에'라는 보석같은 작가를 알려준 작품이기에 오래도록 기억에 남을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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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래 내 것이었던
앨리스 피니 지음, 권도희 옮김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18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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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원래내것이었던 (2018년 초판)

저자 - 앨리스 피니

역자 - 권도희

출판사 - RHK

정가 - 15000원

페이지 - 419p



1. 나는 코마 상태다.

2. 남편은 더 이상 나를 사랑하지 않는다.

3. 나는 가끔 거짓말을 한다. 



작품을 읽으며 뒷통수를 후려갈기듯 명쾌하고 예상치 못한 반전에 놀라는 작품이 있다. 반면 마지막 장을 덮고 나서 다시 한번 작품 전체의 스토리를 되짚어 복기하면서 결말의 숨겨진 의미를 헤아려야 하는 작품도 있다. 굳이 따지자면 이 작품은 후자의 형식을 띄고 있는 작품이라 말할 수 있을것 같다. 시작과 마지막 장이 대구하듯 쓰여진 주인공 엠버의 3가지 고백...헐...이 마지막 고백 때문에 내 머리는 지금 완전 복잡하다...ㅠ_ㅠ



1. 난 코마 환자였다.

2. 내 동생은 비극적인 사고로 죽었다.

3. 가끔 나는 거짓말을 한다.



엠버는 교통사로 이후 코마상태에서 가까스로 정신을 차린다. 하지만 신체는 여전히 식물인간 상태...감각, 청각, 후각은 살아있지만 병원 사람들은 엠버의 상태를 알아차리지 못하고, 엠버는 누워있는 상태로 자신을 찾아오는 여러 사람들의 말들을 듣고 자신이 겪었던 기억이 흐릿한 사건들을 되짚어 나간다. 사고 일주일전...인기 라디오 프로그램의 보조진행자인 엠버는 MC인 메들린과의 불화로 직장을 잃을 위기에 처한다. 자신의 직장을 지키기 위해, 그리고 친동생 클레어의 부탁을 들어주기 위해 작은 음모를 꾸미고, 엠버의 주도면밀한 작전으로 성공직전의 단계에 이른다. 직장문제를 한시름 놓은 엠버에게 다가온 새로운 문제는 남편 폴과 처제인 클레어와의 관계이다. 너무나 친밀하고 가까워 보이는 남편과 처제의 관계가 불편하게 느껴진 뒤로는 남편의 모든 말들이 의심스러운 엠버...어릴적부터 부모님의 기대를 한몸에 받고 자라난 엠버와 동생의 그늘에 가려 모든것을 빼앗긴채 살아온 엠버...남편마저 동생에게 빼앗길지도 모른다는 불안은 그녀를 흔들어 놓고...안개처럼 흐려진 기억의 그늘속에 폴, 클레어, 엠버의 진실게임은 시작된다....



이야기는 엠버가 코마상태에서 의식을 찾은 '현재', 그리고 사고가 나기 일주일전의 '그때', 그리고 클레어가 10살이던 때 쓴 일기의 내용인 '이전' 3가지 시점으로 전개된다. 그때와 현재가 번갈 진행되면서 엠버의 교통사고의 이유와 그녀가 일주일 동안 겪었던 사건들이 정리되면서 기억을 잃었던 엠버가 자신의 원래 목적을 되찾아 가는 이야기가 전개된다. 더불어 클레어의 일기를 통해 엠버와 클레어 사이에 있었던 비극적이고 참혹했던 악연이 밝혀지는 구조이다. 



그런데 이 작품이 독특한건 작가가 처음부터 진실과 거짓이 교묘하게 섞어내 독자들을 대놓고 농락할거라고 당당히 선언하는 듯한 세번째 고백...'나는 가끔 거짓말을 한다'는 항목때문이다. 작품을 조금만 읽어봐도 엠버가 현재, 그때의 시점을 구술하면서 끊임없이 진실과 거짓 망상을 섞어 말하고 있음을 어렵지 않게 발견할 수 있다. 결국 그녀가 말하는 사건들의 전부를 믿을 수는 없다는 얘기인데...그럼으로써 전/후반의 이야기들을 비교하고 사실여부의 관계를 끊임없이 고려하면서 작품을 읽게 만든다는 말이다. 이 진실과 거짓 때문에 꽤나 머리아프고 신경쓰면서 작품을 읽게 만든것 같다..ㅠ_ㅠ



어찌됐던...그렇게 꼼꼼이 읽었건만...마지막 페이지의 3가지 고백이 주는 충격...'뭐지?'라는 의문과 함께 앞선 스토리를 다시 곱씹게 만드는 모호함 아...ㅠ_ㅠ...해석에 따라 결말이 갈리던 영화 [곡성] 처럼처럼 이 작품도 전혀 다른 상반된 결말을 주는 작품인듯 하다...이럴거면 작품해설이라도 실어주소!!~~~







자...지금부터는 스포일러 주의!!





그래...잔악무도한 클레어의 악행을 전부 떠올리고 제목 그대로 [원래 내 것이었던] 엠버 자신의 자리를 찾아가기 위해 동생 클레어가 빼앗아간 모든것을 되찾아오는 스토리 그대로의 결말...음...정말 유약하고 나약하기만 했던 엠버가 한순간에 정신 차리고 싸이코패스급의 범죄를 저질렀다는 말인가? -_-;;; 영...어딘가 부자연스러운 느낌이 떠나지 않는다...-_-;;; 뭔가 부자연스러워...여기서 이 작품의 원제가 [Sometimes I Lie]이면서 마지막 페이지 마지막 문장 '가끔 나는 거짓말을 한다.'이 눈에 들어온다. 



내 이름은 엠버 테일러 레이놀즈다.  -416p



지금까지 엠버는 자신이 악녀이자 동생인 클레어에게 평생 당하고 살아왔던 테일러라고 이야기한다. 그런데 왜 테일러라는 이름을 삭제한것일까? 문제의 일기장의 주인이자 싸이코패스 악녀는 사실 엠버였던것 아닐까?...결국 이야기 전체를 농락하는...독자를 우롱하는 엠버의 거짓말은 이것이 아니었을까?...흠....그런데 이 추론도 썩 개운하지는 않다...크게 헛다리 짚은거 아닌지 모르겠고...-_-;; 아...딱 떨어지는게 좋은데...이런거 싫어...ㅠ_ㅠ




엠버의 섬세한 심리묘사와 진실, 거짓, 망상이 뒤섞인 복잡한 구성 그리고 충격이고 모호한 결말...코마 상태에서 정신병이 걸릴듯한 답답함과 정신적 압박으로 끝내주는 몰입감을 선사하고 서술트릭과는 또다른 방식으로 재독하게 만드는 독특한 작품이었다. 부디 많은 사람들이 읽고 분석해서 명쾌하고 속시원하게 진실을 알려줬음 좋겠다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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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12호에서는 303호 여자가 보인다
피터 스완슨 지음, 노진선 옮김 / 푸른숲 / 2018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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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12호에서는303호여자가보인다 (2018년 초판)

저자 - 피터 스완슨

역자 - 노진선

출판사 - 푸른숲

정가 - 14800원

페이지 - 471p



이웃집에 살인마가 살고 있을까?



[죽여 마땅한 사람들][아낌없이 뺏는 사랑]으로 시원한 반전쾌감을 안겨줬던 작가 '피터 스완슨'의 신작이 출간되었다. 옆집에서 벌어진 참혹한 살인사건으로 정신적 고통을 받게 되는 여성 케이트와 주변인물들의 숨겨진 진실이 드러나면서 예상치 못한 반전을 선사하는 서스펜스 심리 스릴러 [312호에서는 303호 여자가 보인다]이다. 전작들과 마찬가지로 이번 작품도 후반부 뜬금없는 상황이 급작스럽게 전개되면서 사건의 진위를 궁금케 하는데 과연 이웃집 살인범의 정체는 누구일지...



데이트 폭력으로 씻을 수 없는 커다란 상처를 안고 후유증에 시달리는 케이트는 자신의 육촌 코빈이 6개월간 영국 출장 때문에 체류해야 하고, 그래서 미국 보스턴의 자신의 집과 영국 런던 케이트의 집을 6개월간 바꿔서 살기를 제안한다. 케이트 자신에게도 좋은 기회라 생각하여 흔쾌히 승낙하고 마침내 케이트는 코빈의 고급스러운 아파트에 도착한다. 아파트에 도착하여 짐도 풀기전 한 여성이 케이트의 바로 옆방인 303호에 사는 오드리가 무단결근을 하였고, 연락조차 되지 않는다는 말을 전해듣고 불길한 예감에 휩싸인다. 다음날...예감은 적중하여 오드리가 시체로 발견되었다는 뉴스를 접하게 되고...혹시 바로 옆집에 살던 코빈이 오드리의 사망사건에 관여된것은 아닌지 의심한다. 그러던중 우연히 아파트 안뜰에서 만난 이웃집 남성 앨런에게 이성적으로 호감을 갖게되고, 그가 죽은 오드리가 살던 303호 맞은편인 312호에 살고있고, 312호에서 303호의 오드리를 지켜보고 있었다는 사실을 알게 되는데......



얼마전 SBS에서 방영했던 프로그램 [내 방 안내서]가 떠오른다. 서로 다른 나라에 살던 사람들이 홈 익스체인지를 통해 쳇바퀴 처럼 굴러가던 익숙한 자신의 공간에서 얼마간 벗어나 낯선 사람, 낯선 문화와 대면하면서 자신에 대해 생각하게 만드는 힐링 교양 프로그램 말이다. 낯선 공간, 새로운 도전을 위해 일면식 없는 보스턴으로 날아온 케이트의 결심을 무색케 만드는 옆집의 살인사건...멀쩡한 사람도 충격으로 멘붕이 올정도의 상황이니...전남친으로 부터 가학적 폭력을 받고 공황장애에 시달리는 케이트의 멘탈은 오죽하랴....



바로 옆집의 참혹한 살인...그리고 그집을 광적으로 엿보고 있던 관음증 남성...그리고 죽은 오드리와 비밀리에 교제했던 육촌 코빈....같은 아파트에서 하루에도 수차례 마주치며 살고 있지만 그 누구도 믿을 수 없다. 증폭되는 의혹과 불안 사이에서 케이트 자신의 일상에도 기억하지 못한 미묘한 변화들이 생기고...공황발작에 시달리는 신경불안증 케이트 자신조차 믿을 수 없게 되고...작품을 읽는 나조차도 일이 어떻게 돌아가는지 도무지 알 수가 없게 만든다..-_-;; 신경불안증 케이트, 관음증 환자 앨런, 무서운 비밀을 감추고 있는 코빈...그리고 또 한사람....4명의 1인칭 시점으로 전개되는 이야기는 서서히 불안감을 증폭시키다 어떤 기점을 중심으로 한꺼번에 터트려버림으로써 커다란 충격과 함께 강한 호기심을 자극한다. 



막연하게만 보이던 사건의 진실은 이야기가 진행될수록 서서히 실체를 잡아가고 결국 배신감에 실수로 저지른 살인이 모든 사건의 발단이 되었음을 이야기 한다. 분노와 배신감에 저지른 한순간의 실수...그리고 한 생명을 소멸시키는것에 대한 기묘한 쾌감...살인의 쾌감에 사로잡힌 남자와 그의 살인을 얼결에 함께한 남자. 점차 포악해지고 잔인해지는 살인에 갈라진 둘의 사이는 어느새 원수지간이 되고, 두 남자가 벌이는 먼치킨 게임이 시작된다...결국 케이트가 끊임없이 이웃들을 의심하며 불안에 떠는 심리 스릴러인 동시에 두 미치광이 남자의 쫓고 쫓기는 살육게임이기도 한것이다.



이웃집 살인마..그리고 나의 공간에서 느껴지는 타인의 흔적들...증폭되는 불안증...아파트먼트 스릴러로서의 요소는 모두 갖추고 있는...그리고 그 소재들을 절묘하게 조합한 작품이라 생각된다. 얼마전 읽었던 비슷한 소재의 단독주택 스릴러였던 [더 걸 비포]가 떠오른다. 가장 안정감을 주는 공간 집이 가장 위험한 공간으로 뒤바뀌는 심리적 공포...천하의 악녀에게 마음껏 유린 당하다 어퍼컷 한방을 날리던 전작들과는 전혀 다른 분위기의 작품이라 신선하면서도 흥미로운 작품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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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정없는 남자 한국추리문학선 2
김재희 지음 / 책과나무 / 2018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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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표정없는남자 (2018년 초판)
저자 - 김재희
출판사 - 책과나무
정가 - 12800원
페이지 - 334p


널 사랑하기 때문에 상처주는거야...



사랑...타인과 타인이 만나 서로를 이해하고 배려하면서 감정을 키워나가는 것...하지만 상대의 마음이 내마음과 같지 않기에 어디로 튈지 알 수 없고 그래서 마음 졸이고 오해와 다툼도 불가피하다. 내 마음을 몰라주는 답답함...난 널 이렇게 사랑하는데...내 맘도 모르고 매정하게 돌아서는 너에게 화가난다...참을 수 없다...울컥이는 우발적 감정 끝에 저지른 가벼운 손찌검...당황한 남자는 어쩔줄 몰라하며 진심어린 사과와 함께 상대의 마음을 풀어주기 위해 금전적 보상을 내밀고...연인의 폭력에 화가 나지만 감정을 못다스리고 저지른 우발적 상황이라 이해하며 한번은 눈감아 주려는 여자...그렇게 시작된 폭력은 점차 잦아지고 수위 또한 높아져만가고 폭력을 저지른 뒤엔 집요하게 사과하고 협박하는 일이 반복된다. 여성 또한 폭력에 떨면서도 남자의 집요하고 집착적인 사과와 협박에 관계를 끊어내지 못하고 끌려다니게 되는 절망의 데이트 폭력이라는 굴레에 갖히게 된다.



자신의 비밀을 숨긴채 표정없는 얼굴로 또다른 자신을 연기하는 남자...그리고 이 남자가 몹시도 집착하는 여자...남자는 여자에게서 무엇을 봤던 것일까?...사회적 문제로 대두되고 있는 심각한 데이트 폭력을 소재로 비극적 비밀을 간직한 남성과 상처를 안고 사는 여성의 안타깝고 참혹한 러브스토리 [표정없는 남자]이다.



수제 비누 매장에서 항상 웃는 얼굴로 친절하게 손님을 응대하는 성실한 친절사원 준기는 우연히 지인이 있는 클럽에서 출판사 편집자인 유진을 만나고 그녀에게 인간적 호감을 느낀다. 그녀의 명함으로 SNS부터 차근차근 접근하던 준기는 친절한 매너와 편안함으로 유진의 높다란 방어막을 무너뜨리고 마침내 그녀의 마음을 얻어낸다. 하지만 대학시절 실직한 아버지의 자살을 방조했다는 죄책감에 시달리는 유진은 준기와의 관계에 대해 끊임없이 불안해하고 마음을 놓지 못하고...어느정도 가까워진 둘 사이에 찬물을 끼얹듯 준기의 급작스럽고 폭력적인 행동은 유진을 더욱 움츠려들게 만드는데......



초반부 실로 거의 완벽해 보일 정도로 잘생기고 친절한 매너남 준기와 유진과의 달콤하고 로맨틱한 데이트를 통해 아름답고 서정적인 사랑을 그려내지만 그걸 읽는 나로선 과연 준기의 완벽함 이면에 도사리고 있는 비밀이 무엇일지...도대체 어떤 악마같은 사이코틱한 속내를 감추고 있는지가 더 궁금하고 기대하게 만들었다. 그리고 서서히 드러나는 준기의 분노조절 장애와 경계성 인격장애에 따른 폭력상황과 집요하고도 공포스러운 집착적 상황들이 펼쳐지니...한순간에도 수차례 감정이 급변하는 싸이코 남친이 연약한 여성에게 얼마나 커다란 공포와 압박으로 다가올 수 있는지를 여실히 보여주는것 같다. 사실상 데이트 폭력 혹은 스토킹에 대해 공권력을 통해 도움을 청하려해도 현재의 법적 장치로는 기껏해야 벌금형이나 접근금지령이 전부인게 현실이니 여성들은 그야말로 자신의 몸은 자신이 지켜내야 하는 것이다...사랑하던 연인이 자신을 위협하는 악마로 돌변해 버리게 되는 상황...연인의 믿음을 배반해버리는 일이기에 더욱 용서할 수 없는 비겁한 범죄인 것이다.



아무에게도 도움을 청할 수 없는 고립된 유진에게 도움의 손길을 내어주는 이가 있었으니...전직 형사과 프로파일러이자 현직 범죄심리 전문가인 감건호이다. 과거 경찰이던 시절 실종사건에 얽혀있던 준기를 알고 있던 감건호는 그의 애인인 유진의 공포를 가지하고 그녀를 돕기위해 실질적으로 노력한다. 그렇게 서서히 밝혀지는 준기의 과거의 비밀은 이 작품에 대해 많은 생각을 하게 만든다. 감건호가 출연하는 티비 대담에서 펼쳤던 갑론을박이 이 작품이 하고자 하는 말을 대변하는듯 하다. 범죄는 환경에 의해 만들어지는가?...아니면 살인자의 DNA는 따로 있는 것인가? 준기와 유진의 가슴아픈 사랑의 끝을 보면서 작가가 말하는 범죄유발론의 대답이 여운을 남기면서 씁씁한 뒷맛을 남긴다.



이 작품은 감건호 프로파일러가 등장하는 감건호 시리즈 중 첫작품 [봄날의 바다]에 이은 두번째 작품이라고 한다. 감건호 시리즈이지만 감건호가 사건에 결정적 역할을 하기 보다는 조연으로서 힌트를 주는 역할과 함께 약방의 감초 격으로 동료였던 형사와 벌이는 티키타카가 코믹하게 그려지며 무거운 분위기를 풀어주는 역할을 하는 독특하고 매력적인 캐릭터로 그려진다. 앞으로도 감건호 프로파일러의 모습을 좀 더 지켜보길 바라면서...처음 타인이 만나 사랑에 빠지고, 서서히 갈등이 드러나는 남녀의 감정이 섬세하게 묘사되는 잘쓰인 심리 스릴러이자 달달한 감성을 자극하는 유려한 문장이 돋보이는 서정 스릴러이면서, 설레임, 사랑, 비극, 아픔이 혼재되어있는 데이트 스릴러로 손색없는 작품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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