표정없는 남자 한국추리문학선 2
김재희 지음 / 책과나무 / 2018년 8월
평점 :
절판


표정없는남자 (2018년 초판)
저자 - 김재희
출판사 - 책과나무
정가 - 12800원
페이지 - 334p


널 사랑하기 때문에 상처주는거야...



사랑...타인과 타인이 만나 서로를 이해하고 배려하면서 감정을 키워나가는 것...하지만 상대의 마음이 내마음과 같지 않기에 어디로 튈지 알 수 없고 그래서 마음 졸이고 오해와 다툼도 불가피하다. 내 마음을 몰라주는 답답함...난 널 이렇게 사랑하는데...내 맘도 모르고 매정하게 돌아서는 너에게 화가난다...참을 수 없다...울컥이는 우발적 감정 끝에 저지른 가벼운 손찌검...당황한 남자는 어쩔줄 몰라하며 진심어린 사과와 함께 상대의 마음을 풀어주기 위해 금전적 보상을 내밀고...연인의 폭력에 화가 나지만 감정을 못다스리고 저지른 우발적 상황이라 이해하며 한번은 눈감아 주려는 여자...그렇게 시작된 폭력은 점차 잦아지고 수위 또한 높아져만가고 폭력을 저지른 뒤엔 집요하게 사과하고 협박하는 일이 반복된다. 여성 또한 폭력에 떨면서도 남자의 집요하고 집착적인 사과와 협박에 관계를 끊어내지 못하고 끌려다니게 되는 절망의 데이트 폭력이라는 굴레에 갖히게 된다.



자신의 비밀을 숨긴채 표정없는 얼굴로 또다른 자신을 연기하는 남자...그리고 이 남자가 몹시도 집착하는 여자...남자는 여자에게서 무엇을 봤던 것일까?...사회적 문제로 대두되고 있는 심각한 데이트 폭력을 소재로 비극적 비밀을 간직한 남성과 상처를 안고 사는 여성의 안타깝고 참혹한 러브스토리 [표정없는 남자]이다.



수제 비누 매장에서 항상 웃는 얼굴로 친절하게 손님을 응대하는 성실한 친절사원 준기는 우연히 지인이 있는 클럽에서 출판사 편집자인 유진을 만나고 그녀에게 인간적 호감을 느낀다. 그녀의 명함으로 SNS부터 차근차근 접근하던 준기는 친절한 매너와 편안함으로 유진의 높다란 방어막을 무너뜨리고 마침내 그녀의 마음을 얻어낸다. 하지만 대학시절 실직한 아버지의 자살을 방조했다는 죄책감에 시달리는 유진은 준기와의 관계에 대해 끊임없이 불안해하고 마음을 놓지 못하고...어느정도 가까워진 둘 사이에 찬물을 끼얹듯 준기의 급작스럽고 폭력적인 행동은 유진을 더욱 움츠려들게 만드는데......



초반부 실로 거의 완벽해 보일 정도로 잘생기고 친절한 매너남 준기와 유진과의 달콤하고 로맨틱한 데이트를 통해 아름답고 서정적인 사랑을 그려내지만 그걸 읽는 나로선 과연 준기의 완벽함 이면에 도사리고 있는 비밀이 무엇일지...도대체 어떤 악마같은 사이코틱한 속내를 감추고 있는지가 더 궁금하고 기대하게 만들었다. 그리고 서서히 드러나는 준기의 분노조절 장애와 경계성 인격장애에 따른 폭력상황과 집요하고도 공포스러운 집착적 상황들이 펼쳐지니...한순간에도 수차례 감정이 급변하는 싸이코 남친이 연약한 여성에게 얼마나 커다란 공포와 압박으로 다가올 수 있는지를 여실히 보여주는것 같다. 사실상 데이트 폭력 혹은 스토킹에 대해 공권력을 통해 도움을 청하려해도 현재의 법적 장치로는 기껏해야 벌금형이나 접근금지령이 전부인게 현실이니 여성들은 그야말로 자신의 몸은 자신이 지켜내야 하는 것이다...사랑하던 연인이 자신을 위협하는 악마로 돌변해 버리게 되는 상황...연인의 믿음을 배반해버리는 일이기에 더욱 용서할 수 없는 비겁한 범죄인 것이다.



아무에게도 도움을 청할 수 없는 고립된 유진에게 도움의 손길을 내어주는 이가 있었으니...전직 형사과 프로파일러이자 현직 범죄심리 전문가인 감건호이다. 과거 경찰이던 시절 실종사건에 얽혀있던 준기를 알고 있던 감건호는 그의 애인인 유진의 공포를 가지하고 그녀를 돕기위해 실질적으로 노력한다. 그렇게 서서히 밝혀지는 준기의 과거의 비밀은 이 작품에 대해 많은 생각을 하게 만든다. 감건호가 출연하는 티비 대담에서 펼쳤던 갑론을박이 이 작품이 하고자 하는 말을 대변하는듯 하다. 범죄는 환경에 의해 만들어지는가?...아니면 살인자의 DNA는 따로 있는 것인가? 준기와 유진의 가슴아픈 사랑의 끝을 보면서 작가가 말하는 범죄유발론의 대답이 여운을 남기면서 씁씁한 뒷맛을 남긴다.



이 작품은 감건호 프로파일러가 등장하는 감건호 시리즈 중 첫작품 [봄날의 바다]에 이은 두번째 작품이라고 한다. 감건호 시리즈이지만 감건호가 사건에 결정적 역할을 하기 보다는 조연으로서 힌트를 주는 역할과 함께 약방의 감초 격으로 동료였던 형사와 벌이는 티키타카가 코믹하게 그려지며 무거운 분위기를 풀어주는 역할을 하는 독특하고 매력적인 캐릭터로 그려진다. 앞으로도 감건호 프로파일러의 모습을 좀 더 지켜보길 바라면서...처음 타인이 만나 사랑에 빠지고, 서서히 갈등이 드러나는 남녀의 감정이 섬세하게 묘사되는 잘쓰인 심리 스릴러이자 달달한 감성을 자극하는 유려한 문장이 돋보이는 서정 스릴러이면서, 설레임, 사랑, 비극, 아픔이 혼재되어있는 데이트 스릴러로 손색없는 작품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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