롱 워크 밀리언셀러 클럽 143
스티븐 킹 지음, 송경아 옮김 / 황금가지 / 2015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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롱워크 (2015년 초판)

저자 - 스티븐 킹

역자 - 송경아

출판사 - 황금가지

정가 - 13800원

페이지 - 439p





죽음을 향해 내딛는 데스레이스





대 작가 '스티븐 킹'의 10대 시절 써낸 초기작으로 지금의 섬세한 매력과는 또 다른... 

다소 거칠고 날 것의 느낌의 가득한 작품이다. 10대 시절에 이런 사백여 페이지의 

장편을 써내니...역시 될성 부른 나무라는...(난 10대때 뭐했나...-_-;;;) 이 작품은

1993년 동명의 [롱워크], 1994년 [완전한 게임]으로 출간 됬다가 이번에 황가에서

재간되었다. 자신의 필명인 '리차드 바크먼'이라는 이름으로 출간한 작품이다. 이 

필명으로 써낸 작품중 [롱워크]외에 [런닝맨=헌터][통제자들]이 국내 출간 되었다. 




청소년들의 죽음의 서바이벌 레이스라는 소재로 쓰인 작품인데, 소재만 보자면 일본의

[배틀로얄]이나 [신의 이름으로] 등등 잔혹 학원 서바이벌 느낌이 농후하다. 몇가지 

설정으로 사백여 페이지를 채우다보니 다소 늘어지는 부분이나 반복되는 장면이 있는것은

사실이나, 그래도 킹의 팔팔한 젊음이랄까....숨이 닿을 정도로 바로 옆에서 두눈을 

부릅뜨고 귓속에 분노의 샤우팅을 내지르는 듯한 또라이 스러운 광기를 느낄 수 있는것 

만으로도 이 책의 가치는 충분한듯 하다. -_- 그래도 이 소재로 딱 1~2백 페이지의 

중편으로 마무리 했다면 훨씬 강렬하고 깔끔했을것 같다는 생각도 든다...그의 다른

단편이었던 [안개=미스트]처럼...





100명의 참가자들과 함께 메인의 아들 개러티는 독재자의 격려와 함께 출발신호에 맞춰

데스레이스를 시작한다. 몇 시간동안 여러 아이들과 함께 걸으며 자신의 동료, 적을

파악한 뒤 마음맞는 몇명의 동료들과 함께 그룹을 지어 걷는다. 그리고 몇시간...

첫번째 낙오자가 발생하고, 날카로운 총성과 함께 처참히 죽는 낙오자의 모습에 정신이

퍼뜩 들면서 이내 미친 짓거리에 참가한 자신을 후회하게 된다. 그리고 시작되는 자신과의

싸움.....고독과 졸음과 배고픔, 다리의 통증, 죽음의 공포를 오기로 이겨내며 살기위해 

오로지 걷고 걷고...또 걷는다.



정리좀 해보자면...



[Long Walk Rules]

1. 100명의 참가자 오직 한명이 남을때까지 계속 걷는다.

2. 규정 속도보다 늦거나 걷지 않을때 경고를 받는다. 총 3회 경고 후 군인에 의해 헤드샷

3. 30초씩 3번의 경고, 2분 경과 시 사살

4. 식수는 무제한 공급, 음식물은 튜브형으로 1일 1회 지급

5. 소변과 대변 또한 걷는 중에 해결해야 함(설사가 아닌 이상 대변은 경고를 동반하게 됨)

6. 최후의 1인은 독제자로 부터 막대한 금전과 명성을 얻게 된다.

7. 시민들의 롱워크 관람은 가능하나 시민들로 부터 어떠한 도움도 받을 수 없다.

8. 놀랍게도 롱워크 경기자는 차출이 아닌 지원...(뽑히고 취소할 수 있는 기간까지 줌)




결론적으로 아무리 앞이 막막한 시궁창 인생들이라지만, 서바이벌 참가의 계기가 빈약한 

것이 아쉽다. 취소의 기회가 있었으나 그저 쪽팔려서 참가하게 된다는게 와닿지 않았다...

거지 같이 이어지는 죽음의 길에서 멈추지 못하고 마비되 가는 다리를 어떻게든 이끌며,

낙오는 곧 죽음이라는 처절한 룰과 싸우는 워커들은....지금의 우리들과 같은 모습이 

아닌가....-_- 하루하루 끊임없이 뒤질때까지 걸어야 하는 현재를 살아가는 한국의 워커

들의 숙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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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코다 이발소
오쿠다 히데오 지음, 김난주 옮김 / 북로드 / 2017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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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코가 이발소 (2017년 1판3쇄)

저자 - 오쿠다 히데오

역자 - 김난주

출판사 - 북로드

정가 - 12800원

페이지 - 318p

 

 

사람 사는 이야기

 


민족 대명절 설날...당직이 당첨돼어 회사에 처박혀 꿀꿀한 기분을 마음껏 만끽하던중....

아주 다행스럽게도 이 작품으로 도마자와 시골 주민의 일원으로 사람사는 냄새를 맡은듯..

가슴 한구석이 따뜻해지는 마음을 느끼며 외로움을 달랠 수 있어 참 다행스러웠다.. ㅠ_ㅠ 

한때 탄광산업으로 부흥기를 누리지만, 이내 석탄에서 석유로 산업화가 이루어지고 도마자와 

마을은 쇠락의 길로 들어서게 된다. 가을즈음 부터 기온이 급격히 떨여저 겨울 내내 눈이 

쌓이는 작은 마을에서 2대째 가업을 이어온 작은 이발소, 무코다 이발소의 주인 야스히코의

눈으로 본 마을 내 사람 사는 이야기들로 채워져 있다. 무대는 일본이지만, 한국과 정서상 

유사한 부분이 많기에 바로 우리 이웃들의 이야기처럼 익숙한 느낌으로 읽을 수 있었다.

 

요즘은 미용실에 밀려 이발소가 거의 사라졌지만, 내 경우만 해도 중딩까진 이발소에서

이발을 했었다....아버지를 따라 함께 이발을 하곤 했는데, 착착착 소리를 내는 바리깡질, 

칼각 가위질...그리고 베일듯한 공포와 미묘한 쾌감이 드는 면도칼 마무리....언제나 

마지막은 셀프 샴푸...ㅎㅎ 아버진 이발사와 담소를 나누시고 난 내 차례를 기다린다.

지금 생각해보면 참 정겨운 공간이었다..물론 머리가 굵어지고 나선 나역시 미용실로 

갈아탔지만 말이다...요즘은 이발소 자체를 한번도 경험 못한 사람도 있을거라고 생각된다.

그만큼 낡고 오래된 이발소는 거의 자취를 감춘것 같아 아쉬운 마음도 든다....

그렇기에 어릴적 경험했던 이발소의 분위기를 가진 무코다 이발소가 더 반갑고 친근하게 

느껴졌는지도 모르겠다.

 


홋카이도의 작은 탄광촌 도마자와가 배경이지만, 얼마전 강원랜드 가는길에 들렀었던 눈쌓인 

탄광이 운치있던 강원도 태백이 떠올라 마음속에선 이미 태백에서 벌어지는 소소한 이야기로

변해 버렸다. 눈쌓인 적막한 풍광이 아름답고 고요한 마을이라는 이미지로 다가왔었는데, 아마

도마자와도 그렇겠거니 마음대로 상상하며 읽었다. 마을에서 벌어지는 크고 작은 6개의 

에피소드로 채워져 있는데, 농촌지역의 인구고령화, 급속히 늘어나는 다문화 가정 등 현재 

한국에서도 사회문제로 대두되는 이야기도 있고 시골마을에 오픈한 작은 술집, 마을을 배경으로 

한 영화 촬영 에피소드와 같은 일상속 이야기도 있다. 어떤 이야기던 도시와는 달리 모든

사람들이 가족처럼 서로 보살피고 신경 써주는 사람의 정이 가득 차 있어 점차 각박하고 

삭막한 생활에 단비 같은 작품이라 생각된다. 뭐랄까...[전원일기]까지는 너무 간거 같고,

지금은 종영했지만, 일본판 [대추나무 사랑걸렸네]를 시청하는 느낌이랄까...ㅎㅎ

 


2대째 가업을 이어 이발소를 운영중인 무코다 야스히코는 어느날 갑자기 다니던 직장을 

때려치고 가업을 잇겠다는 아들 가즈마사의 폭탄선언이 놀랍고도 못마땅 하다. 자신의 

아들은 조그만 시골에서 벗어나 대도시에서 하고 싶은 일을 하며 사는것을 바랬지만 아들은

다죽어가는 시골 마을을 다시 살리겠다는 의욕에 가득차 이발소를 증축하여 이발소 카페를

차리겠다는 의욕을 활활 태운다. 아버지로서 아들이 허황된 꿈을 꾸는것 같아 말리고 

싶은 마음이 가득하지만....아들은 당췌 말을 안듣고, 이용자격증을 따기위해 학원을

다닐 비용을 목공소에서 아르바이트를 하며 모은다. 이래저래 아들일로 신경을 쏟는 와중에

이웃집 할아버지가 목욕탕에서 쓰러져 그의 아내가 야스히코에게 도움을 요청하고,

야스히코는 아들과 함께 급히 이웃집으로 달려가는데.....

 


머...처음엔 아들의 결심을 반대하며 걱정하지만, 이런 저런 에피소드를 거쳐가면서 어리게만

보이던 아들이 어느새 어른으로 성장했고, 마을을 이어갈 한사람의 일원으로 인정하게 된다.

여러 개성있는 사람들의 속정 깊은 에피소드를 읽고 있다보면 그들의 마음 씀씀이가 절절이

다가와 어느새 우울한 기분은 눈녹듯 사라져 버린다. 자극적이지 않은 이야기, 쉽게 읽히는

문체, 부담없이 읽을 수 있는 분량...

 

"우울할 때는 오쿠다 히데오를 읽어라"... '오쿠다 히데오'의 [무코다 이발소]를 읽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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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드나잇 저널 - 제38회 요시카와 에이지 문학신인상 수상작
혼조 마사토 지음, 김난주 옮김 / 예문아카이브 / 2017년 1월
평점 :
절판


미드나잇 저널 (2017년 초판)

저자 - 혼조 마사토

역자 - 김난주

출판사 - 예문아카이브

정가 - 15000원

페이지 - 551p




진짜 저널의 혼이 실린 열혈 기자들의 이야기





기자들...낯선 영역이다. 그것도 이제는 인터넷 기사에 자리를 내준 퇴물 분위기가 

만연한 신문 기자들의 이야기는 더욱더 알지 못하는 분야이다. 그런 신문 기자들이

주인공으로 등장하는 특종에 얽힌 미스터리 작품이 나왔다. 신문 기자는 아니지만 

얼마전 방영했던 방송 기자에 대한 드라마 였던 [피노키오]는 즐겨 봤던 기억이 난다.

보도에 대한 객관성과 진실성에 초점을 맞추고 취재 해야 한다는 중심주제가 얼핏

떠오르는데..(물론 박신혜와 이종석의 러브라인이 주축이었지만) 이 작품에서는 마치

야생에서 야수들의 피비린내 나는 생존싸움이 그려질 정도로 치열하고 특종에 모든것을 

바친 열혈 기자들의 열정이 현장감 있게 그려진다. 잘 모르던 분야인 만큼 더욱 신선

하게 와닿았고 무엇보다 실제 작가의 20년 동안의 신문사 경력이 이 작품에 그대로 

녹아 있어 긴박한 신문사 마감 시간을 엿본것 같은 느낌이 들게 만든다. 





중견급 신문사인 주오신문사의 중견 기자 고타로는 7년전 부하 기자로 부터 여아 유괴

살인사건의 3번째 유괴된 여아가 감금되 있는곳을 경찰로 부터 캐네고 석간의 1면에 

특종 기사를 작성한다. 그러나 데스크의 단어선택 미스로 오보를 내게되고, 어마어마한 

사회적 파장을 일으키고 사이타마 지방 지국으로 좌천된다. 당시 취재를 통해 여아 

유괴사건의 범인이 2명이라는 추측성 기사를 냈지만 붙잡힌 용의자에 의해 공범의 정황은 

일축 되고만다. 이후 7년의 시간이 지나고...사이타마에서 7년전과 유사한 형태의 여아

유괴사건이 발생하고.....기자의 촉으로 고타로는 7년전 사건의 공범을 떠올리는데...

이제 남은건 구두가 닳도록 취재와 탐문뿐......





특종을 캐네기 위해 벌때처럼 모여드는 얄미운 기자들로만 그려지는 여러 작품들만 

봐왔던 터라 이번 작품은 신선 그 자체였다. 어렴풋이 상상만 했던 기자들의 생활을

이 작품을 통해 확실히 그들에 대해 이해할수 있는 공감을 불러일으켰다. 사건만 

터지면 녹음기를 들이대는 특종 하이애나가 아닌... 자신의 기사가 가져올 사회적

반향에 확실한 책임감을 갖고 팩트를 검증하고 또 검증하여 객관적인 시선으로 

(때로는 범인을 함께 잡고 독자들에게 범죄의 해악에 대해 설명하는)공익에 기여하는

진정한 저널리스트들의 이야기 였다. 조금의 정보라도 얻어내기 위해 수면을 줄이면서

새벽에 형사의 집에 찾아가 안면을 트고 그들의 이야기에 집중하며 기자들 나름대로

용의자를 예측하고 함께 수사하는 모습. 사소한 사실을 발견하더라도 그냥 기사로 내지 

않고 무조건 경찰에 사실관계를 확인 후 기사로 내보내 오보를 사전에 방지하는 모습,

기자들이 어떻게 정보원과 관계를 트게 되는지 등등 기자들의 숨겨졌던 이야기들이 

무뚝뚝하고 고집불통인 고타로를 통해 매력적으로 그려지니 재미는 저절로 늘고

남은 페이지는 어느새 줄어들게 된다. 




    

보통 사건을 파헤치는 형사 혹은 범인의 시점으로 이야기가 진행되기 마련인데 이 작품은

기자들의 이야기 답게 오로지 취재를 하는 기자들의 시점으로만 진행된다. 유괴사건을 

중단 시키기 위해, 7년전의 오보를 바로잡기 위해, 이직 해온 신문사에서 제 자리를

잡기 위해 각자가 각자의 이유로 진실을 향해 달려가는 모습을 보면서 기자라는 직업에 

동경이 생길 정도로 매력적으로 보였다. 이런 노력들이 모이고 모여 마침내 결실을 맺을땐......

정말로 머리에 전기가 찌릿하면서 전율이 이는 느낌이 들었는데... 바로 507페이지....

아흑...507페이지를 읽으면서 정말 오랜만에 전율이 이는 카타르시스를 느꼈다. -_-

보통 책을 읽으며 재미있다..재미없다...정도의 감정만 느끼는데...실제로 독서를 하며

짜릿한 느낌을 느낀게 작년 [삼체 2부]를 읽으며 감전 된 뒤로 꽤 오랜만의 감정인것 같다.

어쨌던...장르는 다르지만 이 작품 정수리에 피가 솟구쳐 감전된 느낌이 들정도로 오랜만에

재미있게 읽은 작품이었다.  





"한가지 사건에 관해서 온갖 사람들이 취재한 것을, 독자적인 관점에서 검증하고 비평하는것,

그것이 저널리즘이다. 그러나 실제로 그런 신념을 가진 저널리스트는 많지 않다. 그러니 신문을

읽는 우리도 쓰여 있는 기사를 그대로 받아들일 것이 아니라, 항상 의문을 품고 읽어야 한다."

112p



넘쳐나는 찌라시 기사들과 정체성을 잃어버린 어용기자들이 내보내는 정치적 목적의 기사들...

암담한 작금의 현실에서 아직은 순XX 태블릿 보도로 세상을 바꾸는데 도움을 주는 진짜 고타로 

같은 저널리스트들이 있다는 사실에 안도감을 느끼면서 썩은 기자들이 이 작품을 읽었으면 

하는 바램도 들고...책상에 앉아 기사라고 부르기도 민망한 복사/붙이기만 하는 디지털 기사들 

속에서 땀내나게 발로 뛰는 신문 기자들의 아날로그적 감성도 좋았던...그런 작품이었다. 



 

덧 - 7년전의 사건(프롤로그)을 회상하듯이 회색의 종이에 인쇄하는 쎈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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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이 악마다
안창근 지음 / 창해 / 2015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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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이 악마다 (2015년 초판)

저자 - 안창근

출판사 - 창해

정가 - 14500원

페이지 - 415p






한국식 양들의 침묵



가입한 서평카페 이벤트 선물로 받은 책인데, 계속 묻어 놓기도 해서 집어 들었다.

국내 작가의 심리 스릴러 작품인데, 제목은 평소 내가 생각하던 인간이 가장 무섭

다는 생각과 일맥상통 하기에 어떤 악마가 깃든 인간이 민간인들을 도륙할지 기대하며 

읽었다. 일단 평소 국내 작가의 작품을 별로 읽는 편이 아니지만 기대 했던것 보다 더,

꽤 재미나게 읽었다. 여러 베스트셀러에서 봐왔던 클리셰들을 한데 짬뽕시켜 익숙한

느낌이 들고 다소 예상 가능하다는 단점은 있지만 덕분에 오락성 하나는 충실하게 

가져간것 같다.





인파로 홍수를 이루는 주말 홍대에 연쇄살인범이 예고 살인을 통보한다. 이 살인이 

성공한다면 범인의 세번째 살인으로 경찰 병력은 홍대 곳곳에 잠복하여 살피지만

신출귀몰한 범인은 플래시몹으로 시선이 분산되는 틈을 타 미모의 여성을 등뒤에서

5회 난자하여 예고살인을 성공 시킨다. 언론과 시민들은 무능한 경찰을 강하게 

질타하고, 고심하던 문반장은 세건의 연쇄살인으로 사형을 선고 받고 복역중인

전직 경찰, 천재 살인범 민수에게 범인에 대한 자문을 구하기 위해 민수의 전 애인

이자 범죄 프로파일러 희진에게 비밀리에 감옥에서 민수와 만나게 연결한다. 

감옥에 갖힌 천재 범죄자와 사회에서 날뛰는 미치광이 연쇄살인범의 대결이 

희진을 통해 펼쳐지는데......




초반 설정은 완전 [양들의 침묵] 빼박 캔트다...ㄷㄷㄷ, 그리고 자신을 팬텀이라고 

칭하면서 [오페라의 유령]과 연관되는 살인을 저지르는 장면들은 [소설 명탐정 김전일

 1편 P로부터의 살인 예고장]이 떠오른다...앞서 말했듯이 어디선가 본것 같지만...

페이지는 가열차게 넘어간다. -_- 민수와 팬텀간의 대결, 심리적 압박도 좋았고,

팬텀이 보내는 암호화된 메시지들을 민수가 풀어내는것도 흥미로웠다. 그렇게 

빵빵 터트리며 스케일도 점차 커지고 폭주 기관차를 탄듯 속도를 높이며 흥미진진

해지는 찰나.....망할 한국 작품의 고질병....'한'과 '감동'을 엮어내려다 

망하는 느낌이다..ㅠ_ㅠ 왜 외국 작품 처럼 처음부터 미치광이 살인범이 끝까지

미친상태로 잡히는게 아니라 미치광이 살인범이 알고보니 기구한 사연의 불쌍한

놈이었고....서로 잡아 먹을듯했던 주인공과 어느새 동정의 눈물을 흘리는....

쌈마이 결말을 고집하는건지....결말 직전 까지는...정말 좋았는데...안타깝기

그지 없다...ㅠ_ㅠ 어쨌던 국내 범죄물의 기대치를 한층 높였던 작품임에는 틀림

없는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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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니와 수잔 버티고 시리즈
오스틴 라이트 지음, 박산호 옮김 / 오픈하우스 / 2016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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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니와 수잔 (2016년 초판)

저자 - 오스틴 라이트

역자 - 박산호

출판사 - 오픈하우스

정가 - 14000원

페이지 - 490p





녹터널 애니멀스




안경, 선글라스 디자이너로만 알고 있던 '톰포드'가 메가폰을 잡은 영화 [녹터널 애니멀스]

의 원작 소설 [토니와 수잔]이다. 표지가 추리 소설 표지라기엔 뭔가 영화 포스터 필이 난다

싶었는데 정말 영화 포스터를 표지로 가져왔더라...-_-;; 다행히도 영화 개봉 시기에 맞춰

책을 홍보하느라 겉지를 포스터로 제작한것이고 이 표지를 벗기면 진짜 버티고 시리즈에 맞는

(익히 알고 있는)표지가 나와 경악스러운 마음을 추스를 수 있었다. -_- 

이 작품은 추리 소설로는 드물게 액자식 구성으로 두가지 이야기가 진행되면서 동시에 두가지

이야기가 서로 교차 되면서 긴장과 스릴러가 배가되는 효과를 보여준다.





[이야기 1 : 수잔]

심장외과의 아놀드와 재혼하여 3명의 아이를 둔 영문학 강사인 수잔은 25년만에 전남편

(에드워드)이 썼다는 소설 원고와 함께 자신의 작품을 읽고 빠진 부분을 알려달라는 기묘한 

메시지를 받게된다. 에드워드와 살던 시절 로스쿨을 그만두고 전업 작가로 살겠다며 처박혀

글만 쓸때 그가 쓴 글들에 대해 참혹한 평가를 내렸던 수잔은 예전 에드워드와의 기억과 현남편

아놀드와의 기억들을 회상하며 에드워드의 소설 녹터널 애니멀스를 읽기 시작한다. 




[이야기 2 : 녹터널 애니멀스]

마른 체형의 대도시의 지성인 45세의 수학 교수 토니 헤이스팅스는 여름 방학을 맞아 아내와 

고딩 딸과 함께 대리의 별장으로 차를 몬다. 어느새 해가져 깜깜한 밤...쭉 뻗은 고속도로를 

달리던 토니는 우연히 만난 앞서가던 트럭과 시비가 붙고 앞서거니 뒤서거니를 반복하다 결국

트럭과 추돌 사고를 내고 타이어가 펑크난 채로 갓길에 정차한다. 트럭에서 내린 3명의 건달

들은 위압적 분위기에서 토니를 압박하고 딱히 직접적인 폭력이나 흉기를 들고 협박한건 아니

지만 그들의 분위기에 쫄대로 쫄은 토니는 건달의 우두머리격인 레이의 지시에 따라 차를 나눠

타고 경찰서에서 보자고 말한 뒤 토니의 자동차에 아내와 딸, 그리고 레이와 터크를 태워 먼저

보내고 자신은 건달 루와 함께 트럭을 몰고 뒤따르게 된다. 앞차를 놓친 토니는 루가 알려주는

길을 따라 산속 깊은 곳으로 도착하고....건달의 협박에 따라 차에서 내린 후 트럭은 토니를

버려둔체 산길을 빠져나간다. 사랑하는 가족을 건달에게 빼앗기고, 자신은 캄캄한 숲속에 홀로

버려진 상황속에서 공황 상태에 빠진 토니는......




솔직히 말해서 토니가 버려지고 이후의 일이 벌어지는 약 100여페이지 까지의 도입부는 가히

역대급이었다. 불쾌한 건달들과의 대치와 충격적 사건을 따라가다 보니 긴장감과 몰입감으로 

책을 펴자마자 단숨에 100페이지가 훌러덩 날아가 있더라....고속도로에서 의도적 시비로 

사고가 나고 주변인이 납치 된다는 설정은 다른 작품에서도 여러차례 사용된...흔하다면 흔한

설정으로 알고 있다. 가장 최근에 읽었던 '스티븐 킹'의 단편집 [별도 없는 한밤에]에 실린

[빅 드라이버]라는 단편의 설정(여성작가가 범인이 놓은 덫에 타이어가 펑크나고 트럭 운전수가

돕겠다며 내려 여성을 기절시키고 강간한다)과 상당히 흡사하고 기억이 가물가물 하지만 

헐리우드 영화에서도 고속도로에서 추돌사고 후 건달의 트럭으로 연인을 납치 당하고 연인을

찾으려는 남성의 고군분투가 그려지는 영화도 있었다. 어쨌던, 어딘가에서 봤음직한 익숙한

설정임에도 빠져들 수 있었던건 건달 3인과 심약한 주인공과의 심리적 대치가 절절히 와닿았기

때문이다. 분위기 하나로 휘어 잡는달까.....다른 말은 다 필요 없고 바로 이 영화 하나로 

작품의 분위기가 설명될것 같다. [구타유발자들].....감독이 이 [토니와 수잔]을 읽고 찍은게

아닌가 싶을 정도로 건달3인방 레이, 루, 터크는 한석규, 오달수, 이문식과 1:1 매칭된다. 

직접적 폭력, 협박 없이 오로지 불쾌하고 숨막히는 분위기로 사랑하는 가족들을 두눈뜨고 

뺏기는 불편한 상황이 연출된다.(사실 '톰포드'의 영화는 아직 못봤기에 영화에서는 이 건달

들과 토니의 대치가 어떻게 그려질지 사뭇 궁금해진다.)




좌우간...휘몰아치는 100페이지 후....경악스러운 결과....토니의 방황....그리고 복수.....

가...다른 작품과는 달리 아주..나른~하게 이어진다. 헐리웃 영화였다면 가족들이 납치되고

'리암 니슨'처럼 전화 한통화 후 철인 아버지의 모습으로 피의 복수를 시작하겠지만.....   

이 작품은 지극히 사실적으로 심약한 이시대 지성인의 모습을 가감없이 보여준다. 

가족이 납치됨에도 제대로 반항한번 못하고, 도움을 청하기 위해 민가를 찾지만 그 급박한

상황속에서도 한밤중에 실례가 될까봐 불켜진 집을 찾아 헤메는......용기 없고 타인의 시선

만을 의식하는 가슴은 죽고 머리만 살아있는 전형적인 답답스러운 이기적 개인주의의 극을

달리는 캐릭터를 보여준다....그래서 소설속 소설 녹터널 애니멀스의 충격적인 결말도 어느정도

납득 할 수 있었던것 같다. -_-;;;;




참 독특하고 새로운 작품이다...독자는 소설속 주인공 수잔과 함께 액자소설 녹터널 애니멀스를 

함께 읽으면서 중간 중간 수잔이 녹터널 애니멀스에 대한 감상을 평 할때 함께 액자 소설에 대한 

생각을 하고 그녀의 작품에 대한 감상을 엿보고 비교하게 만든다. 작품속 수잔과 함께 소설 낭독회

를 함께 듣는 기분이랄까....-_- 수잔은 녹터널 애니멀스를 읽으며 어느새 전남편 에드워드와 

녹터널 애니멀스의 토니를 동일시 하게 된다. 그래서 제목도 [수잔과 토니]이리라...그러면서 

토니의 모습을 보면서 에드워드의 이야기속 기저에 깔린 의미들에 대해 생각하고 자신의 현실의 

모습을 반추하게된다. 절대 성공 못할거라 생각했던 에드워드의 작가 선언 때문에 의사 아놀드와 

불륜에 빠지고, 이혼 후 재혼을 하여 금전적으로 부족함 없이 나름 행복하다고 생각했지만....

작품을 다 읽은 수잔은 녹터널 애니멀스에서 빠진 부분을 깨닫게 되고...좌절하고....혼란에 빠지게 

된다.....가족의 복수를 위해 서서히 변해가는 평범한 가장의 이야기를 통해 평범하다 여기던 주부의

삶에 작은 파문을 던지게 되는 것이다. 이렇게 서로 다른 성향의 이야기들을 섬세한 필체로 절묘하게 

엮는 작가의 능력에 적잖이 놀랐다.




[녹터널 애니멀스]가 극장에 얼마나 걸려있을지 모르겠지만, 상영이 종료되면 VOD로라도 꼭 보고

원작과 비교해 보고 싶다. 이 매혹적이고 복잡한 심리를 다룬 이야기를 어떻게 영상으로 그려냈을지....

기대보단 우려가 앞서긴 한데...-_-;;;; 





덧 - [녹터널 애니멀스]는 야행성 동물이란 뜻이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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