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코다 이발소
오쿠다 히데오 지음, 김난주 옮김 / 북로드 / 2017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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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코가 이발소 (2017년 1판3쇄)

저자 - 오쿠다 히데오

역자 - 김난주

출판사 - 북로드

정가 - 12800원

페이지 - 318p

 

 

사람 사는 이야기

 


민족 대명절 설날...당직이 당첨돼어 회사에 처박혀 꿀꿀한 기분을 마음껏 만끽하던중....

아주 다행스럽게도 이 작품으로 도마자와 시골 주민의 일원으로 사람사는 냄새를 맡은듯..

가슴 한구석이 따뜻해지는 마음을 느끼며 외로움을 달랠 수 있어 참 다행스러웠다.. ㅠ_ㅠ 

한때 탄광산업으로 부흥기를 누리지만, 이내 석탄에서 석유로 산업화가 이루어지고 도마자와 

마을은 쇠락의 길로 들어서게 된다. 가을즈음 부터 기온이 급격히 떨여저 겨울 내내 눈이 

쌓이는 작은 마을에서 2대째 가업을 이어온 작은 이발소, 무코다 이발소의 주인 야스히코의

눈으로 본 마을 내 사람 사는 이야기들로 채워져 있다. 무대는 일본이지만, 한국과 정서상 

유사한 부분이 많기에 바로 우리 이웃들의 이야기처럼 익숙한 느낌으로 읽을 수 있었다.

 

요즘은 미용실에 밀려 이발소가 거의 사라졌지만, 내 경우만 해도 중딩까진 이발소에서

이발을 했었다....아버지를 따라 함께 이발을 하곤 했는데, 착착착 소리를 내는 바리깡질, 

칼각 가위질...그리고 베일듯한 공포와 미묘한 쾌감이 드는 면도칼 마무리....언제나 

마지막은 셀프 샴푸...ㅎㅎ 아버진 이발사와 담소를 나누시고 난 내 차례를 기다린다.

지금 생각해보면 참 정겨운 공간이었다..물론 머리가 굵어지고 나선 나역시 미용실로 

갈아탔지만 말이다...요즘은 이발소 자체를 한번도 경험 못한 사람도 있을거라고 생각된다.

그만큼 낡고 오래된 이발소는 거의 자취를 감춘것 같아 아쉬운 마음도 든다....

그렇기에 어릴적 경험했던 이발소의 분위기를 가진 무코다 이발소가 더 반갑고 친근하게 

느껴졌는지도 모르겠다.

 


홋카이도의 작은 탄광촌 도마자와가 배경이지만, 얼마전 강원랜드 가는길에 들렀었던 눈쌓인 

탄광이 운치있던 강원도 태백이 떠올라 마음속에선 이미 태백에서 벌어지는 소소한 이야기로

변해 버렸다. 눈쌓인 적막한 풍광이 아름답고 고요한 마을이라는 이미지로 다가왔었는데, 아마

도마자와도 그렇겠거니 마음대로 상상하며 읽었다. 마을에서 벌어지는 크고 작은 6개의 

에피소드로 채워져 있는데, 농촌지역의 인구고령화, 급속히 늘어나는 다문화 가정 등 현재 

한국에서도 사회문제로 대두되는 이야기도 있고 시골마을에 오픈한 작은 술집, 마을을 배경으로 

한 영화 촬영 에피소드와 같은 일상속 이야기도 있다. 어떤 이야기던 도시와는 달리 모든

사람들이 가족처럼 서로 보살피고 신경 써주는 사람의 정이 가득 차 있어 점차 각박하고 

삭막한 생활에 단비 같은 작품이라 생각된다. 뭐랄까...[전원일기]까지는 너무 간거 같고,

지금은 종영했지만, 일본판 [대추나무 사랑걸렸네]를 시청하는 느낌이랄까...ㅎㅎ

 


2대째 가업을 이어 이발소를 운영중인 무코다 야스히코는 어느날 갑자기 다니던 직장을 

때려치고 가업을 잇겠다는 아들 가즈마사의 폭탄선언이 놀랍고도 못마땅 하다. 자신의 

아들은 조그만 시골에서 벗어나 대도시에서 하고 싶은 일을 하며 사는것을 바랬지만 아들은

다죽어가는 시골 마을을 다시 살리겠다는 의욕에 가득차 이발소를 증축하여 이발소 카페를

차리겠다는 의욕을 활활 태운다. 아버지로서 아들이 허황된 꿈을 꾸는것 같아 말리고 

싶은 마음이 가득하지만....아들은 당췌 말을 안듣고, 이용자격증을 따기위해 학원을

다닐 비용을 목공소에서 아르바이트를 하며 모은다. 이래저래 아들일로 신경을 쏟는 와중에

이웃집 할아버지가 목욕탕에서 쓰러져 그의 아내가 야스히코에게 도움을 요청하고,

야스히코는 아들과 함께 급히 이웃집으로 달려가는데.....

 


머...처음엔 아들의 결심을 반대하며 걱정하지만, 이런 저런 에피소드를 거쳐가면서 어리게만

보이던 아들이 어느새 어른으로 성장했고, 마을을 이어갈 한사람의 일원으로 인정하게 된다.

여러 개성있는 사람들의 속정 깊은 에피소드를 읽고 있다보면 그들의 마음 씀씀이가 절절이

다가와 어느새 우울한 기분은 눈녹듯 사라져 버린다. 자극적이지 않은 이야기, 쉽게 읽히는

문체, 부담없이 읽을 수 있는 분량...

 

"우울할 때는 오쿠다 히데오를 읽어라"... '오쿠다 히데오'의 [무코다 이발소]를 읽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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