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니와 수잔 버티고 시리즈
오스틴 라이트 지음, 박산호 옮김 / 오픈하우스 / 2016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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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니와 수잔 (2016년 초판)

저자 - 오스틴 라이트

역자 - 박산호

출판사 - 오픈하우스

정가 - 14000원

페이지 - 490p





녹터널 애니멀스




안경, 선글라스 디자이너로만 알고 있던 '톰포드'가 메가폰을 잡은 영화 [녹터널 애니멀스]

의 원작 소설 [토니와 수잔]이다. 표지가 추리 소설 표지라기엔 뭔가 영화 포스터 필이 난다

싶었는데 정말 영화 포스터를 표지로 가져왔더라...-_-;; 다행히도 영화 개봉 시기에 맞춰

책을 홍보하느라 겉지를 포스터로 제작한것이고 이 표지를 벗기면 진짜 버티고 시리즈에 맞는

(익히 알고 있는)표지가 나와 경악스러운 마음을 추스를 수 있었다. -_- 

이 작품은 추리 소설로는 드물게 액자식 구성으로 두가지 이야기가 진행되면서 동시에 두가지

이야기가 서로 교차 되면서 긴장과 스릴러가 배가되는 효과를 보여준다.





[이야기 1 : 수잔]

심장외과의 아놀드와 재혼하여 3명의 아이를 둔 영문학 강사인 수잔은 25년만에 전남편

(에드워드)이 썼다는 소설 원고와 함께 자신의 작품을 읽고 빠진 부분을 알려달라는 기묘한 

메시지를 받게된다. 에드워드와 살던 시절 로스쿨을 그만두고 전업 작가로 살겠다며 처박혀

글만 쓸때 그가 쓴 글들에 대해 참혹한 평가를 내렸던 수잔은 예전 에드워드와의 기억과 현남편

아놀드와의 기억들을 회상하며 에드워드의 소설 녹터널 애니멀스를 읽기 시작한다. 




[이야기 2 : 녹터널 애니멀스]

마른 체형의 대도시의 지성인 45세의 수학 교수 토니 헤이스팅스는 여름 방학을 맞아 아내와 

고딩 딸과 함께 대리의 별장으로 차를 몬다. 어느새 해가져 깜깜한 밤...쭉 뻗은 고속도로를 

달리던 토니는 우연히 만난 앞서가던 트럭과 시비가 붙고 앞서거니 뒤서거니를 반복하다 결국

트럭과 추돌 사고를 내고 타이어가 펑크난 채로 갓길에 정차한다. 트럭에서 내린 3명의 건달

들은 위압적 분위기에서 토니를 압박하고 딱히 직접적인 폭력이나 흉기를 들고 협박한건 아니

지만 그들의 분위기에 쫄대로 쫄은 토니는 건달의 우두머리격인 레이의 지시에 따라 차를 나눠

타고 경찰서에서 보자고 말한 뒤 토니의 자동차에 아내와 딸, 그리고 레이와 터크를 태워 먼저

보내고 자신은 건달 루와 함께 트럭을 몰고 뒤따르게 된다. 앞차를 놓친 토니는 루가 알려주는

길을 따라 산속 깊은 곳으로 도착하고....건달의 협박에 따라 차에서 내린 후 트럭은 토니를

버려둔체 산길을 빠져나간다. 사랑하는 가족을 건달에게 빼앗기고, 자신은 캄캄한 숲속에 홀로

버려진 상황속에서 공황 상태에 빠진 토니는......




솔직히 말해서 토니가 버려지고 이후의 일이 벌어지는 약 100여페이지 까지의 도입부는 가히

역대급이었다. 불쾌한 건달들과의 대치와 충격적 사건을 따라가다 보니 긴장감과 몰입감으로 

책을 펴자마자 단숨에 100페이지가 훌러덩 날아가 있더라....고속도로에서 의도적 시비로 

사고가 나고 주변인이 납치 된다는 설정은 다른 작품에서도 여러차례 사용된...흔하다면 흔한

설정으로 알고 있다. 가장 최근에 읽었던 '스티븐 킹'의 단편집 [별도 없는 한밤에]에 실린

[빅 드라이버]라는 단편의 설정(여성작가가 범인이 놓은 덫에 타이어가 펑크나고 트럭 운전수가

돕겠다며 내려 여성을 기절시키고 강간한다)과 상당히 흡사하고 기억이 가물가물 하지만 

헐리우드 영화에서도 고속도로에서 추돌사고 후 건달의 트럭으로 연인을 납치 당하고 연인을

찾으려는 남성의 고군분투가 그려지는 영화도 있었다. 어쨌던, 어딘가에서 봤음직한 익숙한

설정임에도 빠져들 수 있었던건 건달 3인과 심약한 주인공과의 심리적 대치가 절절히 와닿았기

때문이다. 분위기 하나로 휘어 잡는달까.....다른 말은 다 필요 없고 바로 이 영화 하나로 

작품의 분위기가 설명될것 같다. [구타유발자들].....감독이 이 [토니와 수잔]을 읽고 찍은게

아닌가 싶을 정도로 건달3인방 레이, 루, 터크는 한석규, 오달수, 이문식과 1:1 매칭된다. 

직접적 폭력, 협박 없이 오로지 불쾌하고 숨막히는 분위기로 사랑하는 가족들을 두눈뜨고 

뺏기는 불편한 상황이 연출된다.(사실 '톰포드'의 영화는 아직 못봤기에 영화에서는 이 건달

들과 토니의 대치가 어떻게 그려질지 사뭇 궁금해진다.)




좌우간...휘몰아치는 100페이지 후....경악스러운 결과....토니의 방황....그리고 복수.....

가...다른 작품과는 달리 아주..나른~하게 이어진다. 헐리웃 영화였다면 가족들이 납치되고

'리암 니슨'처럼 전화 한통화 후 철인 아버지의 모습으로 피의 복수를 시작하겠지만.....   

이 작품은 지극히 사실적으로 심약한 이시대 지성인의 모습을 가감없이 보여준다. 

가족이 납치됨에도 제대로 반항한번 못하고, 도움을 청하기 위해 민가를 찾지만 그 급박한

상황속에서도 한밤중에 실례가 될까봐 불켜진 집을 찾아 헤메는......용기 없고 타인의 시선

만을 의식하는 가슴은 죽고 머리만 살아있는 전형적인 답답스러운 이기적 개인주의의 극을

달리는 캐릭터를 보여준다....그래서 소설속 소설 녹터널 애니멀스의 충격적인 결말도 어느정도

납득 할 수 있었던것 같다. -_-;;;;




참 독특하고 새로운 작품이다...독자는 소설속 주인공 수잔과 함께 액자소설 녹터널 애니멀스를 

함께 읽으면서 중간 중간 수잔이 녹터널 애니멀스에 대한 감상을 평 할때 함께 액자 소설에 대한 

생각을 하고 그녀의 작품에 대한 감상을 엿보고 비교하게 만든다. 작품속 수잔과 함께 소설 낭독회

를 함께 듣는 기분이랄까....-_- 수잔은 녹터널 애니멀스를 읽으며 어느새 전남편 에드워드와 

녹터널 애니멀스의 토니를 동일시 하게 된다. 그래서 제목도 [수잔과 토니]이리라...그러면서 

토니의 모습을 보면서 에드워드의 이야기속 기저에 깔린 의미들에 대해 생각하고 자신의 현실의 

모습을 반추하게된다. 절대 성공 못할거라 생각했던 에드워드의 작가 선언 때문에 의사 아놀드와 

불륜에 빠지고, 이혼 후 재혼을 하여 금전적으로 부족함 없이 나름 행복하다고 생각했지만....

작품을 다 읽은 수잔은 녹터널 애니멀스에서 빠진 부분을 깨닫게 되고...좌절하고....혼란에 빠지게 

된다.....가족의 복수를 위해 서서히 변해가는 평범한 가장의 이야기를 통해 평범하다 여기던 주부의

삶에 작은 파문을 던지게 되는 것이다. 이렇게 서로 다른 성향의 이야기들을 섬세한 필체로 절묘하게 

엮는 작가의 능력에 적잖이 놀랐다.




[녹터널 애니멀스]가 극장에 얼마나 걸려있을지 모르겠지만, 상영이 종료되면 VOD로라도 꼭 보고

원작과 비교해 보고 싶다. 이 매혹적이고 복잡한 심리를 다룬 이야기를 어떻게 영상으로 그려냈을지....

기대보단 우려가 앞서긴 한데...-_-;;;; 





덧 - [녹터널 애니멀스]는 야행성 동물이란 뜻이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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