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쇄 살인마 개구리 남자 스토리콜렉터 59
나카야마 시치리 지음, 김윤수 옮김 / 북로드 / 2017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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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쇄 살인마 개구리 남자 (2017년 초판)_스토리 콜렉터-59

저자 - 나카야마 시치리

역자 - 김윤수

출판사 - 북로드

정가 - 13800원

페이지 - 352p


 



북로드 또 일냈다!



작년 연말에 엽기 하드고어 잔혹 스릴러 '혼다 테쓰야'의 [짐승의 성]으로 강렬한 한해를 선물하더니...

올연말엔 [개구리 남자]를 선사하는구나!!! 어디서 이런 주옥같은 작품들을 꼭꼭 숨겨 놨다가 한해의  

끝자락에 풀어주시는지..ㅎㅎ 엽기적 잔혹성, 가학적 선정성, 눈 땔 수 없는 몰입감, 뒤통수를 후려치

는데, 친 곳을 두번 세번 다시 후려 갈기는 이중, 삼중 반전의 묘미!!! 올 한해 읽은 추리 작품들중 

단연 올타임 넘버원 작품이라 꼽을만하다. 잔혹한 폭력은 중독성이 강해 처음엔 강렬하지만 반복되는 

폭력엔 결국 무감해지게 마련이다. 평소 (닉네임 답게)엽기 잔혹 작품들을 즐겨 읽는 나로선 웬만한 

수위의 작품들은 별 감흥없이 읽어 제끼는데 정말 오랜만에 불쾌감이 일면서 아드레날린이 분출되는 

작품을 만난것 같아 내심 반가웠다. 


 


이 작가의 작품은 얼마전 읽었던 법의학 미스터리 [히포크라테스 우울]로 처음 접했는데, 이 작품만

해도 사연을 가진 시체들을 해부하며 사건을 해결하지만 분위기는 유머코드도 섞여 있는 다소 가벼운

분위기의 작품이었기에 이 광기에 가까운 작품을 보며 과연 같은 작가가 맞나 확인할 정도 였다. 

그런데 같은 작가구나 라고 느낀게 등장인물들의 이름이 상당히 비슷하다. -_-; 이 작품의 주인공인

약간 덤벙대는 열혈 형사 '고테가와'가 [히포크라테스]에서는 '가타가와'로..심지어 성격도 비슷하다....

이 작품에서 냉철하고 깐깐한 법의학 교수로 나오는 미쓰자키' 교수는 [히포크라테스]에서 역시 성격이

비슷한 '미쓰자카'교수로...이름은 잘 기억 안나지만 반장 와타세의 설정도 상당히 비슷하다..그런데

목차는 더 유사하다..-_-



[개구리 남자 목차]

1. 매달다

2. 으깨다

3. 해부하다

4. 태우다

5. 고하다



[히포크라테스 우울 목차]

1. 떨어뜨리다

2. 달구다

3. 태우다

4. 멈추다

5. 매달다

6. 폭로하다



뭐냐..이거..-_-;; '나카야마 시치리'월드인가?!!! 작가가 서로 다른 두 작품의 등장인물을 동일 인물로 

상정하고 쓴건지 아닌지는 모르겠지만 개인적으론 같은 인물의 확장판? 외전격? 작품으로 생각하고 읽으니

더욱 재미있게 느껴졌다. 


 



한노시 분양률이 저조한 맨션에 아무도 살지 않는 13층 알몸의 여성이 비닐호루에 쌓인체 천장에 걸린 

갈고리에 입천장이 꿰여 매달린체 발견된다. 시체에는 초등생의 삐뚤한 필적으로 개구리를 잡아 매달았다는 

내용의 쪽지가 발견된다. 와타세 반장과 신입경찰 고테가와는 살인사건의 장소부터 사망자와 관련된 사람들

까지 수사하지만 용의자는 특정되지 않고 사건은 미궁으로 빠져든다. 그리고 몇일뒤 한 노인의 사체가 자동차

폐차장의 고철 압축 기계사이에 끼여 절반정도 압축된 처참한 상태로 발견되고 여지없이 시체에는 개구리를

으깬다는 쪽지가 발견된다. 연이은 연쇄살인마의 엽기살인으로 한노시는 일대 공포와 혼란에 빠지게 되고...

미친 살인마의 연쇄 살인은 이제부터 시작이다....



상상을 초월하는 살인 방법과 함께 사건 현장에서 발견되는 기묘한 쪽지들....그리고 살인마를 추적하는 

열혈형사 고테가와의 이야기와 살인마의 살떨리는 엽기적 살인행위들....그리고 열한살 나이의 초등 소녀가 

친아버지에게 지속적으로 유린당하는 눈살이 찌푸려 질정도로 적나라한 성적학대와 근친강간 묘사들...ㅠ_ㅠ

지속적인 성적 학대로 인해 점차 분리되는 인격....그리고 살인..살인...살인...정말 죽이지 말았으면...

살아줬으면 하는 인물을 여지없이 처참하게 해체 시켜버리는 작가는 진정 악마의 재증을 가진 작가라고

생각할 정도로 읽는 이를 극한의 혼돈으로 몰아 넣는다. 제목에 숨겨진 선입견에 대한 트릭과 여기저기 숨겨진

복선들...그리고 반전들은 어찌나 많은지...이건 롤러코스터를 타는듯이 들었다 놨다...심장에 무리가 올지경

이더라..-_-;;; 첫번째 반전을 통해 놀래키고 마무리 짓는듯 했는데 300페이지에서 두번째 반전을 접하니 

팔뚝에 닭살이 돋으면서 소름이 끼치고...이제 진짜 마무린가 했더니 마지막 반전이...이런 반전성애자 같으니

라고...




작품 자체는 정신이상으로 살인을 행한 자들이 심신미약의 이유로 적법한 죄를 받지 않고 치료보호소에서 재활

을 거쳐 다시 세상에 나와 또다시 살인을 저지르는 것이 과연 올바른 대처인가에 대해 직접적으로 문제제기하

는듯하다. 일본이나 우리나라나 법적으로 비슷한걸로 알고 있는데, 사실 정신이상을 가진 범죄자에 대한 처우는 

인권문제도 걸려있는 미묘하고 민감한 사안이기에 누가 옳다 그르다 판단하기는 어렵지만 작가는 이 작품을 통해 

현존하는 법체계에 치명적 헛점이 있을 수 있다는 걸 꼬집는것 같기도 하고...피해자가 자신이 될 수도 있다는

공포 때문에 집단적으로 광기에 휩싸여 폭력을 행사하는 일반 시민들을 보여주면서 결국 니들도 마찬가지 라는걸

보여주는것 같기도 하다... 



참을 수 없는 긴장감과 몰입감, 역겨운 불쾌감, 그리고 흠잡을데 없는 완벽한 마무리까지 단연코 올 한해 최고의 

추리 미스터리 작품은 바로 이 [연쇄 살인마 개구리 남자]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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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루티드
나오미 노빅 지음, 오정아 옮김 / 노블마인 / 2017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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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루티드 (2017년 초판)_가제본
저자 - 나오미 노빅
역자 - 오정아
출판사 - 노블마인
정가 - 15800원
페이지 - 676p

 


시골 소녀의 대마법사 성장기

 

출간된지 10년된 판타지이자 아직도 출간중인 레전드 판타지 소설 [테메레르]시리즈(작품은 완결 됐음)의 작가 '나오미 노빅'의 신작 판타지 장편이 출간된다!!! [반지의 제왕] 시리즈를 볼땐 시큰둥 했지만 [매트릭스]시리즈를 볼땐 열광 했기에 내 취향은 역시 SF구나 라고 느끼며 살아왔다. SF는 어쨌던 먼 미래에라도 일어날 법한 일들에 대한 이야기지만 용이 불을 뿜고 마법이 난무하는 판타지는 허무맹랑
하다고 내심 생각해 왔기에 판타지 장르는 자연스럽게 피하게 되었고 그나마 여태껏 읽어본 판타지라고는 그리폰북스 시리즈에 껴있던 [드래곤과 조지] 단 한편 뿐이었다. 하지만...아무리 판타지에 관심이 없다 해도 2007년 첫권을 시작으로 2018년에 시리즈 아홉번째권이 출간 예정인 대작 판타지 [테메레르]의 명성은 모를 수가 없었고...얼마전 우연히 본 그녀의 신작 장편 [업루티드]의 가제본 서평단 모집공고는 그렇기에 그냥 흘려 보낼 수가 없었다...-_- 

 

 

음....판타지로 읽은 작품이 단 한권 뿐이라 논하기가 그렇지만 이 작품은 판타지에 대한 나의 고리타분한 선입견을 깨부숴준 단연 최고의 판타지라 평할만한 작품이다. 판타지라는 장르에 대해 문외한인 나도 거부감 없이 어렵지 않게 읽을 수 있었다. [모래시계]를 시청하기 위해 일찍 퇴근하던 샐러리맨들처럼 오죽하면 퇴근하고 서둘러 아이들을 재우고 이 작품을 읽을 시간을 손꼽아 기다릴 정도로 오랜만에
가슴 설레이는 책읽기를 경험케 해주었다.

 

 

십년에 한번 마을의 영주이자 대마법사인 드래곤은 마을의 어린 처녀를 공물로 뽑아간다. 뽑아간 처녀는 다시 마을로 돌아온적이 없어 마을 사람들은 드래곤이 처녀를 성노예로 삼다가 십년마다 새로운 처녀로 갈아치운다는 소문이 돌지만 마을을 관리하는 영주이자 저주받은 숲 '우드'에서 내려오는 몬스터들을 퇴치해주기 때문에 군말 없이 처녀를 바칠 수 밖에 없다. 어느덧 새로운 처녀를 바칠 시기가 오고 드래곤은 일렬로 서있는 처녀들 중 가장 뽑히지 않을것 같던 덤벙대고 지저분한 나무꾼의 딸 아그니에슈카를 선택한다. 전혀 마음의 준비가 되있지 않던 아그니에슈카는 드래곤의 성으로 가게 되고...그때부터 영주와 덤벙 소녀의 기묘한 동거가 시작된다.....

 

한마디로 철부지 시골 소녀가 드래곤 마법사로 인해 잠재되 있던 마법의 능력을 일깨우고 자신의 마을과 나아가 나라 전체를 구할 대마법사가 되어가는 과정을 그린 성장 판타지이다. 머...스포츠던 액션이건 판타지건 풋내기가 자신의 잠재된 능력을 깨달으면서 점차 고난과 역경을 딛고 성장해 가는 과정이 제일 흥미있고 카타르시스를 느끼는 요소가 아닌가...그런 면에서 초반부 육성 시뮬레이션 + 판타지RPG식 구성은 눈길을 끌기에 충분한 재미를 주는것 같다. 또한 판타지의 대가 답게 육성에서 그치는 것이 아니라 처음엔 마을에 출몰한 몬스터를 시작으로 저주받은 숲 '우드'의 보스와의 치열한 전투를 그리는 심화과정과 판타지에서 빠질 수 없는 궁정에서 펼쳐지는 왕족들의 권력에 대한 암투와 정치질을 더하고 나아가 대규모 공성전투까지 판타지의 장르적 재미를 단 한권에 모두 녹여 놓은 대작 작품인듯 하다. 670여 페이지의 두껍다면 두꺼운 분량이지만 어쨌던 한권에 끝내야 하기에 수십명의 등장인물들이 나오는 복잡한 대하 판타지 보다는 개성있는 주,조연들만 나와서 극을 이끌어 가니 오히려 나같은 판타지 초보에겐 진입 장벽을 낮추는
효과가 있던것 같다.

 

 

허구 인것을 알면서도 무시무시한 몬스터와 그들에게 중독되어 흉폭한 야수로 변해버린 사람들...그리고 그들을 구원하기 위해 목숨을 무릅쓰는 드래곤과 니에슈카의 모험에 흥분하고 가슴 졸이며 몰입하는 나를 보면서 마법이 씌인것 처럼 굉장한 힘을 갖고 있는 작품이란걸 깨닫게 되었다. 마지막 결말부의 초현실적인 전설 같은 결말도 깊은 여운을 주는것 같아 오래도록 기억에 남는 판타지 작품이 될 것 같다....마법과 신화와 전설이 절묘하게 공존하는 세계...이 작품을 계기로 좋은 판타지 작품에 도전을 해봐야 겠다는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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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픈 시즌 모중석 스릴러 클럽 44
C. J. 박스 지음, 최필원 옮김 / 비채 / 2017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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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픈 시즌 (2017년 초판)_모중석스릴러클럽-44 (E-BOOK)
저자 - C. J. 복스
역자 - 최필원
출판사 - 비채
정가 - 9450원(이북정가)
페이지 - 290p



사냥 시작 되면서 살육도 시작된다.



얼마전 비채 카페에서 출간된 모든 작품들의 E-book을 원하는 모든 사람들에게 한 작품씩 배포하는 이벤트가 있었다.
하여 최신간인 [오픈 시즌]을 신청했고, 몇일 뒤 리디북스 쿠폰을 통해 이 작품을 접할 수 있었다. 일년에 사냥이
허가되는 기간을 말하는 제목답게 사냥으로 먹고사는 작은 마을의 수렵감시관 조 피킷을 주인공으로 벌어지는 사건에
대한 이야기 였다. 예상과는 달리 광활한 대자연 속에서 야생 곰이나 엘크 무리들을 사냥하는 본격 인간 VS 대자연 스릴러는 아니었고, 동물들을 유희거리로 학살하는 인간의 잔인한 본성을 빗대듯 각 인물들 내면에 자리잡은 어두운 욕망들로 인하여 벌어지는 참혹한 사건들을 그린다. 사냥과 관련된 스릴러는 처음이라 굉장히 이색적인 느낌이었고, 히어로인 조 피킷 역시 꽉 막힌것 같을 정도로 올곶은 성품의 정의감 철철 넘치는 인물이라 악당들을 처단하는 서부의 카우보이를 보는듯한 기분이었다.



비시즌에는 허가 없이 사냥이 벌어지는지 감시하고 오픈 시즌에도 사냥꾼들을 관리하는 와이오밍주 수렵 감시관 조
피킷은 첫 근무에 투입 되자마자 비시즌에 몰래 엘크 사냥을 한 마을의 사냥 장비상인 오티 킬리를 적발한다. 딱지를
끊으려는 찰나 조 피킷의 권총을 탈취 당하는 사고가 발생하고, 수렵감시관으로 권총을 탈취 당하는 수모를 당한
조 피킷은 그로인하여 마을의 조롱거리이자 수렵감시국의 내사를 당해 징계를 받을 처지에 놓인다. 그러던중 조 피킷의
집 뒷편에서 총에 맞은 오티 킬리의 시체와 함께 뚜껑이 활짝 열린 빈 아이스박스가 발견되고....조 피킷은 살인사건을
조사하기 위해 동료 수렵관 웨이시와 함께 산속으로 들어가는데.....

 


온갖 불법적 행위들과 무차별 살인, 동물들에 대한 무차별 홀로코스트가 벌어지는 혼돈과 혼란의 도가니 와이오밍주
에서 홀로 제정신으로 두 딸과 만삭의 아내를 지키기 위해 노력하는 이시대의 강인한 아버지상인 조 피킷과 가난하지만
신뢰와 사랑으로 남편을 무조건 지지하는 피킷의 아내의 끈끈한 사랑과 가족애는 잔인하리 만치 냉혹한 작품 전반의
분위기에 따스한 햇살같은 느낌을 준다. 그래서 후반부의 사고는 더욱 안타깝고 조 피킷의 각성을 공감하게 만든다.


이 작품을 보니 지인에게 들은 이야기가 떠오른다. 우리나라도 발전이 안된 시골 마을을 대대적인 자본으로 개발하려고
산을 깎고 포크레인으로 땅을 파고, 건물을 올리는 와중에 땅속에서 깨진 그릇이라도 나오게 되면 공사 관계자는 화들짝 놀라면서 모든 공사는 올스톱 되고 그 그릇의 잔해가 문화재 인지 아닌지 가슴 졸이며 감정 한다고 한다. 그래서 그릇 조각이 조금이라도 문화적 가치가 있다면 개발은 완전 망하는 거고 그동안 개발을 위해 들어간 돈은 전부 휴지조각이 되버린다는 것이다. 나라도 다르고 소재도 다르지만 이 [오픈 시즌]의 모든 사건의 발단도 이 경우와 상당히 흡사하다. 여름 피서철에 한철 장사로 일년을 나는 해수욕장 사람들 처럼 오픈 시즌 기간으로 한해를 먹고사는 마을이라면 이런 환장할 경우도 생길 수 있겠구나...라는 생각이 든다. 범인이 욕망에 눈이 멀어 너무 나간 감이 있지만 마을 사람들이 발견한 문화제?를 은폐하려는 마음도 어느정도는 이해가 됐다. 어쨌던 문화제?를 감추려는 마을 전체의 조직적인 은폐와 달콤한 회유에도 굴하지 않고 홀로 진실을 밝히려는 조 피킷의 외로운 싸움이 흥미롭게 펼쳐진다. 후반부 피킷의 딸래미와 악당의 숨막히는 숨바꼭질과 뚜껑열려 각성한 악마 조 피킷의 시원시원한 응징도 마음에 들고 전체적으로 좋았던 작품이었다.
더불어 통크게 이북을 뿌려주신 비채 만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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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령가 소년 살인사건
우딴루 지음, 쩡수치우 옮김, 에드워드 양 시나리오 원작 / 북로그컴퍼니 / 2017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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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고령가 소년 살인사건 (2017년 초판)

원작 - 에드워드 양 시나리오 원작

저자 - 우딴루

역자 - 쩡수치우

정가 - 15000원

페이지 - 280p




폭력에 서서히 젖어든 15세 소년의 핏빛 첫사랑




26년만에 드디어 세상 밖으로 나온 대만 영화가 얼마전 개봉했다. 대만 뉴웨이브의 거장 감독 '에드워드 양'의

장장 4시간게 걸친 기나긴 런닝타임도 화제지만 평단의 극찬을 불러일으키는 높은 작품성으로도 화제가 된 영화

[고령가 소년 살인사건]의 원작 소설이 영화 개봉에 맞춰 새롭게 출간되었다. 영화는 26년만에 개봉했지만 사실

원작 소설은 영화가 만들어진 1992년에 동명의 제목과 동일한 역자로 먼저 출간 됐었다. 허나 현재는 절판되었고 

지금은 되팔이들에 의해 높은 프리미엄 가에 판매되고 있으니 이번 신판의 출간은 영화 팬으로서나 대만 작품의 

팬으로서는 반가운 일이 아닐 수 없다. 1961년 6월 15일밤 10시 타이페이시 고령가 길거리에서 한 중학교 소년은

동급생 소녀를 비수로 무참히 찔러 살해하는 사건이 발생한다. 소녀를 사랑했다는 소년의 주장과는 달리 소년은

일곱번의 칼자국을 소녀에게 남기며 참혹하게 살해했고, 이 사건은 대만에서 최초로 발생한 미성년자 살인사건

이었다. 사건 당시 소년과 같은 나이였던 '에드워드 양'감독은 이 실제 살인 사건을 토대로 소년이 소녀를

살해했던 이유에 대해 상상을 덧붙여 재구성 했다고 한다. 




나도 지금에서 회상해 보면 학창시절 가장 거침없고 무차별적으로 적의를 드러내고 내일이 없는 것처럼 덮어놓고

행동하던 시절이 중딩이었던것 같다. 초딩에서 갓 졸업하여 머리는 어린 반면 몸은 부쩍 커버리니 앞뒤 생각

않고 일단 저질러 버리는 것이다...지금이야 중2병 이라는 고유명사도 있다지만 내가 다녔던 20세기의 중학교는

그야말로 약육강식의 법칙으로 움직이는 정글 그 자체였다. 서울에서 차로 30분 정도 떨어진 위성도시의

학교도 그정도였으니 다른 곳은 오죽했으랴...수업시간중에도 책걸상을 밀치고 쌈박질을 하는가 하면 샤프를 

흉기로 휘둘러 머리에 샤프가 박혀 응급실로 실려가는 경우도 횡행했고 본드를 흡입하고 수업에 들어오는 양아

치도 있었다. 그런데.....작품속 1960년대 대만의 중학교는 그야말로 아비규환 무간지옥이더라...허허...-_-;;;;

아직 젖살도 빠지지 않은 어린이들이 폭력써클을 조직하고 집단 패싸움에 치청문제로 살인까지 벌이는 쇼킹한

모습들은 충격으로 다가왔다...




절대 굽히지 않는 신념을 가진 공무원 아버지 아래 올곧은 성품을 지닌 샤오쓰는 아버지의 기대와는 달리 중학교

입학 시험을 망치고 야간반 중학교에 입학하게 된다. 야간반에서도 열심히 공부하려던 처음의 의지는 어느새

무뎌지고, 소공원을 나와바리로 활동하는 소공파 조직원들과 친분을 쌓고 어울리게 된다. 점차 조직의 활동에

얼굴을 내밀던 샤오쓰는 소공파 조직의 보스의 여자 샤오밍을 보고 그녀의 고결한 매력에 반하게 되고...그녀를

만나면서 소공파와 난민촌 조직과의 대립 한가운데 휘말리게 되는데......




부모님 말씀 틀린거 하나 없다...학교에 등교할때 항상 하시는 말씀..."불량한 애들과 절대 어울리지 말아라!"

착하고 올곧던 샤오쓰가 서서히 폭력에 노출되면서 가랑비에 옷젖듯 그 자신도 폭력적 성향으로 서서히 바뀌어

가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 미래를 대비하고 부모님의 기대에 부흥하기 위해 공부하던 아들이 어느날 갑자기

내일 없이 남은 삶을 전부 불태우는 하루살이가 되버리는 것이다. 물론 샤오쓰의 경우 잔혹한 폭력과 함께 

좋아하는 소녀를 소유하고 싶다는 소유욕과 정복감 + 비참한 처지에 대한 탈출욕구 + 질투심..그리고 결정적인

배신감이라는 다양한 감정들이 소용돌이 치듯 휘몰아쳐 결국 살인이라는 커다란 비극적 상황을 맞이하게 하지만

말이다...




15세 중딩들의 파벌싸움이라고 하여 단순히 주먹다짐으로 싸우는 싸움이라 생각하면 경기도 오산...좋은 관계를

유지하는 지역 깡패를 불러들여 일본도를 들고 쳐들어가 팔 다리를 잘라 버리고 무참히 살해하는 피의 살육이

자행된다...ㄷㄷㄷ -_-;;; 정말 15세 맞는거냐...가오 때문에 자존심 때문에 피끓는 청춘의 피를 주체 못해

인생을 망치는 학원 잔혹사를 보면서 웬지 비슷한 시기의 살벌한 학원을 소재로 그렸던 [우리들의 일그러진 영웅]

도 떠올랐는데, 나라는 다르지만 뭔가 통하는 부분이 있다고 느꼈다. 소설을 읽고 났지만 무참히 살해된 소녀 

샤오밍이 과연 샤오쓰에게 그렇게 칼침을 맞을 정도로 잘못을 한건지에 대한 사실 여부는 작품에서도 밝혀 지진 않는다. 작품을 읽는 독자들 각자의 판단에 맡기는듯 하다. 런닝타임도 런닝타임이지만 개봉관이 적어 아직 영화를 보지

못했다. VOD로 나오면 꼭 시청하고 파멸을 향해 치닫는 아이들의 모습을 영상으로 보고 싶다.



덧 - 원작과 더불어 4K로 리마스터링한 스틸컷을 수록하여 캐릭터에 대한 틀을 쉽게 갖춰주고, 영화 평론가 정성일

     의 평론도 영화에 대한 다양한 시각을 볼 수 있어 좋은 부록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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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 시스터즈 키퍼
조디 피코 지음, 이지민 옮김, 한정우 감수 / SISO / 2017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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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 시스터즈 키퍼 (2017년 초판)
저자 - 조디 피코
역자 - 이지민
출판사 - SISO(시소)
정가 - 14800원
페이지 - 555p

 


나를 살게 해주는 동생

 

 

두 아이를 키우며 아이가 감기라도 걸려 열이라도 오르면 온 집안 식구들은 아픈아이에게 신경이 집중되고 집안 분위기는 무겁게 가라 앉는다. 한낱 감기에도 이렇게 어쩔줄 모르고 전전긍긍 하는데 불치병에 걸려 서서히 죽어가는 아이들 둔 부모의 심정은 어떨까...솔직히 상상하고 싶지도 않을 정도로 참담하고 끔찍한 심경일 거라 생각한다. 여기 불치병에 걸린 언니에게 신장이식 수술을 거부하기 위해 부모를 고소한 13세 소녀의 이야기가 있다. 처음 이 작품의 플롯을 봤을땐 불치병에 걸린 언니에게 필요시 제대혈을 비롯해 골수와 장기등을 이식하기 위해 언니의 유전자에 딱 맞는 유전자를 가진 아이를 선택적으로 임신하여 길러진 동생에 대한 비인간적 의료행위에 대한 고발적 성격을 띈 SF작품으로 생각하였다. 하지만 막상 작품을 읽으면서 크게 착각했다는 것을 깨닫게 된다. 아픈 아이를 살리기 위해, 살릴 수 있다는 희망이 있다면 정상적인 아이에게 어느정도의 아픔을 감수하고 서라도 희생해 주기를 바라는건 어느 부모든 마찬가지 일거라는 생각 때문이다. 아이의 희생을 바라는 부모의 마음이나...더이상 상처받는것을 원하지 않는 아이의 마음이나 모두 누가 옳고 그름을 판단하기 어려운 지극히 공감가는 감정이기에 법정까지 가게 되는 모녀의 대립은 숨막히는 긴장감을 불러일으킨다.

 

 

13살의 안나는 불치병에 걸린 언니 케이트를 위해 태어나면서 부터 제대혈을 기증하고, 다섯살에 골수를...이후로도
수많은 고통과 아픔을 감내하며 언니의 생명줄을 이어준다. 하지만 거듭되는 치료에도 케이트의 상태는 악화되고
급기야 신장 이식 수술을 해야하는 상태에 놓인다. 의사 조차도 신장이식으로 병세의 호전을 바랄 수 없는 회의적
의견이 나오고 더이상 언니를 위해 희생하는 몰모트가 되기를 원하지 않는 안나는 그동안 틈틈이 모아놓은 백달러를
들고 변호사 사무실을 찾아가 이렇게 말한다. "제 몸을 지키기 위해 보모님을 고소하고 싶어요."......

 

13살 아이의 주장을 들어주고 소송을 거는 미국이란 나라의 약자를 존중하는 인권의식이 역시 소송의 나라라는 생각도 들면서 부럽다는 생각도 든다...우리나라 였다면 어땠을까...-_-;;;; 앞서도 말했지만 열손가락 깨물어 안아픈 손가락은 없다지만 더 아프고 덜 아픈 손가락은 있는것 같다. 두 아이의 아빠지만 선천적으로 허약해 잔병치레를 달고 사는 첫째에게 마음이 더 쓰이는건 어찌보면 당연한 거라고 생각한다. 불치병에 걸린 세 자녀를 둔 가족의 중심이 아픈 케이트에게 맞춰져 있고 건강한 아들 제시는 방치되어 비행청소년이 되고, 언니의 생명줄인 안나는 케이트의 위급 상황을 위해 24시간 대기를 해야만 하는 상황은 아픈 아이를 둔 가정에서 어렵지 않게 볼 수 있는 흔한 모습인지도 모르겠다. 개별적으로 자신만을 생각 한다고 여겨지는 아이들의 모습속에서도 역설적으로 끈끈한 가족의 사랑이 느껴지는것은 그들의 희생으로 여태껏 케이트가 살아 남았기 때문이다. 그렇기 때문에 법정에서 만나게 되는 부모와 안나는 단순히 신장 이식 수술을 거부하느냐 마느냐란 문제를 떠나 가족이라는 태두리 안에서 추구하는 안녕과 자식에서 하나의 인격체로 꿈꾸는 행복권이 엇갈린 훨씬 복잡한 감정의 대립을 보여준다. 불치병과 투쟁하여 싸우는 가족들의 일상을 담담하게 사실적으로 그리며 안나와 엄마의 갈등이 서서히 고조 되다가 법정을 통해 폭발하는 과정은 엄청난 흡입력을 보이며 몰입하게 만든다. 모든 갈등이 해소되고 나서 에필로그가 나올 거라고 예상했지만 이어지는 충격적 반전은 한동안 정신을 차릴 수 없게 만드는 멍~한 쇼크를 준다.....이건..뭐...-_-;;;; 미스터리 스릴러를 넘어서는 예상치 못한 충격적 결말이라...ㅠ_ㅠ

 

 

이 작품은 2008년 [쌍둥이별]이라는 제목으로 출간되었고, 2009년 [마이 시스터즈 키퍼]로 영화로도 개봉된 작품인데, 이번 판본은 새로운 매끄러운 번역과 구판의 의학적 오류를 수정한 개정판이라고 하니 이 판본이 완전판이라는 의미!...선택적 출산에 대한 인권 문제가 논란이 되는 이 시기에 딱 맞는 소재와 가족의 사랑과 감동을 느낄 수 있는...억지 신파가 아니라 저절로 가슴이 미어지고 눈가에 눈물이 맺히는 슬프고 가슴 아프지만 너무나 아름다운 이야기 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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