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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루티드
나오미 노빅 지음, 오정아 옮김 / 노블마인 / 2017년 12월
평점 :
품절
업루티드 (2017년 초판)_가제본
저자 - 나오미 노빅
역자 - 오정아
출판사 - 노블마인
정가 - 15800원
페이지 - 676p
시골 소녀의 대마법사 성장기
출간된지 10년된 판타지이자 아직도 출간중인 레전드 판타지 소설 [테메레르]시리즈(작품은 완결 됐음)의 작가 '나오미 노빅'의 신작 판타지 장편이 출간된다!!! [반지의 제왕] 시리즈를 볼땐 시큰둥 했지만 [매트릭스]시리즈를 볼땐 열광 했기에 내 취향은 역시 SF구나 라고 느끼며 살아왔다. SF는 어쨌던 먼 미래에라도 일어날 법한 일들에 대한 이야기지만 용이 불을 뿜고 마법이 난무하는 판타지는 허무맹랑
하다고 내심 생각해 왔기에 판타지 장르는 자연스럽게 피하게 되었고 그나마 여태껏 읽어본 판타지라고는 그리폰북스 시리즈에 껴있던 [드래곤과 조지] 단 한편 뿐이었다. 하지만...아무리 판타지에 관심이 없다 해도 2007년 첫권을 시작으로 2018년에 시리즈 아홉번째권이 출간 예정인 대작 판타지 [테메레르]의 명성은 모를 수가 없었고...얼마전 우연히 본 그녀의 신작 장편 [업루티드]의 가제본 서평단 모집공고는 그렇기에 그냥 흘려 보낼 수가 없었다...-_-
음....판타지로 읽은 작품이 단 한권 뿐이라 논하기가 그렇지만 이 작품은 판타지에 대한 나의 고리타분한 선입견을 깨부숴준 단연 최고의 판타지라 평할만한 작품이다. 판타지라는 장르에 대해 문외한인 나도 거부감 없이 어렵지 않게 읽을 수 있었다. [모래시계]를 시청하기 위해 일찍 퇴근하던 샐러리맨들처럼 오죽하면 퇴근하고 서둘러 아이들을 재우고 이 작품을 읽을 시간을 손꼽아 기다릴 정도로 오랜만에
가슴 설레이는 책읽기를 경험케 해주었다.
십년에 한번 마을의 영주이자 대마법사인 드래곤은 마을의 어린 처녀를 공물로 뽑아간다. 뽑아간 처녀는 다시 마을로 돌아온적이 없어 마을 사람들은 드래곤이 처녀를 성노예로 삼다가 십년마다 새로운 처녀로 갈아치운다는 소문이 돌지만 마을을 관리하는 영주이자 저주받은 숲 '우드'에서 내려오는 몬스터들을 퇴치해주기 때문에 군말 없이 처녀를 바칠 수 밖에 없다. 어느덧 새로운 처녀를 바칠 시기가 오고 드래곤은 일렬로 서있는 처녀들 중 가장 뽑히지 않을것 같던 덤벙대고 지저분한 나무꾼의 딸 아그니에슈카를 선택한다. 전혀 마음의 준비가 되있지 않던 아그니에슈카는 드래곤의 성으로 가게 되고...그때부터 영주와 덤벙 소녀의 기묘한 동거가 시작된다.....
한마디로 철부지 시골 소녀가 드래곤 마법사로 인해 잠재되 있던 마법의 능력을 일깨우고 자신의 마을과 나아가 나라 전체를 구할 대마법사가 되어가는 과정을 그린 성장 판타지이다. 머...스포츠던 액션이건 판타지건 풋내기가 자신의 잠재된 능력을 깨달으면서 점차 고난과 역경을 딛고 성장해 가는 과정이 제일 흥미있고 카타르시스를 느끼는 요소가 아닌가...그런 면에서 초반부 육성 시뮬레이션 + 판타지RPG식 구성은 눈길을 끌기에 충분한 재미를 주는것 같다. 또한 판타지의 대가 답게 육성에서 그치는 것이 아니라 처음엔 마을에 출몰한 몬스터를 시작으로 저주받은 숲 '우드'의 보스와의 치열한 전투를 그리는 심화과정과 판타지에서 빠질 수 없는 궁정에서 펼쳐지는 왕족들의 권력에 대한 암투와 정치질을 더하고 나아가 대규모 공성전투까지 판타지의 장르적 재미를 단 한권에 모두 녹여 놓은 대작 작품인듯 하다. 670여 페이지의 두껍다면 두꺼운 분량이지만 어쨌던 한권에 끝내야 하기에 수십명의 등장인물들이 나오는 복잡한 대하 판타지 보다는 개성있는 주,조연들만 나와서 극을 이끌어 가니 오히려 나같은 판타지 초보에겐 진입 장벽을 낮추는
효과가 있던것 같다.
허구 인것을 알면서도 무시무시한 몬스터와 그들에게 중독되어 흉폭한 야수로 변해버린 사람들...그리고 그들을 구원하기 위해 목숨을 무릅쓰는 드래곤과 니에슈카의 모험에 흥분하고 가슴 졸이며 몰입하는 나를 보면서 마법이 씌인것 처럼 굉장한 힘을 갖고 있는 작품이란걸 깨닫게 되었다. 마지막 결말부의 초현실적인 전설 같은 결말도 깊은 여운을 주는것 같아 오래도록 기억에 남는 판타지 작품이 될 것 같다....마법과 신화와 전설이 절묘하게 공존하는 세계...이 작품을 계기로 좋은 판타지 작품에 도전을 해봐야 겠다는 생각이 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