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무슨 씨앗일까? 2 샘터 솔방울 인물 15
황병기 외 지음, 유준재 그림 / 샘터사 / 2014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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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리뷰/어린이책] 나는 무슨 씨앗일까 2 / 황병기 / 유준재

 

위인이 된 사람들

 


 

 

 이 책은 꿈을 이룬 일곱 어른의 이야기에요. 다른 책에서도 자주 소개하는 한복 디자이너 이영희 등 일곱가지 꿈과 여러 직업들을 소개해요. 어떤 계기로 꿈을 가졌고 어떻게 꿈을 꿨고 어떠한 방법으로 꿈을 이뤘는지 소개하는 글을 읽으며, 아이들에게 꿈과 희망을 가지게 해줄 좋은 책이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특히나 여러 직업들을 소개하는 부분은 흔히 접하지 않아 잘 모를 수 있는 직업들을 알려줄 수 있어요. 좀더 다양한 눈으로 세상을 넓게 보는 책이에요.

 

 


 

 

  우리나라 최초의 여성 민간 항공기 기장 신수진의 이야기부터 시작해요. 그녀는 정해진 꿈이 없었어요. 그냥 공부했고 그냥 대학에 갔어요. 그러던 어느날 미국에서 운명처럼 민간 항공기 기장을 만났고 누구나 비행기 조정사가 될 수 있다는 말에 꿈을 가졌어요. 미국에서 자격증을 따고 한국에 들어왔지만 여자를 받아주는 조정사 학교는 없었어요. 다시 미국으로 건너가 학교에 입학했지요. 열심히 공부한 후, 때마침 한국에서도 여자를 뽑는다고 해서 드디어 여자 기장의 길이 열렸던 거예요.

  그녀를 보며 주위 환경에 굴하지 않고 길을 찾는 모습에 깨달음을 얻었어요. 어떤 일을 할 때, 열심히 해도 이루지 못할 경우가 생겨요. 환경과 제도, 남탓을 하며 포기하면 그걸로 끝이에요. 하지만 방법을 찾으려고 노력한다면 분명 길은 있어요. 우리나라 최초 민간 항공기 기장이 된 신수진처럼요.

 

 


 

 

  제가 최근 인쇄물 관련 일을 하며 자연스레 폰트에 관심을 많이 가졌어요. 처음엔 예쁘고 가독성이 좋은 폰트를 적용하다가 폰트에도 저작권이 있다는 걸 생각해낸 후엔 무료 폰트를 찾아봤어요. 대부분이 유료폰트였고 우리가 흔히 아는 '나눔고딕'이 기업에서도 자유롭게 사용하는 무료폰트더군요. 그래서 문득 윈도우7 기본 글꼴인 '맑은 고딕'의 저작권을 찾다가 산돌에서 만든 걸 알았어요. 산돌이라면 '산돌광수체'가 떠올랐어요. 유명한 폰트회사라는 것만 알고 지나쳤지요.

  이 책이 소개한 한글 디자이너 석금호가 바로 산돌 창립자예요. 글꼴이라는 것이 돈이 되지 않던 시절부터 라면으로 끼니를 해결하며 회사를 운영했더군요. 오랜 세월 힘들게 살다가 생각지도 못하게 컴퓨터시대가 오며 드디어 글꼴이 돈이 됐다고 해요. 저 같은 개인 사용자들이야 뭐 OS(윈도우)를 깔며 기본으로 설치된 폰트를 쓰지만 디자이너는 폰트를 사잖아요. 저는 인쇄물을 만들며 그냥 무료폰트인 나눔고딕을 썼지만, 예쁜 폰트를 쓰고 싶었어요. 글씨가 예쁘고 가독성이 뛰어나면 읽는 사람도 기분이 좋고 만든 사람도 기분이 좋잖아요. 저는 이 책을 읽으며 산돌 폰트들에도 관심을 가지게 됐어요.

 

  한참 꿈꿀 나이인 아이들에게 꿈을 이룬 사람들의 이야기는 용기와 희망을 주기에 충분해요. 그런 의미에서 이 책은 꿈을 이룬 사람들의 이야기로 그 역할을 제대로 해요. 꼭 위인전에 이름을 올린 사람만 위인은 아니잖아요. 지금 이 시대에 같은 땅에 사는 사람도 위인이라고 생각해요. 좀더 현실적인 위인이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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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Book] 월간샘터 2014년 9월호 월간 샘터
샘터 편집부 엮음 / 샘터사 / 2014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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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간 샘터 2014년 9월 

 


 

 

  올 여름엔 마른 장마로 지나가나 했더니 가을장마가 왔어요. 며칠 전엔 남부에 폭우가 쏟아져 인명피해도 있었어요. 언제쯤이나 비 피해로 사람이 죽는 일이 없어지는 걸까요? 죽지도 않은 강 살리겠다고 강바닥에 22조 버릴 돈 있으면 홍수 대비나 했으면 좋겠어요. 그 당 사람을 다음 대통령으로 뽑아놨으니 뭐 다음 정권이 올 때까지는 기다려야 하겠지만요.

 

  가을이 왔어요. 아침저녁으로 찬바람이 불어요. 이젠 새벽공기도 차가워져서 창문을 닫고 자야 하더라고요. 창문을 열고 잤다가 추워서 콧물도 나왔어요. 뜨거운 여름이 인사를 하며 저만치 가고 있네요.

 

  책 세상 (4쪽)

  저는 저를 소개할 때 '책에 미친 보통 사람'이라고 소개해요. 책에 살짝 미치긴 했지만 보통 사람이라는 의미에요. 저와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정말 완전 미친 사람이 많기에 저는 그냥 살짝 미쳤다고 표현하지요. 이 꼭지는 샘터 발행인의 글이에요. 그는 한 달에 두 번 하는 독서모임에 나간다고 해요. 우아, 다양한 활동을 하는 독서모임이에요. 발행인 정도의 참석자라면 사회에서도 어느정도 위치에 있는 분들의 독서모임일 거예요. 그래선지 작가도 초청하는 등 다양한 프로그램으로 운영하고 있더라고요. 저도 독서모임을 하고 있는데요 대부분 평범한 직장인이라 작가초청 등은 어렵지만 그래도 열심히 재밌게 하고 있어요. 책을 좋아하는 사람들의 공통점은 책을 좋아하는 사람들과 만나고 싶어하는 거라고 생각해요. 자신이 읽은 책의 느낌을 공유하고 토론도 하다 보면 시간가는 줄 모르거든요. ^^

 

  이순신 (28쪽)

  반드시 죽고자 하면 살고

  반드시 살고자 하면 죽는다

  이순신의 유명한 글이에요. 요즘 영화 <명량>의 인기가 대단해요. 영웅이 없는 시대의 슬픈 현실이라고 해요. 세월호 사건으로 인해 자신만 살고자 도망간 고위층에 대한 실망이라고나 할까요. 어느 신문에서 읽은 건데요, 그래도 조선의 왕은 몰래 야반도주하지는 않았다고 해요. 이승만은 전쟁이 터지자 야반도주 했지요. 대한민국은 이렇게 시작부터 잘못됐어요. 친일의 뿌리를 뽑지 못했기에 이런 지경에까지 이르렀죠. 우리는 기억해야 해요. 임진왜란뿐만 아니라 우리를 식민지로 만든 일본보다, 그 일본에 빌붙어 친일을 한 자들을요. 그리고 그들의 후손도 기억해야 해요. 나라가 어려울 때 나라를 버린 사람들이 나중에 더 잘 산다면 누가 나라를 위해 희생하려고 하겠어요. 선거때마다 친일 후손들을 여전히 뽑는 그 심리상태가 참 궁금해요. 지하에서 이순신 장군이 통탄할 일이에요.

 

  음수 곱하기 음수는 왜 양수일까? (98쪽)

  이번 꼭지에서 말하는 것은, 음수 곱하기 음수는 왜 양수일까가 아니라 믿는 것과 아는 것은 별개라는 거예요. 수학에서 증명할 필요가 없는 당연한 약속을 '공리'라고 한다고 해요. 예를 들어 '평면 위의 두 개의 점을 지나는 직선은 반드시 존재한다'가 공리인데 수학에서 공리는 몇 개 되지 않는다고 해요. 우리는 공리가 아닌데도 마치 그게 진리인 양 그냥 믿는 경향이 있다고 해요. 수학에서만이 아니라 우리는 얼마나 많은 것들을 의문조차 안 하고 믿는 걸까요? 누군가가 박원순이 빨갱이라고 말하면 그가 왜 그런 주장을 하는지 조목조목 따져보지도 않고 믿어요. 뉴스에서 기사를 내보내면 '공영방송에서 거짓말을 할리 없지'라고 그냥 믿어버리지요. 이런 묻지마 믿음이 얼마나 큼 피해를 입히는지도 모르고요. 저는, 평범해 보이는 사실에 의문을 제기하고 답을 구하려는 노력이 바로 삶의 지혜를 만든다는 저자의 주장에 동의해요.

 

  이래저래 참으로 어수선한 8월이 가고 있어요. 9월엔 좀더 나은 세상이 오려나요? 세월호 특별법은 여야 정당들이 자신의 이익을 위해 악용하고 있고 대통령은 소통을 거부하고 있어요. 어제 신문에 보니 조선시대 왕도 백성이 징을 치면 직접 그 고충을 들어줬다고 해요. 그런데 왕도 아닌 대통령이라는 사람은 억울함을 호소하기 위해 40일 넘게 금식하고 있는데도 만나려고 하지 않아요. 물론 대통령이라고 해서 모든 국민을 일일이 만나 고충을 들어줘야 한다는 건 아니에요. 하지만 저는 이런 행동이 해도해도 너무하다고 생각해요. 친일 후손이자 독재자의 딸이 어려서부터 배운 게 어디 가겠냐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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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무 늦기 전에 들어야 할 죽음학 강의 - 행복하게 살기 위해 꼭 필요한 공부
최준식 지음, 김호연 그림 / 김영사 / 2014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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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리뷰/에세이] 너무 늦기 전에 들어야 할 죽음학 강의 / 최준식 / 김영사

 

죽음도 공부해야 한다

 


 

 

   누구든 한 번은 죽어요. 그렇다고 두 번 죽는다는 건 아니지만, 죽음은 사람이라면 피할 수 없다는 뜻이에요. 미리 공부하고 죽는 것과 전혀 준비 없이 죽는 것과는 완전히 달라요. 여행을 가더라도, 여행지까지 가는 방법과 숙소와 준비물들을 사전에 미리 공부하는데 영원으로의 여행인 죽음을 미리 공부하는 건 당연하다는 게 저자의 주장이에요. 듣고 보니 맞는 말이더군요. 이 땅에서의 인생은 길어야 120년인데 영원으로 들어가는 죽음을 미리 공부하는 건 당연해요. 그런데 우리는 얼마만큼 죽음을 준비하고 있는 걸까요?

 

   우리가 죽음에 대해 공부하는 것은 결국 잘 살기 위해서입니다. 죽음을 직시하고 잘 맞이하려고 노력하면 어떻게 살아야 하는가에 대한 생각이 바로 섭니다. (11쪽)

 

 


 

 

   죽음을 공부하면 더 잘 산다고 해요. 죽음을 잘 맞이하려고 노력하면 어떻게 살아야 하는가에 대한 고민을 하기 때문이에요. 죽음을 준비하고 생각할 때야 삶은 완성된다고 해요. 사후세계에 대해 말하면 종교적으로 들릴 수도 있는데요, 저자는 종교를 초월해서 이 책을 썼어요. 저자는 기독교이든, 불교이든, 다른 어떠한 종교이든 신경쓰지 말라고 당부해요. 영적인 내용은 강요하지 않으니 받아들이고 싶으면 받아들이고 동의할 수 없는 부분은 그냥 넘어가라고 말해요. 죽음을 초월하면 이렇게 독자에 대해서도 관대해지는 것 같아요.

   저는 기독교인이지만 불교에 관한 얘기가 나왔을 때 저자의 부탁대로 그냥 넘어갔어요. 윤회설에 대한 부분은 제가 안 받아들이면 그만이니까요. 그 내용을 무시하고 다른 내용을 읽었어요. 종교가 다르다고 해서 영적 존재가 없는 게 되는 건 아니니까요.

 

   저자는 영적 존재에 대한 증거로 잠시 죽었다가 다시 살아난 사람들의 주장을 제시해요. 그들의 주장을 근거로 의학적 죽음 이후의 세계에 대해 말해요. 아주아주 오래전에 죽었다 살아난 사람들의 증언을 모은 책이 생각났어요. 모두들 하나같이 죽음이 끝이 아니라 영적인 세계가 존재한다고 말했지요. 저는 그들의 주장을 어느정도 믿어요. 네, 저는 기독교인이니까요.

   그들은 대부분 비슷한 주장을 하고 있고 어느정도 연관성도 있거든요. 우연이 아니라 사실이니까 비슷한 게 아닐까 생각이 들었어요.

 

 


 

 

   저자는, 최악의 죽음은 중환자실에서 의식 없이 죽는 거라고 말해요. 사랑하는 가족과 작별할 기회도 없이 떠났기 때문이에요. 이와는 반대로 가장 이상적인 죽음을 호스피스 병동에서 사랑하는 가족에게 사랑한다는 말을 남기고 죽음의 수순을 밟는 것이라고 말해요. 그래서 무의미한 연명치료를 하기 위해 발버둥치다 중환자실에 들어가지 말고 죽음이 다가오면 받아들이라고 하지요. 죽음 이후를 두려워하지 말라고 말해요.

   죽음 이후엔 영혼이 육체에서 빠져 나오는데, 이는 마치 잠수부가 잠수 후에 육지로 올라와 잠수복을 벗는 것과 비슷하게 기분이 좋다고 해요. 아니, 비교도 안 될 만큼이요. 인간의 언어로는 표현하기 힘든 기분이라고 해요. 매우 좋다는 그 기분은 죽음을 체험한 사람들의 증언이에요. 그러니 죽음을 두려워하며 너무 발버둥칠 필요는 없어요.

 

   젊은 지금부터 죽음을 준비해야 해요. 너무 늦기 전에 죽음을 배워야 삶을 제대로 살 수 있으니까요. 인생에서 가장 중요한 순간인 죽음을 공부해야 할 이유지요. 제대로 살고 싶다면 늙기 전에 배워야 해요. 죽음이 너무 가까이에 있으면 준비는 커녕 두려움만 더할 뿐이라고해요. 사랑하는 가족을 위해서라면 허투루 살 수는 없잖아요. 저는 오늘도 잘 죽기 위해 잘 살려고 노력할 거예요. 아내와 아들을 위해서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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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업의 지리학 - 소득을 결정하는 일자리의 새로운 지형
엔리코 모레티 지음, 송철복 옮김 / 김영사 / 2014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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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리뷰/경제] 직업의 지리학 / 엔리코 모레티 / 김영사

 

지구는 평평하지 않다

 


 

 

   내가 어느 지역에 사느냐에 따라 연봉이 달라진다는 말을 들어본 적 있나요? 저는 오래전부터 많이 들어봤어요. 더 큰 도시에 살 수록 더 높은 연봉을 받는다는 말을 부정하는 사람을 아직 보지 못했거든요. 저 또한 높은 연봉을 받기 위해 도시를 떠나지 못하고 있으니까요. 이 곳을 떠나면 제 연봉은 반토막이 날 수도 있어요. 저는 제조업 연구직이라서 지방으로 가면 일자리조차 구하기 힘들거든요. 직업을 바꾼다면 지금의 수입을 보장받을 수 없어요.

 

   이 책은 지리적 요건이 연봉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아주 상세하게 말해요. 결론부터 말하자면, 더 높은 연봉을 받으려면 인구가 크게 늘어는 도시와 고학력자가 많은 도시에서 일해야 한다는 거예요. 그 증거 데이터와 원리를 상세하게 설명하고 있어요. 예를 들어 마을 주민이 100명인데, 연봉 1억인 사람이 거주한다면 이와 관련한 사람인 이발사, 의료인, 옷가게 등의 수입이 늘어난다는 것이지요. 반대로 100명 중 50명이 최저임금으로 생활한다면 지역 상권은 붕괴되고 인구가 빠져나간다는 거예요. 경제에 어느정도 관심이 있는 분이라면 '그거야 뭐 상식이지'라고 말할 수도 있지만 정확한 데이터로 말하니까 더 신뢰가 있어 보였어요.

   책의 배경은 미국이기 때문에 면적이 적은 우리나라와는 좀 다를 수 있어요. 책에선 주로 주 단위와 도시 단위로 말하고 있지만 이 것을 우리나라에 적용하라면 지역 단위와 시 단위로 말하는 게 맞을 것 같아 보였어요. 서울 내에서는 구 단위로까지 나눌 수 있겠군요. 부자들이 사는 강남 3구와 강북은 완전히 다르니까요.

 

 


 

 

   선진 제조업은 전통적 제조업보다 더 잘하고 있다. 결정적인 것은, 블루칼라 근로자들을 위한 일자리가 줄고 기술자, 디자이너, 마케팅 담당자를 위한 일자리가 늘어나는 가운데, 일자리의 혼합이 급속히 바뀌고 있다는 사실이다. (87쪽)

 

   저는 제조업 연구소에서 일을 하는 연구원이에요. 개발자지요. 이 책의 저자 말대로라면 저는 혁신적인 일을 하는 사람으로 분류할 수있어요. 그래서 고임금을 받을 수 있다는 것이지요. 다만 제조업의 붕괴로 인해 의료나 IT의 연구원보다는 적다는 게 아쉬웠어요. 선진국일수록 제조업 붕괴는 더 심하다고 해요. 제 주위만 봐도, 대부분의 선배들은 직업을 바꿨거나 중국으로 삶의 터전을 옮겼어요. 게다가 키울 후배도 없지요. 제조업들이 폐업을 했기 때문이에요.

 

   이 책에서 새롭게 알게 된 사실은, 대졸자가 많은 도시의 고졸자는 그렇지 않은 도시에 비해 연봉이 높다는 거예요. 고소득 노동자가 많은 도시에 사는 저소득 노동자의 연봉은, 저소득 노동자가 많은 도시에 사는 저소득 노동자의 연봉보다 높다는 거예요. 이발을 하더라도 고소득자면 비싼 이발소에 갈 것이고, 이발소 노동자는 다른 지역 노동자들보다 높은 급여를 받겠지요. 따지고 보니 맞더군요. 실질적인 연구로 나온 결과값이니 의심의 여지가 없어요.

   소득뿐 아니라 평균수명은 물론 정치참여성도 차이가 난다니 경제를 공부하는 사람은 물론 정치하는 사람들도 이 책을 참고하면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어디 사느냐에 따라 연봉이 달라질 수 있다는 말 이제는 좀 이해가 되지요? 저는 사랑하는 아내와 예쁜 아들과 부족함 없이 살려면 도시를 벗어나기 힘들 것 같아요. 앗,,, 한 가지 방법이 있긴 해요. 제 소설이 베스트셀러가 되는 것이지요. 그럴 일은 없겠지만, 꼭 일어나지 말란 법도 없겠지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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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고요 산책길 - 나무 심는 남자가 들려주는 수목원의 사계
한상경 지음 / 샘터사 / 2014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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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리뷰/에세이] 아침고요 산책길 / 한상경 / 샘터

 

아침고요 수목원의 사계

 


 

 

   아침고요 수목원이라는 이름은 많으 들어봤어요. 안타깝게도 아직 가보지는 못했지만요. 마음이 간절하면 언젠가는 가볼 수 있겠지요? 책으로라도 만나고 싶은 마음에 벌써 두 번째 아침고요 수목원 책을 펼쳤어요. 이번엔 아침고요 수목원 설립자인 한상경 교수가 전하는 꽃과 나무 이야기에요. 이렇게 아름다운 수목원을 설립한 분의 글은 역시나 꽃처럼 아름답고 풀내음처럼 싱그러웠어요. 글 속에 향긋한 자연과 상쾌한 지혜가 가득했답니다.

 

 


 

 

   아무리 도시에서 나고 자랐다지만 꽃이름과 풀이름을 몰라도 너무 몰라요. 관심이 없어서 그런 거라고 하기엔 좀 많이 몰라요. 그래서 이 책처럼 꽃사진과 풀사진이 가득한 책 보는 걸 더 좋아하는 것일지도요. 책을 보는 순간엔 '아하~ 이 꽃 이름이 ㅇㅇ이구나.'라고 생각하며 '기억해야지.'라고 마음먹어도 실물로 다시 학습하지 않아서 그런지 기억이 오래 가지 못하더군요. 많이 아쉽긴 해도 계속 보다 보면 언젠가는 익혀질 거라 생각이 들기도 해요. 아니다. 그냥 시골에 내려가서 사는 게 더 빠를지도요. 자연 속에서 사는 분들을 보면 참 많이도 부럽거든요. 나도 저렇게 살고 싶다는 욕구가 생겨요. 그런데 현실은 도시에서 살아야 한다는... 이유는 직장 때문이라는 핑계...

 

   한 번 마음에 핀 꽃은 온 봄 동안, 그리고 계절이 바뀌어도 지지 않는다. 그렇다. 꽃은 마음에 피는 것이고 예술은 영혼에 피는 것이다. 이 봄, 아지랑이 봄 길로 달려 나가자. 훈훈한 봄바람 맞으며, 그래서 내가 봄을 껴안고 봄이 나를 껴안게 하자. 아! 너희들, 내 마음의 꽃들이여...... (17쪽)

 

 


 

 

   각박하게 살던 어느날 평소와 똑같은 봄이 왔어요. 세상을 다르게 보던 저는 평생 보이지 않던 꽃이 보였어요. 신기했어요. 저 꽃들은 어떻게 봄이 온 걸 알았을까. 저 풀들은 어떻게 봄이 온 걸 알았을까. 저는 환하게 핀 꽃과 파랗게 나오는 새 잎들을 보며 생각에 잠기곤 했어요. 어느 겨울보다도 더 추운 겨울이었기에, 이 세상에 태어나 가장 추운 겨울을 보냈기에 봄이 더 반가웠는지도요. 저는 그 후로 꽃이며 풀을 좋아하게 되었어요.

   아침고요 산책길이 집 가까운 곳에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요? 아침고요 수목원만큼은 안 돼도 집 근처에 공원이 있어요. 걸어서도 갈 정도의 거리에 하나, 전철로 한 역 거리에 하나. 하지만 저는 자주 가질 못해요. 평일엔 퇴근하면 밤 10시거든요. 그런데 왜 휴일에도 찾지 않았을까요. 책에 미쳐서 책 보느라 그랬다면 핑계겠지요? 카메라 들고 꽃이며 하늘이며 찍어대던 저는 사라지고 아기 얼굴만 쳐다보고 있어요. 뭐 그렇다고 24시간 쳐다보는 것도 아니지만.

   결국 마음먹기에 달린 게 아닐까 생각이 들었어요. 마음만 있다면 2시간 거리도 2분으로 느껴질 테니까요. 멀어서 못 간다는 말은 그저 핑계일 수도 있어요. 마음만 간절하다면 어디든 못 갈까요. 더 미루지 말고 아기와 함께 아침고요 수목원에 가봐야 겠어요. 아직 아기가 신생아니까 조금만 더 크면 같이 다니려고요. 좋은 것 예쁜 것 많이 보여주려고요.

 

 


 

 

   봄의 첫 소식은 역시 산수유와 생강나무인가봐요. 예전에 본 책에서도 첫 꼭지가 산수유와 생강나무였거든요. 노란 꽃잎이 제가 좋아하는 색이어서인지 기억에 깊에 남아 생각났어요. 아는 꽃이 나오니 반갑더라고요. 꽃 이름 몇 개 아는 데 그 중에 하나 나왔으니 당연히 반가울 수밖에요. 생강나무와 산수유 구분방법을 읽어놓고도 잊어버렸는데 이번에 다시 보며 다시 생각났어요.

 

   개똥벌레 하늘 나는 여름밤, 우리들은 고향 집 장독대에 옹기종기 모여 앉아 봉숭아꽃으로 손톱을 물들였다. 빨간 꽃잎에다 진초록 이파리를 적당히 섞고 백반가루 솔솔 뿌려 곱게 빻은 뒤 손톱 이에 올린 그 꽃잎이 행여 달아날세라 피자마 잎을 따서 흰 실로 꽁꽁 동여매던 손가락에는 이제 어찌할 도리 없는 세월의 더께가 내려앉았다. (105쪽)

 

 


 

 

   '여름'하면 생각나는 것 중에 하나가 바로 봉숭아물이지요. 여자아이라면 누구나 한 번은 해봤을 봉숭아물이 생각나요. 제 여동생도 예쁘게 손톱에다가 봉숭아물을 들였거든요. 저는 남자면서도 하고 싶어서 새끼손톱에 했던 기억이 나요. 색깔이 이뻐서 두고두고 보다가 개학해서 학교 갔더니 친구들이 놀리던 기억도 떠오르네요. 요즘 아이들도 봉숭아물을 많이 하나요? 나중에 아이가 크면 손톱에다가 '엄마 아빠도 이렇게 했단다'라고 말하며 해주고 싶어요. 중간중가 나오는 시는 사진을 즐기기에 딱 좋았어요.

 

   이 책에는 봄과 여름 외에도 가을과 겨울 이야기도 들어 있어요. 수목원 위치가 경기도 가평이니 아주 먼 것도 아니에요. 책에서 사진으로만 본 꽃들과 풀들을 보러 가보고 싶어요. 온갖 꽃들이 화려하게 피는 봄, 누가누가 더 많이 자라나 시합하는 여름, 알록달록 물들이는 가을, 온 세상을 하얗게 하는 겨울을 아침고요 수목원에서 즐겨보고 싶어요. 그 전까지는 일단 책으로나마 만족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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