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소설을 두고 블라인드 테스트를 한다면? 원작자 스티그 라르손이 쓴 거라고 내붙일 경우 독자들이 어떤 평가를 할지 궁금하다. 후계자가 활자로 살려 낸 시리즈가 세상을 떠난 원작자의 결과물 보다 나은지 못한지 잘 모르겠다.
다만 이번 편에서는 미카엘 블롬크비스트가 무력하게 느껴졌고 리스베트 살란데르는 너무 쉽게 난관을 헤쳐나가서 허망했다. 미카엘이 별로 하는 것도 없이 돌싱과 유부녀랑 쑥덕거린 것만 기억 나고, 리스베트는 그냥 천하무적이다. 게다가 조력자인 플레이그와 해커들은 데우스 엑스 마키나...
다양한 스토리라인으로 이슬람 근본주의, 인종문제, 과학과 인권, 자본주의 주식시장 버블, 가짜뉴스 같은 사회문제를 건드린 건 나쁘지 않았다. 본디 시리즈 원작자 스티그 라르손이 추구한 방향이기도 했으니... 그런데 이번에 그 이슈들 다룬 방식을 굳이 까자면, 곁가지로 너무 여럿을 언급해서 산만하고 초점이 흐려졌다고 평가할 수 있다.
밀레니엄 시리즈에 애정이 있기에 마지막 편인 다음 6권까지 다 읽을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