같은 날, 같은 시 공원에서 만난 아이 둘과 어른 둘의 시선.

뻔하지 않은 이야기를 하고 뻔하지 않은 그림을 선보이는 앤서니 브라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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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질적 풍요만 추구하면 자멸, 더 나은 사회제도로 교체해야 필생


“…한국 역시 과거보다 훨씬 더 부유해졌고 더 풍요로워졌다. 그러나 오늘날 자본주의 세계에서 살아가는 인류는 오히려 과거보다 훨씬 더 심각해진 정신질환이나 사회악으로 몸살을 앓게 되었다. …왜 물질적 풍요는 인류에게 행복이 아닌 불행을 강요한 것일까? 이 질문에 대한 답으로 많은 지식인이 불평등을 제시했다. …

…오늘날의 자본주의 세계는 사회적으로는 더 많은 경제성장을 향해, 개인적으로는 더 많은 돈을 향한 전력 질주를 멈추지 못하고 있다. 한마디로 풍요에 중독되어 벗어나지 못하는 것이다. …인류는 불안을 방어하기 위해, 불안으로부터 도망치기 위해 돈과 물질적 풍요에 의존하게 되었고, 결국 풍요중독자가 되었다.

인류가 풍요중독에서 속히 빠져나오지 못하면 멸망을 피할 수 없을지도 모른다. 이미 오래전부터 많은 이들은 인류가 지금과 같은 삶의 방식을 바꾸지 않는다면 22세기를 맞이할 수 없을 것이라 경고해왔다. 세계를 강타한 코로나19 사태와 기후 변화는 이런 경고가 단순한 기우가 아님을 뚜렷이 보여주고 있다. 인류가 풍요중독에서 하루빨리 벗어나지 못한다면 환경파괴는 절대로 막을 수 없을 것이고, 22세기는 오지 않을 것이다.”


새해 들어 ‘쎄게’ 주장하는 책을 만났다. 경제성장에도 불구하고 삶의 질이나 행복수준은 오히려 떨어진 한국을 꼬집는 의견은 언론이나 서적에서 쉽게 찾아볼 수 있다. 하지만 이 책의 지은이인 심리학자 김태형처럼 “인류는 자본주의를 넘어서야 한다”며 “한국인들, 나아가 인류는 사회주의 혹은 사회주의에 근접한 제도로의 교체를 진지하게 고려해야 한다”고 과감히 말하는 사람은 최근 보기 드물다. 진심은 그러하다 해도 사회주의라는 말에 대한 반감과 과거 이 용어를 오염시킨 세력에 대한 불쾌한 기억 때문에 변죽을 울리다가 대충 얼버무릴 수밖에 없는 게 한국 사회의 분위기다.

지은이는 극단적 불평등을 해소하고 불안을 줄이는 작업부터 시작해서 사회제도를 교체해나가야 한다고 주장한다. 이에 앞서, 한국 사회가 시급히 해결해야 할 과제, 힘을 집중해야 할 과제로

1. 불안 해소(무상교육과 무상의료, 임대주택제도 등을 통해 생존 불안 해소, 경제적 격차를 줄이고 평등 수준을 높여 존중 불안 해소),

2. 기본소득제(연대의식과 공동체의식 함양),

3. 조직민주주의(직장이나 민생 현장에서 민주주의를 제도화하고 실현),

4. 평화 체제로의 전환(분단체제 극복)

을 든다.

장곡동이라는 동네에 머물며 지은이가 부르짖는 체제와 제도 변화를 생각해본다. 무언가 거창한 그림만 어렴풋이 보이고 당장 해야 할 과제가 손에 잡히진 않는다. 하지만 장곡동 또한 풍요중독 프레임에서 벗어나지 못한, 한국 사회의 한 부분이다. 큰 그림이 변하면 장곡동도 변할 수밖에 없고, 장곡동이 달라지면 큰 그림도 다르게 그려질 것이다. 동네에서부터 풍요중독사회의 대안을 만들어가야 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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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두리가 뽑은 2020년 올해의 책>

해마다 하는 작업이다. 2020년 한 해 동안 내가 만난 책 가운데 골랐다. 언제나 그랬듯 내 맘대로 정한 기준에 따라 뽑은 것이다. 출간연도가 2020년이 아니어도 상관없다.

1. 아파트 민주주의 (남기업, 이상북스)

가까운 곳에서 일어나는 일에 관심 갖고 참여하기. 아파트가 바뀌면 대한민국이 바로 설 것이다. 이 책 독후감을 장곡타임즈에 실었다. 그리고 그 소식을 페이스북 통해서 저자에게 알리기도 했다.

2. 시흥, 그 깨끗한 희망 (주영경, 열린출판사)

장곡타임즈 편집장님이 시흥신문 대표이사, 발행인 시절 쓴 칼럼을 묶은 책. 시중에서 구매하긴 어렵다. 나는 편집장님한테서 직접 얻었다. 주로 2011년에 쓴 글들이 모여있다.

장곡타임즈에서 찾아 읽기 시작한 편집장님의 칼럼은 맛깔났다. 언제부터인가 주요 일간지에 실리는 하나마나 한 소리들을 멀리하다 보니 이제 내가 챙겨 읽는 필자는 꼽아봤자 서넛이 안된다. 요즘 편집장님이 선보이는 글을 택배 기다리듯 기다렸다가 꼬박꼬박 읽고 있다.

책에서는 시사성 있는 글들도 좋았지만 서해 승봉도 기행문이 기억에 남았다. 글을 읽고 나서 나도 그 섬에 가고 싶어졌다.

* 올해의 책 역대 선정작
2013년
1. 어떻게 살 것인가 (유시민, 아포리아)
2. 금각사 (미시마 유키오, 웅진지식하우스)
3. 유혹하는 글쓰기 (스티븐 킹, 김영사)

2014년
1. 총, 균, 쇠 (재레드 다이아몬드, 문학사상사)
2. 대통령의 글쓰기 (강원국, 메디치)
3. 차라투스트라는 이렇게 말했다 (니체, 민음사)

2015년
1. 모멸감 (김찬호, 문학과지성사)
2. Charlotte‘s Web (E.B. White, HarperCollins)
3. 유시민의 글쓰기특강 (유시민, 생각의길)
4. 소수의견 (손아람, 들녘 ) / 디마이너스(손아람, 자음과모음)
5. 언어의 무지개 (고종석, 알마)

2016년
1. 장성택의 길
2. 어느 아나키스트의 고백
3. 오래된 연장통
4. 포르노 보는 남자, 로맨스 읽는 여자

2017년
1. 설국 (가와바타 야스나리, 민음사)
2. 사형수 오휘웅 이야기 (조갑제, 조갑제닷컴)

2018년
1. 소년 (다니자키 준이치로, 민음사)
2. 아홉번째 파도 (최은미, 문학동네)
3. 사진과 그림으로 보는 북한 현대사>
(역사문제연구소 기획, 웅진지식하우스)
4. 얼굴 (연상호, 세미콜론)

2019년
1. 오픈북 / 불가촉천민 (이두리, 라루책방)
2. 연필로 쓰기 (김훈, 문학동네)
3. 이방인 (카뮈, 민음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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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해 잘 살아남았다.

내가 올해 안에 죽었더라면 시인 랭보와 같은 나이에 삶을 마감하는 것이었을 텐데...

코로나19 때문에 모두가 ‘지옥에서 보낸 한철‘이 어서 빨리 옛시절이 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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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랜만에 읽은 북한 문제 책. 회고록으론 10여년 전 접한 황장엽 이후 두번째인 것 같다.

정세현 장관이 방송 시사교양 프로그램에 출연해 들려준 경험담과 견해가 귀에 잘 들어왔었다. 지긋한 현인 앞에 앉아 지혜를 전수 받는 기분이었는데 이 책으로 그 느낌을 다시 얻을 수 있었다.

가깝고도 먼 자들과 협상하는 건 왜 이리 어려운지. 지금 남북관계가 신통치 않은데 언제쯤 다시 좋아질까. 코로나19가 풀려야 뭐라도 서로 해볼 수 있을 것이다. 어서 개성공단부터 재개하길 바란다. 평화와 번영!

˝300달러를 요구했다가 57.50달러로 내려간 것은 얘깃거리가 될 만하죠. 경수로 건설 공사장인 금호지구에서의 실패의 추억을 되새겨주고 중국 및 베트남에 다녀오라고 했더니 한달 후에 자진해서 57.50달러에서 시작하자고 하더라고요. 이 얘기를 왜 하느냐면 북한 사람들도 말이 되는 얘기를 하면 설득된다는 거예요. ‘북한과는 협상이 안 된다‘라고 하는 사람들도 있지만 적어도 경제 문제와 관련해서는 말이 통하더라고요. 이게 노무현 정부 들어서 있었던 내용이에요.˝

˝김일성 주석 10주기 조문 문제와 탈북자 입국 문제를 잘못 처리하는 바람에 제 후임이었던 정동영 장관은 멋도 모르고 8개월 동안 아무 일도 못했어요. 남북관계를 다루는 데 있어서는 북쪽의 체면을 항상 생각해줘야 해요. 그러지 않고 ‘국제 관례‘대로 해버리면 안돼요.˝

˝통일 문제가 민족 내부의 구심력을 먼저 키우고 구심력이 외부 열감에 의한 원심력보다 더 커질 때 통일의 가능성이 높아진다는 데 대한 인식이 있어야 해요. 그 인식이 전혀 없으면 주변 국가들 또는 국제사회에 대고 우리나라 통일을 시켜달라는 얘기를 하게 됩니다. 일례로 통일 관련 강의를 하고 나면 질문 중에 이런 게 꼭 나와요. ˝주변 강대국들이 우리를 통일시켜줄까요?˝ 우리가 스스로 통일을 위해서 남북 화해협력을 활성화하고 교류를 심화해서 서로 의존성이 커지게 하고, 그러다 보면 도리 없이 살림을 하나로 합칠 수밖에 없게 되는 게 통일이거든요. 그런 건 생각하지 않고 주변 국가들이 통일을 허락하지 않으면 우리는 못한다는 일종의 민족패배주의, 즉 강대국 결정론에 빠진 사람이 많아요.˝

˝군사적으로 남북이 충돌할 가능성을 줄이는 확실한 방법은 경제적 상호의존성을 키우는 겁니다. 경제적 상호의존성을 키우면 군사력을 쓸 수 없게 돼요. 군사력을 쓰면 당장에 북한 입장에서 볼 때는 손해가 막심한 일인 거예요. 도움을 받고 있는 시스템 자체를 깨는 거니까요. 우리도 일단 서로 군사력을 후방으로 물리게 되면 미국이 아무리 사주를 해도 군사력을 쓸 수가 없죠. 우리의 기회비용이 커지기 때문이에요. 그렇기 때문에 경제적인 의존관계를 키워야 해요. 이처럼 상호의존성을 키우는 것으로 시작해서 연합의 형태로까지 발전시킨 유럽연합의 선례를 벤치마킹해야 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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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이달 2022-04-23 17:31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고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