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흙내음이 나고 바스락거리는 시>

- 시집 ‘새들은 날기 위해 울음마저 버린다‘(김용만, 삶창시선)를 읽고

언제부턴가 한국 현대시를 읽지 않았다. 알아들을 수 없고 마음이 움직이지 않았기 때문이다. 암호문 같은 시구를 외면했다. 공부가 부족한 탓일까. 케이팝 아이돌의 음악과 세계관에 입덕하려 해도 사전지식을 습득해야 즐길 수 있는 시대다. 수 천 년을 이어온 시라는 장르를 너무 쉽게 보고 날로 먹으려든 것이었을까.

오랜만에 ‘알아먹을 수 있는‘ 시집을 만났다. 김용만 시인의 작품은 관념에 젖어있지 않았다. 그의 시에서는 흙내음이 났다. 바스락거리는 소리가 났다.

아름다운 것들은
땅에 있다

시인들이여

호박순 하나
걸 수 없는

허공을 파지 말라

땅을 파라
(‘시인‘)

임실에서 태어나 완주에서 산다는 시인은 소소하게 농사를 짓고 시도 짓는다. 시에 그의 생활이 묻어 있다. 돌담, 지게, 산중 풍경, 서리, 호미... 그의 곁에 있는 사물과 경치가 그대로 시가 되었다.

산동네 꽃들은
골목에서 크고
부잣집 꽃들은
창살 안에 큰다

산동네 꽃들은
동네 사람 다 보고
부잣집 꽃들은
저그덜만 본다
(‘꽃‘)

골목에서 크고 자라 나 같은 동네 사람도 읽을 수 있는 그런 시집을 오랜만에 만났다. 덕분에 이 가을 감히 나도 시 한 줄 써볼 생각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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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번째 챕터 ‘90년대생은 누구인가‘는 흥미롭게 읽었다. 지은이 자신이 94년생이라는 점에 기대어 자기 세대의 흐름을 알려주었기에 신뢰가 갔다.

나머지 챕터들은 기대에 비해 실망이었다. 거칠게 평가하자면, 자의적이고 근거가 부족하다.

‘민족주의와 다문화에 관하여‘는 본인이 경험한 사례, 지인의 세부 인터뷰를 이용해 중소 지방을 중심으로 한국인 곁에 다가온 다문화를 풍부하고 생동감 있게 보여주었다. ‘재미‘가 있긴 했으나 썰 잘 푸는 친구가 술자리에서 들려주는 이야기라고 폄하할 수 있을만큼 단편적 르포에 가까웠다. 뒤에 배치된 챕터로 갈 수록 실망은 커졌다.

감사의 말에 언급된 특정챕터 ‘Thanks to‘를 확인했을 때는 고개를 갸웃 했다. 나열된 인사들을 보았을 때 해당 챕터에 특정 시각이 강하게 배어 있다는 의심을 지울 수 없었다. 신뢰감이 살짝 떨어졌다.

젊고 신선한 논객이 나타났다는 점에 박수를 치고 싶긴 하다. 지은이가 시사와 국내외 정세, 대중문화 분야에 대한 다음 책을 멋지게 내주길 기대한다.

다만 칭찬도 온당하고 공정하게 해야지, 그저 20대라고 썰 잘 푼다고 잘 깐다고 추천하며 우쭈쭈 하는 태도는 성숙하지 못하다. 지식인이고 싶어하는 아재, 아짐들이 보다 책임감 있게 발언하길 바란다. (그런 분들의 평을 읽고 이 책을 펼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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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책으로> (매리언 울프, 어크로스)

지은이는 인쇄 매체 기반과 디지털 매체 기반 둘다를 아우를 수 있는 ‘양손잡이 읽기 능력‘을 갖출 것을 제안한다. 어찌보면 절충안 같지만 실은 인쇄 매체 기반의 깊이읽기를 수호하고 적극 권장하겠다는 주장이다.

지금은 인쇄물보다 스크린을 통해 무언가를 읽는 비중이 커진 시대다. 다들 인터넷과 스마트폰 등장 이전보다는 많은 시간을 디지털 기반 읽기에 쏟고 있다. 원하든 원치 않든 피할 수 없는 현실이다. 디지털 매체 기반의 읽기는 대량 정보를 빠르게 처리하려 할 때 쓰인다. 이 과정에서 동원되는 훑어보기, 건너뛰기, 대충 읽기는 이해, 인지, 기억에 부정적 영향을 끼치기도 한다. 이런 방식의 읽기가 지속, 고착되면 인쇄 매체 기반의 읽기를 통한 깊은 사고력은 얻을 수 없다.

디지털 기반 읽기야 억지로 시키지 않아도 다들 하고 있을 테다. 양손잡이 읽기 뇌를 갖추자는 말은 디지털 기반 읽기만 하지 말고 인쇄 매체 기반 읽기에도 신경 쓰자는 주장과 다르지 않다. 이 책은 디지털 시대를 사는 종이책주의자에게 필요한 경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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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들들이 이거 읽고 나서 계속 질문한다.
˝00이란 뭘까요?˝
묻고 난 뒤 스스로 그럴싸한 답을 내놓기도 한다.
요시타케 신스케를 다 읽고 나면 위기철의 반갑다 논리야 시리즈로 넘어가도 될 것 같다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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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미술을 좋아한다는 방탄소년단 멤버 RM에게 추천하고 싶은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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