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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물들의 머릿속 ㅣ 알맹이 그림책 63
플뢰르 도제 지음, 잔 드탈랑트 그림, 윤예니 옮김 / 바람의아이들 / 2023년 5월
평점 :
동물행동학자는 동물이 무엇을 하는지 관찰하고, 어떻게 그리고 왜 그렇게 하는지 궁금해해요.
-<동물들의 머릿속> 들어가는 말 중에서
동물이지만 동물 같지 않다?
아니다. 인간도 동물 중의 하나, 지구 상의
생물 중 하나. 인간만이 하는 행동이 아닌,
동물들도 하는 행동.
살아가기 위해 필요해 발전시킨 그들만의
지능, 감각, 기술 등. 행동 속에 담긴 느끼고,
생각하고, 움직이며 살아가는 지구상의 동물들을
동물행동학자의 눈을 통해 익숙함을 벗어버리고
낯설게 바라본 책이었다.
자꾸만
동물과 인간의 비교를 통해
인간을, 인간의 행동을 생각하게 된다.
더 높이, 더 멀리, 더 가볍게
날고 팠던 인간은 새의 두 날개를 관찰해,
인간의 날개, 비행기를 만든다.
동물에게서의 배움은,
비상이라는 현상을 나았고,
배움은 대대로 이어지며 거듭하는 과정에서
지구촌과 지구마을이라는 문화로, 문명의 발전이라는 더 나은 단계로 진화해 나간다.
인간의 연장.
인간의 머릿속 역시 동물들의 머릿속 처럼
처음 누군가의 좋은 행동이 학습을 통해, 전수를
통해 이어지고 발전되어 갔다. 그러나 지금은 어떤가?
동물들이 어떤 환경에, 어떤 대상에, 어떤 상황에
직접 부딪히며 자기다운 삶, 옳은 삶을 만들어가는 것에 비해,
인간인 우리들은 우리가 만들어놓은 문명에 의존해,
더 이상 온 몸으로 부딪히며 부서지는 과정 속 깨우침을 잊고 산다. 마치 온 몸을 제외한 손가락 끝만 남아있는 생물인양. 나답게, 더 나은 삶으로 살고자 하는 의지도 문명이라는 도구에게 맡기고 있는 것은 아닌지 말이다.
손가락 이 외에는 부딪힐 여지를 두지 않고,
기계가 제공하는 간접 기회, 보고픈 것만 보고자 하는 알고리즘 속에 갇혀 함께가 아닌 홀로 생존을 위한 일차적인 감각, 공포와 혐오의 감정, 그로인한 방어적 행동만을 대물림하는 건 아닌가 하는 생각을 한다.
잠시
주변의 화단, 숲, 산으로 걸어가
사실은 존재했고, 계속 존재하는
동물들을 가만히 바라보는 시간을 가져야겠다.
아름다운 그들에게 질문하고, 답을 구하는 시간을.
누가 더 나은가 비교가 아닌
더 나은 삶을 위한 같고 다름 속 나은 동행으로,
같이 잘 살고픈 방법을 구하는 시간으로.
모두에게 흐르는 시간, 각자가 해야하는 루틴 속에서
동물들이 하는 행동을 바라보며, 나는 온 몸으로 무엇을 하고 있는가? 과연 옳고, 나눌 수 있고, 함께 할 수 있는 일은 무엇인지 동물들을 통해 나를 생각해 보는 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