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인사 마음그림책 14
클레르 르부르 지음, 미카엘 주르당 그림, 신정숙 옮김 / 옐로스톤 / 2023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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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벽 여섯시
겨울의 새벽 여섯시는 아직 캄캄한 하늘
봄의 새벽 여섯시는 달과 해가 시소타는 하늘
여름의 새벽 여섯시는 해의 빗금이 어디를 향하는지 알것만 같은 하늘
가을의 새벽 여섯시는 낙엽같이 음악과도 같다는 환타처럼 오렌지빛 하늘

4년 째 우리집 사람들 중 가장 먼저 일어나
창문을 열고, 마주하는 풍경에 첫인사하는 나
그런 마음을 잘 알고 있다는 듯,
나와 먼 그러나 늘 가까이 하고픈 어느 바닷마을이
첫인사를 보냅니다.

새벽 무언가 들이는 시간
배를, 썰물을, 자전거 탄 사람을,
들이며 세상 모든 잠자는 이들을
현실 속으로 들입니다. 깨웁니다.

자전거 탄 사람은
또다른 깨어있는 아저씨와 인사를,
집 안의 강아지와 인사를,
그리고 기다리는 아이와 인사 나눕니다.

새로울 매일,
누구보다도 먼저 "첫인사"를 말이지요.

그림책을 읽고나서
눈뜨고 처음,
산책나와 처음,
누군가 만나고 처음, 무엇이든 처음일
대상과 첫인사를 나눕니다. 기분이 상쾌해지는
서로가 서로를 들이는 첫인사를요.

P.S
지저귀는 새의 방향으로 핸드폰을 향했습니다.
녹음버튼을 누르고, 아름다운 소리를 녹음했습니다.
핸드폰엔 신기한 기능들이 참 많지요. 문자로
변형시켜주는 버튼을 찾아 눌렀습니다.
새가 제게 건넨 첫인사는 "거기 누구에요? 이름이
뭐에요? "였다는. 새와 나눈 첫인사, 그림책 덕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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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 흡혈귀전 : 흡혈귀 원정대 조선 흡혈귀전 3
설흔 지음, 고상미 그림 / 위즈덤하우스 / 2023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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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흡혈귀전 3 : 흡혈귀원정대

엄마의한줄평 :
가족회의에선 존댓말을 사용합시다!!
아이의한줄평 :
혼자 아닌 함께... 여인이 성장했네!!

드디어 조선흡혈귀전 3권 발매.
자매처럼 함께 살고 있는 숙희와 여인의
행복한 나날에 어떤 위기가 찾아온다.

박쥐떼의 역습, 얼어붙게 만드는 퉁의 등장, 그리고 뛰어난 흡혈귀감별사 임에도 위협을 감지못했던 주인공 여인의 위기까지. 아이와 따로 또 함께
읽어나갔다.

엄마의 눈 :
새로운 어른들도 등장한다.
여진족 퉁, 성상문.
아이와 어른이 한 자리에서 대화나누는 자세와 방식이 눈이 띄었다. 원활한 진행과 존중의 매개로서의 존댓말을 사용한다는 점. 잘못을 인정하고 바로 사과하는 점. 나이, 신분에 따라서가 아닌 어떠한 사안을 잘 알고,파악한 사람에게 귀 기울이는 태도 등. 미로같은 집현전 아래 감춰진 흡혈귀연구소라는 공간 설정도 재미있었다.
무엇보다 누가 알아줘서가 아닌 좋아서 하는 일, 기꺼이 하는 일을 하는 마음이 드러나서 즐거웠다.
여담이지만,
퉁소장의 이름을 보며
'늑대와춤을'의 인디언식 이름이 생각난다. 뾰루퉁 해서 퉁, 퉁치고 가서 퉁 일까?

아이의 눈:
원래는 혼자서 일을 해결하는 아이, 여인이 이번에는 함께 일을 해결하는 모습에서 1.2권보다 성장한 것 같다.
흡혈귀 원정대의 앞으로의 일이 기대됩니다.(4권 바로 나오길)
퉁 소장이 흡혈귀원정대를 막으러 온 스파이 같은 나의 감. 틀릴지 맞을지......세종대왕이 여인에게 해준 따스한 말이 가장 인상 깊었다. 감동.

"여인아, 내가 밤낮으로 쉬지 않고 나랏 일을 하면서 느낀 게 뭔지 아느냐?"
"저야 모르죠."
"열심히 하면 할수록 모르는 게 더 많아진다는 사실이다."
"네? 그게 정말인가요?"
"나는 이렇게 생각한다. 비유하자면 산에 오르는 것 같다고,"
"무슨 말슴이신지 잘 모르겠어요,"
"산 정상이 가까워질수록 점점 더 힘들어지는 법이다. 하지만 포기해서는 안돼. 많이 힘들다는 건 바꿔 말하면 정상이 바로 앞에 있다는 것이니까."
P9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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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밖의 어른 책 속의 아이 바깥바람 11
최윤정 지음 / 바람의아이들 / 2018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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삐삐롱스타킹은
내게 있어
내 인생의 해방자,
지각대장 존은
내게 있어
내 인생의 목격자 같은 존재의 책이다.

나는 그림책과 아동문학을 읽는 엄마다.
골라주는데 그치지 않는 읽어보는 엄마다.
아이와 함께 골라보는 엄마다.
아이와 함께 읽고, 의견을 나누어보는 엄마다.
아이가 그때문에 좋아 하기도 하고, 귀찮아 하기도 하는 엄마다. 아이 보다 더 좋아하는 엄마다.

아동문학과 그림책에 푹 빠진다.
나는 그 안의 사람,동물,사물, 배경, 아니면 신선 중 하나의 관점으로 이야기 사이에 들어간다.
내 어린 시절과 매칭하고
내 아이와 연결하고
나라는 어른과 책 속 어른에 빙의된다.

과거에서 현재를 거쳐 미래까지 타임리프를 한다.
느끼고 온다.
나의 어린이와 내 자녀는 다르다는 걸.
경험의 공유로 개인의 경험, 공동의 경험의 풍요를
이끌어 낸다. 인풋과 아웃풋의 독서를 통해.
독서에 연계되는 표현하는 행위를 통해서 말이다.

책 밖의 어른, 책 속의 아이의 저자 최윤정 작가님의 시작도 스스로 읽는 행위가 그 시작이었다고 한다.
책을 통해 한 때 아이였던 나를 만나고, 지금 내 앞에 서 있는 아이를 만난다고.
좋은 책은 반드시 아이들이 읽는다고.
그 좋은 책을 만나기 위해 부모가 먼저 읽어나가야 한다고.

책을 읽는 행위의 반복으로 많고 많은 책 중
좋은 그림책, 좋은 책이 무얼지 물음표, 느낌표,
마침표 를 해 보는 감각도 훈련도 익히는 작업을
느슨히 해선 안된다고 말한다.

그렇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아이에게 강요하지 말고 엄마들이 먼저 읽는다.
-> 세살 버릇 때문일까 20대 시절 직업 특수성으로 어린이 청소년문학을 좋아했고, 아이 낳고는 아이들을 더 이해하고 싶어 손 댔다가 내가 빠졌다. 참 좋은데 그래서 주변에 얘기해도 따라서 하지 않는 걸 보면 책이란 벽이 높은걸까 고개를 갸웃하기도 한다.

좋은 책은 아이들이 읽는다.
문제는 좋은 책을 가려내는 수고를 감당하는 일이다.
부모가 읽어라.
-> 모든 책을 다 읽을 수 없고, 내게 재미없는 책은 당연히 읽고픈 의욕이 안 생긴다. 그런 책은 살그머니 밀고, 읽고픈 책을 읽고 내가 재미있어야면 아이도 반응을 보인다. 그때 책상에 살짝 "재밌네"하고 내려놓는다.

다르게 느낄 모든 체험의 가능성을 열어놓는다.
어른들의과거는 아이들의 현재와 같지 않다.
시간의 이단 평항봉을 걸으며, 서로 그랬구나 그럴수도 있구나 인정하고 알아주는 것 뿐.

내가 어린이 문학, 그림책을 읽는 이유는
아이들의 마음 읽기, 아이의 현실 알기
+ 어른의 모습, 현실의 나, 되고싶은 나 발견하기
+ 가능성의 장을 살피고, 잊고 잃게 되는 삶의 보물들을 줍는 행위이기도 하다.

일상언어를 책 속 문자 텍스트와 그림 텍스트 속에
작가가 스며 놓은 의미들과 결부시켜
읽어내고, 나의 일상으로 끌어와 나의 이야기를 만들어내도록 하기 위해서. 우리 모두가 각자의 이야기를 펼쳐나가는 인생이라는 책 속 주인공이니까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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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 혼자 갈래 알맹이 그림책 64
아나이스 보즐라드 지음, 최윤정 옮김 / 바람의아이들 / 2023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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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혼자갈래

나는 그림책을 펼치고 흐뭇했다.
이것은 여행의 이야기, 현재를 살며 미래로 나아가는 나의 이야기처럼 와 닿았다. 기대와는 다른 기분, 몸과 함께 무거워지는 마음, 드러누워 이불킥하지만
그렇다고 뒤돌아갈 생각은 없고, 언제 그랬냐는듯 이세상 전부인듯한 사람들과 한바탕웃지만, 잠시후 혼자 견뎌내는 밤이 되었던 일들이 떠올랐다.
당장 다시 책을 펼쳤고, 로랑이 나인냥 내가 로랑인냥 낭독을 해, 나의 여행 친구들에게 공유했다.
"이거 사는 이야기구만."
"삶은 여행이지."
"떠나왔지만 또 떠나고 싶네."
친구들은 즉시 답을 주었다. 299명의 친구들만큼이나 왁자지컬 으샤으샤 밤의 이야기를 펼쳤던 스무살의 그 때로 타임워프했다. 그리고 로랑의 엄마보다 더 큰 걱정을 가졌던 나의 엄마와 만났다.
이제 엄마는 내게 로랑의 엄마처럼 말한다.
당시의 엄마는 묻고팠으나 혹여 내가 돌아오지 않을까 꺼내지 못했던 말을 말이다.
"여행은 즐겁니? 너답게 즐기려무나."

나는 주변을 둘러본다.
로랑의 엄마가 되어, 나의 로랑들을 바라본다.
자아를 갖은 아이는 자기 답게 행동한다.
어떠한 행동은 내게 반하는거 같고, 어떠한 행동은 내가 반할 것 같다. 그렇게 둥글게둥글게 반복되는 나선을 여행하는 아이와 나. 로랑의 엄마처럼 나의 엄마처럼 엄마인 나도 마중 아닌 잠시 들러 아이의 안부를 묻고, 각자의 길을 갈 수 있었으면 한다.

사춘기 아이는 책을 읽고는
자기는 아직 집근처를 배회하는 로랑이라고 한다.
그림책은 아기 로랑이 청소년으로, 성인으로
성장하는 이야기 같다며. 엄마는 로랑을 대견하게
여길 거라 말한다. 우리도 그렇게 될거라며.
P.S
아이가 꼽은 명장면은 로랑 옆에 또 한마리의 토끼가 나타나 슬적 앉는 장면이란다. 사랑에 눈 뜬 사춘기소녀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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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샤 창비청소년문학 117
표명희 지음 / 창비 / 2023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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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자체는 오히려 더 극적이지만 그 진실이 불편한 사람은 익숙한 이야기에 감정 이입하며 스스로 그걸 믿어버린다. 그러니 진실은 묻어 두는 게 나을지도 모른다.
나와 나의 페르소나가 각자의 꿈을 둘만의 비밀로 간직힌기로 약속했던 것처럼...... p168

해방의 순간이 노에에게 닥쳤을 때, 그 노예는 자유의 기쁨만을 느꼈을까. P170

착한 여자는 천국에 가지만 나쁜 여자는 어디든 갈 수 있대, 내 말에 버샤는 환호했다. 그럼, 우린 나쁜 여자가 되자! 좋아 난 때가 되면 뉴욕으로 갈거야. 유엔에선 이슬람 여성들의 자유와 해방을 위해 일할 거라고. 결혼 따윈 낙타 등에 실어 죽음의 사막으로나 보내 버려야지. 나의 당탄 계획에 버샤 역시 한껏 박수를 보냈다. 그러고보니, 아이샤는 자유의 여신상을 닮았어.p172

'한국판 터미널, 공항에 살아요.'

무슬림 여자, 버샤. 실어증 통역사 버샤.

진우의 질문에, 나 역시 진우처럼 생각했다.
그녀의 입에서 생필품이 나올거라는. 예상과는 달리
그녀는 답한다.

여기서 가장 그리운 것......
-흙냄새
-바닷바람
-비행기 이륙 소리

'외국어를 배운다는 건
보물섬을 찾아 나서기 위해 지도를 익히는 일'
하먼이 건네 준 한국어 교본을 보듯 중얼거렸던 버샤.

무슬림, 난민, 억압받는 여성,
다 떠나 침묵하며 버샤라는 한 사람의
현실과 희망 목록을 바라본다.
내 안의 견고했던 벽 너머를 느낀다.
버샤가 버샤 일 수 있는, 침묵의 시간을 간섭했다.
버샤와 아이샤,
서로의 페르소나가 되어 지켜주는 사이.
이제는 아이샤 안의 버사, 버사 안의 아이샤
한 사람 안의 두사람을 생각했다.

뉴스를 검색한다. 전쟁을 피해,
한국 도처에서 환영받지 못하고,
찾아 나서지 못하는 사람들을 생각해 본다.
나의 벽도 새삼 느껴본다. 불편하다.
그러나 불편해야 움직일 수 있다.

P.S
1.수아드 마씨를 알게 된 책
2.주책공사의 이성갑님이 얘기하신 소설을 읽어야 하는 이유
맞네요. 그 사람이 되어보는 시간. 버샤가 진우가 그리고
그 외의 사람들이 되어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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