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괴물들도 밤밤이가 무서워 - 2024 김포예술활동지원사업 선정작, 2024 한국어린이교육문화연구원 으뜸책 선정
이선영 지음 / 라플란타 / 2024년 10월
평점 :
분명 우린 함께 였는데,
밝은 하늘 아래 시끌벅쩍했는데,
누군가 찬물을 확 부은 듯
깜깜한 밤, 고요한 밤
아무도 없는 밤
나만 덩그러니 놓여있는 밤이 찾아왔다.
가족 모두 꿈나라로,
나만 꿈나라의 닫힌 문을 바라보며,
꿈벅꿈벅 눈 뜨고 있었다.
그러면 어김없이
분명 없었던 어떤 소리, 자국, 땅울림이
점점 크게 점점 가깝게 느껴졌다.
그림책 <괴물들도 밤밤이가 무서워>는
밤이 무서운 이들의 이야기가 나온다.
마치 술래가 오기 전, 꼭꼭 숨는 아이들처럼
그림책 속 화자는 말한다.
마치 노래 <태양을 피하는 법> 대신
꿈실꿈실, 둥실둥실 오는 밤밤이를 피하는 법을..
10부터 1까지 카운트다운하며
점점 다가오는 밤밤이, 쪼그라드는 아이들.
하지만 이 안에는 놀라운 반전과
밤밤이와 어린이 외의 다른 재미난 누군가들이
숨어 있다.
독자는 어린이 였다가, 밤밤이 였다가,
그림 속에서 툭툭 튀어나오는 누군가들이
되어본다. 우리말의 아름다운 의태어와 숫자도
재미있게 익히면서...
그렇게 이 밤의 끝을 잡고
돌고도는 이야기가 담겨 있다.
며칠 전 우리집 두찌가 얘기한 말이 떠오른다.
"조금 운이 없어도 괜찮아요. 그 뒤엔
행운이 바싹 쫒아오니까요. 우린 줄다리기
중이어요"
밤밤아, 괜찮아~
아이들아, 괜찮아~
괴물들아, 괜찮아~
조마조마한 마음이 두근두근한 마음으로
생각이 행동의 고동으로 바뀌는 작은 시간이니까.
밤밤이와 인사하고파도
시근시근(고르지 않고 가쁘게 자꾸 숨 쉬는 소리)
호흡하며 잠이 들고마는 나이가 된 나는
하루에도 몇번씩 괴물이 되고 마는
엄마인 나는
제대로 밤밤이와
숨바꼭질 하고 마는 그런 계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