갈레 씨, 홀로 죽다 매그레 시리즈 2
조르주 심농 지음, 임호경 옮김 / 열린책들 / 2011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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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린책들에서 야심만만하게 시작한 조르주 심농 시리즈가 흐지브지되어 버린 듯한데 그래도 이제껏 출간한 책들을 모아서 세트상품으로 만들어 이북으로 판매하기에 낼름 샀는데, 산지 꽤 됐는데 겨우 2권 읽었다. 


1903년 벨기에 태생의 심농은 16세때 생업으로 기자가 되고 이후 20여개의 필명으로 대중소설들을 써서 입지를 굳혀나간 후, 매그레가 주인공으로 등장하는 <불안의 집>을 조르주 심농으로 발표한 후, 매그레라는 인물에 대한 확신으로 본명을 사용하여 계속 매그레 시리즈를 발표해서 엄청난 성공을 거두었다고 한다. 열린책들의 매그레 시리즈는 1권부터 19권까지 총 19권이며, 1권은 수상한 라트비아인이고 이 책은 2권이다. 


1편 <수상한 라트비아인>을 그 전에 읽고 리뷰를 썼던 걸로 생각했는데 찾아보니 없다. 누가 가져갔나. 그래도 기억을 돌이켜보면, 1편을 처음 읽었을 때, 추리극의 긴장감보다는 사건의 범인을 파헤쳐가기 보다는 범인의 사연에 집중된 듯한 느낌을 받았던 걸로 기억한다. 또한 매그래라는 캐랙터 역시 우쭐대는 잘난척도 없고 우직하고 무겁다.  1편에서 약간 안면을 튼 사이라 2편에서는 더욱 편하게 매그레를 읽을 수 있었는데, 전에 열린책들 무슨 기념 기획 세트 낼 때 심농의 책을 한 권을 골라 끼워넣었는데, 그 때 1편이 아닌 이 책으로 정한 것을 보면, 재미상 이 책이 더 낫다고 생각하거나 더 대표성을 띈다고 여긴 듯하다.


내용은 1편보다는 긴장감도 있고 속도감도 있다. 1편에서는 수상한 라트비아인이 뭘 잘못했는지조차 잘 몰라서 조금 답답했던 걸로 기억하고,  여기선 일단 사람이 먼저 죽고 시작하니까, 그런 답답함은 없긴 한데, 그럼에도 뭔가 메그레만 눈치채고 있는데, 안갈켜줌 하는 부분이 있어 호기심 때문에 책을 놓기가 힘들다. 어떤 세일즈맨이 호텔에서 죽고, 메그레는 그 사실을 가족에게 알리러 가면서 시작하는데, 전편과는 달리 호텔 사람들이 메그레에게 호의적이다. 창문을 통해 누군가 그를 쏜 것은 확실한데, 범행 동기를 가진 사람들은 여럿 있지만 결정적 증거가 나타나지 않고 있다. 결국 범인을 찾아내고 나서야, 제목에서 풍기는 뭔가 고독한 느낌 "홀로 죽다"라는 말을 이해할 수 있게 된다. 


하는 일마다 뜻대로 되지 않고, 몸은 병들어 언제 죽을 지 모르는 한 샐러리맨. 예전에 IMF 시절에 정리 해고를 당하고도, 집에 말하지 못한 채 매일 길거리며 공원으로 출퇴근을 하던 구직자들의 풍경이 생각나기도 했다. 가족이란 기쁨도 슬픔도 함께 나누고 공유하기 위해서 있다는 믿음은 종겨적 상상에 불과할 지도 모르겠다. 서로 필요한 것을 채우기 위해 있으면서, 그 필요한 것을 채워주지 못할 때, 스스로의 위치를 존엄성을 훼손받지 않기 위해서라면 스스로를 파괴하는 편이 현명한 선택이라고 생각한다면, 그러한 가정을 꾸리고 지키는 이유는 무엇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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