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사는 세상에서 흔한 게 물이다. 뭘 막 쓰면 물쓰듯 쓴다고 말한다. 돈을 물쓰듯 쓴다. 전기를 물쓰듯 쓴다. 그런데 물이라는 게 H2O 분자가 지구 내에서 계속 순환하는데 부족해진다고 하는 건 왜일까. 흔하디 흔한 건 그냥 물, 지구 표면의 2/3를 덮고 있는(맞나) 바닷물을 포함해서 강과 호수 지하수 꾸정물까지 모두 포함해서 물이지만, 생존에 필요한 건 생존에 적합한 ˝깨끗한˝물이기 때문이다. 우리가 산업화되기 이전까지만 해도 깨끗한 물은 구하기 쉬웠다. 


옛날에는 시내물과 강물을 먹을 수 있었다. 농약이 없었고, 영양이 풍부한 분변물은 농사에 이용했으므로 물에서 똥냄새가 나지 않았다. 그렇지만 우리나라에서 예전에 자연적 물들을 맘껏 마실수 있었던 이유는 흐르기 때문이었다. 물 속에서 물고기가 방귀를 뀌고 똥을 눈다 해도, 거기에 섞여 있는 오염성분들은 산소와 반응해서 자연적으로 정화가 된다. 그것이 왜 현대에는 불가능할까. 인구가 많아졌기 때문이다. 인구가 많아 너무 많은 오물이 나오면서 그것과 섞이는 깨끗한 물의 양보다 오물수가 더 많아져 산소가 부족해지고 자정능력을 잃게 되는 것이다. 책의 내용을 정리한 보다 자세한 설명은 이렇다. 


화학반응에는 전자 수용체인 산화제가 필요하다. 산소가 전자를 흡수하여 물로 바뀌면서 산화제의 역할을 한다. 물에 녹는 염류중 가장 흔한 것이 황산염인데 하수에 산소가 없을 때는 황산염이 산화제가 되어 황화수소로 바뀐다. 이 황화수소가 하수 악취의 대표자다. 대장에도 산소가 없으므로 세균들은 대사과정에서 황산염을 황화수소로 바꾼다. 황화수소는 악취의 원인이다. 방귀 냄새의 주된 성분도 황화수소다. 수세식 화장실에서 나온 오수에서 산소가 모두 소진되면 황화수소가 많아진다. 따라서 적은 양의 하수가 산소가 풍부한 하천에 유입되었을 때는 자정작용을 통호 악취가 제거되지만 방류 지점이나 대도시의 처리되지 않은 대량의 하수는 산소 부족으로 황산염의 산화로 인해 악취가 심하게 된다. 


다시 물부족 문제로 돌아오면, 물의 양은 여전히 지구 대기권 내에서 똑같은데 더러운 물은 많고 깨끗한 물은 모자란다. 그러므로 우리가 물을 말할 때는 상수와 하수를 함께 생각해야 한다. 저자는 물의 필요와 처리를 고대 로마 시대 중력을 이용한 물 분배 시스템을 1.0으로 하고, 시대를 거쳐 세균을 이용한 정화 및 염소 처리 등의 혁신적 방법이 사용되는 시기를 나누어 2.0과 3.0 시대를 거쳐 물부족에 직면한 현재와 미래를 워터 4.0의 시대로 구분한다. 그리고 물의 정수 및 하수 처리의 공학적 / 제도적 역사를 탐구한다. 딱딱하다. 논문같다. 그러나 부족함 없이 상세하고, 성실하게 쓰여졌다. 버릴 구석이 조금도 없다. 그동안 물에 대해 궁금하던 부분이 말끔히 풀린 느낌이다. 


19세기를 지나며 인구가 급속히 늘어나자 유럽과 미국 등의 각 도시는 도시인에게 깨끗한 물을 공급하는데 많은 문제가 생겼다. 앞서 말했다시피 물은 중력에 의해 밑으로 스며 지하수가 되고, 강이 되고 바다가 되는데, 도시가 커지면서 인구집단이 사용하는 엄청난 양의 하수가 상수와 섞이는 문제가 생긴다. 정수와 하수는 함께 변화해간다.  도시가 강으로 쏟아내는 오수가 강물을 만나 한 도시를 지나 다른 도시로 흐르는 동안 정수가 되지만, 도시가 커지면 오수의 양이 너무 많아져 자연 정화능력을 상실한다. 물고기는 떼죽음을 당하고, 오수를 배출하는 강물 주변의 주민들은 악취를 견디지 못한다. 세균을 이용한 하수 처리 방법의 발견은 워터 2.0시대에 효율적인 방법으로 물을 정화하는 혁신적인 방법이었다.  



그것이 임호프Imhoff 탱크다. 하수의 악취와 고형 오물을 처리하기 위해 만든 장치로 분변물이 섞인 오수에 풍부한 영양분을 먹고 사는 혐기성 세균을 이용한다 (사진 110 삽입 예정, 지금 책 없음). 장치의 밑에 가라앉은 부유물에서 세균이 황산염을 모두 소비하고 나면 탄산가스를 취하는 세균이 많아지게 된다 이런 미생물은 유기물이 풍부한 고형물을 분해하면서 메탄울 발생시킨다. 임호프 탱크는 20세가 초에 20년동안 유럽과 북아프리카 전역에 건설되었다.


염소 딜레마

염소는 하천과 호수의 병원균과 정수 처리 이후 상수도 망을 통해 침입하는 세균으로부터 물을 보호한다. 그러나 발암성 부산물을 만들어낸다.


과학계 를 놀라게 한 것은 클로로포름이 당초 우려했던 산업 폐수가 아니라 부패하는 식물과 조류에서 나오는 물질과 염소의 화학 작용에 의해서 만들어지는 듯했다는 것이었다.136


음용수의 화학 물질에 대한 기준을 설정하는 문제는 미지의 영역에 속했기 때문에 아무도 신속한 결정을 내리지 못했다. 138


염소 소독 물을 마신 사람들이 방광암 및 직장암  발생률이 증가한 사례가 보고되었다. 20세기 이후 사용하게 된 수많은 화학물질들 사이에서 염소와 반응을 일으켜 발암성 물질을 생성하는 게 무엇인지를 찾는 일은 어려웠다. 그것을 발견하는 과학적 공학적 과정은 이랬다.  동물실험을 하는 경우 암이 발생할 때까지 기다리는 데 너무 많은 시간과 비용이 들어간다. 염소 처리된 상수에서 수많은 화학약품질들이 발견되기 때문에 무엇인지를 어떻게 찾겠는가. 이럴 때는 성실한 과학자보다는 기발한 아이디어를 가진 과학자가 필요하다. 생물학자 에임스는 세포의 돌연변이를 일으키는 화학물질이 암을 일으키는 유발할 가능성이 클 것으로 추론했다. 그가 이용한 것은 트립토판을 만드는 능력이 없는 변종 세균이었다. 변종 세균을 화학물질에 노출시키고 아미노산 생산 능력을 다시 찾는 세균이 발생하는 것을 찾아낸 것이다 . 트립토판만을 제외하고 다른 모든 영양소가 풍부한 환경에 이 트립토판무생성 세균 수십억 마리를 배양하면 돌연변이가 일어나는 화학물질을 찾을 수 있었다. 이 방법으로 발견된 염소 처리된 물에서 돌연변이가 일어난다는 것을 알아냈고, 독성이 높은 원인 화학물질들을 탐지하기 시작했는데 그 중  MX라고 명명된 매우 독성이 강한 화합물이 돌연변이 유발원의 큰 비중을 차지한다는 것을 알아낸다. 이후 세균번식 억제를 위한 법적 기준치의 염소 소독과 암발생 억제를 위한 염소부산물 최소화 요구를 맞추는 실용적 대안으로 오존처리 방법이 도입된다. 그러나 향후 오존 역시 천연수에 포함된 브롬화물이 산화할 때 생기는 브론산염이라는 발암물질을 생성한다는 사실을 발견한다. 


하수처리시스템

현재 하수 처리 시스템은 두 가지 종류가 있다. 하나는 통합하수시스템방식이고 또 하나는 위생하수도다.  통합처리하수시스템의 문제는 집중호우에 처리되지 않은 하수와 빗물이 섞여 오버플로우 하수관을 통해 배출되는 데 있다. 이 때 처리되지 않은 하수는 집중 후우와 함께 그대로 강과 호수로 흘러들어가서 상수에 유입될 수 있다. 위생 하수도는 가정과 산업체의 하수만을 하수처리정으로 이송하고 빗물운 개울과 하천으로 직접 배수한다. 미국은 위생 하수도로 점차 옮겨가고 있다. 그러나 위생 시스템 역시 환경적 문제를 안고 있다 . 포장 도로의 빗물이 파이프를 통해 하천으로 유입되면 빗물이 토양과   얕은  지하수층을 통과하는 긴 여정동안 식물에 흡수되거나 지하수를 보충할 기회를 잃고 개울로 흐르는 양이 2~5배 증가한다. 범람의 위험성이 증가하는 것이다. 그러면 또다시 홍수에 취약한 주민의 재산 보호를 위해 수로를 직선화하는데 그러면 또다시 유속이 빨라지고 하천의 퇴적물이 쓸려나가 어류의 먹이가 되는 바닥 곤충과 생물이 사라지고 조류까지 피해를 입게되는 연쇄적 파괴가 일어나게 되는 한편  치뫽으로 인한 환경적 재앙을 일으키게 되는 것이다. 이것이 워터 3.0인데, 워터 4.0의 대안으로 지붕에 식물을 심는 녹색 지붕, 빗물정원, 식생 수로,생물침윤시스템, 인공 침윤시스템 등을 설명하고 인구 밀도가 높은 도시에서는 콘크리트와 아스팔트를 다공성 재질이나 가운데 구멍이 있는 콘크리트 블록의 사용으루 제시한다


하수처리장의 미생물이 미량의 약품과 인공 화학 물질을 제거하는 능력은 세균이 다양한 화학 물질을 공격하는데 사용할 수 있는 여러가지 효소를 가지고 있다는 사실과 관련된다.210


주방세제나 세탁용 세제의 생분해성이라는 표시가 있으면 병 속의 화학물질은 미생물이 천연 유기물을 쉽게 부술 수 있는 결합이 있을 가능성이 크다 211


많은 인공합성물질이 천연 유기물과 같이 제거되기는 하지만 나머지는 그대로 하수처리장을 통과한다. 인공감미료는 사람의 소화기관의 있는 효소가 부수기 어려운 결합을 가지고 있다. 인공감미료 이외에도 x 선 촬영 조영제, 수수의 약품 등은 하수처리장을 통과하는 동안 거의 변화가 일어나지 않는다. 따라서 이것들은 정수를 거쳐도 상수에 남는다. 이런 것들이 건강에 미치는 영향과 이를 처리하기 위해 도입된 많은 방법들이 빽빽히 설명되고 있다. 


워터 4.0의 시대는, 환경적인 관점에서 물을 이용하는 방법들, 제도들을 들이다본다. 이미 물부족 사태는 미국의 서부와 남부 주들에게 심각한 문제로 대두되고 있고, 다른 지역의 물을 끌어다 쓰는 캘리포니아를 비롯한 여러 사막 주에서는 물을 물쓰듯 쓰지 않고 전기쓰듯 쓰는 방법에 익숙해져야 할 듯하다. 오수의 재사용과 바닷물을 이용하는 방법등 다양한 방법과 함께 이들 몇몇 대안들이 주민들의 저항에 부딪혀 실패한 사례와 성공한 사례들을 매우 상세하게 제시하고 있다. 수도 기반 시설의 노후에 따르는 교체비용의 부담 문제와 같이 정치적인 사안들도 다룬다. 


연방의 지원금은 사람들로 하여금 깨끗한 물을 얻기 위해서 지역사회가 경제적 부담을 줄 필요는 없다는 생각을 익숙해지도록 만들었다 224


현대적 월 시스템을 보유한 거의 모든 국가에서 상당한 수준을 수도요금 인상이 계속되고 있다 (호주에서는 지난 5년동안 해마다 거의 두 배로 수도요금인상 되었다)


통상적으로 정수장을 떠난 수돗물의 10~20%가 사용 되기 전에 누수로 없어진다 233


책이 좀 딱딱했지만 이제껏 물에 대해 궁금했던 거의 모든 것들이 많이 풀렸다. 생명은 순환한다는 단순한 진리가 물에서 더욱 명료하게 설명되었고, 특히나 바로 얼마전에 읽은 미생물의 중요성에 대해서도 다시 한 번 확인할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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