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적이지만 절대적인 뇌과학지식 50 - 100년 동안 인류가 뇌에 관해 밝혀온 모든 것
모헤브 코스탄디 지음, 박인용 옮김, 정용 감수 / 반니 / 2016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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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세 시대라고 불리는 오늘날, 늙어 죽기 직전까지 다른 그 무엇보다도 피하고 싶은 질병이 있다면 단연코 자신을 서서히 잃어가는 알츠하이머와 치매를 비롯하여 뇌졸증, 파킨슨 병 등의 신경 손상일 것이다. 한 개인을 전우주를 통해 철저하게 유일한 존재로 만들어주는 것이 바로 뇌이다. 다른 장기들은 대체가 가능해도 나지만, 기술이 가능하여 만일 뇌가 교체된다면, 더이상 나는 나일 수 없다. 우리는 뇌를 통해 생각하고, 움직인다. 뇌는 신체를 인식하고 자신을 의식하며 세상을 인지하고 성격을 만들고 무엇을 하고자 하는 의지를 갖는다. 뇌의 활동은 자아를 구성하는 모든 것이다.


생각하고 사고하고 말하고 계산하고 느끼고 하는 것은 모두 뇌의 작용이다. 아이들도 아는 이 간단한 사실, 논쟁의 여지가 없는 이 굳건한 사실을 부정하는 사람들이 가끔 있다. 영혼은 물질과 따로 있다는 류의 그런 주장은 아무리 영향력이 있는 사람이 한다고 하더라도 신뢰가 되지 않는다. 뇌에 대해 인간이 알고 있는 게 거의 없지만 뇌와 정신이 떨어져 있다는 주장에 대해서는 실오라기만큼도 재생가능한 근거가 없음을 알아야 한다 사고 과정은 뇌의 작용이다. 

뇌과학의 기본적인 내용을 50가지의 키워드 속에 응축한 뇌 사전이다. <뇌와 자아>, <사고 과정>, <역동적인 뇌>, <신경계의 구조와 기능>, <도그마를 벗어나>, <새로운 기술과 도전>의 6개 파트로 나뉘어 구성되어 있고, 앞의 <뇌와 자아>, <사고 과정>, <역동적인 뇌>은 포괄적으로 뇌의 역할과 인간의 사고 작용에 관한 주제들을 포함하고 있고 <신경계의 구조와 기능>은 기초적인 뇌구조와 생물학적 뇌 지식을 제공한다. <도그마를 벗어나>는 최근 뇌의 연구에서 밝혀진 성체 신경형성과 후성유전, 디폴트 모드, 뇌파 진동, 예측 오차 등을 다룬다. <새로운 기술과 도전>은 최근 뇌과학의 동향과 새로운 사용되고 있는 새로운 과학기술의 허와 실에 대해서 다룬다.

뇌과학이 일반인의 관심을 많이 끌면서 심리학과 행동과학과 관련된 도서에서도 뇌과학의 일부 사실들을 함께 다루고 있는데, 이 책은 이렇게 단편적으로 알고 있는 지식들이 하나의 책에 망라되어 있어서 통일된 통합적인 시각으로 전체를 바라볼 수 있는 계기가 된다. 특히 부풀려져 있는 특정 지식들에 대한 학계의 여러가지 반응들과 최근의 실험에서 나타난 사실들을 매우 객관적으로 다루고 있어서, 참고 서적으로서 유용하다.

사고과정은 뇌의 작용이다. 우리의 주변은 온갖 사건으로 가득차 있지만, 뇌의 활동중 매우 짧은 어떤 순간에는 하나의 일만을 처리하는 것으로 여겨지므로 주변에서 일어나는 모든 것에 주의를 기울인다면 쓸모없는 잡음만이 가득한 세계에서 혼동만이 존재할 것이다. 고릴라가 지나가는 동영상 실험에서도 알 수 있듯이 인간의 뇌는 필요한 것에만 집중함으로써 인간답게 생각하는 사고가 가능하다.

기억은 사고 과정 중 가장 중요한 기능이라고 할 수 있는데, 흔히 알고 있듯 1960년대에 제기된 단기기억과 장기기억이라는 두 단계의 작업모형은 아직까지도 유효하지만 현재의 발전된 모델이 설명하는 시각에 의하면 너무 단순하다. 기억은 종류에 따라 각기 다른 뇌 구조가 작동하며, 기억 형성과 회상에 관여하는 중요한 기관은 해마가 관여하고, 시간이 지날수록 기억을 떠올리는 데는 전두엽 피질의 관여도가 점점 높아진다. 기억의 종류는 서술기억, 일화기억, 절차기억, 의미기억, 공간기억으로 구분될 수 있으며 이렇게 구분된 기억의 활동은 뇌의 각기 다른 부분에서 이루어진다. 여기에는 시냅스 강화라는 활동이 관여하는데, 기억의 형성과정은 시냅스 강화 활동인 '기억 흔적'이 장기기억장소로 옮겨져 '응고' 과정을 거친 후, 이 기억흔적은 몇분에서 몇 시간 간격으로 재활성화되는 과정을 거친다. 장기기억저장소에서 불러내 강화하는 과정은 '재응고' 과정인데, 불러낸 직후의 기억흔적이 불안정해져서 잘못 수정되거나 조작될 수 있다.

과잉기억증후군은 자신에게 일어난 일은 무엇이든 기억하는 증상인데 보고된 건수가 수십건에 불과할 정도로 희귀하다. 축복으로 생각하는 이러한 뛰어난 기억은 일상생활을 방해할만큼 불편을 초래할 수 있으며, 정확하게 무엇이 원인인지는 모르는 상태다. 미래에 대한 상상은 경험을 재구축하는 자전적 기억의 한 작용인데, 이러한 미래와 기억의 연관성에 의해 미래를 계획하는 능력은 새에게도 있음이 보고되었다. 불규칙한 아침 식사가 주어지는 새들은 잣(먹이)을 모아두더라는 것이다.

<역동적인 뇌>에서는 성인이 되면 뇌세포가 퇴화한다는 기존의 학설을 깨고 전전두 피질이 20대 후반까지 계속 성숙한다는 놀라운 발견과 함께 미세아교세포가 시냅스 가지치기에 관여한여 바람직하지 않은 시냅스가 제거되는 메커니즘을 설명하는 발견, 그리고 동물의 연구를 통해 신경 형성이 성인이 된 후에도 꾸준하게 일어난다는 발견을 통해 오용되고 있는 신경가소성의 실체를 설명한다. 희망적으로 볼 때에는 동물 연구에서 보여준 희망적인 성체 후의 신경 형성이 인간에게도 적용되면 좋겠지만, 그 무수한 연구에도 불구하고 아직 새로운 가지돌기가시를 만들어내서 신경세포들이 새로 연결하는 과정을 인간에게서 발견하지는 못했다는 의학계 소식을 전한다. 이 신경가소성이란 유행어는 아직 규명되지 않은 갖가지 신경학적 현상을 설명하는데 이용되고 있으므로 주의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어쨌든 학습과 기억은 분산된 신경세포망에서 이뤄지는 시냅스 강화와 연관되어 있지만, 시냅스 가소성은 다른 여러 이유로도 폭넓게 뇌 전체에서 일어나며 뇌가 스스로를 재구성하는 능력은 나이 듦에 따라 쇠퇴한다는 것은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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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양이라디오 2017-03-14 14:1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리뷰 잘 읽었습니다^^ 저도 뇌에 관해 관심이 많습니다. 리뷰를 보니 이 책 재미있어 보입니다. 평점 별 3개 주셨는데 어떤 단점들이 있는지 궁금합니다.

CREBBP 2017-03-14 15:07   좋아요 1 | URL
하하 걸렸군요. 제가 사실 별 네개를 줬다가, 세개로 깎았는데, 요즘들어 제가 별 세개 준 다른 서적과 비교해볼 때, 세개가 더 공평하다고 생각되어서였습니다. 내용은 잘 정리되어 있고, 편집도 깔끔한데, 딱히 (제게) 엄청나게 새로운 내용이 아니었고, 지식과 정보의 전달이라는 틀 내에 있는 평범한 책이라는 생각에서 별 세개로 했습니다. 그런데 지금 다시 생각해보니 네 개 정도라고 해도 적당한 것 같구요. 때로 별점을 좀 차별화시켜야 겠다라고 생각하면서 일관성이 없어지기도 하고 그러네요. 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