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술가게
너대니얼 호손 외 지음, 최주언 옮김 / 몽실북스 / 2016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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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실에서는 있을 수 없는 환상적인 세계를 꿈꾸고 공상의 나래를 펴는 능력은 현실에서 하루하루 먹고 사는 일에 매달려 살아가야 하는 어른에 도달한 다음에는 쇠퇴하게 된다. 모험과 판타지, 그리고 공포를 포함한 이야기들은 대개 현실과 동떨어진 세계에서 성장한다. 스스로 상상할 수 없다고 해서,  남들이 상상의 세계로 빠져들지 못한다는 뜻은 아니다. 오히려 스스로 제대로 재미있는 공상하지 못하는 어른이 되었을 때, 내가 하는 상상이 현실의 벽이 부딪혀 별로 진도가 나가지 못할 때, 소설 속의 환상은 숨통을 틔워준다.

 

환상 동화 같은 6개의 환상 고전 단편들이 실려있다. 모두 19세기 작가들의 작품이다.  <보물섬>으로 잘 알려진 로버트 루이스 스티븐슨이 쓴 <목소리섬>이 첫번째다. 목소리섬은 목소리만 들리고 모습은 보이지 않는 신기한 섬을 의미한다. 장인이 별로 하는 일도 없어보이는데 부족한 것 없이 펑펑 돈을 쓰는 것이 수상쩍다. 알고 보니, 바닷가 어떤 섬으로 순간이동 하는데, 그 섬에 사는 사람들은 이들이 있다는 사실을 알지 못하고, 소리만 듣는다. 장인이 펑펑 쓰는 돈은 그 섬의 해변에서 주워온 것이다. 인간의 욕심이라는게 무한한 돈의 출처를 알게 되면 그대로 둘 수 없게 되어 있다. 케일라의 돈을 줍기 위한 목소리 섬으로의 모험 이야기


허버트 조지 웰스의 이야기는 아이가 아버지 손을 끌고 들어간 마술 용품을 파는 가게에서 일어나는 이상하고 기이한 마술들이 펼쳐지는 신기한 이야기인 <마술가게>, 유년시절 우연히 발견한 초록문 속의 매혹적인 정원에 대한 기억을 간직한 채 세상의 일들에 눌려, 번번히 기회를 놓치고 다시 돌아가지 못하는 잔잔하고 아름다운 동화같은 이야기 <초록문>, 그리고 눈먼자들이 고립된 채 살아가고 있는 눈먼자들의 나라에 들어가게 된 눈뜬자가 눈먼자들 속에서 겪는 이야기인 <눈먼자들의 나라> 이렇게 세 편이 있다. 세 이야기 모두 좋았지만, 특히 눈 먼자들의 나라가 기억에 크게 남는다. 지진같은 재앙 때문에 절벽 안쪽에 갇혀 세상과 고립된 채로 살아가고 있는 작은 마을 사람들에게는 유행병이 돌아 태어나는 모든 사람들이 장님이 되고, 그들은 그렇게 수대째를 반복해서 살면서 그들에게 시각이란 존재하지 않는 감각이 된다. 보이지 않는 세계에서 그들은 만지고 냄새맡고, 듣고, 하는 등의 다른 감각을 예민하게 발달시켜, 보지 않아도 충분히 살아갈 수 있게 된다. 그러던 날 절벽에서 길을 잃고 떨어진 남자가 나타나서 그들에게는 이해할 수도 존재할 수도 없는 시각에 계속 이야기하자, 사람들은 그를 정신적으로 매우 불안정하게 한다고 생각한다. 엎친데 덮친 격으로 그는 마을의 한 여성을 사랑하게 되고, 그와 결혼하기 위해서는 눈을 제거해야 하는 상황에 이른다. 


로드 던세이니의 <얀 강가의 나날들>은 제목만큼이나 낭만적이고 안개속을 걷는 것처럼 뿌옇고 흐릿하며 조금은 생소한 소설인데, 무역을 하는 선원들이 배를 타고 지나가는 풍경을 묘사한 환상적인 글이다. 마지막으로 <페더탑>은 동화같은 느낌을 듬뿍 주는 내용으로 마녀가 만든 허수아비에게 생명을 불어넣어 멋진 귀족의 모습으로 변신시켜 겪게 되는 이야기이다. 동화책처럼 에쁜 표지에 각 단편마다 아름다운 일러스트를 싣고 있는데, 반할 만큼 그림이 매혹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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