질풍론도
히가시노 게이고 지음, 권남희 옮김 / 박하 / 2013년 12월
평점 :
구판절판


화학 무기를 몰래 연구하던 한 대학의 연구실에서 유전자 조작으로 미립자 형태의 탄저균을 개발한다. 개발 소식이 알려지면 동네 주민이 들고 일어나 연구에 차질이 있을 거라는 이유로 몰래 연구가 이루어졌던 것인데 연구 결과를 혼자서 독식하려던 연구 소장에게 해고된 후 이를 복수하기 위해 이 병균을 스키장 근처의 눈쌓인 나무 밑에 숨겨 두고 나무위에 위치정보 수신기를 테디베어 속에 장착해 걸어둔 후 소장 도고을 협박 하면서 소설은 시작된다.

그 유전자조작된 기밀 병기는 온도가 10도만 올라가도 용기가 깨지는 매우 민감한 재질로 되어 있거 만일 그것이 깨져 가루가 날아가게 되면 가루 한 알갱이만 흡입되어도 치명적 결과를 가져오게 된다. 거액의 돈을 입금하지 않는다면 겨울이 지나 해빙기가 되면서 용기는 깨지고 바람에 흩어진 탄저병균이 수없이 많은 인명을 살상시킬 것이라고 협박하며 그것을 숨긴 눈쌓인 산속 사진을 찍어 보낸 고즈하라는 우연히 사고로 죽게 된다.

도고는 부하직원 구리바야시를 이용하여 병균이 묻힌 장소를 찾게 하고 구리바야시는 스키 광인 아들에게 도움을 청해 죽은 고즈하라의 소지품에서 빼낸 사진 몇장에서 나온 힌트와 그가 사고를 당한 고속도로의 위치만으로 스키장을 알아내고, 역시 사고 차량에서 빼돌린, 300미터까지 추적이 가능한 위치추적기를 가지고 다니며 20대 대학생때 마지막으로 탔던 스키 솜씨로 맨꼭대기 상급자 코스에까지 올라가 코스가 아닌 곳을 헤집고 다니면서 위치를 찾으려고 애쓰지만 넘어지고 자빠지고 눈속에 파묻히고 너덜너덜 꼴이 말이 아니다.

수준급의 솜씨로 아버지와 동행한 슈카는 마을 학교에서 단체 스키 수업차을 온 이쿠미와 부딪치는 사고를 통해 서로를 알게 되고 좋아하게 되는데, 이 학교의 아이들은 몇달 전 유행한 인플루엔자에 걸렸다가 안타깝게도 한명의 희생자를 내었다. 그 희생자의 오빠가 슈키와 동급생인 유키인데 유키의 무리들은 비정규코스를 누비고 다니다가 문제의 나무에 걸려있는 테디베어를 발견하고 이것울 갖고 싶어하던 겐타는 후일 다시 와서 이것을 가져갔다가 스키중 부딪힌 어린 아이에게 사과의 뜻으로 주어버린다.

나무에 매달려 있어야 할 위치수신기는 아이가 스키를 타는 곳마다 번쩍거리며 위치 추적기의 불빛을 반짝이게 만들고 병균을 쫓는 사람들은 아무리 확신하는 나무의 위치에 가까이 가도 추적기가 신호를 잡아내지 못하고 대신 엉뚱한 곳에서 번쩌꺼리다 급하게 사라져버리는 현상에 어리둥절하다. 한편 활강이라는 휴게소는 마을 학교의 아이들이 식권 대신 저렴하게 음료를 사먹을 수 있는데 그집 주인 딸이 바로 인플루엔자로 죽었던 것으로 아이의 엄마는 자신의 딸을 감염시킨 다른 아이들은 살아서 즐겁게 놀고 있는데 자기 딸만 죽은 것이 분해 복수를 하고 있다는 소문이 돌고, 슈카와함께 음료를 먹으러 왔던 이타미는 자신을 보고 외면하는 유키의 엄마를 보고 우울해진다. 결국 이 모든 인물들에 얌전한 회사 여직원까지 가세해 사건에 개입을 하게 되고 설원에서는 쫓고 쫓기고 너머지고 자빠지며 구르고 날고 돌며 스키와 보드를 탄 채 결투를 벌이는 씬이 코믹하게 벌어진다.

히가시노 게아고 소설치고는 긴장감보다는 코믹함이 돋보였고, 특유의 막판 긴장과 막판 뒤집기, 결론에서 뭔가 교훈을 주어야 하는 것같은 대사는 판에 박은듯 비슷한 유형, 빠르게 쓰고, 빠르게 읽히고, 쉽게 소비하기에 적당한 인스턴트적인 소설, 스릴러물이라기에도 좀 뻔한, 너무 많이 본듯한 장면들..  독자인, 우리는 천천히 음미하고 책을 읽으며 생각할 권리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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