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민적 글쓰기 - 열등감에서 자신감으로, 삶을 바꾼 쓰기의 힘
서민 지음 / 생각정원 / 2015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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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굴이 잘생겼냐 못생겼냐 하는 건 어디까지나 주관적인 관점이고, 시대의 흐름에 따라 기준이 오락가락하기에 누가 잘생겼다 누가 못생겼다 라고 말하는 건 개인의 한 편협한 견해라는 데 뜻을 모아야겠지만, 개인이 자기 자신을 향해 못생겼다는 할 때에는 다 그럴 만한 이유가 있어서 하는 말이어서, 맞아요 맞아 하고 동의해 주어야 할지 흠 아니야 그정도는 아니야 하고 반대 의견을 내야 할 지 살짝 고민된다. 우리에게 그 모습도 친근한 서민 교수는 스스로 못생겼음을 즐겁게 희화화한다. 한 번 태어나는 인생 평생 가지고 살 얼굴이 남들에게 호감을 주지 못하게 되면 그 얼굴로 살아가는 내내 인간 관계, 특히 이성 관계의 약점이 될 수 있는 건 사실이다. 요즘은 못생기면 취업하기도 힘들어 취업 성형을 한다고도 하지만,  못생긴 정도에 비례해서 경쟁력이 생기는 분야가 있다. 바로 웃기는 게 그렇다. 못생긴 사람은 어딘가 친근하고 웃음을 기대하게 만든다. 이건 어디까지나 근거 없는 내 생각이지만, 개그맨도 못생길수록 잘나간다. 천성이 웃기는 걸 좋아하는 사람들에게 못생긴 건 소품이다. 사실 저자가 그렇게까지 못생겼다는 생각은 (내가 눈이 낮아요) 해볼 새도 없이 본인 입으로 못생겼다는 말을 하는 걸 너무 많이 들었는데, 이 책을 읽다보니, 저자는 천성적으로 웃기는 걸 좋아한다. 글쓰기 책이라 글에 대한 그의 철학을 엿볼 수 있는데,  역시 웃겨야 한다는 것이 제 일순위인 듯하다. 


스마트폰이 대세이지만, 우리는 많은 말로 하는 통화보다는 더 많이 텍스트를 만들어내고 텍스트를 읽으면서 산다. 같은 텍스트라도 잘 쓰면 모르는 사람들에게 감동과 웃음을 줄 수 있고 많은 사람들과 소통하며 살 수 있다. 그래서 글쓰기 교육이 이루어져야 한다는 취지의 글로 시작하는 이 책은, 본인의 (실패한) 글쓰기 책쓰기 경험을 토대로 수없이 많은 나쁜 예들을 나열하고 분석하면서 실질적인 글쓰기 사례를 제시한다. 거의 본인 얘기인데, 대부분의 자기계발서 계열의 책들이 자기의 성공을 이야기하는 데 반해, 서민 교수가 이 책에서 말하는 스스로에 대한 평가는 부정적이다. 물론 이 책도 궁극적으로는 그렇게 무수히 많은 실패를 딛고 결국에는 글을 잘 쓴다는 소리를 듣게 되었다는 자찬의 순으로 흐르긴 하지만, 이미 TV며, 칼럼이며 성공한 건 누구나 다 아는 사실 아닌가. 그러므로 그냥 가만히 있었다면 우리가 모르고 아 원래 잘쓰는 분이었구나 라고 생각했을 그의 어두운 과거를 치부를 드러내듯 고백하고 조목조목 이러면 안된다라고 비판하고 있으니 이 글을 읽는 독자들은 그의 실패를 함께 경험하는 셈이다. 


그의 실패란 것은, 학부때, 웃기려고 무리수를 쓰느라 유치하기 짝이 없던 회지에 낸 원고들을 포함해서,  제대로된 창작 훈련 과정 없이 쓴 소설은 스웨터에 난 구멍이 스웨터보다 커보일만큼 헛점 투성이었고, 논문으로 교수 점수를 맞추지 못해 책쓰는 걸로 때우려는 나쁜 의도로 대충써서 출간한 낯뜨거운 책들, 그리고 깊이 없이 아주 얕고 얕은 내용으로 대충 써낸 책들을 포함하기에 훗날 그것이 너무 부끄러워 돈 주고 다 사서 없앤 것들도 있다. 자고로 책을 내려면 글쓰기 연습을 많이 해야 하고, 자신이 아주 잘 아는 분야에 대해서 깊이있게 쓰되,  누구나 알 수 있도록 쉽게 써야 한다고 강조한다. 쉽게 쓰는 한 가지 방법으로 자기도 잘 모르는 내용은 쓰지 말라는 것, 그리고 완전히 이해한 내용이라도 좋은 비유를 통해 독자가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쓰라고 한다. 반면 <기생충 열전>과 <기생충 콘서트>에 대해서는 크게 비판의 말이 없는 걸로 봐서, 이 때 쓴 글들은 피나게 글쓰기 수련을 마친 상태에서 제대로 쓴 글인 것 같아 읽어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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