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이 만든 위대한 속임수 식품첨가물 2 인간이 만든 위대한 속임수 식품첨가물 2
아베 쓰카사 지음, 정만철 옮김 / 국일미디어(국일출판사) / 2016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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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이 무엇을 먹을 수 있고 무엇을 먹을 수 없는지는 누가 결정한걸까. 인류 문명이 농사를 시작하기 전 채집생활을 했을 때는 흰개미같은 것들도 주워먹었다고 하는데, 만일 아기가 마당에서 놀다가 개미를 주워 먹는다면 아기 엄마는 큰일이 난듯 아기의 입을 씻어내고 한바탕 전쟁을 치를 것이다. MSG가 미원이라는 이름으로 처음 나왔을 때만 해도 혁신적인 제품으로 어머니들의 모든 음식의 비법 재료중 하나였다. 태초 인류가 이것 저것 주워먹으면서 아주 오래 전에, 그러니까 아무것도 먹을 것을 구하지 못했을 때는 먹던 것들을 지금은 먹지 않는 것들은 대개 맛이 없거나, 구하기 힘들거나, 몸에 안좋은 것들일 것이다. 그렇다면 반대로 오래전에는 안먹었는데 먹기 시작한 것들은 맛이 있고, 구하기 쉽고 몸에 좋은 것들일까? 가격이 저렴하다는 면에서 구하기 쉽다는 말이 맞을 것이다. 세계화가 된 지금, 지구 반대쪽에서 생산된 각종 과일들을 대형 마켓에서는 물론 동네 과일집에서도 살 수 있지 않은가. 그런데 그것들은 안전할까. 


MSG를 마구마구 많이씩 넣어 닝닝한 맛을 즐겼던 70년대 80년대에는 그것이 안전하지 않다는 생각을 해보지 않았다. '신뢰하는 군부'가 있고, 그들이 통치하는 식품안전관리본부가 몸에 해로운 것들이 그렇게 널리 유통되도록 내버려두지는 않을 것이라 여겼을 것이다. 지금 내가 MSG가 해롭다는 말을 하고자 하는 건 아니다. 우리 세대에 집에 버젓이 미원이나 다시다를 부엌 찬장에 두고 쓰는 주부는 없다. 해롭다 해롭지 않다 의견이 분분한 그런 첨가물을 굳이 우리집 밥상에 올려놓을 필요를 못느낄 뿐이다. 그래도 여전히 잘 팔린다. 냉면 국물의 맛은 아무리 국내산 쇠고기를 잔뜩 넣고 정성을 들여 국물을 내고 식혀 기름을 걷어내어, 이산화탄소가 뽀글뽀글 올라오는 잘익은 동치미와 반반 섞어도 냉면전문집 국물에서 나는 그 냉면 특유의 감칠맛을 흉내낼 수 없다. 알고보니, 그게 모두 쇠고기 다시다 가루와 물을 섞어 푹푹 끓인 국물이었던 거였다. 


무얼 먹을 수 있고, 무얼 먹을 수 없는지를 가끔 생각해보고 살아야 한다. 그래서 이런 책은 복습을 해줘야한다. 이런 류의 책들은 계속해서 나오고 있고, 계속해서 읽고 있지만, 그것을 알고 인지하고 조심하는 속도보다 일상에서 접하는 무수한 화학첨가물에 대해 우리는 더욱 빠른 속도로 무감각해지고 있기 때문이다. 게다가 첨가물의 종류는 날이면 날마다 점점 더 늘어난다. 어떤 한 가지 첨가물이 오랜 임상 관찰 끝에 발암물질이라는 결과가 나와 드디어 식품 첨가 금지 조치가 취해지는 순간, 아직 그 부작용이 증명되지 않은 새로운 대체품들이 수도 없이 많이 만들어지기 때문이다. 


왜서일까. 먼저 이 질문을 해보자. 왜 먹는 곳에 인공적으로 결합시켜 만든, 안전이 증명되지 않은,  새로운 화학물질을 섞는걸까?  저자 이베 쓰카시는 다섯가지 이유를 제시한다. 1. 저가이고,  2.간단하고  3.편리하고, 4.정갈하고, 5. 맛있다


증량

무엇보다도 업체 입장에서 저렴하게 만들어 비싸게 파는 것은 가장 환상적인 전략이다. 가격을 저렴하게 만드는 전략은, 첨가물을 이용하여 증량하고, 값비싼 음식 대신 식품을 흉내낸 모조식품으로 대체하는 것이다. 값싼 첨가물 없이는 만들 수 없는 모조 식품에는 커피크리머, 휘핑크림, 마가린, 유사마요네즈(샐러드 드레싱)이 있다. 크리머는 식물성기름에 유화제를 섞고 증점다당류를 첨가해 걸쭉한 점성을 만들어낸 것이고, 휘핑크림은 우유에서 분리한 순수한 지방과는 달리, 식물성 유지와 유화제 우유향 등을 섞고, 마취에 사용되는 아진화질소가스를 사용한 스프레이 형태의 휘핑 크림이 수입 판매된다. 증량대체를 위해 첨가제를 대량으로 사용하는 식품은 초저가 잼, 가짜푸딩, 혼합간장 등이 있다. 전통적 방식의 딸기잼은 딸기와 설탕 레몬즙으로만 이루어지는데, 증량대체 유사딸기잼은 딸기의 함량을 줄인다. 따라서 원재료명을 보면, 딸기보다 액상 포도당을 비롯한 당류가 더 앞쪽에 쓰여져있다. 이렇게 딸기보다 당류가 늘어나면 딸기 향을 내기 위해 딸기향을 넣고, 신맛을 내기 위해 산미료를 넣고 양을 늘이기 위해 증점제를 사용한다. 


유사 간장은 한국에서는 혼합간장이라고 표기된 제품으로, 콩은 콩기름을 짜고 남은 찌꺼기(탈지가공대두)를 사용한다. 콩기름을 짜고 남은 콩 '단백질'을 염산을 이용해 아미노산액으로 분해하고, 가성소다로 중화시켜 완제품에 잔류하지 않도록 하여 표기의무를 없앤다. 물론 염산의 맹독 성분도 없어지긴 한다. 문제는 이러한 방법으로는 전통적 방법으로 누룩 효소와의 오랜 숙성 작용으로 만들어지는 풍미를 낼 수 없기에, 다량의 첨가물질이 들어간다는 것이다. 화학조미료, 캐러멜 색소, 사카린, 증점 다당류 등이 그것이다. '양조간장'도 크게 다르지 않다. '거르지 않은 간장 원액에 아미노산액을 첨가해서 양조한 것을 양조간장이라 하고, 단순하게 아미노산액을 희석한 것을 혼합간장이라 표시한다( p54)


햄에 달갈, 대두, 우유가 포함된 이유는 고기 양을 줄이고 을 타서 직접 증량하기 위해서다. 달걀의 흰자 알부민에는 열을받으면 단단해지는 성질이 있고, 대두단백질은 기름과 물을 유화시켜 응고하게 하는 성질이 있다. 우유에 포함된 카제인이라는 단백질을 화학적으로 처리한 것이 카제인나트륨이다. 이 세가지를 조미액으로 녹인 다음 발색제 색소, 고기의 결착성을 증가시키기 위한 폴리인산염, 등을 추가하여 성형 튜브에 주입하면 고기의 수분이 단단해진다. 



선별

농산물에 작은 벌레 하나라도 붙어 있으면 우리는 그 농산물을 사지 못한다. 농산물이 벌레 먹지 않고 깨끗한 것은 농약을 사용했기 때문이며 모양이 바르고 색깔이 예쁜 것은 선별했기 때문이다. 한 봉지씩 포장 해 파는 것은 하나하나 계량했기 때문에 가능한 것이다. 선별 과정에서 너무나도 높은 비용이 들어간다. 이런 복합적 작용이 슈퍼마켓 매대의 채소 가격을 계속 높이는 것이다. 한편 선별에서 제외된 농산물들은 터무니없이 싼 가격으로 팔리거나 버려진다. 자연은 농산물의 외모를 편애하지 않는다. 오이를 둥글게도 키우고 길죽하게도 키운다. 딸기를 크게도 만들고 작게도 만든다. 그러나 인간은 맛과 영양에 관계없이 공장에서 찍어낸 것과 같은 규격화된 농산물을 원하는 데에서 가격 상승이라는 비극적 상황을 소비자 스스로 만들어가고 있는 것이다. 


누적

일본에서, 값싼 편의점 도시락은 합성첨가물의 조합품인 듯하다.  돼지의 임신 114 일 기간동안 사료대신 편의점에서 유통기한 2시간 전에 폐기한 상하지 않은 도시락을 먹였는데, 그걸 먹은 돼지들이 출산한 돼지 새끼들 250 마리가 사산되거나 기형이거나 허약해서 금방죽었다. 여기서 우리는 식품의 안전성에 대해 다시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 하나 하나 개별 포장되어 나오는 식품(도시락)에는 1일 허용 기준치의 화학첨가물이 들어있지만 그것을 매일 먹었을 때 몸에 축적되어 일으키는 효과 말이다. 더는 설명이 필요없다. 


조합

식품첨가물의 조합은 무궁무진하며 각기 다른 첨가물을 조합하는 것을 모두 조사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불가능 하다 실제로 청량음료에 들어 있는 비타민 c 와 보존료인 벤조산 나트륨( 안식향산나트륨 ) 이 반응해 독성이 있는 벤젠이 만들어진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영국과 미국 일본에서 엔진이 검출된 청량음료가 발견되었다.


원료

대부분 석유를 원료로 만들고 있다고 생각할 수 있겠지만 첨가물의 원료는 다양하다. 천연원료로 생각 되는 이름을 가진 동클로로필이라는 녹색 착색 이유는 누에의 똥에서 추출한다. 이 걸 알고는 음식을 사 먹지 못한다.(아래 표 참조)



계속해서 늘어나는 첨가물

일본의 경우 12년간 인가된 첨가물 지정물은 100종류가 늘었다. 2013년에 지정 첨가물의 수는 436품목인데, 어 별로 많지 않네 라고 할 수 있는 수치로 보이는 것은 실제로 개별 품목이 아니라 품목군에 불과하기 때문에 실제로는 4500종류가 넘는다는 것이다. 이렇게 식품 첨가물이 증가하는 이유는 미국과 유럽에서 자국의 농산물을 수출하기 위해 사후(포스트 하비스트) 처리하는 약품의 종류가 늘어났기 때문이다. 식품 수입국에서 어떤 식품 첨가물을 인정하고 있지 않다면 수출국에서는 그걸 수출할 수 없기 때문에 정부에 압박을 가해, 신규 인가를 허용하게 만든다. 온갖 종류의 과일이 지구를 반바퀴 돌아와서 그 길고 긴 여정 끝에 우리 식탁 앞에서도 방금 딴 신선한 야채로 보이는 이유는 말을 안해도 다 안다. 각종 항균제품, 항생제, 곰팡이 퇴치제 등으로 깔끔하게 처리되었기 때문이다. 이런 것들이 때로 발암 가능성과 각종 질병의 원인이 될 수 있을지 의심할지 말지는 독자가 결정할 일이다. 


가장 더러운 것은 똥이 아니라, 미생물과 엄청난 시간에도 분해되지 않는 강력 합성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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